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이파이 오디오 입문자를 위해, 소니 NW-A25
[IT동아 이상우 기자] 하이파이 오디오는 정말 값비싼 취미다. 이름있는 헤드폰 제조사의 제품이 100만 원에 이르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휴대용 음원 재생기는 200만 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물론 번들 이어폰을 스마트폰에 연결해 음악을 듣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느껴지기는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차이를 체험하려 해도 비용에 관한 장벽이 높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런 사람에게 소니가 출시한 워크맨, NW-A25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합리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기라 할 수 있다.
NW-A25는 고음질 무손실 음원(24bit/96KHz 내외)을 재생하는데 특화한 기기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고음질 매체인 CD(16bit/44KHz) 음질과 비교해 수 배 이상 데이터 전송량이 많기 때문에 소리가 더 원음에 가깝다. 모니터의 해상도가 높으면 화면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러한 음원을 올바르게 재생하기 위해서는 파일에 담긴 정보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부품이 필요한데, NW-A25에는 S-MASTER HX라는 부품이 이를 담당한다.
필자는 이 기기에 24bit/48KHz의 무손실 음원을 넣고, 젠하이저 모멘텀 온이어를 연결해 청음해보니, 같은 음악을 스마트폰에서 들었을 때와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우선 소리의 크기다. 두 기기에서 모두 음량을 최대로 높였을 때 NW-A25에서 나는 소리가 월등히 컸다. 아마도 출력의 차이인 듯하다. 휴대용 음원 재생기는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사용하는 만큼 소리가 커야 주변의 잡음(예를 들면 지하철이 지나가는 소리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다른 차이는 소리의 깊이감이다. 스마트폰으로 재생했을 때는 느끼기 어려운 공간감이나 가수가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 처럼 녹음 당시의 세부적인 모습까지 잘 표현한다. 특히 이런 차이는 전자음이 아닌, 생악기를 연주한 음악을 들을 때 더 크게 느껴진다. 예를 들면 떨리는 기타 줄이 손톱에 닿을 때 나는 소리나 녹음하는 공간에 퍼지는 찰현악기의 잔음 등 소리의 전반적인 디테일이 살아있다.
물론 FLAC외에 MP3 파일을 재생할 수도 있다. 이밖에 재생할 수 있는 파일 형식은 WAV, AIFF, MP4 등이 있으며, DSD처럼 저장 방식이 다른 음원은 재생할 수 없다.
조작 버튼은 아주 간결하다. 가운데 있는 방향 키와 재생/일시정지 버튼으로 대부분의 조작을 할 수 있으며, 특히 측면에 홀드 버튼이 있어서 주머니가 가방 속에서 버튼이 눌려 음량이 바뀌거나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등의 오조작을 막을 수 있다.
아주 작고 가벼운 것 역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등장하는 휴대용 무손실 음원 재생기와 비교하면 부피는 절반 이하(44mm x 109mm x 9mm), 무게는 1/4 정도(66g)로 아주 가볍다. 화면 크기는 약 2.2인치(5.6cm)며 해상도는 320 x 240이다. 해상도가 낮아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기에는 부족하지만, 앨범 표지나 가사 등을 보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물론 터치스크린은 지원하지 않는다.
기본 용량은 16GB다. 사실 무손실 음원은 일반 음원과 비교해 용량이 아주 크다. 약 5분 정도 되는 파일의 용량이 약 50MB에 이른다. 따라서 이 제품에 무손실 음원 앨범 10개 정도만 넣으면 용량이 꽉찬다. 다행히 NW-A25는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갖춰, 용량을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
블루투스 기능을 내장해, 무선 스피커나 헤드폰과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특히 NFC 기능을 갖췄기 때문에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스피커/헤드폰과는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페어링된다. 만약 해당 기기가 소니의 LDAC 코덱 지원한다면 무선으로 연결해도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다.
NW-A25는 전반적으로 소리가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하지만 각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스마트폰과 비교해 번거롭다. 스마트폰은 화면에 나타나는 여러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사용이 직관적이지만, 이 제품은 물리 버튼을 일일이 눌러가며 원하는 목록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번거롭다. 특히 재생목록을 만드는 과정이 너무나 불편하다(때문에 필자는 선호하는 음악을 폴더 단위로 구분해 저장했다).
단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화면을 끄는 버튼이 없는 것도 조금 거슬린다(이 역시 스마트폰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습관적으로 조작을 마치면 스마트폰 전원 버튼을 가볍게 눌러 화면을 끈다. 그런데 NW-A25에는 화면을 끄는 버튼이 없다. 아무런 조작이 없을 때, 5초 정도 지나면 화면이 자동으로 꺼진다. 이 방식이 익숙해지면 괜찮겠지만, 그 전까지는 화면이 켜진 상태로 주머니에 넣는 과정이 조금 어색할 수도 있다.
제품 가격은 2015년 11월 초,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22만 8,000원이다. 100만 원대에 이르는 기기와 비교하면 사양이 떨어지지만, 소리만큼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