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선 없이 듣는 무손실 음원, SK텔레콤 UO 링키지
[IT동아 강형석 기자] 무선의 편리함은 오디오 장치에도 큰 영향을 줬다. 케이블을 쓰는 쪽이 무선보다 음질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걸리적거리는 선이 없으니 자연스레 손이 가는 것이다. 이제 하이파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면 이어폰, 헤드셋, 오디오 등에 무선이 없을 때 허전함까지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무선에서 고음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반 블루투스가 전달하는 오디오 대역은 330kbps 정도로 잘 해봐야 CD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MP3 음원 정도를 재생하기에 적당하지만 대역폭과 용량이 큰 무손실 음원(FLAC)을 재생하기엔 부족하다. 고음질 음원 재생을 무선으로 구현한 것이 소니가 제안한 LDAC 정도지만 타 기기에서 쓸 수 없다는 제한이 있다.
반면, 지금 소개할 SK텔레콤의 UO 링키지(Linkage) SA200은 무선의 한계를 블루투스가 아닌 와이파이로 해결하고자 한 휴대용 하이파이 스피커다.
단순하지만 감각적인 디자인
온갖 기교를 부린 화려함 보다, 단순하게 그려진 라인과 화이트/베이지 색상의 조합은 부드러운 인상을 심어준다. 색상은 기본적으로 타이탄과 브라운, 화이트 등 3가지가 있다. 전체적인 실루엣 자체는 무난하지만 스피커 유닛부를 가로지르는 3개의 가로 선이 입체적으로 마감된 점이 특징이다. 전반적인 마감 수준은 높으며, 측면과 바닥은 원목 느낌을 준다.
크기는 길이 19cm, 높이 6cm, 폭 5.24cm 가량으로 휴대하기에 적당한 수준이다. 무게는 조금 묵직하게 느껴지는데, 배터리나 재질의 질감 등을 감안하면 과하다는 느낌은 아니다.
UO 링키지의 인터페이스는 단순하다. 버튼이라고 해봐야 우측면에 있는 전원 버튼이 전부. 나머지는 상단의 터치 패널이나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필요하면 간단하게 터치만 하도록 되어 있어 버튼을 하나하나 누르는 것 보다 편하다. 인식률 또한 좋은 편인데, 음량 조절 부분은 익숙해지지 않으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터치 인터페이스는 매우 직관적이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스마트폰에 쓰는 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한 손가락으로 조작하면 음량이, 두 손가락을 쓰면 음원 이동이 되는 식이다. 처음에는 약간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적응만 되면 금세 다룰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기능을 터치 패널에 구현해 줬으면 더 편하게 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음량 조절 패널 옆에는 무선과 다른 서비스 조작을 위한 터치 패널이 자리한다. 기기간 무선 연결을 하거나 모드를 변경할 때 누르는 시간이나 횟수 등으로 조작하는 구조다. 확인은 파란색이나 주황색 등 색상 변경으로 알게끔 만들었는데, 사용설명서를 한 번 봐야 이해가 될 것이다.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과 외부 연결 단자, 전원 입력 단자 등으로 구성된 후면부도 단순하다. 다분히 야외에서 무선 연결이 되지 않거나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용자를 어느 정도 고려한 구성이다. 마이크로 SD 카드에 무손실 음원 파일을 넣어도 재생되도록 설계했다.
음원은 FLAC 외에도 AAC, MP3, WAV, WMA, OGG 등을 지원한다. 무손실 음원은 24비트, 192kHz에 대응하는 점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이나 플레이어는 해당 기기가 무손실 음원을 지원한다면, 와이파이로 연결해 재생하도록 하면 된다.
무선은 기본적으로 와이파이(Wi-Fi) 방식이다. 타 공유기에 UO 링키지를 연결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쓰는 방법도 가능하다. 애플 에어플레이, DLNA, 미라캐스트(스크린 미러링),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도 지원한다. 여기에만 대응하면 어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연결할 수 있다. 대신 미라캐스트는 일부 호환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으니 대응 제품을 사용설명서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와이파이를 선택한 것은 무손실 음원 재생을 위해 대역폭이 낮은 블루투스보다 와이파이가 더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전송 대역은 무손실 음원 데이터를 주고 받기에 충분하지만 실제로 음원 재생 코덱은 328kbps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니가 제안한 LDAC도 990kbps 수준이다.
