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극한의 환경을 버텨라, 푸고 블루투스 스피커
[IT동아 이상우 기자] IT아웃도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등산이나 캠핑은 물론, 더위를 식히기 위해 강과 바다로 여행을 떠날 시기다.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한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의류나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캠핑용품 등만 봐도 다양하고 색다른 제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아웃도어 열풍은 IT 기기 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방진/방수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 케이스, 휴대성을 높인 초소형 빔 프로젝터, 배터리를 내장한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아웃도어용 IT 기기에게 필요한 성능은 무엇일까? 많은 것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내구성을 빼놓을 수는 없다. 야외에서는 기기를 실수로 떨어트렸을 때 깨질 위험이 실내보다 크다. 기기를 놓는 자리가 대부분 불안정하고, 바닥에는 돌처럼 딱딱한 물체도 많기 때문이다. 또, 물웅덩이나 흙먼지에 빠트릴 수도 있으니 일정 수준 이상의 방진/방수 기능도 필요하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IP67 등급의 방진/방수 성능과 영하 10도에서도 작동하는 결빙 방지 기능 그리고 내충격성을 갖춘 '푸고(FUGOO) 블루투스 스피커'다.
IPXX 등급에서 앞자리 숫자는 방진 등급을, 뒷자리 숫자는 방수 등급을 나타낸다. IP67이라는 의미는 최고 등급의 방진(6) 기능을 통해 모든 먼지로부터 제품을 완전하게 보호하며, 아주 높은 등급의 방수(7, 최고 등급은 8) 등급을 통해 15cm~100cm 사이의 수심에서 제품을 보호한다는 의미다.
푸고 블루투스 스피커는 이처럼 뛰어난 방진/방수 성능을 갖췄다. 수심 1미터에서 최대 1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굴려도 제품 작동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필자는 공원 분수대에 제품을 놓고 사용했는데, 스피커 위로 물이 쏟아져도 작동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다음은 흙으로 된 바닥에 스피커를 굴려봤다. 표면이 흙투성이가 됐고, 표면에 있는 그물망 사이에도 흙이 끼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작동했다. 특히 방수 기능 덕분에 흐르는 물에 제품을 잘 씻기만 하면 마치 새 제품처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진흙이나 소금물이 묻어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진/방수 기능 덕분에 여름철 야외 수영장이나 바닷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내장 마이크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의 '시리'나 '구글 나우' 같은 음성 인식 기능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스마트폰을 물 가까이 가져올 필요도 없다(단 블루투스 연결은 10m 이내의 거리에서만 작동한다).
푸고 블루투스 스피커의 또 다른 특징은 360도 모든 방향으로 소리를 내보내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스피커는 스피커 유닛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소리를 내뿜는 '지향성 스피커'다. 그런데 최근 등장하는 일부 스피커는 스피커 유닛을 비스듬하게 놓고, 유닛 전면에 반구 모양의 기구를 장착해 사방으로 소리를 퍼트리는 '무지향성' 디자인을 적용한다.
그런데, 푸고 블루투스 스피커는 이러한 방식 대신 아주 '정직한' 방식을 사용해 사방으로 소리를 낸다. 앞, 뒤, 좌, 우 4 방향에 모두 스피커 유닛을 장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스피커 주변 어느 곳이든 소리를 고르게 전달한다. 2개의 트위터(고음역을 담당하는 스피커), 두 개의 미드우퍼(중저음역을 담당하는 스피커)를 갖췄으며, 여기에 패시브 라디에이터라는 저음 전담 스피커 2개까지 총 6개의 스피커를 갖췄다.
다양한 케이스와 보조 액세서리를 갖춘 것 도 특징이다. 방진/방수 기능을 갖춘 '코어 유닛'에 다양한 케이스를 입혀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푸고 스타일 케이스'는 세련된 외관과 다양한 색상 그리고 휴대성을 갖춘 케이스다. '푸고 스포츠 케이스'는 표면 방수 기능과 우레탄 소재의 표면 처리로 접지력을 높인 케이스다(이번 리뷰에 사용한 제품이다). '푸고 터프 케이스'는 방진/방수에 내충격성까지 더한 케이스다.
다양한 보조 액세서리 역시 다른 블루투스 스피커와의 차별점이다. 자전거나 오토바이 등에 장착할 수 있는 바이크 마운트, 기둥 형태의 물건이라면 어디든지 장착할 수 있는 스트랩 마운트,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멀티 마운트 등이 있으며, 이러한 케이스와 보조 액세서리는 별도로 구매해서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 선택 폭이 넓다.
외부 버튼은 크게 음량 조절, 재생/일시정지, 전원, 블루투스 패어링 등이 있다. 모두 물리버튼이기 때문에 물에 젖은 상태에서도 오작동하지 않으며, 외부에 크게 돌출돼 있어 작동도 용이하다. 가운데 있는 재생/일시 정지 버튼을 오래 누르면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음성 인식 기능이 작동한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곡탐색 기능 버튼이 없는 점이다.
충전은 일반 스마트폰과 동일한 마이크로USB 단자를 사용한다. 제품 측면에 있는 단자에 충전기를 연결하면 충전이 시작되며, 완전 충전에는 약 4시간 정도 소요된다. 푸고가 밝힌 배터리 지속시간은 약 40시간이다.
음원 기기와 연결하는 방식은 블루투스와 음성 입력 단자 두 가지다. 또한, 고효율 압축 코덱인 apt-X를 지원한다. 만약 음원 기기가 apt-X 코덱을 지원하고, 고음질 음원을 가지고 있다면 블루투스로 연결해도 유선 연결 못지않은 음질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푸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용하면서 한 가지 개선해야 할 점도 보인다. 외부에 직접 노출된 음성 입력 단자와 충전 단자다. 아웃도어용 제품인 만큼 물과 먼지에 그대로 노출되는데, 이러한 것이 단자 내부에 쌓이면 충전이 안되거나 유선 연결 시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사용할 때마다 깨끗하게 닦아내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는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다. 만약 별도의 고무 마개 등을 제공했다면 이러한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으리라.
제품 가격은 2015년 6월 중순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약 24만 원(푸고 + 스타일 케이스 기준)이다. 여기에 각 케이스나 액세서리는 3~5만 원 정도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일반 실내용 스피커보다 비교적 비싼 편이지만, 아웃도어라는 특정 용도에서는 우수한 기능과 성능을 갖춘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