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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의 세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우주전,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

안수영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 (2012)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 (2012) <출처: divedice.com>

많은 이들의 상상 속에서 우주는 바다 비슷한 존재로, 행성은 그 사이 사이에 있는 섬과 비슷한 존재로 그려지곤 했다. 우주를 여행하기 위해 탈것을 마치 배처럼 취급해 우주선이라 부른다. 심지어 이런 세계에서는 전투병을 '마린'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우주는 바다이고 행성은 섬이니, 행성에 내려 싸우는 전투원을 해병이라 부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래서 SF 작품 중에는 우주선의 등급별 구분을 전함, 순양함, 항모, 구축함 등 군함에 쓰는 등급 이름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함선 디자인을 배에 가깝게 하는 일도 종종 있다.

인류는 아직 우주전을 체험하지 못했지만, 보통 인간의 상상 속에서 우주전은 군함들의 함대전과 비슷하게 묘사되곤 한다. 우주 전투 묘사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영화 <스타워즈>의 제국군과 저항군 간 우주 전투가 대표적이다. 이런 제국군과 저항군의 우주 전투를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이 있다. 바로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이다.

옛날 옛적, 머나먼 은하계에서는…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은 '미니어처 게임'이다. 보통 이 장르의 게임들은 각 플레이어들이 미니어처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게임을 한다.

예를 들면 주어진 점수 안에서 자신만의 함대를 미리 구성하며, 대전 상대를 만나서 줄자로 이동하고, 포격 거리를 확인하는 등 미니어처로 생동감 있게 게임을 한다. 때문에 게임에서 차지하는 미니어처의 비중이 매우 높다. 이 분야의 팬들은 미니어처를 자신만의 부대로 만들기 위해 기꺼이 도색을 하며, 게임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조차도 즐거움의 한 축으로 삼는다.

하지만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은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는 게임 준비 과정을 생략했고, 간단하게 함대를 구성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준비한 함대로 게임을 시작한다. 코어 세트(기본판)만으로도 즐길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코어 세트에 확장판 몇 개를 추가해 약 60점으로 함대를 구성한다.

저항군의 함대 점수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저항군의 함대 점수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출처: divedice.com>

이 게임은 제국군과 저항군의 대결로 진행된다. 게임 시작 전 각자 진영을 고르고, 함대를 먼저 구성한다. 함선에 따라 점수가 다르며, 각 함선에 추가할 수 있는 파일럿, 미사일, 업그레이드 카드에도 점수가 있다. 이들 점수를 더해 군대를 구성한다. 카드의 오른쪽 하단에 있는 점수 내로 군대를 구성하면 된다. 게임 시작 전 함대의 최대 점수를 상의해 플레이 타임을 조절할 수 있다.

플레이어들은 앞에 카드를 내려놓고 자신의 함대를 공개한다. 주사위와 기동 다이얼, 템플릿, 거리 가늠자를 잘 분리해둔다. 각자 33장의 피해 카드를 잘 섞어 손이 닿는 곳에 놓는다. 거리 가늠자는 1, 2, 3으로 거리가 표시되어 있는데, 플레이어가 정면에서 거리 1에 해당하는 곳에 원하는 대로 함대를 배치한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함대 배치를 끝냈다면, 낮은 점수로 함대를 구성한 플레이어부터 게임을 시작한다. 만약 점수가 동일하다면 제국군부터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은 상대방의 함대를 모두 파괴할 때까지 여러 라운드로 진행되며, 각 라운드는 4개의 단계로 구성돼 있다.

다이얼을 돌려 원하는 움직임을 선택한다.

다이얼을 돌려 원하는 움직임을 선택한다. <출처: divedice.com>

첫 번째 단계는 계획 단계다. 이 단계에서 플레이어는 각 함대를 어떻게 이동할 것인지 기동 다이얼을 비밀리에 돌려 원하는 움직임을 설정하고, 각각 함대 옆에 내려놓는다. 모든 플레이어가 다이얼을 내려놨다면 다음 단계를 진행한다.

