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가상현실? 돌비, 입체음향 시연회 개최
귀를 즐겁게 해주는 회사, 돌비(Dolby)
HD TV나 MP3, DVD플레이어와 같은 멀티미디어 기기를 써 본 사람이라면 제품 한 켠에 찍혀 있는 돌비(Dolby)라는 이름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돌비 래버러터리(Dolby Laboratories, 이하 돌비)는 세계 굴지의 음향 기술 업체로서, 잡음 제거 및 입체음향 구현을 위한 독자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최근의 멀티미디어 기기 및 콘텐츠의 폭발적인 보급에 힘입어 돌비는 더욱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데, 특히 TV 및 휴대폰, 게임 등에서 보다 나은 음향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그에 관련된 기술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런 돌비가 7월 21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A Day @Sound Heaven’이라는 행사를 갖고, 취재진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음향 기술을 시연하는 자리를 가졌다. 돌비의 새로운 기술들이 과연 얼마나 사용자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줄 수 있을지 체험해 보기 위해 IT동아도 행사에 참석했다.
휴대폰으로 즐기는 입체음향, ‘돌비 모바일’
행사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시연대는 바로 돌비 모바일(Dolby Mobile) 코너였다. 돌비 모바일은 휴대폰을 위한 음향 기술로서, 휴대폰으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때 헤드폰을 통해 영화관과 같은 입체 음향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돌비 모바일 시연장에 전시된 휴대폰은 LG전자의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Q’로서,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와 쿼티(QWERTY) 키보드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 제품은 돌비 모바일 규격을 준수하며, 일반적인 헤드폰을 꽂을 수 있는 3.5파이 오디오잭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재량에 따라 원하는 헤드폰으로 돌비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다.
HD급 홈씨어터를 위한 오디오 규격, ‘돌비 디지털 플러스’
돌비 디지털 플러스(Dolby Digital Plus)는 기존의 DVD 영화에서 사용하던 입체음향 규격인 돌비 디지털(Dolby Digital)의 업그레이드 규격이라고 할 수 있다. 보다 향상된 7.1채널 입체 음향의 구현이 가능하며, 기존 돌비 디지털 규격의 앰프나 AV리시버와 호환이 되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이면서 경제적 부담은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행사장 한 켠에는 LG전자의 인피니아(Infinia) 홈씨어터(HB994PK)가 설치되어 돌비 디지털 플러스의 입체음향을 체험할 수 있었다. 본 제품은 서라운드 스피커 내부에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내장한 일체형 홈씨어터 제품으로서, 설치 과정을 간소화하면서도 영상 및 음향의 품질은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게임 속 가상 현실을 구현하는 ‘돌비 액슨’
게임 역시 멀티미디어 업계를 이끌어가는 한 축 중 하나다. 이번 행사에서 발표된 돌비 액슨(Dolby Axon)은 바로 게임을 위한 입체음향 기술로서, 거리 감지 기능(Distance Attenuation), 어드밴스 폐쇄 엔진(Advance Occlusion Engine) 등의 기능을 갖췄다. 이러한 기능을 이용하면 게임 속 플레이어간의 거리에 따라 음성의 크기와 느낌이 변하며, 플레이어들 사이에 장애물이 있으면 서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의 현실감 있는 음향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돌비 액슨의 또 한가지 흥미로운 기능은 보이스 폰트(Voice font) 기능인데, 이는 게임 중 음성 채팅을 할 때 플레이어의 목소리를 변형시켜서 마치 게임 캐릭터가 직접 말하는 듯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이를 테면 목소리가 작고 가는 사람도 게임 중에선 굵고 힘찬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니 일종의 가상현실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 전문회사인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RPG인 ‘드래곤네스트’가 바로 돌비 액슨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인 게임으로서, 행사장 내에 준비된 시연대를 통해 드래곤네스트가 ‘3D 보이스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아날로그’의 구현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품질 향상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술의 최종 지향점은 완전한 아날로그의 구현이다. 실제 스포츠 경기를 관전하거나, 혹은 실제 전쟁터에서 전투를 벌이는 등의 ‘아날로그’적 체험을 안방에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멀티미디어를 즐기는 근본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살펴본 돌비의 기술들도 하나같이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고, 특히, 각 기기의 특성에 따른 적절한 가상현실의 구현 방법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언젠가는 정말로 시간과 공간에 상관 없이 가상 현실을 즐기는 시대가 펼쳐질 듯하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최근 스마트폰의 열기를 반영하듯, 이날 행사장에서 가장 많은 수의 시연대를 설치한 제품이 바로 LG전자의 옵티머스 Q였다. 돌비 모바일 기술을 적용한 이 제품으로 영화와 음악을 감상해보니 일반적인 헤드폰을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입체적인 음향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떠한 원리로 이러한 입체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지 돌비사에서 모바일 제품 관리를 맡고 있는 ‘오태호’ 담당자에게 물어보았다.
IT동아: 돌비 모바일은 2채널 스테레오 헤드폰에서 구현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가?
오태호: 스피커의 수가 아무리 많아도 사람의 귀는 2개다. 따라서 2개의 스피커에서 출력되는 소리의 위상을 섬세하게 조절하면 일반적인 2채널 헤드폰으로도 5.1채널 못지 않은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다.
IT동아: ‘돌비프로로직II’과 같은 가상 5.1채널 기술은 예전에 이미 나온 바가 있다. 돌비 모바일은 이러한 기존의 기술과 무엇이 다른가?
오태호: 돌비프로로직II와 같은 기술은 2채널 스테레오로 구성된 음원 소스를 5.1채널로 분리해주는 것이지만, 돌비 모바일은 원래부터 5.1채널로 구성된 음원 소스를 이용해 이를 2채널 스테레오 헤드폰으로 출력하면서도 5.1채널의 효과를 느낄 수 있는 기술이므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IT동아: LG전자의 옵티머스 Q 외에 돌비 모바일 기술이 적용된 휴대폰은 어떤 제품이 있는가?
오태호: 돌비 모바일이 적용된 휴대폰은 LG전자의 제품이 가장 눈에 많이 띄지만 이외에도 팬택이나 노키아 제품 상당수에도 돌비 모바일 기술이 적용되었다. 특히, 돌비 모바일이 적용된 휴대폰 중 일부 제품은 HDMI 출력도 지원하는데, 이를 이용해 휴대폰과 AV앰프를 연결하면 돌비 디지털 플러스 규격의 실제 5.1채널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