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브라스웰 기반 고효율 보급형 노트북, 에이서 E5-532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대부분의 노트북 제조사들이 5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브로드웰' 기반 노트북의 홍보에 힘을 기울이는 동안, 또 하나의 신형 인텔 프로세서가 조용히(?) 출시되었다. 바로 브라스웰(Braswell)이다. 브로드웰은 코어 i3 / i5 / i7급 고급형 노트북 시장에, 브라스웰은 셀러론 / 펜티엄급 보급형 노트북 시장에 투입된다.

고급형 노트북의 미덕이 '고성능'이라면 보급형 노트북의 미덕은 '고효율'이다. 브라스웰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트레일은 효율 면에서 충분히 만족할만한 물건이었다. 코어 시리즈에 비하면 성능이 떨어지지만, 인터넷이나 문서작성과 같은 일상적인 PC이용에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냈으며 무엇보다 전력 효율이 높아 배터리 유지시간이 길었고 가격도 싼 것이 매력이었다. 후속모델인 브라스웰 역시 이런 점을 기대하는 건 당연하다.

이번에 소개할 에이서의 15.6인치 급 노트북인 아스파이어 E5-532-P0NZ(이하 에이서 E5-532)이 바로 브라스웰 시리즈에 속하는 인텔 펜티엄 N3700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다. 가격은 2015년 6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37만원 수준이니 부담은 되지 않는다. 실속파 소비자라면 브로드웰 노트북 이상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이 제품에 대해 살펴보자.

텍스타일 패턴 적용으로 나름의 개성을 표현

저렴한 노트북인만큼 외형이 아주 눈에 띄진 않는다. 에이서 E5-532 역시 평범한 플라스틱 재질로 구성되었으며 화려한 꾸밈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도 상판 표면에 신사 정장을 연상시키는 텍스타일 패턴을 적용하는 등, 원가 인상을 억제하면서 나름의 개성을 표현하려 한 노력은 엿보인다.

에이서 E5-532
에이서 E5-532

본체 두께는 29.2mm로, '울트라북'으로 대표되는 슬림형 노트북에 비하면 다소 두꺼운 편이다. 15.6인치의 큰 화면에 2.1kg의 무게를 갖추고 있어서 휴대성도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가지고 이동은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이런 노트북은 데스크톱을 대체하는 거치용으로 쓰는 것이 제격이다.

제법 충실한 인터페이스 구성, 화면 3대 동시 표시도 가능

포트 구성은 무난하다. 총 3개의 USB 포트, 모니터 연결용 D-Sub(VGA) 포트 및 TV 연결 시 유용한 HDMI 포트를 갖췄으며, 그 외에 유선 랜 포트 및 통합 음성 입출력 포트, 그리고 SD카드 슬롯을 탑재했다. 다만, ODD(CD/DVD 드라이브)는 들어갈만한 자리에 더미(Dummy)만 있고 장착은 되어있지 않다. 본체 화면 + HDMI + D-Sub를 조합해 총 3대의 화면을 동시에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저렴한 제품 치고는 신형 인터페이스를 제법 적극적으로 적용했다는 것이다. 3개의 USB 포트 중 2개가 USB 3.0 규격이다. 그리고 유선 랜 포트가 기가비트(1Gbpb) 지원이기 때문에 기가 인터넷 이용에 문제가 없으며 내부적으로 최신 와이파이 규격인 802.11ac를 지원하기 때문에 신형 공유기와의 궁합도 좋다. 802.11ac 규격의 무선 공유기인 디링크 DIR-850L을 이용해 와이파이 접속을 해보니 433.3Mbps의 속도를 내는 것을 확인했다. 그 외에 블루투스(4.0+HS 규격) 기능도 갖췄다.