'급선회 기동'으로 움직이는 타이파이터의 모습

'급선회 기동'으로 움직이는 타이파이터의 모습 <출처: divedice.com>

두 번째 단계는 활성화 단계다. 함선 카드의 파일럿 점수가 낮은 사람부터 방금 전 내려놓은 기동 다이얼을 공개하며, 먼저 이동한다. 파일럿 점수는 루크 스카이워커처럼 높은 점수의 파일럿이 있는가 하면, 점수가 1점에 불과한 이름 없는 병사가 있는 등 다양하다.

플레이어들은 기동 다이얼에 표시된 거리와 각도를 보고, 이에 맞는 기동 템플릿을 가져온다. 그리고 템플릿을 함선의 앞부분에 놓고, 기동 템플릿의 끝까지 함선을 이동시키면 된다. 이동 후에는 각 기체의 특성에 따라 액션을 하나 할 수 있다. 액션은 '목표 고정', '집중', '우회', '베럴 롤'이 있다.

'목표 고정'은 거리 가늠자가 닿는 적 기체에 목표 고정 토큰을 두고, 추후에 공격할 때 주사위를 한번 더 굴릴 수 있는 강력한 액션이다. 보통 저항군만 사용할 수 있다.

'집중'은 주사위 눈에 있는 집중 마크를 공격이나 회피로 사용할 수 있는 액션이다. 집중 액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사위를 굴려 집중 눈이 나오면 '꽝'이다. 주사위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 많은 플레이어들이 선호하는 액션이다. 단, 공격이든 방어든 한 차례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격에 쓸지 방어에 쓸지 잘 판단해야 한다.

'회피'는 보통 제국군만 사용할 수 있는 액션으로, 회피 주사위 1개가 더 있는 역할을 한다. 타이파이터와 같이 장갑이 약한 기체의 생존력을 크게 올려준다.

'배럴 롤'도 보통 제국군이 사용할 수 있는 액션으로, 일종의 이동 기술이다. 대부분의 기체는 전방을 향해 이동하는데, 미묘한 차이로 상대방의 거리에 들어가거나, 내 사격거리에 닿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배럴 롤을 사용하면 거리1짜리 기동 템플릿을 함선의 측면에 놓고, 옆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이렇게 상대방의 사격 범위에서 도망치거나, 상대방을 내 사격 범위에 넣을 수 있어 유용하다.

이렇게 각 기체에 맞는 액션을 정하면, 다음 함선을 이동시키고 액션을 한다. 액션을 부여하면 그 액션에 해당하는 토큰을 함선 옆에 둔다. 모든 함선이 이동과 액션을 완료하면 다음 전투 단계로 넘어간다.

포격 범위 안에 상대방이 있으면 공격할 수 있다.

포격 범위 안에 상대방이 있으면 공격할 수 있다. <출처: divedice.com>

세 번째는 전투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함선 카드의 파일럿 점수가 높은 함선부터 공격을 시작한다. 파일럿 점수가 높은 함선은 다른 함선의 이동과 액션을 보고 움직이고, 먼저 공격하는 셈이다.

거리 가늠자로 거리를 재고 공격자는 빨간색 공격 주사위를, 방어자는 녹색 방어 주사위를 굴린다. 공격 주사위와 방어 주사위는 각 기체에 따라 받는 숫자가 다르다. (X-윙은 방어 주사위가 2개고, 타이파이터는 3개다) 이 때 거리 가늠자에서 가까운(거리1 안에 있는) 함선을 공격한다면 공격자는 공격 주사위를 1개 더 받고, 거리가 먼(거리 3에 있는) 함선을 공격한다면 방어자가 방어 주사위를 1개 더 받는다. 거리가 2라면 함선의 능력만으로 주사위를 굴린다.

상대방과의 거리가 중요하다.

