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휴가엔 방수팩 말고 방수케이스, 라이프프루프 아이폰6용 방수케이스 'Nuud'
[IT동아 이문규 기자] 메르스 사태도 어느 정도 진정되고 이제 곧 휴가철이 다가온다. 산이든 바다든 계곡이든 대형수영장이든 떠날 채비를 할 때다. 당일치기 여행이라도 챙길 게 적지 않다. 특히 물놀이를 대비한 스마트폰 방수용품이 무엇보다 준비 1순위다. 흔히들 '방수팩'이라는 비닐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어 목에 걸고 다닌다. 폰 사용에 약간의 제약은 있지만, 나름대로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국민형 방수용품이다.
헌데 물을 완전히 차단하면서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방수용품은 없을까? 일반 방수팩은 방수만 가능할 뿐 외부 충격은 고스란히 전달되니 야외 활동에 불안함이 없지 않다. 이에 '라이프프루프(LifeProof)' 방수케이스를 소개한다.
라이프프루프는 스마트폰용 보호 케이스로 유명한 미국 브랜드다. 그런 만큼 국제방수규격(IP-68)과 미국 국방부 표준 규격(MIL- STD-810) 등을 통과한 진정한 방수(물)/방진(먼지)/방충격 케이스다. 화려한 겉모습을 자랑하기 위한 케이스가 아니라, 오직 스마트폰을 진정으로 보호한다는 일념 하나에 충실한 케이스다.
완벽한 방수는 기본이고 외부 충격(떨어뜨림 혹은 부딪힘), 먼지 등으로부터 스마트폰을 보호한다. 여기서 소개할 라이프프루프 '누드(Nudd)' 케이스는 스마트폰 액정 화면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완전히 밀봉/밀폐함으로써 스마트폰을 물로부터 보호한다. 방수 케이스인데 화면은 그대로 둔다? 그런데 방수가 가능하다고? 자세히 살펴봐야 하겠다. 여기서는 아이폰6 플러스를 이용한다. 라이프프루프 누드 액정 개방형 케이스는 현재 아이폰6, 6플러스용 제품만 국내 출시됐다.
누드 케이스는 아이폰 앞뒤로 커버를 끼워 맞추는 형태의 케이스다. 완벽한 방수, 방진을 위해서는 꼼꼼하고 확실하게 끼워야 하는데, 제품 설명서를 면밀히 참고할 필요가 있다. 케이스를 끼우기 앞서 방수 테스트를 거치라 권장하니, 혹시 모를 누수 증상을 사전 점검하는 게 좋다.
케이스 하단 가운데 있는 잠금고리를 푼 상태에서, 아이폰을 뒷면 케이스에 잘 맞춰 넣은 후 앞면 케이스를 덮는다. 그리고 강한 힘으로 눌러 앞뒤 커버와 '딸깍' 하는 소리로 정확히 맞물려 끼워지도록 해야 한다. 둘레를 살피며 장착 상태를 다시 확인한 후 하단 잠금고리를 채운다. 마지막으로, 하단 왼쪽에 있는 이어폰 마개까지 돌려 끼우면 방수를 위한 준비가 끝났다. 둘러보면 물이 새 들어갈 것만 같지만, 일단 누드 케이스를 믿어 보자.
그나저나 화면 액정이 여전히 그대로 노출돼 있다. 그냥 이대로 두는 건가? 맞다. 이대로 둔다. 이 상태로 정말 방수가 가능한 걸까?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지만, 일단 누드 케이스를 믿어 보자. 아울러 누드 케이스는 액정 보호 필름도 추가 제공하니 이를 부착하는 게 좋다. 다만 어디까지나 이 필름은 흠집 방지용이지, 방수용/충격방지용은 아니다. 보호필름은 붙이기가 그리 어렵진 않다.
누드 케이스를 부착한 상태는 본래의 아이폰보다 약간 커지고 약간 두꺼워졌을 뿐 사용에 크게 지장 있을 정도는 아니다. 경쟁사의 '노트' 시리즈에 케이스를 씌운 거라 보면 된다. 방수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꽁꽁 싸매고 다니면, 처음 상태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아이폰의 미려한 디자인은 포기해야 한다(다른 이들은 아이폰인지 모를 수 있다).
