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의 세계] 6번째는 안 돼! '젝스님트'
젝스님트 (1994) <출처: divedice.com>
"복불복이여 영원하라! 나만 아니면 돼!"
2007년, 전국을 뒤흔든 이 한마디. 개성 있는 6명의 연예인들이 똑같은 음식을 하나씩 들고 안절부절 못한다. 매운 소스가 들어간 음식을 골랐다면 꼼짝없이 추운 야외에서 밤을 지새야 하는 상황. 음식을 입에 넣자마자 3명은 입 안에 몰아치는 강렬한 매운 맛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좌절하고, 나머지 3명은 서로 부둥켜 안고 환호를 지른다.
이와 같은 복불복 게임의 재미, 그리고 전략적인 두뇌 회전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보드게임 '젝스님트'를 소개한다. 1996년 멘사 셀렉트(Mensa select)로 선정된 젝스님트는 '6번째는 안 돼요'라는 의미다. 젝스님트를 접하면 "이것보다 이 게임을 잘 표현한 문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6번째 카드를 냈을 때의 절망, 누군가 6번째 카드를 냈을 때의 환희. 나로 인해 다른 플레이어들이 득을 볼 때의 억울함, 다른 사람 덕에 구원받을 때의 안도감. 이 작은 상자 속 불꽃 튀는 심리전을 함께 느껴보자.
6번째만 아니면 돼!
젝스님트는 숫자 1부터 104까지 표시된 카드를 사용하는 게임이다. 먼저, 카드를 잘 섞고 각각 10장씩 나눠 갖는다. 자신이 받은 카드는 남에게 보이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남은 카드 중 4장을 중앙에 펼쳐 세로로 놓는다. 이제 게임을 시작할 차례다.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들은 손에서 카드 한 장을 골라 비공개로 바닥에 엎어둔다. 모든 플레이어가 준비가 되면 동시에 카드를 뒤집어 공개한다. 가장 낮은 숫자를 낸 플레이어부터 규칙에 따라 카드를 배열한다.
수의 범위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divedice.com>
카드를 내려놓는 규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카드는 반드시 오른편에 놓아야 하며, 숫자 오름차순 순서대로 놓는다(더 큰 숫자가 오른쪽에 있으면 된다).
둘째, 펼쳐진 4장의 카드 중에서 숫자의 차이가 가장 적은 줄에 카드를 놓아야 한다.
_낮은 숫자부터 차례대로 배치하되 6번째 카드를 놓는 사람은 벌점을 받는다. <출처: divedice.com> _
즉, 플레이어들의 카드는 중앙에 놓인 4줄의 카드 오른쪽에 오름차순으로 배열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단순히 카드를 배열하기만 하면 될까? 아니다. 여기서 '6번째만 아니면 돼!'라는 말을 떠올려 보자.
만약 어느 한 줄에 6번째 카드를 놓게 되면, 6번째 카드를 내려 놓은 플레이어는 앞에 있는 카드 5장을 모두 가져와야 한다. 그리고 이번에 놓을 6번째 카드를 첫 번째 카드로 해서 새로운 줄을 만든다. 만약 자신의 숫자가 너무 낮아 어디에도 갈 수 없다면, 그럴 때도 한 줄을 택한다. 그리고 해당 줄에 있는 카드를 모두 가져오고, 자신의 카드를 새로운 시작 지점으로 놓는다. 이렇게 벌칙으로 가져온 카드들은 자기 앞에 별도로 모아둔다.
각 카드의 상단에는 작은 소 머리가 1개에서 7개까지 그려져 있는데, 게임이 종료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의 소 머리 개수를 확인해 벌점을 받는다. 즉, 카드를 가져오는 행동, 6번째 카드를 놓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플레이어가 위험을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카드를 내려놓을 때마다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게 된다.
모든 플레이어가 열 번에 걸쳐 손에 있는 카드 10장을 모두 사용하면 라운드가 종료되며, 자신이 가져온 카드를 계산해 기록한다. 누군가 66점의 벌점을 받으면 게임이 끝나고, 가장 적은 벌점을 가진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승리한다.
더 재미있게 즐기는 변형 규칙
젝스님트는 기본 규칙이 간단하고 탄탄한 만큼, 다양한 변형 규칙이 있다. 어떤 변형 규칙을 적용해도 젝스님트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데,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변형 규칙 두 가지를 소개한다.