에이서 E5-532
에이서 E5-532

화면의 해상도는1,366 x 768를 지원한다. 15.6 인치 정도 되는 큰 화면이니 풀 HD급(1,920 x 1,080) 해상도를 지원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이 정도 가격의 제품에 거기까지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신 화질 자체는 무난하다. 광시야각 패널은 아닌 것 같지만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미지 왜곡은 심하지 않다. 키보드의 경우, 노트북에서는 종종 삭제되곤 하는 우측 숫자패드도 달려있고, 오른쪽 시프트(Shift)키도 큰 편이라 데스크톱용 키보드와 유사한 감각으로 쓸 수 있다.

윈도 8.1설치를 추천하는 이유

에이서 E5-532는 값이 저렴한 대신 윈도 운영체제가 빠진 채 출고된다. 때문에 제품을 구매한 사용자는 직접 윈도 운영체제를 구해 설치해야 한다. 요즘 이렇게 출고되는 노트북들은 윈도7과 윈도8, 그리고 윈도 8.1까지 지원하는 경우가 많으나 에이서 E5-532는 공식적으로 윈도 8.1만 지원한다. 동봉된 DVD나 에이서 홈페이지에서도 윈도 8.1(64비트)용 드라이버(하드웨어를 구동하기 위한 기본 프로그램)만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제조사의 방침대로 윈도8.1을 설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윈도 8.1의 설치를 추천하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이는 이 제품을 리뷰하며 운영체제 설치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때문이다. USB 방식의 외장형 ODD(CD/DVD 드라이브)인 LG GP60NB50 및 삼성 SE-506CB를 연결해 윈도 설치를 하고자 했는데, 윈도7과 윈도8은 정품 디스크를 이용했는데도 이상하게도 이를 통한 부팅이 좀처럼 되지 않아 운영체제 설치 진행이 불가능했다. 바이오스 설정모드에 들어가 저장장치의 부팅 순서도 바꿔보고, 시스템 형식을 UEFI에서 레거시(Legacy) 모드로 바꾸는 등의 여러 가지 조작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WinToFlash와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부팅 가능하게 만든 윈도 7/8 설치용 USB 메모리를 이용해도 마찬가지였다.

에이서 E5-532 운영체제
설치
에이서 E5-532 운영체제 설치

다만, 윈도 8.1 디스크를 이용해보니 정상적으로 부팅 및 운영체제 설치가 가능했다. 사실 필자가 이전에 리뷰한 에이서 E5-532의 자매품인 E5-573 모델(코어 i5 브로드웰 탑재)은 윈도7이나 윈도8디스크로 부팅해 설치가 가능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상당히 의외다. 브라스웰 기반의 노트북이 이제 막 나온 최신형이기 때문에 구 운영체제와의 호환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짐작해 볼 따름이다.

인텔의 최신 저전력 프로세서인 '브라스웰' 탑재

내부 사양을 살펴보면 역시 프로세서(CPU)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에이서 E5-532에 탑재된 인텔 펜티엄 N3700(브라스웰)은 1.6~2.4GHz로 구동하는 14nm 공정의 쿼드코어 프로세서다. 펜티엄 N3700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극히 높은 전력효율이다. TDP(열설계전력)이 6W(와트)에 불과하다. 데스크톱용 프로세서인 코어 i5 4570(하스웰)이 84W, 노트북용 프로세서 중에서도 상당히 효율이 좋은 모델로 인정받고 있는 코어 i5 5200U(브로드웰)가 15W이니 브라스웰이 얼마나 저전력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브라스웰 로고
브라스웰 로고

다만, 프로세서를 제외한 나머지 사양은 수수하다. 4GB DDR3 메모리에 500GB의 HDD, 그리고 인텔 HD 내장 그래픽을 갖추고 있다. 좀 더 고성능을 원한다면 4GB 메모리를 추가해 8GB로 업그레이드하거나 SSD를 다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다만, 제품의 전반적인 콘셉트를 생각해 본다면 초기 상태에서도 무리 없이 일상적인 용도로 이용이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만약 업그레이드를 하고자 한다면 되도록 에이서 서비스센터에 직접 문의해 보는 것이 좋겠다. 부품 교체를 하려면 노트북 하단의 나사 구멍을 막고 있는 보증용 스티커를 제거해야 하므로 사용자가 임의로 이를 떼면 나중에 A/S를 받을 때 불이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노트북의 바닥 커버를 벗기려면 20여개에 달하는 나사를 풀어야 한다.