상대방과의 거리가 중요하다. <출처: divedice.com>

주사위를 굴려 공격자 주사위의 명중 눈과 치명타 눈을 세고, 방어자 주사위의 회피 눈을 뺀 뒤, 남은 데미지를 방어자가 받는다. 남은 데미지가 0이라면 피해를 입지 않는다. 방어자는 피해를 입은 만큼 피해 카드를 가져온다. 피해 카드는 양면으로 사용하는데 치명타라면 앞면을, 일반 피해라면 뒷면을 사용하면 된다. 가져온 피해 카드는 함선 카드 위에 놓는다.

가급적 치명타는 피하자.

가급적 치명타는 피하자. <출처: divedice.com>

공격을 받은 플레이어는 상대방의 명중 눈을 모두 제거해야, 회피 눈으로 치명타 눈을 제거할 수 있다. 치명타를 회피하지 못하면 피해 카드를 가져와 앞면으로 놓고, 카드에 적힌 효과를 적용한다. 보통 파일럿이 피해를 입거나, 함선에 화재가 나는 등 나쁜 효과가 적혀 있다.

이렇게 상대방 함선의 장갑 수치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히면 함선을 파괴할 수 있다. 파괴된 함선은 게임 공간에서 제거된다.

타이파이터는 쉽게 부서지니 주의하자.

타이파이터는 쉽게 부서지니 주의하자. <출처: divedice.com>

네 번째 단계는 정리 단계다. 목표 고정만 남기고 모든 액션 토큰을 제거한다. 아직 상대방의 함선을 모두 파괴하지 않았다면 다음 라운드를 시작하면 된다.

이렇게 라운드를 반복해서 상대방의 함선을 모두 파괴한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승리한다.

태평양 전쟁과 스타워즈

스타워즈의 제국군에는 강력한 우주선인 '스타 디스트로이어'와 행성 하나를 날려버리는 '데스 스타'가 있으며, 여러 체급의 함선이 있다. 영화에서 소형 우주선들은 전투기와 비슷한 역할을 하며, 실제로도 전투기라고 불린다. 특히 제국군 전투기들은 선회력이 뛰어난 대신 내구력과 화력이 낮은 것으로 묘사된다. 이것은 2차 세계대전 일본 해군의 모습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일본 해군은 아주 멀리서 강력한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큰 주포가 달린 전함을 선호했으며. 이를 '거함거포주의'라고 불렀다. 특히 보우노사키 해전에서 격침된 전함인 야마토는 사상 최대의 전함으로, 야마토가 격침된 것이 일본 제국주의가 꺾이는 것을 상징한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야마토의 디자인은 소싯적 오락실을 좀 다녀본 분들이라면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참고로 '액시즈 앤 얼라이즈' 시리즈의 일본군 전함 모형도 야마토를 모델로 하고 있다. (자세히 봐야 한다)

액시스 앤 얼라이즈 1941. 태평양 전쟁과 스타워즈는 많은 부분에서 닮았다.

액시스 앤 얼라이즈 1941. 태평양 전쟁과 스타워즈는 많은 부분에서 닮았다. <출처: divedice.com>

반면, 일본 전투기들은 기동성으로 적을 압도할 수 있는 대신 장갑이 얇고 화력이 낮게 설계되어 있다. 이는 적함을 공격하기보다는 적 전투기를 주로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당시 일본군의 '제로센'은 미군의 '헬캣' 등을 상대로 공중전에서 선전했다.

미군의 헬캣이 일본군의 제로센을 잡을 때는 주로 전투기 1대를 미끼로 내주고, 그걸 노리는 제로센을 다른 전투기 1대로 잡는 샌드위치 전술을 썼다고 한다. 이 장면은 스타워즈에서 '엑스윙'과 '타이파이터'가 맞붙은 상황과도 비슷하다. 제국군 타이파이터는 제로센의 특징인 높은 기동성, 약한 무기와 장갑을 가진 전투기였다. 반면, 저항군의 X-윙은 장갑과 화력이 높은 대신 기동성이 타이파이터보다 떨어진다.

