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빨래를 동시에... LG 트롬 트윈워시에 담긴 혁신
[IT동아 강일용 기자]
LG전자 창원 2공장 견학기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LG전자 창원 2공장 A1동에서는 세탁기 제조라인이 한창 가동 중이다. 이곳은 8년 연속 글로벌 1위에 도전하는 LG 세탁기의 핵심 생산기지다.
창원 2공장 A1동에는 LG전자 주요 가전제품인 세탁기, 의류 건조기, 스타일러, 청소기, 식기 세척기 등의 제조라인이 모여있다. 가장 주목할 곳은 지난 7월 출시한 '트롬 트윈워시'를 생산, 테스트하는 제조라인이다.
트롬 트윈워시는 세계 최초로 드럼세탁기 하단에 통돌이 세탁기인 트롬 미니워시를 결합한 제품이다. 세탁기 두 대 가운데 한 대만 사용할 수도 있고 혹은 두 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별도의 세탁이 필요한 의류나 적은 양의 빨랫감 세탁할 때는 세탁기 두 대를 따로 사용하는 '분리세탁'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기 옷, 속옷 등 별도 세탁이 필요한 의류는 트롬 미니워시에서, 따로 세탁할 필요가 없는 일반 의류는 드럼세탁기에서 세탁할 수 있다. 또한 빨랫감이 쌓일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적은 양의 빨랫감을 바로 세탁하고 싶을 때는 트롬 미니워시를 활용해 수도료와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트윈워시 15초에 1대…자동화 및 모듈화로 생산성 향상
A1동 2층에 들어서면 총 길이 약 140미터의 대규모 세탁기 제조라인이 보인다. 이곳에 있는 여러 제조라인의 1/3 정도가 최근 출시한 트롬 트윈워시의 상단 드럼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세탁기 제조라인에서는 트롬 트윈워시 상단 드럼세탁기를 15초당 1대꼴로 쉴 새 없이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창원 2공장 세탁기 제조라인은 생산성과 품질을 고려해 주간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또 내수용과 수출용 트롬 트윈워시는 모두 창원에서 생산하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7월 말 트롬 트윈워시를 출시한 이후 창원공장의 드럼세탁기 생산물량은 주간 단위로 보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세탁기 성수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탁기 제조라인에서 생산하는 전체 드럼세탁기 생산량은 트롬 트윈워시 출시 이후 30% 이상 증가했다. 트롬 트윈워시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트윈워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효율화에 집중 투자했다. 세탁기 제조라인은 자동화 설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제조라인 입구에는 세탁기 몸체인 캐비넷을 접는 자동화 설비인 ‘캐비넷 코킹(Cabinet Caulking)’ 장비가 있다. 이 설비는 평면으로 펼쳐져 있는 스테인리스 캐비넷을 1초도 안 돼 ‘ㄷ’자 모양으로 한 번에 접는다.
'ㄷ'자 모양으로 접힌 캐비넷은 집의 기둥처럼 세탁기를 지탱하는 외관이 된다. 자동화 설비는 ‘ㄷ’자 모양으로 접힌 캐비넷 몸체가 움직이지 않도록 프레임을 부착해 고정해준다. 프레임이 부착된 세탁기 외관을 ‘캐비넷 어셈블리(Cabinet Assembly)’라고 한다.
이후 '캐비넷 어셈블리'에 세탁기의 핵심 부품인 세탁조를 체결하는 ‘드럼 터브 어셈블리(Drum Tub Assembly)’ 공정이 진행된다. 제조라인을 따라 공중에 설치된 약 20미터 길이의 트롤리(Trolley)가 세탁조를 공급해준다. 이에 앞서 협력회사는 모듈 형태의 세탁조를 만들어 LG전자 제조라인으로 보낸다.
무겁고 부피가 큰 부품을 공중에 설치된 트롤리로 운반하는 방식은 제조라인 작업자의 동선을 확보해줌으로써 작업 효율성을 높여준다. 트롤리를 통해 공급된 세탁조는 각종 전기선, 스팀 발생기, 수증기 배관 등의 부품과 함께 캐비넷 어셈블리에 체결된다.
