이왕 공부할 거 아기자기하게 하자고 - 위버스마인드 워드스케치 2부

이문규 munch@itdonga.com

지난 1부 리뷰에서 살펴본 위버스마인드의 워드스케치 와이드는 성인 남자 손바닥만한 크기의 멀티미디어 어학기였다. 일반적인 PMP 수준의 크기지만 자그마한 여성용 핸드백에 넣고 다녀야 한다면 이 크기마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멀티미디어 기능보다는 학습기 본연의 기능만 주로 사용할 것이라면 크기나 기능/옵션 등에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다.(크기만 놓고 보면) 와이드의 동생격인 ‘워드스케치’는 이러한 요구에 적합한 학습기다.

이에 워드스케치 리뷰 2부에서는 또 하나의 워드스케치인 워드스케치 ‘민트패드’ 버전을 살펴 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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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워드스케치 와이드는 레인콤의 ‘아이리버’를 토대로 제작됐고, 워드스케치는 민트패스의 ‘민트패드’를 기틀로 제작됐다. 민트패드 역시 아이리버만큼 독보적인 사용자층을 형성한 소형 멀티미디어 기기다. 특히 작은 크기임에도 여러 가지 부수 기능을 갖춘 제법 쓸모 있는 제품이다. 워드스케치는 이러한 민트패드의 모든 기능과 함께, 위버스마인드의 독창적인 어학 학습 프로그램을 내장했다. 참고로 워드스케치는 민트패드 4GB 메모리 용량의 DMB 수신 기능이 없는 제품을 채택했다.

아울러 1부에서도 언급했지만, 두 제품의 정확한 명칭은 ‘워드스케치’(민트패드 버전)와 ‘워드스케치 와이드’(아이리버 P35 버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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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와 기능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워드스케치 제품군

와이드와는 크기 외에 무엇이 다른가

워드스케치는 생각보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우선 와이드와 달리 무선랜을 지원한다. 화면이 작아 사실 원활한 웹 브라우징은 다소 힘겹지만, 그래도 모바일용 웹 페이지는 무난하게 표시된다. 블로그나 카페에 등록된 이미지, 텍스트 등은 정상적으로 출력되지만, 동영상은 재생되지 않는다. 참고로 무선 랜은 802.11b/g(54Mbps) 규격까지 지원한다(현재 최신 규격은 802.11n-최대 300Mbp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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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브라우징은 안되도 나름대로 볼 만 하다

그리고 카메라가 달린 것도 특징이다. 130만 화소에 해상도는 최대 1,280x1,024까지 지원하며, 화질은 일반 디카와는 비교할 바 못 되지만 블로그나 카페에 올리기에는 나쁘지 않다. 소소한 일상을 스냅샷으로 찍어 인터넷을 통해 블로그나 카페에 올릴 수 있는 것도 워드스케치의 특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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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만 화소 카메라를 내장했다

또한 배터리도 분리된다. 따라서 추가 배터리를 구입해 번갈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충전과 데이터 전송이 USB 케이블 하나로 가능하다는 점도 와이드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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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스케치끼리는 무선 랜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서로 채팅할 수도 있다. 따라서 워드스케치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나 동료들끼리 간단하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결정적인 차이는, 1부에서 지적한 터치 필기 인식 능력이다. 와이드는 필기 인식이 다소 부자연스러웠는데, 워드스케치는 너무도 완벽하게 잘 인식된다. 와이드의 이른바 ‘동그라미 계단현상’도 전혀 없고 신기할 만큼 부드럽게 그려진다. 그림솜씨가 있으면 손톱만으로도 ‘작품’을 그려낼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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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에 비해서는 훨씬 부드러운 터치 필기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워드스케치에는 충분히 흥미를 끌만 한 기능이 많다. 물론 이런 기능은 모체인 민트패드로부터 나오는 것이긴 하다. 따라서 기기의 부수적인 기능이나 사용법을 기술하다 보면 자칫 ‘민트패드’ 자체 리뷰가 될 것으로 판단되기에 이쯤에서 정리하겠다. 분명한 건 (크기는 작지만) 와이드보다 할 수 있는 것, 즐길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점이다.

작은 크기에 비해 동영상, 음악, 사진 재생 등은 와이드에 견주어 큰 부족함이 없지만, 전반적인 음질은 역시 와이드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다.

얼마나 작고 가볍나?

와이드도 따지고 보면 그다지 크지 않은 학습기다. 하지만 이마저도 부담으로 느껴질 사용자에게는 워드스케치가 적합하다. 성인 남자 손바닥에 완전히 가려질 정도 크기이며, 무게는 90g에 불과하다. 요즘 인기 있는 스마트폰보다 가볍다(애플 아이폰이 140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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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다 보니 버튼도 몇 개 없다. 모두 3개가 있는데, 그나마 하나는 홀드(hold, 잠금 기능) 버튼이라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건, 전원과 기능 버튼 두 개뿐이다. 와이드와 마찬가지로 스타일러스 펜을 제공하며, 화면이 작기에 이를 사용하는 게 편할 경우도 있다.