'Y-윙'의 외관은 2차 대전 당시 활약하던 'P-38 라이트닝'에서 많은 모티브를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P-38 라이트닝'은 소싯적 오락실 좀 다녔던 사람이라면 다 기억할 명기이고, '액시즈 앤 얼라이즈' 시리즈의 미국 전투기 모형이 이를 모델로 하고 있다. 이는 장갑과 무기를 충분히 달고 기동력까지 얻기 위해 엔진 하나를 더 달았다는 미국적인 발상의 산물이며, 전쟁 중반 이후에 크게 활약했다고 한다.

당시 미군은 항공모함과 항공기를 좀 더 중시했는데, 이러한 일본과 미국의 생각 차이는 태평양 전쟁의 승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당시 일본군 항공모함 갑판에 큰 욱일승천기 문양이 있어서 폭격 조준이 쉬웠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양 국가의 경제력 차이였다. 양 국가의 경제력 차이는 거의 8배 차이였다고 한다. 항공 연료 등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이 충분한 물자 비축 없이 미국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것이 문제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스타워즈에서는 일본군을 모티브로 한 제국군이 더 강력하다. 당시의 일본군과 달리 돈이 더 많기 때문이다.

보드게임 디자인에도 영향을 준 거함, 야마토

보드게임 디자인에도 영향을 준 거함, 야마토 <출처: 위키피디아>

결국 야마토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수백 대의 전투기에 둘러싸여 최후를 맞는다. 태평양 전쟁을 통해 항공기의 중요성이 입증되면서 상대 함선에 전투병을 보내 싸우는 방식(상대 함선의 접근을 차단하고 포격으로 멀리서 싸우는 방식)보다는, 그보다 좀 더 멀리서 항공기를 보내 싸우는 방식으로 해상 전투의 양상이 바뀌게 됐다.

대부분 SF의 우주전은 해상 전투를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투 묘사가 해상전과 대동소이하다. 어느 작품에서도 적함에 들어가 전투를 벌이는 전투병이 있다. 큰 우주선들은 주로 빔 무기를 소지했지만 포를 쏘기도 하며, 작고 빠른 소형 우주선이 전투기처럼 싸우는 묘사도 있다.

하지만 SF가 재미있는 것은 현대의 전쟁과 다른 양상의 전쟁을 그릴 수 있다는 점이다. 행성 하나를 부수는 무기와 검술의 달인이 공존한다는 것은, 비록 현실성은 없지만 멋지고 재미있다.

게임 속 피규어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은 세밀한 피규어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임이다. 도색까지 된 피규어를 만져보면 보드게임 미니어처의 발전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구성물은 과거 PC게임으로 발매되었던 <X-윙 vs. 타이파이터>를 연상케 한다. PC게임이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으로 유저들의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했다면,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은 저항군과 제국군의 우주전을 다루면서 플레이어의 방향, 거리감각을 일깨운다.

윙스 오브 워

윙스 오브 워(Wings of war, 2004). 피규어는 별매인데, 딜럭스판에서는 피규어가 포함되어 있다. <출처: divedice.com>

이 게임의 규칙은 2004년 발매된 윙스 오브 워(Wings of War, 2004)에서 영감을 받았다. 1차,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도그파이트를 즐길 수 있었던 윙스 오브 워는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과 달리 3단계로 비행 계획을 세워서 진행한다. 이동이 3번 연속 일어나기 때문에 도그 파이트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웠고, 그것이 재미의 포인트였다. 다만, 양 측의 기체가 너무 엇갈리면 재미가 크게 감소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반면,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은 1단계의 계획 단계를 가져 적 함선의 이동을 보다 전략적으로 예측 가능하다. 그래서 상대방의 이동 루트를 예측해 상대방 함선의 꼬리를 잡는 것이 이 게임의 메인 전략이 됐다. 게임에서 상대방의 꼬리를 잡았을 때의 쾌감이 상당하다.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에는 윙스 오브 워에서 별매된 미니어처가 기본으로 들어 있다. 코어 세트에는 X-윙과 타이파이터만 들어 있지만, 이후 발매된 확장판에는 거대 함선인 밀레니엄 팰콘, 임페리얼 셔틀 그리고 코렐리안 콜벳과 같은 시네마틱 미니어처 등이 있어 스타워즈 마니아들의 이목을 끈다. 수집, 장식용으로도 좋아 피규어만을 따로 판매하기도 했다.