'드럼 터브 어셈블리' 공정을 지나면 '캐비넷 커버 어셈블리' 공정이 있다. 이 공정에서는 세탁기 도어를 본체에 체결한다. 부품 자동 공급 설비(SPS: Set Parts Supply)는 생산 효율성을 위해 제조라인 바로 옆에서 컨베이어 벨트가 흐르는 방향에 맞춰 세탁기 도어를 운반해준다. 작업자들은 무거운 세탁기 도어를 들고 운반하거나 조립할 필요 없이, 본인들의 작업 자리에서 부품 자동 공급 설비가 운반해주는 세탁기 도어를 받아 본체에 체결한다.
작업자들은 도어가 체결된 세탁기에 조작부 계기판을 부착하고, 조작부 계기판 위의 각종 버튼이 제대로 움직이는지 검사를 한다.
이후 '탑플레이트(Top Plate)'라고 불리는 세탁기 상판을 체결해야 모든 조립공정이 끝난다. 손 모양의 집게가 달린 자동화 설비는 부품 자동 공급 설비가 운반하는 '탑플레이트'를 집어 들어 세탁기 본체 위에 올려주고, 이를 작업자가 체결함으로써 모든 조립공정이 끝난다.
조립공정 다음에는 품질검사가 시작된다. 라인 작업자는 완성된 세탁기에 전기를 공급해 세탁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검사한다. 세탁조 내부에 물을 채운 후 빨랫감 대신 ‘웨이트밸런스(Weight Balance)’라고 불리는 실리콘 재질의 모형을 넣고 헹굼, 탈수, 스팀 분사 등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히 점검한다.
작업자들은 이후 세탁기의 소음, 진동 등이 기준치에 부합하는지 점검한다. 마지막으로는 자동화 설비가 컨베이어 벨트 위의 세탁기를 기울이면서 세탁조 내부의 물을 제거한다.
포장자동화 공정에서는 세탁기를 자동으로 포장하는 동시에, 자동 점검 시스템으로 액세서리와 부품들까지 제대로 박스 안에 포함되었는지를 확인한다.
제조라인 1층으로 내려가면 트롬 트윈워시 하단의 트롬 미니워시 제조라인이 있다. LG전자는 효율적인 생산공정을 위해 협력회사에서 미리 조립된 반제품 형태의 모듈을 조립하는 모듈화 생산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트롬 미니워시 제조라인은 약 40미터 길이의 컨베이어벨트로 구성되어 있다. 작업자들은 제품의 몸통을 이루는 캐비넷에 모듈형태의 슬림DD모터를 체결해 조립을 완료한다. 이후 라인 작업자들은 2층의 제조라인의 상단 드럼세탁기와 동일하게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포장까지 완료한다.
포장이 끝난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는 각각 수도권,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 25개 도시의 물류창고로 배송된다.
온도변화, 진동크기, 물살세기…엄격한 성능 검증
A1동에서 약 100미터를 이동하면 세탁기 인정 시험동이 있다. 이곳은 연구원들이 설계한 세탁기가 기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는지 검증하는 곳이다.
인정 시험동 2층의 진동시험실은 상단 드럼세탁기에 투입하는 빨랫감의 크기와 재질 등에 따라 세탁기의 진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하는 곳이다. 연구원들은 상단 드럼세탁기에 청바지, 극세사 이불, 두꺼운 겨울 옷 등 진동을 유발할 수 있는 세탁물을 투입한 후 정상 범위를 벗어난 진동이 있는지를 테스트한다.
연구원들은 진동시험실의 바닥 온도를 실제 사용 조건인 영상 5도에서 35도까지 다르게 적용하면서 세탁기를 바닥과 밀착시켜주는 바닥 받침대가 온도에 따라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검사한다.
