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EL 2015] 보드게임 속 디자인은 어떻게 완성될까? '이웃집 몬스터'
[IT동아 안수영 기자] 해외에서 수입하는 보드게임의 경우, 게임 디자인과 콘셉트가 변경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원작 본연의 이미지를 살리는 편이지만, 한국 게이머들에게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가고자 한국 정서에 맞는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슈필 2015'에서 공개된 카드게임 '이웃집 몬스터'도 그러한 변화를 거친 작품 중 하나입니다. 깔끔하고 예쁜 일러스트가 눈길을 사로잡는 이웃집 몬스터, 과연 이 작품은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된 것일까요? 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현장에서 코리아보드게임즈의 최선주 디자이너를 만났습니다.
Q. 안녕하세요. 먼저 디자이너님 소개를 해 주세요.
저는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최선주입니다. '이웃집 몬스터'의 일러스트를 담당하며 이번에 독일 에센까지 오게 됐습니다.
Q. 이웃집 몬스터는 어떤 게임인가요?
이웃집 몬스터는 '우리 마을에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살아가는 몬스터가 있다'는 콘셉트의 카드 게임입니다. 게임에서 몬스터들은 플로리스트나 의사 등의 직업을 갖고 사람인 척 행세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이러한 몬스터들을 찾아내는 게임입니다.
Q. 이웃집 몬스터의 일러스트는 어떻게 담당하게 되었나요?
이웃집 몬스터는 본래 일본 작가가 만든 일본 보드게임입니다. 그래서 게임을 수입할 때 한국 정서에 맞춰 디자인을 변경할 필요가 있었는데요. 당시 제가 개발팀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회사에서 유일하게 만화창작을 전공한 만큼 이 프로젝트와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해, 맡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크레이지 타임'의 게임 박스 표지를 디자인한 적은 있었지만, 일러스트를 맡게 된 것은 처음입니다.
Q. 디자인을 하는 과정, 디자인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웃집 몬스터의 원작은 '범인이 춤춘다'라는 게임으로, 범인이 범인을 찾아내는 콘셉트였습니다. 하지만 범인 콘셉트가 다소 평범한 것 같아서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빨간모자'나 '양치기소년' 등의 동화 콘셉트를 생각했는데요. 막상 적용하려고 하니 게임과 잘 어울리지 않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동화 '빨간모자' 속의 늑대에 착안해, 몬스터라는 콘셉트만 가져왔습니다. 디자인 과정에서 원작의 범인을 몬스터로 바꾼 셈이지요. 또한, 본래 1명뿐이었던 범인도 5마리의 몬스터로 바꿔 재미를 더했습니다.
이렇게 게임 콘셉트를 변경하고 나니 몬스터가 게임에서 가장 큰 특징이 됐는데요. 더구나 이웃집 몬스터는 카드를 섞는 게임이다 보니, 몬스터의 일러스트가 가장 눈에 띄어야 했습니다. 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게임이 너무 무거워보이지 않는 것도 중요했고, 제가 편안하게 그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부담감을 갖지 않으려 했습니다.
원작의 중심이었던 범인 콘셉트를 몬스터로 바꾸며 많은 변화가 일어나 걱정스럽기도 했는데요, 다행히도 몬스터의 특색이 게임의 재미 요소가 되었고, 캐릭터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뿌듯합니다.
Q. 몬스터 외 다른 일러스트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마을 사람 중 여성 캐릭터는 본래 긴 생머리의 어여쁜 이미지였는데요, 그렇게 일러스트를 작업하고 나니 (몬스터에 호의적인) 착한 사람 같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게임에서 마을 사람은 몬스터를 싫어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선한 이미지는 잘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중립적인 이미지를 더하고자 헤어스타일을 짧게 변경하고, 평범한 옷으로 바꾸었습니다.
Q. 슈필 2015에서 사인회까지 진행하게 되었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제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로 게임이 나온 것이 처음인데요,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뿌듯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네요. 에센에 와서 사인회를 하면 어떨까 했는데, 해외에서 게임 팬들이 찾아와 좋은 평가를 남겨주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이웃집 몬스터에 대해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