확장판들

X-윙 미니어처 게임의 확장판들.

X-윙 미니어처 게임의 확장판들. <출처: divedice.com>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은 확장판의 개수가 어마어마하다. 보통 이 확장판들은 4개씩 묶여서 발매됐는데, 이렇게 묶은 단위를 제작사에서는 보통 웨이브(Wave)라 표기한다.

국내에는 웨이브2까지 한국어판으로 발매됐고, 웨이브3부터는 영어판을 구매해 즐겨야 한다. 2015년까지 웨이브7이 발매됐고, 웨이브8이 발매 준비 중이다. 이 외에 주사위 팩 같은 액세서리나 기존 피규어에 색만 바꾼 에이스 킷이 2종류, 거대 함선을 사용하는 규칙을 추가하는 거대 함선 확장판이 3종류 발매되어 있다.

확장판을 모두 소개하기엔 지면이 부족하므로, 여기에서는 한국어판으로 출시된 확장판만 살펴본다. 사실 이 확장판들은 필수 확장이라고 할 만큼 게임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웨이브 1. X-윙, Y-윙, 타이 파이터, 타이 어드밴스드

웨이브 1. X-윙, Y-윙, 타이 파이터, 타이 어드밴스드 <출처: divedice.com>

코어 세트에는 X-윙 1대와 타이파이터 2대가 들어있는데 이 함선으로는 60점 게임을 즐기기 어렵고, 제대로 된 도그 파이트를 즐기기도 어렵다. 각 진영마다 추가 함선이 1~2대 정도 필요한데, 이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확장판이 '웨이브1'이다.

X-윙 확장은 저항군 최고의 파일럿인 '웨지 안틸레스'가 있으며, 강력한 미사일을 가득 실은 Y윙은 이온 캐논 포탑을 이용해 모든 방향으로 공격이 가능하다. 타이파이터는 저렴한 점수의 유용한 새 파일럿들이 있으며, 타이 어드밴스드는 강력한 '다스베이더'가 있다. 게다가 타이 어드밴스드는 저항군처럼 피해를 흡수해주는 실드가 있어 더 튼튼하다.

웨이브 2. 밀레니엄 팔콘, 슬레이브1, 타이 인터셉터, A-윙

웨이브 2. 밀레니엄 팔콘, 슬레이브1, 타이 인터셉터, A-윙 <출처: divedice.com>

웨이브 2에는 중형 함선이 등장한다. 한솔로와 츄바카가 조종하는 스타워즈의 주인공급 함선, '밀레니엄 팔콘'과 보바 펫이 탔던 '슬레이브 I'이 중형 함선으로 등장한다. 두꺼운 장갑과 특별한 공격 범위를 가진 이 함선들은 강력하지만 점수가 높아, 보통 60점보다 높은 점수의 게임에서 활약한다.

새로 등장한 타이 인터셉터는 제국군에서 가장 강력한 함선으로, 공격과 방어가 모두 튼튼하지만 장갑이 아쉬운 기체다. A-윙은 제국군의 타이 파이터처럼 신속한 이동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장갑도 튼튼해, 제국군과 기동력 싸움을 펼칠 수 있다.

스타워즈 관련 보드게임들

스타워즈는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로 그 세계를 확장해왔다. 보드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오래 전 발매된 스타워즈 게임들은 규칙이 단순해 접근하기 쉽고 구성물이 풍부하다. 한편, 최근 발매된 스타워즈 게임들은 보다 정교한 규칙과 뛰어난 퀄리티의 구성물을 가지고 있으며, 시중에서 구하기 쉽다.

스타워즈 카드게임

스타워즈 카드게임(2013) <출처: divedice.com>

함선이 주가 되는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보다 제다이가 휘두르는 광선검 쪽을 더 선호한다면 '스타워즈 카드게임'이 더 낫다. 이 게임은 효율적인 카드 덱 구성을 통해 상대방과 대결하는 것으로, 총 6개의 소속이 등장한다. '저항군', '제다이', '밀수업자와 스파이'의 '라이트사이드 진영'과 '제국군', '시스', '쓰레기와 악한'의 '다크사이드 진영'은 각각의 특징이 있어 각 소속마다 플레이 방식이 달라진다.

