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을 3D로 즐기는 방법 - LG XNOTE 아이온 3D 노트북 출시 현장에서

이문규 munch@itdonga.com

NC소프트의 ‘아이온’이라는 온라인 게임은 컴퓨터 요구 사양이 제법 높다. 화려한 그래픽 효과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중고급 그래픽 카드는 물론이고, 사용자가 운집하는 상황에서도 끊김(랙, lag)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사양 CPU도 필요하다. 메모리나 하드디스크는 상대적으로 비중은 덜하지만 예외 사항은 아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컴퓨터를 구매하는 데 있어 ‘아이온이 잘 되는가’가 하나의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웬만한 데스크탑 컴퓨터에서도 원활하게 돌리기 쉽지 않은 ‘아이온’을 노트북으로 즐길 수 있는, 이른바 ‘아이온 노트북’이 수개월 전 LG전자를 통해 출시된 바 있다. LG XNOTE R590이 그것인데, 이미 IT동아에서도 리뷰하기도 했다. 그 리뷰에서 리뷰어는 ‘아이온 노트북’으로 전혀 ‘아이온’스럽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전반적인 사양이야 아이온 실행 최소, 권장 사양을 훌쩍 넘어 서기에 게임 플레이에는 큰 지장 없었지만, 그 외 아이온 사용자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요소가 전무했다. 그럼에도 아이온 노트북 R590은 상당한 판매고를 올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R590을 구매한 사람 중에는 아이온 매니아가 많을까, 일반 사용자가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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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저녁에 개최됐던 LG전자 XNOTE 아이온 3D 노트북 출시회에 참석해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가졌던 (별 의미 없는) 생각이다. 행사는 서울역 인근의 서울스퀘어에서 약 1시간 정도로 진행된다. 국내 유수의 컴퓨터 제조사의 신제품 발표회로는 다소 짧은 시간이었지만, 발표 프레젠테이션을 3D 입체 콘텐츠로 제작해 참석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유명 매체 기자를 비롯해 유명 파워블로거 등도 대거 참석해 LG전자의 새로운 컴퓨터 제품군을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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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출시 행사로는 이례적으로 저녁 7시에 진행되어 조촐한 석식이 제공됐으며, 참석자들 자리마다 XNOTE 3D 노트북과 3D 안경을 배치해 실제로 3D 영상을 체험해 보도록 했다. 안경 착용자를 위한 탈부착식 3D 렌즈까지 마련한 꼼꼼함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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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전시 부스에서는 XNOTE R590, R570, A510 3D 노트북과 23인치 3D LCD 모니터, 데스크탑 제품군을 선보였다. 노트북 3종은 모두 인텔 CPU를 장착했으며, 코어 i7 720QM, 메모리 4GB, 엔비디아 지포스 GT335M(비디오 메모리 1GB) 등으로 구성된 R590-TR3DK 모델이 190만 원대, CPU만 코어 i5 520M로 바꾼 R590-DR3DK 모델이 180만 원대, CPU는 코어 i5 450M, 메모리를 2GB로 낮춘 R570-DR3DK 모델이 160만 원대로 책정됐다. 모두 3D 입체 영상 기술이 적용됐고, 전용 3D 안경(편광 방식)까지 포함되어 있다. 전반적인 가격대는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아이온 노트북 R590이 현재(2010년 7월) 140~160만 원 선에 판매되고 있으니, 3D 기술이 적용되면서 약 20만 원 정도만 추가된 셈이다(그래픽 칩셋도 업그레이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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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데스크탑 패키지에는 23인치 3D 모니터가 포함되어 220만 원대에 판매될 예정이다. S30 시리즈로 출시되며, 인텔 코어 i5 750 CPU에 엔비디아 지포스 GTS250(비디오 메모리 1GB) 등으로 구성된다. 당연히 데스크탑 패키지에도 3D 영상 기술과 안경은 포함된다. 단 컴퓨터용 3D 안경(셔터안경 방식)은 자사 3D TV와는 호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도중 실제로 아이온 게임을 3D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영화에서나 보던 3D 입체 영상을 게임으로도 즐긴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지만, 본 기자라면 30분 정도만 플레이해도 눈이 아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울러 단순 사냥 환경이 아닌 대규모 공성전 등 사용자가 운집된 상황에서는 3D 영상이 어찌 표현될지 궁금하기도 했다(오히려 헛갈리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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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는 역시 3D 입체 영상으로 감상하니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데모 영상으로 제공된 3D 영화 ‘스탭업 3D’ 트레일러 영상은 영화 ‘아바타’의 시각적 충격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파워풀한 댄스 장면에서는 배경과 인물이 입체적으로 정확히 구분되니 몰입도가 증가했다.

LG전자는 내년까지 3D 노트북의 비중을 30%로 확대하면서, 3D 컴퓨터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질 것이라 발표했다. 또한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해외 여러 나라에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 한다. 아직은 이러한 3D 영상 기술로 즐길 수 있는 3D 입체 콘텐츠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걸림돌이지만, TV뿐 아니라 이제 컴퓨터에서도 3D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 이러한 콘텐츠의 부재도 차츰 해소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LG전자 측에서도 교육, 업무, 게임용 3D 콘텐츠를 중장기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 한다). 비록 이날 참석자들의 반응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실제로 3D 컴퓨터 시장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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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으로 본 XNOTE 아이온 노트북 신제품 출시회
이날 행사에는 약 100여 명의 참석자가 LG전자의 다양한 3D 컴퓨터 제품군을 체험했다. 특히 앞서 언급했듯이, 책상마다 3D 노트북과 3D 안경을 제공했다는 점, 제품 전시 부스를 따로 마련해 편안하게 사용해 볼 수 있게 한 점, 프레젠테이션을 3D 입체 콘텐츠로 제작했다는 점 등은 ‘LG’라는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이 들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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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역시 한두 개가 아닌, 노트북, 데스크탑, 모니터 등 전반적인 컴퓨터 라인업을 재조정했다는 것을 봐도 LG전자가 3D 컴퓨터 시장에 거는 기대와 자신감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그에 비해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이미 3D 입체 영상에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그들 중 대부분은 아무리 3D 영상이라고 한들, 게임이나 영화를 노트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LG 컴퓨터만의 장점으로 인식하지 않는 듯했다. 이에 본 기자는 이 같은 컴퓨터용 3D 입체 영상 기술이 LG만의 고유 기술이 아닌 ‘엔비디아의 것’이기에 그러하리라 생각이 들었다. 그저 LG전자가 먼저 상품화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날 행사에 자리했던 대부분의 참석자의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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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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