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브라더 vs HP vs 캐논, 새 프린터에 잉크를 가장 많이 넣어주는 회사는?
[IT동아 강일용 기자] 저렴한 가격에 혹해 잉크젯 프린터를 구매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제조사별로 기본 제공하는 잉크량과 새 잉크 카트리지의 용량이 다르기 때문.
브라더, HP, 캐논 등 잉크젯 프린터에 주력하는 회사의 기본 잉크 제공량과 새 잉크 카트리지 용량을 비교해보자. 실험 모델은 '브라더 DCP-J100',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3545', '캐논 이코노믹 잉크 E569'로 선정했다. 세 제품 모두 10만 원대 내외의 보급형 잉크젯 보급기로, 간간히 문서를 출력하는 개인 사용자와 SOHO(소규모 사무실)에 적합한 모델이다.
<좌측부터 '브라더 DCP-J100',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3545', '캐논 이코노믹 잉크 E569'>
가격이 저렴한 HP, 캐논 VS 잉크를 많이 주는 브라더
단순히 제품 구매 가격만 놓고보면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3545'와 '캐논 이코노믹 잉크 E569'가 우수하다. 둘 다 8만 원대 중반(인터넷 최저가 기준)에 구매할 수 있다. 컬러 잉크젯 복합기의 가격이 10만 원이 채 안되는 것이다. '브라더 DCP-J100'은 14만 원대 중반(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두 제품보다 6만 원 정도 더 비싸다.
<세
프린터로 흑백 문서 200장과 컬러 사진 50장을 출력했다. 과연 결과는?>
하지만 기본 잉크 제공량과 유지비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먼저 기본 잉크 제공량부터 살펴보자. 세 제품으로 흑백 문서를 200장 출력했다. 그 결과 '브라더 DCP-J100'은 5분의 1 정도의 잉크를 소모했고,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3545'는 절반, '캐논 이코노믹 잉크 E569'는 3분의 1 정도의 잉크를 소모했다. 브라더(약 1000장) > 캐논(약 600장) > HP(약 400장) 순으로 기본 잉크 제공량이 차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브라더 DCP-J100' 흑백 문서 200장 출력 결과>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3545' 흑백 문서 200장 출력 결과>
<'캐논 이코노믹 잉크 E569' 흑백 문서
200장 출력 결과>
컬러 사진을 출력하면 결과는 더 차이난다. 파란색 현수막이 섞여 있어 파란색 소모가 심한 컬러 사진 50장을 출력했다. 그 결과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3545'는 30장 이후부터 파란색 잉크가 바닥나 사진에 빨간색 줄이 그어지기 시작했고, 40장 이후부터는 빨간색 잉크마저 떨어져 사진이 노래졌다. 실질적으로 뽑을 수 있는 사진은 30장이 한계였던 것.
'캐논 이코노믹 잉크 E569'는 50장을 모두 출력할 수 있었지만, 컬러 잉크가 모두 바닥났다. 잉크 교체가 필요하다는 안내문구가 나타났다.
반면 '브라더 DCP-J100'의 경우 컬러 사진 50장을 모두 출력했음에도 노란색 잉크는 85%, 빨간색 잉크는 80%, 파란색 잉크는 75% 정도가 남았다. 기본 잉크만으로 HP와 캐논의 제품보다 약 4배 정도 컬러 사진을 더 출력할 수 있는 셈이다.
즉, 구매 비용은 HP와 캐논이 우수했고 기본 잉크 제공량면에선 브라더가 뛰어났다.