아이폰 좌우측 볼륨 버튼, 무음/소리 스위치, 전원 버튼, 홈 버튼 등 모든 버튼 및 스위치도 정상 동작한다. 홈버튼 부분에는 방수를 위해 얇은 비닐막이 씌어 있는데 기특하게도 지문 인식도 된다(단 케이스 없을 때보다는 지문 인식률이 다시 떨어진다).
자, 이제 휴가지에 도착했다 가정하고 누드 케이스가 꽉 잡고 있는 아이폰을 물에 담가본다. 액정이 버젓이 노출된 상태라 내심 불안하긴 하지만, 앞서 단언한 대로 누드 케이스를 믿어 본다.
하단 잠금고리, 이어폰 마개의 잠금상태를 다시 한번 확인 후 물에 빠뜨린다(둘 중 하나라도 열려 있으면 아이폰 완전 물 먹는다). 몇 방울의 기포가 생기더니 아무 변화 없이 화면은 그대로 켜져 있다. 물 속에서 작동 버튼을 눌러도 이상 없이 동작한다. 물론 물 속에서 화면 터치는 반응하지 않는다. 정전식 터치 방식은 물 속에서 무력하기 때문이다. 액정 끄트머리 틈새로 물이 새어 들어갈 듯 싶은데, 기포가 발생하지 않는 걸로 봐서 그러지 않는 모양이다.
이제 아이폰을 물어서 잠시 꺼내 액정 물기를 스윽 닦아내고 동영상을 재생한 후에 다시 물 속에 넣어본다. 결과는? 역시 문제 없이 재생된다. 30여 분을 담가놔도 끄떡없다. '국제방수규격'이 괜한 게 아닌가 보다. 바닷가, 계곡, 수영장은 물론 목욕탕, 사우나에도 이제 당당히 아이폰을 들고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신기하면서도 대견한 케이스다.
물놀이하며 이어폰을 사용하고 싶다면, 제품에 함께 동봉된 이어폰 연장 커넥터를 연결하면 된다. 이 커넥터를 케이스 하단 이어폰 구멍에 맞춰 돌려 끼우고 이어폰을 연결하고 음악을 들으면 된다. 단 방수 이어폰이 아니라면 이어폰 자체가 물에 닿으면 안 되겠고. 애당초 이 커넥터를 쓰지 않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아울러 물 속에서도 전화 통화는 일부 가능하다. 다만 물 속에서는 내 목소리가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누드 케이스는 생활방수 케이스지 수중통화용 케이스는 아니다.
잔뜩 긴장하며 물에 담갔지만 방수 효과는 믿음직스러웠다(다행히도). 물에서 꺼내 케이스를 열어 봐도 물 한 방울 혹은 어떠한 물기 흔적도 없다. 액정은 물에 그대로 닿지만 그로 인한 이상 증상은 발생하지 않았다(물 속 액정 터치는 불가해도 홈버튼 지문 인식은 가능하다). 이런 수준의 방수 기능이라면 사실상 어느 휴가지를 가든 '스마트폰 익사' 걱정은 완전히 덜어낼 수 있을 듯하다.
아이폰을 단단하게 꽁꽁 싸매고 있는 터라 낙하에 따른 충격방지도 어느 정도 가능하겠다. 제품 설명서에 따르면, 누드 케이스는 수심 2미터에서 한 시간 동안 잠수가 가능하고, 2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기능이 유지된다(차마 그 높이에서 떨어뜨려보진 못했다). 다만 액정이 노출된 상태라 액정에 정면으로 가해지는 충격에는 속수무책이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목에 걸 수 있는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으니, 놀이 중 휴대에 대해서는 알아서 구상해야 겠다.
끝으로, 일단 장착된 누드 케이스는 손으로 해서는 좀처럼 열기 힘들다. 우격다짐으로 힘으로 열려 하면 케이스가 부서지거나 손이 다칠 수 있다. 케이스를 열 때는 우선 잠금고리를 푼 다음 하단 오른쪽 모서리에 동전을 넣어 케이스를 두 쪽으로 분리하면 손쉽게 열 수 있다.
라이프프루프 누드 케이스는 현재 아이폰6, 6 플러스용 제품만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은 각각 8만 원대, 9만 원대로, 강력한 방수, 방진, 충격방지 기능에 걸맞게 일반 방수팩보다는 가격이 좀 세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