변형 규칙 '카드 수 줄이기'를 적용하면 보다 전략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출처: divedice.com>
첫 번째 소개할 변형 규칙은 '카드 수 줄이기'다. 모든 카드를 사용하는 대신, 인원수 X 10 + 4장에 해당되는 숫자 카드만을 사용한다. 즉, 4명이 한다면 1~44번 카드만 사용한다. 이렇게 제한된 양의 카드만 사용하면, 모든 카드가 예상 가능 범위 내에서 나오게 되며 카드 카운팅(Card Counting)이 가능해진다. 모두가 카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기에 게임이 전략적으로 바뀐다. 기본 규칙에서 느껴지던 긴장감이 대폭 높아진다.
두 번째 소개할 변형 규칙은 '카드 드래프팅(Card drafting)'이다. 카드를 10장씩 나눠주고 중앙에 4장을 배치하는 대신, 모든 카드를 중앙에 펼쳐놓고 돌아가며 1장씩 가져간다. 모두 10장씩 가져간 뒤, 남은 4장의 카드를 중앙에 두고 게임을 시작한다. 이 규칙은 전략적인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며, 특히 상대방 카드를 쉽게 외울 수 있는 2인용 게임에 적합하다.
소머리 게임들
젝스님트는 그 인기만큼 다양한 버전과 스핀오프 작품도 등장했다. 모두 같은 작가의 게임이긴 하지만, 젝스님트 시리즈는 게임 시스템보다는 게임 배경의 유사성이 더 강하다. 때문에 이 게임들은 흔히 '소 머리 게임'으로 일컬어진다.
젝스님트는 영어로 테이크 6!(take 6!)라고도 불리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 표현은 틀렸다. 젝스님트의 게임 규칙은 6장의 카드를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6번째 카드가 놓였을 때 5장의 카드를 가져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 점 때문에 젝스님트는 '테이크 5'라고도 불리는데, 젝스님트의 작가는 같은 이름, 비슷한 디자인의 다른 게임을 출시해 이 이름으로 젝스님트를 지칭하면 혼동을 준다.
테이크 5!(Take 5!, 1998) <출처: divedice.com>
플레이어들은 둥글게 배열된 카드 줄에 자신이 내는 카드들을 숫자에 맞춰 붙여 나간다. 한 열에 5번째 카드가 놓이면 해당 열에 있는 카드들을 가져간다. 이 때 카드의 녹색 소머리는 플러스 점수가 되고, 적색 소머리는 마이너스 점수가 된다. 즉,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열이 어떤 것인지 잘 살펴보고, 자신의 카드를 요령 있게 붙여나가야 하는 게임이다.
젝스님트는 게임판을 포함한 형식으로도 제작됐다. 바로 젝스님트 발매 10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황소 뿔의 춤'이다.
황소 뿔의 춤 (Tanz der Hornochsen!, 2004) <출처: divedice.com>
이 게임은 젝스님트와 달리 1부터 99까지의 숫자 타일을 사용한다. 게임판에 그려진 12개의 열 중에서 4개의 열을 사용하며, 하나의 열이 완성되면 다른 열을 사용하는 것이 독특하다. 게다가 6장의 카드가 놓여야 벌점을 받는 젝스님트와 달리 3칸, 4칸, 5칸 등 벌점을 획득하는 지점을 다르게 배치해 고민을 늘렸다.
추가로 마이너스 점수를 받는 칸, 타일을 2개씩 내야 하는 칸, 플러스 점수를 받는 칸, 정보를 공개하고 진행하는 칸 등 게임판을 재미있게 활용해 젝스님트 보드게임의 특색을 살렸다.
젝스님트 주니어는 벌점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카드를 많이 가져가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으로 규칙을 수정한 게임이다. 숫자 대신 동물을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 게임에서는 차례마다 1장씩 서로 다른 동물을 한 열에 배치하면서, 6개의 동물을 모아 가져가야 한다. 젝스님트처럼 다양한 추가 규칙이 마련돼,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적합한 게임 난이도를 적용할 수 있다.
젝스님트 주니어(6 nimmt! Junior, 2009) <출처: divedice.com>
2010년에 발매된 엘프님트는 젝스님트와 달리, 손에 있는 모든 카드를 버리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게임을 시작할 때 10장의 카드를 손에 들고, 자기 차례가 되면 카드 더미에 카드를 내려놓는다. 이 때 내려놓는 카드의 숫자가 카드 더미 맨 위의 카드 숫자와 11 이상 차이가 나면 내려놓을 수 없고, 더미의 카드를 모두 손으로 가져와야 한다.