게임은 라이트사이드과 다크사이드 2개의 진영으로 골라 진행한다. 라이트사이드는 상대방의 목적 카드 3개를 먼저 파괴하면 승리한다. 다크사이드는 데스스타를 활성화하면 게임에서 승리한다. 데스스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보통 상대방의 목적 카드를 노리게 되므로, 목적 카드의 파괴가 게임의 주요 목표인 셈이다.

플레이어들은 각 목적 카드에서 자원과 특수 능력을 얻고, 유닛 카드를 플레이해 상대방을 공격 한다. 상대방에게 공격을 할 때는 비밀리에 카드를 뒤집어 낸 후, 카드를 공개해 상대방의 허점을 찌르기도 한다. 전투뿐만 아니라 포스에 헌신하는 것도 중요해, 게임 내내 라이트사이드와 다크사이드의 힘겨루기가 이루어진다.

스타워즈 카드게임은 2명이 플레이하기 적합한데, 게임 내의 많은 텍스트가 한글로 번역돼 접근하기 쉽다. 상대방과 대결하기 위해 카드를 구성하는 것도 초보자와 숙련자의 차이가 크면 재미가 떨어지는데, 스타워즈 카드게임에서는 이를 배려해 하나의 구성을 가진 카드 세트 6개만 선택하면 게임 준비가 끝난다.

스타워즈 에픽듀얼

스타워즈 에픽듀얼(Star Wars Epic Duel, 2002) <출처: divedice.com>

국내 스타워즈 팬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보드게임은 2002년 해즈브로(Hasbro)사에서 발매된 '스타워즈 에픽듀얼'이다. 당시 약 5만 원 정도에 판매되었던 이 게임은 현재 웃돈을 주고도 구매하기 어렵다.

이 게임은 라이트사이드와 다크사이드로 팀을 나누어 각자 캐릭터를 골라 진행한다. 상대편을 전멸시키면 게임에서 승리하는 단순한 구조이지만, 각 캐릭터마다 명확한 특징이 있는 카드 덱이 있어 영화팬에게 크게 어필한다.

이를테면,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공격에 특화된 캐릭터로 파트너인 파드메 공주가 사망하면 분노의 힘을 보여준다. 요다는 상대방을 묶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다스베이더는 원거리에서 상대방이 방심하면 사망에 이를 정도의 데미지를 한 번에 준다. 20개가 넘는 캐릭터가 있어 다양한 상성을 자랑하지만, 오리지널 트릴로지의 캐릭터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 팬들이 뉴 트릴로지와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한 캐릭터가 40개가 넘는다.

스타워즈 퀸즈 갬빗

스타워즈 퀸즈 갬빗(Star Wars Queens Gambit, 2000) <출처: divedice.com>

전통적인 전략 게임의 명가, 아발론 힐(Avalon hill)의 '스타워즈: 퀸즈 겜빗'은 발매된 시점이나 지금이나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한 내용물을 자랑한다. 특히 3층으로 구성된 왕궁의 경우 시각적으로 만족도가 높다. 2인 전용 게임이며, 스타워즈 에피소드1의 마지막 장면을 배경으로 했다. 한 플레이어가 나부행성 측을 맞고, 다른 플레이어가 무역 연합을 맡아 게임을 진행한다.

나부행성을 맡은 플레이어는 주인공 아나킨을 활용해 적 모선을 파괴해야 하며, 이와 동시에 무역 연합의 밀려드는 맹공을 콰이 곤, 오비완 등의 제다이와 함께 버텨내야 한다. 아나킨이 모선을 파괴하면 모든 무역연합의 드로이드가 동력 정지되기 때문에, 무역연합 플레이어는 다스몰과 전투 드로이드로 나부행성 측을 빠르게 섬멸해야 한다. 또, 나부의 방어막 발생기를 지키는 공룡 팜바를 빠르게 처리하면 강력한 장갑전차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게임에서는 전장이 3군데로 나뉘어져 있는데, 어떤 전장에서 카드를 사용할지 선택하는 것이 이 게임의 묘미다.