시험동에는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가 하나의 몸체로 체결된 트롬 트윈워시가 미끄러운 타일, 원목 마루 등 다양한 재질의 바닥 위에 세워져 있다. 연구원들은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에 각각 진동 센서를 부착해 바닥 타입에 따라 진동이 어느 정도로 다른지, 각각의 바닥 타입의 경우 진동 수준이 실제 사용 환경에 부합하는지 등을 검사한다.
진동시험실 옆으로 이동하면 시험포 순환 시험실이 있다. 이곳에서 연구원들은 통돌이 세탁기 블랙라벨에 흰색, 주황색, 파란색 등 5가지 색상의 옷감을 넣고 물살 움직임을 확인하는 세탁 테스트를 한다. 연구원들은 통돌이 내부의 물살로 인해 옷감들이 위에서 아래로 제대로 움직이는지 확인한다. 이를 통해 세탁기 모터에 이상이 없는지, 세탁 코스가 제대로 구현되는지 확인한다.
시험포 순환 시험실 옆에는 이물 투입 시험실이 있다. 트롬 트윈워시를 포함한 LG 세탁기는 이물질이 들어간 채로 세탁기가 돌아가도 세탁기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되어있다. 이물 투입 시험실에서는 빨랫감 속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동전, 라이터, 고무줄 등 9가지의 이물질이 드럼세탁기의 세탁조 안에 들어가도 세탁기의 손상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검사한다.
세탁기 도어 10,000회 개폐 통과해야 합격…가혹한 품질 테스트
제조라인에서 약 100미터 떨어진 곳에 세탁기의 품질을 책임지는 신뢰성 시험동이 있다. 신뢰성 시험동 2층에서는 연구원들이 세탁기 상온 조건 시험, 고온 조건 시험, 과진동 시험, 저온 조건 시험, 도어 개폐수명 등 엄격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뢰성 시험동 2층 입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상온 조건 시험장은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를 체결해 상온에서 제품 내구성을 검증한다. 연구원들은 세탁물의 종류와 용량을 다양하게 구성해 세탁기에 투입한 후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세탁, 헹굼, 탈수, 건조 등을 가동해 발생 가능한 문제가 있는지 꼼꼼히 찾아낸다.
상온 조건 시험에 적용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은 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슈가 발생하는 즉시 연구원들에게 문제가 되는 사항을 알려준다.
고온 조건 시험은 중동이나 열대지방의 기후와 비슷한 고온 다습 환경에 트롬 트윈워시를 노출하고 발생가능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이다. 연구원들은 이런 가혹 조건 하에서 세탁기를 10년 이상 사용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를 시험한다. 또 도어 외관, 도어스위치, 배수펌프, 히터 등 각종 부품에 이상이 없는지를 실시간으로 검사한다. 이슈가 발생하면 연구원들은 즉시 해결책을 찾는다. 저온 조건 시험은 트롬 트윈워시를 극지방의 기후와 비슷한 영하의 온도에 노출하고 동일한 가혹 조건 시험을 진행해 발생가능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이다.
연구원들은 또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를 체결해 두 대의 세탁기를 동시에 운전할 때 발생하는 진동 수준을 체크한다. 이를 위해 실사용 조건보다 진동이 훨씬 강한 과진동 조건을 설정하고 시험한다.
도어 개폐 수명장은 도어 자동 개폐기가 상단 드럼세탁기 도어를 10,000회 이상 반복적으로 여닫는 가혹한 테스트를 통해 도어의 내구성을 검증하는 곳이다. 세탁기 도어는 소비자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이기도 하다.
연구원들은 서랍 자동 개폐기로 하단 미니워시의 서랍을 열고 닫는 테스트도 한다. 이곳에서는 하단 미니워시의 서랍을 앞뒤 연속으로 10,000회 이상 여러 차례 움직여도 제품에 문제가 없는지 시험한다.
LG전자 세탁기생산담당 김철융 상무는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세탁기 제조라인과 엄격한 테스트를 실시하는 시험동은 LG전자 세탁기의 완벽한 품질을 책임진다"며, "세계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세탁기 1위를 수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