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HDD vs SSD, 승자는 존재하는가?
[기고] 새로운 PC 구매 시 가장 신경 쓰이는 부품 중 하나가 데이터를 담아낼 스토리지다. 과거에는 얼마나 큰 용량의 HDD를 구매할 것 인지가 담론의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HDD를 선택할지, SSD로 갈아탈지, 혹은 둘을 융합한 SSHD를 시도해볼 지에 대한 고민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SSD를 설치하면 윈도우 부팅 시간이 매우 빠르다"라던가, "SSD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팅 속도만을 위해 HDD를 외면하는 것은 위험하다"등 첨예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국내외 IT전문지들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SSD의 메모리 당 가격을 지적하며 수십 년간 스토리지 업계를 평정했던 HDD의 몰락이 다가온 것은 아닌지 경종을 울리고 있다. 과연 SSD는 현존하고 있는 HDD 솔루션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일까?
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IDC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 저장량은 매년 2배 가량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디지털 데이터의 총량은 약 40제타바이트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무려 40조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수치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데이터의 양이 연간 40% 이상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SSD가 이처럼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담아낼 수 있을지는 한번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HDD와 플래시 솔루션은 각각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씨게이트가 보유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드라이브, 이른바 SSHD는 SSD의 빠른 속도와 HDD의 대용량을 사용자들이 모두 접할 수 있는 융합체다.
현재 필요한 데이터 증가세에 맞춰 플래시의 용량과 생산량을 늘리기에는 요구되는 비용 역시 어마어마하다. 지난 몇 년간 SSD와 NAND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SSD의 가격이 HDD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확증은 아직 없다. 구입 가격을 예로 들자면, SSD의 경우 지난 2005년과 2006년 1기가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약 3달러를 지불해야 했고 2012년에 이르러서는 하락세가 이어져 약 67센트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HDD에 비해서 여전히 비싼 가격이다. SSD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해 미래에는 1기가당 약 15센트에 다다른다고 설정하더라도 이는 현재 사용자들이 몇몇 하드 드라이브 모델 구매에 지불하는 가격보다도 높은 수치다.
또 한 가지 염두에 둘 것은, HDD 역시 HAMR, SMR 등과 같은 차세대 기술을 통해 기가바이트 당 가격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있어서는 여전히,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에는 HDD가 SSD에 비해 비용 투자 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점유율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씨게이트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의 데이터 중 80% 이상이 하드디스크 형태로 저장돼 있으며, SSD나 NAND, 혹은 반도체에 저장된 데이터는 15% 이하 수준이다. 여기에는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도 포함된다.
위에서 언급된 내용들이 "HDD가 SSD에 비해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은, 클라이언트 노트북, PC, 모바일 시장에서 SSD를 비롯한 플래시의 도입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전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디바이스가 생산한 텍스트, 비디오, 오디오 등 다양한 컨텐츠들은 결국 어딘가에 존재는 HDD에 저장된다는 점이다. 즉, 시장은 플래시와 하드 디스크 간의 전쟁이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이다.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맞는 단 하나의 디바이스나 시스템은 없다. 오늘날의 아키텍처는 여러 다른 애플리케이션이 복잡한 레벨로 섞여있고, 각 애플리케이션 조합과 특성에 맞는 다른 툴을 이해하고 이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수년 동안 SSD와 HDD, 그리고 SSHD는 공존해 나갈 것이며, 각기 장점에 따른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 / 렉스 동 (REX DONG) 씨게이트 테크놀로지 아시아 세일즈 및 마케팅 총괄 이사
렉스 동 총괄 이사는 씨게이트의 아시아 지역 영업 및 마케팅을 이끌고 있다. 렉스 동 이사는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모든 아시아 국가의 기업용 제품 군, 데스크 탑 및 노트북용 제품 군, 가전제품용 제품 군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렉스 동 이사는 대만 담강대학교(Tamkang University)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으며,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National Chengchi University)에서 eMBA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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