또한, 하단에는 USB 연결(충전/데이터 전송) 포트, 좌측에는 마이크가 있고, 뒷면에는 카메라 렌즈, 외장 스피커, 배터리 분리부가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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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특이한 건, 데이터/파일 복사다. 워드스케치는 와이드와는 달리, 동영상 파일이나 MP3 파일 복사할 때 전용 프로그램(사파이어)을 사용해야 한다. 기기에 맞게 인코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USB 케이블을 연결하면 별도의 외장 디스크로 인식되긴 하나, 그냥 복사해서는 미디어 파일이 인식되지 않는다. 따라서 민트패스 홈페이지를 통해 ‘사파이어’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파일을 복사해야 한다. 사파이어 프로그램 설치 및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지만, 반드시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건 아쉬운 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워드스케치를 컴퓨터에 연결하면 자동으로 민트패스 홈페이지가 연결되고, 사전 등록된 계정으로 로그인까지 완료된다. 케이블을 빼면 당연히 자동으로 로그오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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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패스 홈페이지의 사파이어 프로그램

학습 방법은 와이드와 다른 게 있나?

아니다. 100% 동일하다. 화면이 작은 것일 뿐 학습 내용, 방법 등 모두 와이드와 같다. 내장 전자사전 역시 프라임 영한/한영사전과 웹스터 영영사전이 들어 있다.

학습 콘텐츠도 와이드와 똑같이 업데이트 되므로, 영어 외에 일어, 중국어, 한자 학습이 가능하며, 1부에서 언급한 UCW(사용자가 정의한 학습)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워드스케치와 와이드, 사용자 군은 어떻게 나눌 수 있나?

어차피 학습 형태는 동일하니 학습 효과에 따라 나눌 순 없다. 결국 와이드와 워드스케치는 외형에 따른 사용자 선호도에 따라, 와이드는 동영상 강의 등을 활용할 기회가 많으면서 가방을 가지고 다닐 중/고/대학생 등에, 워드스케치는 아기자기한 기능을 사용하면서 작은 핸드백 등에 넣고 다닐 직장 여성들에게 적합하리라 예상한다. 특히 워드스케치의 블로그 연결 기능과 채팅 기능 등은 이들뿐 아니라 여학생들에게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와이드와 워드스케치의 가격 차는 어떠한가?

판매 가격을 몰랐을 때는 두 제품의 가격 차가 제법 클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와이드가 훨씬 비쌀 것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약 4만 원 정도 차이다. 본 리뷰어도 그랬지만, 대부분의 독자 역시 5만 원 차이라면 와이드를 선택하겠노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따져보면, 워드스케치가 와이드보다 반드시 저렴해야 할 이유가 없다. 와이드의 기능 대부분을 그대로 제공하면서 작고 가벼우면서 (약간 제한적이지만) 인터넷도 된다.

결국 와이드는 워드스케치보다 크기에 가질 수 있는 장점(화면, 화질, 음질 등)이 있고, 마찬가지로 워드스케치도 와이드보다 작기 때문에 제공하는 장점(사용성, 휴대성 등)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장점에 따라 어느 것이 자신에게 적합한지를 선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나라면?
본 리뷰어라면 와이드를 선택하겠다. 영어 회화 학습을 위해 동영상을 즐겨 사용하며 음질에도 어느 정도 민감하며, 늘 가방을 가지고 다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워드스케치의 아기자기한 기능을 활용할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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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스케치, 와이드의 전반적인 평가는?

영어 학습에 관심이 많은 학습자의 한 사람으로서 본 제품은 대단히 흥미로웠다. 단어/숙어 학습을 진행하면서 다음 단어/숙어가 무언지, 또 어떻게 삽화로 표현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공부는 효과도 좋을 수밖에 없다.

또한 리뷰어의 입장으로서는 간편한 업데이트가 인상적이었다. 이래저래 복잡하고 귀찮을 거 없이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한두 번의 클릭으로 모든 콘텐츠 업데이트가 가능했다. 매달 올라오는 업데이트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게 한다.

다만 동영상 파일을 복사하기 전에 반드시 인코딩 작업(동영상 화면 크기 조절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사용자 입장에서는 걸림돌이다. 이 작업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알아서들 잘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래저래 조언과 정보를 얻은 후에야 동영상 시청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사파이어’ 프로그램을 통해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다지만, 이 역시 인코딩 작업에 필요한 코덱을 먼저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코덱이 뭔가요?’라고 묻는 사용자라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조사 측의 충실한 대응이 절실하다.

결론적으로, 두 제품 모두 가격이 30만 원이 넘지만, (학습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지 만족할 만한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기에 무의미한 투자는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어학 학습 외에도 워드스케치와 와이드는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멀티미디어 기기로도 ‘썩 괜찮은 제품’이라 평가하고 싶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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