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손떨방'으로 더 완벽해진 렌즈, 니콘 AF-S 24-70mm f/2.8 VR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니콘은 창립 90주년을 맞은 지난 2007년, 필름에 준하는 35mm 규격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일안반사식 디지털카메라 D3를 들고 사진애호가를 찾았다. 당시 니콘이 운영하던 렌즈는 대부분 오래된 필름 시절에 쓰던 것이 많아 디지털 환경에 맞는 새 렌즈가 요구되던 시기였다. 이 때 니콘은 대응 렌즈를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표준 영역을 담당할 AF-S Zoom-Nikkor 24-70mm f/2.8G ED (이하 AF-S 24-70mm f/2.8G)이었다.

AF-S 24-70mm f/2.8G는 AF-S 28-70mm f/2.8D의 뒤를 잇는 렌즈로 부상했다. 28-70mm의 만족도는 높았지만 최신 디지털 시스템과 맞물려 쓰기에는 초점거리 지원과 최대 개방 시의 색수차, 기타 광학적 한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를 더 넓은 광각 영역과 '나노 크리스탈 코트(Nano Cryastal Coat)'라는 새 렌즈 코팅 기술을 접목, 높은 해상력을 요구할 디지털 이미징 환경에 맞춰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이 렌즈도 출시 8년 가량이 지났다. 당시 선보였던 니콘 DSLR 카메라는 1,200~2,000만 화소 가량이었지만 시간은 흘러 4,000만 화소 가까이 다가간 상황. 렌즈 자체야 설계만 잘 해놓으면 오래오래 사랑 받지만 이제 더 앞을 내다봐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니콘 AF-S Zoom-NIKKOR 24-70mm f/2.8E ED VR(이하 AF-S 24-70mm f/2.8E VR)은 앞으로의 니콘 DSLR 카메라의 결과물을 책임질 차세대 표준 줌렌즈로 출시됐다. 기존 24-70 f/2.8G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이 렌즈는 화질 향상과 여러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경통 구조와 렌즈 코팅, 손떨림 방지 기구 등이 추가되어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

AF-S 24-70mm f/2.8E
VR
AF-S 24-70mm f/2.8E VR

기존 렌즈와 같은 디자인, 추가된 것은 '손떨방'

AF-S 24-70mm f/2.8 VR의 디자인은 이전 렌즈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손떨림 방지 기구와 경통 내 렌즈 구조의 변경 등으로 실제 크기와 무게는 늘었다. 이전 24-70mm f/2.8 렌즈가 83 x 133mm 정도였다면 새 렌즈는 88 x 154.4mm로 커졌다. 무게도 900g에서 1,070g이 됐다. 필터 구경도 77mm에서 82mm로 커졌다.

손에 쥐었을 때의 묵직함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100g 가량의 차이가 있어도 기본적으로 무거운 렌즈이기에 전체 중량이 조금 늘어도 티 나지 않는다.

AF-S 24-70mm f/2.8E VR의 무게는 1kg 남짓으로 조금 묵직한
편이다.
AF-S 24-70mm f/2.8E VR의 무게는 1kg 남짓으로 조금 묵직한 편이다.

< 손에 쥐었을 때의 묵직함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

단순히 생김새 자체는 차이가 없어도 손떨림 방지 기구 탑재 외에 많은 부분의 변화가 있었다. 삼각대나 촬영 시의 무게 균형을 고려한 경통 디자인을 적용했고 내구성과 급격한 온도 변화에 강한 재질을 채택했다. 더 광범위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내부적으로는 손떨림 방지 기구(VR)가 탑재되면서 초음파 모터 구조를 개선했다. 이를 통해 자동초점 성능을 개선했으며, 전자식 조리개를 채택해 D4S 같은 고속 연사 카메라와 호흡을 맞춘다.

AF-S 24-70mm f/2.8E VR의
구조.
AF-S 24-70mm f/2.8E VR의 구조.

< AF-S 24-70mm f/2.8E VR의 구조. 비구면 ED 렌즈와 불소코팅 등이 적용됐다. >

렌즈는 총 16군 20매 구성이다. 비구면 ED 렌즈가 처음 쓰인 점이 특징. 이 외에 색수차 억제를 위해 ED 렌즈를 썼고 색번짐이나 빛에 의한 화질 저하를 억제하는 나노 크리스탈 코트는 그대로다. 이물질에 강한 불소코팅도 적용했다. 최대 촬영배율은 0.28배이고 촬영 거리는 광각과 망원에서 0.41m, 표준인 35-50mm 영역에서 0.38m 가량이다.

렌즈 측면에는 VR 기능 버튼이 달려 있다.
렌즈 측면에는 VR 기능 버튼이 달려 있다.