엘프님트(11 nimmt!, 2010) <출처: divedice.com>
또한, 누군가 카드 더미를 손으로 가져가면, 카드 더미를 하나씩 더 만든다. 카드 더미가 늘어남에 따라 게임의 진행 속도는 점차 빨라진다. 카드 더미를 손으로 가져간 사람은 황소 카드를 받으며, 황소 카드가 있으면 자기 차례에 카드를 여러 장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를 받는다. 따라서 오히려 전략적으로 카드 더미를 가져갈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손에 든 카드를 가장 먼저 내려놓는 사람이 승리하며, 나머지 플레이어들의 경우 손에 있는 카드가 모두 마이너스 점수가 된다. 이렇게 플레이어의 수만큼 라운드를 진행해 가장 적은 마이너스 점수를 받은 플레이어가 최종 승리한다. 게임 후반에 여러 장의 카드를 한 번에 내려놓는 묘미가 돋보이는 게임이다.
불렌파티는 숫자 1부터 100까지의 카드를 사용해 카드에 표시된 소머리를 모아야 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가져온 카드를 이용해 점수 더미를 만들어야 한다. 오름차순이 되도록 카드 더미를 만들면 된다. 다만, 카드 더미는 여러 개를 만들더라도 플러스 점수가 되는 것은 한 더미뿐이다. 따라서 점수 더미를 신경 써서 만들어야 한다.
불렌파티(Bullenparty, 2012) <출처: divedice.com>
원하는 카드를 획득하려면 젝스님트와 같이 동시에 카드를 내려놓고 다른 플레이어와 눈치 싸움을 벌여야 한다. 그래서 더미를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불렌파티는 여러 가지 요소를 잘 버무린 웰메이드 카드 게임으로, 예전보다 세련된 황소 그림이 눈길을 끈다.
워킹데드 카드게임은 2013년 미국의 유명 좀비 드라마 '워킹데드(Walking Dead)'를 배경으로 제작된 게임이다. 이 게임의 숫자 카드는 모두 드라마에 등장하는 좀비로 구성되어 있다. 젝스님트와 같은 규칙으로 진행하며, 가급적 좀비 카드를 덜 가져와야 한다.
워킹데드 카드게임(The Walking Dead Card Game, 2013) <출처: boardgamegeek.com>
이 게임에는 히어로 카드가 6장 포함되어 있어, 새로운 규칙으로도 즐길 수 있다. 히어로 카드는 각각 새로운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 때는 좀비 카드를 많이 사냥(획득)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아쉽게도 좀비 카드의 사진이 충격적인 것이 많아 가족과 함께 즐기기는 어렵지만, 워킹데드의 팬이라면 즐겁게 한판 할 수 있다.
젝스님트 20주년 기념판(2014) <출처: divedice.com>
2014년에 발매된 젝스님트 20주년 기념판에는 화려한 일러스트를 가진 10장의 카드가 추가됐다. 0.0부터 0.9까지 소수점이 그려진 이 카드는 게임에 큰 변화를 주진 않지만,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벌점 카드를 가져가는 상황을 자아낸다. 예를 들어 44번 카드 다음에는 45나 46번 카드가 오기 마련인데, 44.1나 44.3 등의 카드가 있다면 소수점 차이로 카드 더미를 가져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간발의 차이로 웃고 우는 상황이 펼쳐진다.
한 끗 차이로 벌점을 먹는 것도 모자라 소수점 차이로 벌점을 가져갈 때의 억울함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출처: boardgamegeek.com>
젝스님트의 탄생과 수상 이력
볼프강 크라머(Wolfgang Kramer)는 독일의 대표적인 보드게임 디자이너다. 한해 최고의 게임에 수여되는 독일 올해의 게임상(Spiel des Jahres)를 무려 5번이나 거머쥔 작가다.
볼프강 크라머와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수많은 게임들. <출처: kramer-spiele.de>
볼프강 크라머는 많은 게임 아이디어를 수첩에 적어놓았는데, 젝스님트도 그 중 하나였다. 그는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카드게임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시작했는데, 그의 아내가 옆에서 조언자이자 플레이 테스터로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젝스님트의 프로토 타입은 보드게임의 형태로, 6개의 줄에 8개의 칸을 가진 게임이었다. 볼프강 크라머는 게임의 기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숫자의 범위와 마이너스 점수의 범위를 여러 번 테스트했다. 이 결과, 그는 4개의 줄과 6개의 칸이 가장 좋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리고 몇 가지 요소에 집중하면서 카드 게임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완성된 프로토 타입은 테스트에서 큰 재미를 주었지만, 그는 계속 규칙을 발전시키고자 애썼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다른 플레이 테스터들에게 프로토 타입을 건네준 적이 있었는데, 그 누구도 이 게임이 출판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그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게임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원래 프로토 타입을 많이 만드는 타입이 아니었는데, 이 실수로 다른 사람이 이 게임을 출판할까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젝스님트의 개발은 1993년 3월까지 진행됐고, 이 때 현재의 규칙과 거의 동일하게 완성됐다. 그는 이 게임을 들고 한 출판사에 방문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는 4월에 다른 보드게임 제작사를 찾아갔는데, 그 회사가 바로 아미고(AMIGO Spiel + Freizeit GmbH)였다. 이 게임의 잠재력을 알아본 아미고의 담당자는 서둘러 계약을 권유했고, 그도 흔쾌히 계약을 맺었다. 이 때가 5월 초였다.