< '브라더 DCP-J100' 컬러 사진 50장
출력 결과>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3545' 컬러 사진 50장 출력 결과>
<'캐논 이코노믹 잉크 E569' 컬러 사진
50장 출력 결과>
유지비는 브라더의 압승
이제 유지비, 다시 말해 새 잉크 카트리지의 가격을 비교해보자.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3545'의 잉크 카트리지는 개당 7,500원이다. 흑백과 컬러를 동시에 구매하면 1만 5,000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 '캐논 이코노믹 잉크 E569'의 잉크 카트리지는 개당 1만 5,000원이다. 흑백과 컬러를 동시에 구매하면 3만 원이 조금 넘는 비용이 필요하다. '브라더 DCP-J100'의 잉크 카트리지는 개당 7,500원이다. 컬러 잉크 카트리지가 삼색(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이 통합된 트라이 카트리지가 아닌 싱글 카트리지라 색깔별로 따로 구매해야 한다. 총 4개의 카트리지를 구매해야 해서 흑백과 컬러를 동시에 구매하면 3만 원이 조금 넘는 비용이 요구된다.
얼핏보면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3545'의 유지비가 가장 저렴해 보인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회사 별로 잉크 카트리지의 용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3545'의 잉크 카트리지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앞과 동일한 컬러 사진을 50장 출력했다. 그 결과 30장까지 정상 출력할 수 있었고, 이후 파란색 잉크가 바닥나 사진에 빨간색 줄이 그어지기 시작했다. 40장 이후부터 빨간색 잉크가 바닥나 사진이 노래졌다.
<특정
색상의 잉크가 부족해 출력한 사진의 색상이 변하는 모습. 왼쪽은 정상, 가운데는 파란색 잉크 부족, 오른쪽은 빨간색과 파란색 잉크
부족이다>
'캐논 이코노믹 잉크 E569'의 잉크 카트리지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앞과 동일한 컬러 사진을 50장 출력했다. 그 결과 50장을 정상 출력할 수 있었고, 20% 정도의 잉크가 남았다. 60장의 컬러 사진을 뽑기 위해 3만 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니 유지비면에서 HP와 캐논간 차이가 거의 없는 셈이다.
'브라더 DCP-J100'은 어떨까. 잉크 카트리지를 교체하고 컬러 사진 50장을 출력하니 노란색 잉크는 85%, 빨간색 잉크는 80%, 파란색 잉크는 75% 정도 남았다. 10장을 추가로 출력해보니 노란색 잉크는 75%, 빨간색 잉크는 70%, 파란색 잉크는 65% 정도로 측정됐다. 같은 3만 원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컬러 사진을 90장 정도를 더 뽑을 수 있는 잉크가 남은 것이다. 새 카트리지로 컬러 사진을 약 150장 정도 뽑을 수 있었다. '브라더 DCP-J100'의 유지비가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3545'와 '캐논 이코노믹 잉크 E569'보다 2.5배 정도 더 뛰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흥미롭게도 이번 실험을 통해 번들 잉크 카트리지와 새 잉크 카트리지간에 용량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브라더와 HP는 동일하고, 캐논만이 새 카트리지 용량이 1.2배 더 많았다. 프린터의 기본 잉크 제공량이 새 잉크 카트리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세간의 통념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잉크 카트리지의 형태 차이를 감안하면 유지비는 더 크게 벌어진다. HP, 캐논의 프린터가 컬러 잉크 카트리지가 통합되어 있는 트라이 카트리지인 반면 브라더의 프린터는 컬러 잉크 카트리지가 분리되어 있는 싱글 카트리지다. 트라이 카트리지는 특정 색상이 바닥나면 모든 색상을 통합 구매해야 하는 반면 싱글 카트리지는 특정 색상이 바닥나면 해당 색상만 교체해주면 된다. 앞의 실험결과에 대입할 경우 푸른색 잉크 카트리지만 교체해도 빨간색, 노란색 잉크 카트리지에 남은 용량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오래 사용하면 사용할 수록 '브라더 DCP-J100'의 유지비가 더 뛰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프린터를 구매할때 유지비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용자는 없다. 하지만 유지비를 계산할 때 잉크 카트리지(토너)의 용량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싼 것이 전부는 아니다. 실제로 사용했을 때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가격이 저렴한 것을 내세우면서 잉크나 토너의 정확한 용량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프린터 제조사들의 모습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