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저의 즐거움을 기록한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4 터프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그 동안 컴팩트 카메라에 큰 관심을 쏟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필름 시절 일안반사식(SLR) 카메라를 사용했고 디지털도 그러했으니 성에 차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물론 기자 손을 거쳐간 컴팩트 카메라는 많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오키나와에서 만난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4 터프도 그렇게 스쳐가는 수많은 ‘똑딱이’ 중 하나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TG-4는 어디에서든 인상적인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컴팩트 카메라였다. 특히 그 실력은 물 속에서 빛을 발했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4
터프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4 터프

바다 속에서 만난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4 터프

지난 6일, 이른 아침부터 차량에 몸을 싣고 이동한 곳은 숙소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한 항구. 이곳에서 기자와 여러 사람들은 다이빙에 필요한 장비를 받아 들고 배 위에 몸을 실었다. 배에 오르기 전 물 속에서의 주의사항과 간단한 수신호를 교육 받을 때 까지만 하더라도 별 감흥은 느껴지지 않았다.

배가 항구를 떠난 뒤 약 1시간 가량 지났을까? 눈 앞에 펼쳐진 곳은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바다와 운치 있는 섬이었다. 이 곳은 오키나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케라마 제도. 최근 일본은 이 곳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 중이라고 한다. 특히 수질이 좋고 볼거리가 풍성해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라고 한다.

오키나와 서쪽에 있는 케라마
제도
오키나와 서쪽에 있는 케라마 제도

< 케라마 제도 내에 있는 어느 다이빙 포인트. 여러 다이버들이 올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놓은 사이, 다이빙 순서가 정해졌다. 응? 내가 처음이라고! 준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물 속으로 들어가란다. 부랴부랴 복장을 갖춰 입은 뒤, 산소통과 장비를 등에 업고 입수 준비를 마친다. 그리고 내 손에 카메라를 하나 쥐어주는데 바로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4 터프였다.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로 입수한 바닷속 모습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입은 꼭 다물고 있어야 살 수 있으니 눈으로 감상하기로 한다. 조교의 인도에 따라 물 속을 탐험하기를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는 지금까지 사진을 찍지 않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차분히 카메라의 전원을 켜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첫 타석(?)의 안타까움은 결과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 일단 ‘이런 느낌이구나’ 정도로 참고해 주길 바란다.

TG-4 촬영 이미지
TG-4 촬영 이미지

<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언더 더 씨(Under the sea)’가 귓가에 맴돌 것 같은 느낌이다. >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4 터프는 1/2.3인치 1,6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와 25-100mm(35mm 환산)의 렌즈를 탑재했다. 렌즈는 광각과 준망원 영역을 프레임에 담아낸다. 또한 최대 광각에서 f/2.0 조리개의 밝은 렌즈이기 때문에 활용도가 좋다.

야외에서도 이 정도 사양이면 일상을 기록하기에 무난한 사양이다. 그런데 물 속에서는 이 카메라의 진가가 발휘된다. 기본 15m 방수 기능을 갖췄고 별매인 전용 방수 하우징을 쓰면 내압수심 45m까지 버텨낸다. 영하 10도에서도 잘 작동하고 100kgf의 하중도 견뎌낸다. 터프한 외모는 그저 눈에 띄기 위함은 아니었다. 그만큼 야외에서의 촬영에 알맞은 기능과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수중 활동을 고려한 기능이 돋보인다. TG-4 터프에는 ‘수중모드’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물 속의 환경을 담기 위한 기능이다. 총 5가지 장면이 있는데, 환경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수중 화이트밸런스 기능도 품었다. 펜이나 OM-D에도 탑재됐던 고속 자동초점(FAST AF)도 탑재됐다.

TG-4는 수중 모습을 선명하게
그려낸다.
TG-4는 수중 모습을 선명하게 그려낸다.

< 빛이 제한적인 수중 촬영에서도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준다. >

수중 촬영은 어렵다. 빛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셔터 속도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쉴새 없이 움직이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포착하기에도 제약이 따른다. 빛이 부족하고 물 속이다 보니 일반 카메라를 들이대면 플래시를 쓰지 않고서야 제대로 된 결과물을 보기 어렵다고 한다. 결과물에 파란색과 녹색이 강하게 입혀져 내가 본 것과 다른 모습은 실망으로 이어진다.

스타일러스 TG-4 터프는 영상처리엔진 트루픽(TruePic) VII에서 이를 보정한다. 기록된 결과물에 붉은색을 자연스레 구현하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는 뜻.

고속 AF는 움직이는 물고기도 빠르게
포착한다.
고속 AF는 움직이는 물고기도 빠르게 포착한다.

< 빠른 움직임의 물고기도 반셔터만 누르면 즉시 잡아낸다. >

실제 촬영한 결과물은 올림푸스의 설명처럼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자동초점 또한 빠르다. 셔터속도가 낮을지언정 초점을 놓쳐 촬영을 하지 못한 적은 없었다. 최대 광각에서 f/2.0인 조리개는 셔터속도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가볍고 튼튼하게… 레저생활의 동반자

솔직히 야외라면 스타일러스 TG-4 터프보다 나은 카메라는 많다. 품질만큼 가격 또한 높을 것이다. 반면, 극한 환경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보다 더 경쟁력 있는 제품은 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방수’라는 포인트가 매우 크다. 이 급에서 방수되는 카메라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것 하나만으로 경쟁력은 충분해 보인다.

스타일러스 TG-4 터프 자체만으로 15m 방수를 지원한다. 하지만 하우징을 입히면 이보다 3배 더 깊은 45m의 바다까지 들어갈 수 있다. 카메라(46만 9,000원)와 하우징(38만 원)을 합쳐도 100만 원이 넘지 않는다. 물론 미러리스 카메라 OM-D 용 하우징은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써야 하지만 타 DSLR 카메라의 사설 방수 하우징에 비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굳이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조리개 값이다. f/2.0-4.9의 조리개 값은 최대 광각에서는 몰라도 망원에서 한계를 보이게 된다. 차후 제품에서는 f/2.0 또는 f/2.8 고정 조리개를 도입하면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올림푸스는 다양한 수중 장비를 선보이고
있다.
올림푸스는 다양한 수중 장비를 선보이고 있다.

< 올림푸스는 다양한 수중 장비를 선보이고 있다. >

탄탄한 방수 실력과 결과물 기록 능력, 이 두 가지만 하더라도 스쿠버 다이빙이나 스노쿨링 같은 여름 레저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최적의 카메라다. 자신이 물 속에서 인어공주 뺨 때릴 정도로 잘 논다면 올림푸스에는 더 좋은 카메라와 방수 하우징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물 속에 들어갈 생각이 전혀 없다면 다른 카메라를 찾아 보는게 나을 수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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