계약이 이루어지자 볼프강 크라머는 게임의 테마와 제목에 신경쓰기 시작했다. "좀도둑 독수리", "젝스님트", "Take it easy", "do not worry" 등 30개가 넘는 제목 리스트가 작성됐다. 그리고 마이너스를 대표할 심볼을 결정하기 위해 그는 당나귀, 낙타, 염소, 양, 소, 양 머리, 멍청이, 바보, 신데렐라 등 자료를 열심히 조사했다.
7월이 되자 그는 아미고 담당자에게 그의 조사결과를 보냈다. 그가 가장 선호했던 것은 "젝스님트"라는 제목과 이 게임의 부제 "멍청이를 위한 게임은 없다(No game for blockheads)"였는데, 아미고 담당자도 이 제목과 부제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 부제는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쉽게 각인돼 판매에 도움이 됐다. 게다가 비즈니스 회의에서 구매 담당자들이 이 부제를 보고 쉽게 대전을 신청해 오는 덕에 홍보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아쉽게도 한국어판에는 이 부제가 빠졌다.
젝스님트의 1994년판 박스 이미지. <출처: boardgamegeek.com>
젝스님트는 프란츠 포빈켈(Franz Vohwinkel)의 그래픽 작업과 함께 규칙을 완성한 1994년 2월, 독일 뉘른베르크 토이 페어(Nurnberg Toy Fair)에서 첫 선을 보였다. 그리고 1994년 한 해, 이 게임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1994 독일 게임상(1994 Deutscher Spiele Preis)을 수상하고, 독일 올해의 게임상 추천작(1994 Spiel des Jahres Recommended)으로 선정됐다. 이후로도 상복이 끊이지 않았다.
1994 Deutscher Spiele Preis Best Family/Adult Game Winner
1994 Fairplay À la carte Winner
1994 Spiel des Jahres Recommended
1996 Mensa Select Winner
2005 Hra roku Nominee
2006 Japan Boardgame Prize Best Japanese Game Nominee
2008 Juego del Año Finalist
사실 볼프강 크라머와 그의 아내는 젝스님트의 그래픽 디자인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젝스님트의 판매가 시작되고 2년이 흐르자, 그들의 생각은 달라졌다. 젝스님트의 디자인은 현대적이었고, 특별했으며, 이 때문에 다른 카드 게임들 사이에서 쉽게 눈에 띄는 이점이 있었다.
젝스님트의 디자인은 발매 후 재평가를 받았다. <출처: divedice.com>
젝스님트는 간단하지만 짜임새 있는 규칙과 예쁜 디자인으로, 2014년까지 20년간 약 270만 개가 판매됐다. 현재도 20개 이상의 언어로 5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젝스님트의 인기 비결
젝스님트는 간결한 규칙에 비해 막연한 고민을 안겨준다. 처음 하는 사람들은 "6번째에 카드를 놓지 않는 게 얼마나 어렵겠어?"라며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이윽고 바닥에 한 가득 깔린 벌점 카드를 보고 손을 멈칫거리게 된다. 그리고 어느 새 신중히 카드를 고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 카드를 내도 벌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고, 저 카드를 내도 벌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간신히 마음을 정하고 카드를 1장 고른 뒤 비공개로 내려놓는 순간까지도, 이게 과연 옳은 판단인지 고민이 된다. "다시 카드를 바꿀까?”하는 순간, "하나, 둘, 셋!"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카드가 뒤집힌다. 내 카드로 다른 플레이어들을 도와주게 되면 "다른 카드를 낼 걸”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지뢰가 가득한 이 상황에선 대체 무슨 카드를 내야 할까 <출처: divedice.com>
젝스님트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한 번 시작하면 금세 몰입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어리다고 해서 어른보다 못할 것도 없으며, 초보자라 할지라도 경험자를 넘어설 수 있다. 날카로운 직감이 있다면, 순간의 판단 실수로 무너지는 어른들과 '설마'에 발목 잡혀 무너지는 경험자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젝스님트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공평하게 이길 기회가 주어진다. 이것이 바로 젝스님트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글 / IT동아 보드게임 필자 김상민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캐스트 게임의 세계: 보드게임의 세계(http://navercast.naver.com/list.nhn?cid=2883&category_id=2883)에 함께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