반대로 와이파이라면 수십~수백Mbps 이상 대역폭이 제공되므로 무손실 음원 정도는 어렵지 않게 재생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한 전파 범위도 넓은 편이어서 활용도 또한 비교적 나은 편이다. 여기에 UO 링키지 SA200은 최대 10대 장비 연결을 지원해 서라운드 사운드까지 재생 가능하게 했다.
크기와 반비례한 사운드에 놀라다
UO 링키지 SA200의 음질을 경험할 차례. 이 제품은 애플 에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등을 지원한다. 때문에 테스트 역시 두 기기를 가지고 진행하게 됐다. 장비는 갤럭시 노트 10.1 2014 에디션, 아이폰 6이 준비됐다. 무손실 음원은 마이크로 SD 카드에 별도로 음원을 넣어 재생하기로 했다.
일단 와이파이 다이렉트로 연결하는 과정은 애플 아이폰이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반대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나 타사 제품은 와이파이 연결이 비교적 매끄럽게 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갤럭시 노트 10.1 2014 에디션은 무손실 음원까지 아니더라도 320Kbps MP3 음원으로 청음을 실시했다.
제조사 측 자료에 따르면, 스피커에는 2개의 네오디뮴 풀레인지 유닛이 탑재되어 있다. 유닛당 5W의 출력으로 제품의 높이(60mm)를 감안하면 약 40mm 크기의 드라이버가 채택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최적의 패시브 설계를 통해 노이즈를 줄이고 표현력을 높였다고 한다.
실제로 들어 봤을 때에도 굳이 무손실 음원이 아니었어도 일반 블루투스 기반 무선 스피커와는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특히 고음 재생 능력이 좋다. 저음도 과하지 않고 적당하게 때려 줌으로써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 SD 카드에 넣은 무손실 음원 재생 능력도 수준급이다. 대신 앞뒤로 뚫려 있는 특유의 구조 때문인지 공간감 자체는 부족한 인상을 줬다. 이는 스피커의 다중 연결로 해결이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무선(와이파이) 기준 약 4시간 20분 가량으로 무난한 편이다.
하지만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동급 대비 좋은 소리를 들려주지만 거치형 하이파이 오디오와 비교하면 곤란하다는 것. 각각의 쓰임새와 활용도를 잘 따지고 선택해야 할 것이다.
< 링키지 안드로이드 앱의 화면. >
UO 링키지는 애플과 안드로이드 모두 전용 앱이 제공된다. 기기와 연결이 된 상태라면 어떤 방식으로 연결이 됐는지, 충전 상태는 어떠한지는 기본이고 알람이나 펌웨어 등의 정보도 표시된다. 마이크로 SD 카드가 연결되어도 화면에 표기되고 어떤 곡이 있는지도 볼 수 있다. 링키지 앱은 무엇보다 충전 상태나 기능적인 부분이 충실한 것이 긍정적이다.
기타 휴대폰이나 인터넷 라디오 기능도 지원하고, SK텔레콤의 음원 서비스인 멜론도 쓸 수 있다. 다만 앱을 쓰지 않고도 자체 플레이어에서 음원을 재생하도록 지원하면 만족도가 더 높을 듯 하다.
어디서나 함께하는 고음질 사운드
SK텔레콤 UO 링키지 SA200은 무선으로 언제 어디서나 고음질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무손실 음원 지원에 어울리는 울림통은 휴대 무선기기라는 제품 장르의 특성을 감안하면 기본기 자체가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자칫 뻔할 수 있는 디자인에 어느 정도 변화를 줘 자신만의 정체성을 품은 점도 좋은 부분 중 하나다.
하지만 가격은 29만 9,000원으로 흔히 판매되는 휴대용 무선 오디오들과 비교하면 조금 높은 편이다. 물론, 고가 명품 브랜드들의 동급 스피커와 비교하면 음질은 비슷하거나 조금 낫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에 20만 원대 초반대 가격이었다면 더 경쟁력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설픈 저가 블루투스 포터블 스피커로 귀가 지쳤다거나, 야외나 실내에서 쓸 괜찮은 무선 스피커를 찾는 소비자라면 SK텔레콤 UO 링키지 SA200의 가치는 분명하다. 그러나 하이파이 포터블 스피커라고 해서 유선의 그것을 생각한다거나, 유선 선호자 또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어서 이 창을 닫고 다른 이어폰이나 스피커를 찾아 보시라.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