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들의 신나는 놀이 축제, '2015 보드게임콘'
[IT동아 안수영 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자녀들과 어떻게 놀아주면 좋을지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많다. 여름 휴가철이 슬슬 끝나가는 시기, 아이들이 새로운 놀잇거리를 원한다면 어떤 것이 좋을까.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즐기기 좋은 놀이문화를 찾는다면, '보드게임'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보드게임은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보드게임 플레이 방법이나 어떤 보드게임이 재미있는지 알고 싶다면, 각종 보드게임 행사에 참여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15일과 16일에 걸쳐서 열린 '2015 보드게임콘' 역시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보드게임 축제다. 2015 보드게임콘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놀이문화 행사다.
16일 보드게임콘 행사장은 보드게임을 즐기러 온 수많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가족들이 함께 즐길만한 행사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지만, 이날 행사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발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주로 초등학생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눈에 띄었으며, 20~30대 젊은층들도 삼삼오오 모여 '루미큐브', '세트'와 같은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국내 최대 보드게임 축제인 만큼, 2015 보드게임콘에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됐다. 주요 행사 중 하나는 국내외 300여 종의 보드게임을 무료로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행사장에 마련된 테이블마다 스텝들이 배치돼,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금세 배울 수 있었다.
또 다른 주요 행사는 게임 실력을 겨뤄보는 보드게임 대회였다. 2015 보드게임콘에서는 이틀에 걸쳐 '티켓 투 라이드', '젬블로Q', '루미큐브', '미니빌' 대회 등이 열렸다. 또한 16일 오후에는 지난 6월부터 전국에서 예선전을 치르고 결선에 진출한 초등학생들이 보드게임 실력을 겨루는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가 펼쳐졌다. 이번 대회는 '우봉고'와 '스플렌더'를 종목으로 했으며, 모든 결선 진출자들은 '바나나몽키'를 상품으로 받았다. 우봉고 결선 대회는 총 88명이 참여했으며, 최종적으로 민다한 학생(초등 고학년부)이, 박지현 학생(초등 저학년부)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특히 민다한 학생은 지난 2014 전국 보드게임 대회에서도 우승한 바 있다.
보드게임 체험존과 대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대행사도 펼쳐졌는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된 보드게임 할인 판매 시간에는 각 보드게임 회사의 부스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중고장터 존도 마련돼 '모노폴리'와 같은 인기 보드게임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미발표한 프로토타입이나 신작 보드게임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예를 들면 해가 뜨기 전에 더 멋진 별자리를 만드는 '별자리 이야기'(박나라), 64장의 타일을 통해 단기 기억력 대결을 하는 게임 '메멘토 콤보'(권용민), 악당이 되어 은행에 있는 돈을 탈취하는 '뱅크잡'(강희원) 등 다양한 게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보드게임 개발 및 이해를 돕는 세미나도 열렸다. 16일 오후에는 젬블로의 오준원 대표가 '보드게임을 개발할 때 하지 말아야 할 5가지'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보드게임 젬블로를 개발하던 과정을 소개했다. 보드게임 대회만큼이나 세미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이들도 많았는데, 특히 학부모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집에서 아마추어 보드게임을 개발해 보는 활동은 자녀들의 창의력,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처럼 다양한 체험존에서 보드게임을 만나보았다면, 행사장에 입장할 때 받았던 리플렛에 체험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체험 스템프를 3개 이상 받으면 행운의 에어볼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오후가 되자 스템프를 채운 이들이 이벤트존 앞에 가득 줄을 섰다. 경품은 우산, 텀블러, 물티슈 등이었는데, 게임존을 체험하고 스템프를 받고, 에어볼을 뽑는 것에 관심을 보인 자녀들이 부모 손을 이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2015 보드게임콘은 게임을 즐기는 참가자들이 즐거워했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행사장에서는 어른아이 너나할 것 없이 게임을 즐기고, 마음껏 웃고 떠들었다. 대회장 바깥에서는 가족들이 게임에 참가한 자녀들을 응원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게임에 집중하는 자녀들을 카메라로 기록하는 부모님들도 있었다. 승부를 겨룬 뒤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 아쉬움에 눈물을 보인 자녀를 위로하는 모습도 있었다.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마음껏 즐길 놀이 문화나 여가 시간이 부족한 요즘, 보드게임 한 판 즐기면서 웃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것이 보드게임이 지닌 가장 큰 힘이리라.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