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립PC만큼 싼 노트북, 아스파이어 E5-573-C30Q
[IT동아 이상우 기자] 일반적으로 노트북은 비슷한 성능의 데스크톱과 비교해 가격이 비싸며, 이러한 경향은 고성능 제품에서 더 두드러진다. 성능이 좋은 PC 부품은 전력소모가 많고, 그만큼 발열도 심한데, 이를 냉각하기 위한 장치가 필수적이다. 노트북의 경우 발열과 전력 소모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크기가 작으면서도 데스크톱과 비슷한 성능을 내는 값비싼 부품을 탑재하기 때문에 가격이 그만큼 높아진다. 필연적으로 얇고 가벼우면서 성능까지 좋은 노트북이라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노트북 시장에서 저가형/보급형 제품은 조립PC와 비교해 조금 비싼 수준이며, 키보드와 모니터 구매 가격을 고려하면 오히려 더 합리적인 노트북도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제품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쓸만한 성능을 갖춘 15인치 노트북, 에이서 아스파이어 E15(모델명: E5-573-C30Q)다.
제품 가격은 42만 9,000원으로, 비슷한 크기와 가격대의 제품 중에서 성능이 준수한 편에 속한다. 주요 부품을 살펴보면 인텔 셀러론 3215U 프로세서, 4GB 메모리, 128GB SSD 등을 갖췄으며,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다. 대여 제품이라 직접 분해해볼 수는 없었지만, 오픈마켓 등에서 구매 시 500GB HDD 추가 같은 옵션이 있는 것을 보면 내부에 비어있는 2.5인치 베이가 하나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셀러론은 과거 보급형 제품에 주로 쓰였던 프로세서로, 성능이 그리 눈에 띄는 제품은 아니었다. 특히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경쟁사의 보급형 프로세서와 비교해 형편없었다. 하지만 최근 셀러론은 물론 인텔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 성능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10만 원 이하의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는 것보다 더 좋은 성능을 내기도 한다. 필자 역시 이 제품의 사양을 처음 확인했을 때 게임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실제로 게임을 구동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구동해본 게임은 가장 대중적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다. 그래픽 설정을 다소 높음으로 맞추고, 해상도를 풀HD로 설정했다. 흔히 라인전이라고 부르는 초반 전투에서는 50~60프레임을 유지했으며, 다수의 캐릭터가 모여 싸우는 '한타 싸움'에서는 45~50프레임 정도로 게임 구동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이정도 사양이라면 그래픽 설정을 조금만 조금만 타협해서 대중적인 온라인 게임(서든어택, 피파 온라인 등) 대부분을 구동할 수 있다. 다만 외장 그래픽 카드가 없기 때문에 고사양 3D 게임을 구동할 수는 없다.
게임은 물론 콘텐츠 소비도 무난하다. 풀HD 동영상 정도는 아주 쾌적하게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 등의 동영상 콘텐츠를 감상하기도 적절하다.
15인치다운 키보드도 갖췄다. 글쇠의 크기는 15mm로, 일반 데스크톱용 키보드보다 2~3mm 정도 넓다. 이를 통해 오타를 줄일 수 있으며 비교적 빠르게 자판을 입력할 수도 있다. 자판 오른쪽에는 숫자패드도 있다. 숫자패드와 자판 사이의 간격이 좁아서 엔터나 백스페이스 등의 글쇠를 누를 때 간혹 실수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키보드에 익숙해진다면 그리 거슬리지는 않을 듯하다. 키감은 평범하다. 일반적인 아이솔레이트 키보드를 적용했으며, 깊게 들어가는 느낌이 적어서 조금 가볍게 느껴진다. 키보드 후방 조명은 없다.
전원 버튼은 자판에 포함돼 있다. 간혹 이런 디자인의 제품은 자판을 입력하다 실수로 이 버튼을 딜리트나 백스페이스로 오인해 누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노트북이 대기모드로 바뀌거나 전원이 꺼져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그런 걱정을 덜 수 있다.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기능도 작동하지 않는다. 실수로 누르더라도 자신이 하고 있던 작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화면을 끄려면 이 버튼을 꾹 누르고 있어야 한다.
입출력 단자는 넉넉하다. USB 3.0 두 개와 USB 2.0 하나를 갖췄으며, SD카드 슬롯이 하나 있다. 그래픽 출력 단자는 HDMI와 D-SUB를 모두 갖췄다. 모니터 두 대를 추가로 연결해 최대 3개의 모니터(노트북 자체 모니터 포함)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배터리 성능은 어떨까? 에이서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최대 5시간이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이와 비슷한 결과를 냈다. 필자의 배터리 실험 조건은 화면 밝기 50%, 음량 50으로 맞추고, 와이파이를 연결했다. 배터리 사용 모드는 균형으로 맞췄으며 윈도우 10의 배터리 절약 모드를 켰다. 이후 풀HD 동영상을 약 3시간 재생하니 남은 배터리는 44%다. 이 정도면 5시간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며, 화면 밝기를 조절한다면 4시간은 무난히 쓸 수 있겠다.
무게는 정말 15인치스러운(…) 무게다. 본체 무게는 2.07kg이며, 전원 어댑터를 포함하면 2.35kg이다. 백팩을 사용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휴대할 수 있겠지만, 장시간 메고 다니면 무겁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진다. 한 가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전원 어댑터가 아주 작고 가볍기 때문에 같이 휴대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아스파이어 E5-573-C30Q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가격과 비교해 만족스러운 성능을 내는 제품이다. 간단한 사무용 노트북이나 웹 서핑 및 동영상 감상욕 노트북이 필요한 사람에게 어울린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