고사양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용도의 PC 이용에는 문제 없어

제품의 전반적인 개요를 살펴봤으니 이젠 직접 써 볼 차례다. 저전력 프로세서를 탑재하긴 했지만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작성, 동영상 감상과 같은 일상적인 PC 이용에서 큰 불편이 느껴지진 않는다. 동영상 구동 능력의 경우, 1,920 x 1,080 해상도의 풀HD급 동영상이 대단히 원활하게 구동된다. 다만, 3,840 x 2,160 해상도의 4K UHD급 동영상(h264 MP4)은 다소의 끊김이 발생했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PASSMARK 퍼포먼스테스트를 이용해 측정된 펜티엄 N3700 브라스웰 CPU의 성능은 2043점이었는데, 이 정도면 구형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코어2 듀오 E8400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직도 코어2 듀오급 PC를 쓰는 사용자가 제법 있다는 것, 그리고 브라스웰의 소비전력이 극히 낮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제법 괜찮은 결과다.

게임 플레이도 가능은 하지만

그렇다면 혹시 게임도 할 수 있을까? 사실 게임을 하기 위해 이런 보급형 노트북을 사는 이용자는 그다지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게임 성능을 발휘할지 궁금한 건 인지상정이다.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실행, 화면 해상도 1,366 x 768에 그래픽 품질 '중간' 상태에서 '소환사의 계곡' 맵을 20여분 정도 플레이 했다.

LOL 구동 테스트
LOL 구동 테스트

테스트 결과, 약 15~20 프레임 사이로 게임이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플레이 자체는 가능하지만 원활하다고 하기는 힘들다. LOL보다도 사양이 낮은 '메이플스토리'나 '서든어택' 정도의 게임을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게임용으로 이 제품을 사는 건 확실히 적합하지 않다.

기대 이상의 배터리 효율 및 발열 수준

저전력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븍이라면 당연히 배터리 유지시간에 기대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E5-532에는 4셀의 2,5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시스템 전원 설정을 초기값인 '균형 조정'으로 두고 1,280 x 720 해상도의 HD급 동영상을 연속 재생해봤다. 시험 결과, 7시간 이상 배터리 구동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15인치급의 제법 큰 노트북이 이 정도의 배터리 효율을 발휘한다면 상당한 수준이다.

배터리 테스트
배터리 테스트

배터리 효율만큼이나 발열이나 소음도 만족스럽다. 게임과 같이 고성능을 요구하는 콘텐츠를 1시간 정도 구동한 상태에서도 키보드 하단 팜레스트 부분의 가장 온도가 높은 부분이 섭씨 30도 전후를 유지했으며, 소음 역시 그다지 귀에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온도 측정
온도 측정

높은 배터리 효율과 '가성비'가 매력적인 제품

에이서 아스파이어 E5-532는 앞서 말한 것처럼 고성능을 딱히 강조하는 노트북은 아니다. 하지만 효율 및 '가성비' 면에서 상당히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7시간 동안 배터리 구동이 가능한 인터넷 최저가 37만원짜리 노트북이라면, 굳이 게임이나 4K UHD급 동영상이 잘 구동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작성, 풀HD급 이하의 동영상 감상과 같은 일상적인 용도도 주로 PC를 이용하는 소비자, 깔끔한 디자인의 대화면 노트북을 저렴하게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권할 만한 제품이다. 인텔의 신형 저전력 프로세서인 브라스웰의 면모 역시 인상적이다. 전작인 베이트레일 만큼이나 상당히 많은 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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