입체적인 구성물이 눈에 띈다.

입체적인 구성물이 눈에 띈다. <출처: boardgamegeek.com>

스타워즈 앵그리버드 젠가 게임

데스스타를 파괴하는 게임인 '앵그리버드 젠가 데스스타 게임'과 공을 바닥에 튀겨 우주선에 넣는 '앵그리버드 바운스 게임'.

데스스타를 파괴하는 게임인 '앵그리버드 젠가 데스스타 게임'과 공을 바닥에 튀겨 우주선에 넣는 '앵그리버드 바운스 게임'. <출처: divedice.com>

위에 소개한 게임들이 어른들을 위한 보드게임이라면,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타워즈 보드게임도 있다. 이미 모바일 앱 게임으로 명성을 날린 앵그리버드 시리즈가 스타워즈와 결합해 큰 이슈가 되었으며, 보드게임으로 출시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에 불티난 듯 팔렸다. 이 게임은 모바일 앱으로 즐겼던 느낌 그대로 슈팅을 통해 블록을 부수는 게임이다. 앵그리버드의 즐거움과 보드게임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이 결합돼 아이들이 만지고 느끼는 데 적합하다. 그 외에도 공을 바닥에 튀겨 우주선에 넣는 바운스 게임이 있다.

비운의 명작

안타깝게도 스타위즈 X-윙 미니어처 게임의 국내 유통사는 2013년 9월 확장판의 한국어판 발매를 중단했다. 이미 웨이브2의 한국어판까지 발매한 터라 아쉬움이 컸지만, 국내 시장이 협소해 판매량이 많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프랜차이즈인 스타워즈는 국내에서 크게 어필하지 못했고, SF팬 중 스타워즈 팬, 게다가 보드게임에 관심을 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국내 유통사는 SF팬들과 접촉하려 노력했지만, 2005년 스타워즈 에피소드3가 극장에서 내린 이후 많은 시간이 흘러 스타워즈 팬들은 뿔뿔이 흩어져 커뮤니티를 이루기도 힘들어 보였다.

이 국내 유통사는 2014년 2월 스타워즈 카드게임마저 한국어판 발매를 중단했고, 이제 스타워즈 프랜차이즈 한국어판 보드게임의 미래는 기약하기 어렵게 됐다.

해외에서 호평 받는 스타워즈 게임들.

해외에서 호평 받는 스타워즈 게임들. <출처: fantasyflightgames.com>

해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스타워즈 보드게임들은 큰 성공을 거뒀고, 최근에는 스타워즈7과 관련해 여러 게임들이 출판되고 있다.

확장판으로 유명한 카르카손은 '카르카손: 스타워즈(Carcassonne: Star Wars)'를 출시할 예정이다. 쿼클, 타임라인 또한 스타워즈 버전이 출판된다. 스타워즈를 배경으로 하는 RPG인 스타워즈: 임페리얼 어설트(Star Wars: Imperial Assault, 2014), X-윙 미니어처 게임보다 더 큰 함대전을 다루고 있는 '스타워즈: 아르마다(Star Wars: Armada, 2015)'는 이미 발매돼 호평을 받고 있다.

우주전의 로망

우주전의 로망 <출처: divedice.com>

눈으로 보기만 했던 광선검 싸움이나 함대의 전투를 보드게임으로 즐기면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느낄 수 있다. 스타워즈 팬이라면 한국어판의 제작 중단이 아쉽고, 해외의 상황이 부럽기만 할 것이다. 스타워즈7의 성공으로 스타워즈 보드게임이 다시금 도약할 수 있길 기원해본다.

글 / IT동아 보드게임 필자 권성현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캐스트 게임의 세계: 보드게임의 세계(http://navercast.naver.com/list.nhn?cid=2883&category_id=2883)에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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