< 측면에 손떨림 방지 기능을 설정하는 스위치가 달려 있다. >

렌즈 측면에는 손떨림 방지를 선택하기 위한 스위치가 있다. 기존 자동(수동지원)/수동 스위치는 여전하다. 손떨림은 비활성(OFF)/기본(NORMAL)/액티브(ACTIVE) 등 3가지다. 기본 기준 손떨림 효과는 4단 가량으로 셔터속도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쓰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여전히 좋은 성능과 화질, '손떨방'까지 더하니 완벽!

이제 AF-S 24-70mm f/2.8E VR과 함께 촬영에 나설 차례. 카메라는 니콘 D4S를 사용했다. 감도나 조리개 값은 촬영 환경에 따라 변경했으며, 픽처 모드는 표준이다.

AF-S 24-70mm f/2.8E VR과 D4S로 촬영한
결과물
AF-S 24-70mm f/2.8E VR과 D4S로 촬영한 결과물

< 평균측광 / 감도 ISO 125 / 조리개 f/6.3 / 셔터속도 1/125초 / 초점거리 45mm >

촬영한 결과물은 만족스럽다. 뛰어난 선예도와 함께 발색 또한 차분하다. AF-S 24-70mm f/2.8G의 성능도 뛰어났지만 느낌만 보면 이 렌즈는 한 단계 위에 있는 느낌이다. 손에 쥐는 맛부터 시작해 결과물까지 높은 만족을 준다.

초점 성능도 인상적이다. 기존에도 빨랐지만 더 정확해진 느낌이다. 동체추적 시에도 그 효과를 느낄 수 있으므로 성능 자체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AF-S 24-70mm f/2.8E VR의 손떨림 방지 기능은 어두운 곳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AF-S 24-70mm f/2.8E VR의 손떨림 방지 기능은 어두운 곳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 평균측광 / 감도 ISO 1,000 / 조리개 f/2.8 / 셔터속도 1/40초 / 초점거리 50mm >

손떨림 방지 기능이 있으니 그 진가를 느껴 볼 차례다. 최근 카메라들은 화소가 높아지면서 해상도는 커졌지만 오히려 화질이 떨어질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다. 그 화질이 떨어진다는 말은 단순히 열화에 의한 것은 아니다. 고화소 카메라로 촬영하다 보면, 잘 찍힌 것 같으나 막상 100%로 보면 흔들린 사진이 있다.

이는 카메라에 전해지는 충격에 의한 핸드블러(Hand Blur) 현상 때문이다. 미세한 손떨림에도 화질에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 이 때문에 손떨림 방지 기능을 갖춘 카메라나 렌즈를 찾는 것이다.

D4S와 AF-S 24-70mm f/2.8E
VR
D4S와 AF-S 24-70mm f/2.8E VR

AF-S 24-70mm f/2.8E VR은 4단계 손떨림 보정이 가능한 VR 기구가 탑재돼 있다. 예를 들어 1/8초 촬영 환경이라면 VR 활성 시, 최대 1/125초로 촬영하는 효과가 나온다는 의미다. 손떨림이 심하다면 1/125초로도 흔들린 사진이 나온다. 그러나 보험이라는 의미로 접근하면 가치는 충분하다. 감도를 높여 화질 저하를 감수하기 보다 손떨림 보정을 적극 활용해 화질과 셔터 속도 모두 확보하면 되니 말이다.

다 좋은데, 아무나 손에 넣을 수 있을까?

AF-S 24-70mm f/2.8E VR의 가격은 278만 원이다. 이전 AF-S 24-70mm f/2.8G는 208만 원이니 70만 원 높다. 렌즈 구성이 변경됐고 손떨림 방지 등 화질 안정성을 높인 요소가 추가됐다 하지만 몸값 자체가 워낙 높으니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렌즈가 아니게 됐다.

AF-S 24-70mm f/2.8E VR의 가격은 278만
원이다.
AF-S 24-70mm f/2.8E VR의 가격은 278만 원이다.

하지만 손에 넣었을 때의 만족도는 분명 높다. 결과물의 품질도 흠잡을 곳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야간에서의 손떨림 보정 효과는 쓰지 못할 것 같은 사진에 조금이나마 생기를 불어 넣는다. 손떨림 방지 기구 하나만으로 이 렌즈의 가치는 분명하다.

기존 AF-S 24-70mm f/2.8G 또는 타 f/2.8 고정조리개의 고성능 24-70mm 렌즈를 보유하고 있다면 굳이 큰 비용을 들여 렌즈를 바꿔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새로 풀프레임 DSLR 카메라를 구매하거나 고성능 표준 줌렌즈가 필요한 소비자라면 AF-S 24-70mm f.2.8E VR을 선택해 흔들림이 적은 사진생활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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