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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마트시대, 스마트한 보급형 DSLR 카메라 '캐논 EOS 750D'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캐논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중 보급형 라인업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이오스(EOS) 300D를 시작으로 DSLR 카메라 시장을 넓힌 주역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렌즈교환식 카메라는 전문가만 쓴다'는 편견을 과감히 무너뜨리고 진입 문턱을 낮춰 높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50 단위로 숫자를 높이며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게 등장한 EOS 750D는 어느덧 10번 째 등장하는 캐논 보급형 카메라가 됐다. 물론, 그 사이에 가지치기 라인업으로 EOS 하이(Hi)나 EOS 1000D, 100D 같은 제품도 존재했지만, EOS 300D의 정신을 계승한 카메라는 이 카메라가 유일하다.

열심히 제품을 선보이는 동안, DSLR 카메라 시장은 혼돈에 가까울 정도다. 뷰파인더를 화끈하게 잘라낸 미러리스 카메라를 상대해야 하고, 거대한 스마트폰 시장에 잔잔한 메시지도 보내야 한다. EOS 750D는 그런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한 눈에 봐도 이건 '캐논 DSLR 카메라'

EOS 750D, 캐논 보급기 라인업의 시작인 EOS 300D부터 시작된 형상은 지금에 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너무 익숙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캐논의 일원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는 부분. EOS 300D를 기초로 사람들이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섬세함을 더한 정도로 완성도를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크기는 폭 132mm, 높이 101mm, 두께 78mm로 여느 소형 DSLR 카메라와 비슷하고, 무게는 555g(배터리 포함) 가량으로 무난한 편이다.

캐논 EOS 750D

손에 쥐었을 때의 파지감은 소형 DSLR 카메라에 딱 어울리는 수준이다. 성인 남성에게는 조금 부족하지만 여성에게는 알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립부가 자체가 위로 약간 높게 설정됐는데, 모든 손가락으로 카메라를 지지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그만큼 안정적인 촬영 자세를 취할 수 있어서다.

전면의 버튼 체계는 직관적이다. 렌즈 교체를 위한 마운트 버튼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할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하단에는 심도 미리보기 버튼과 내장 플래시를 노출 버튼이 있다.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활용도가 높지 않다.

상단에는 꽤 많은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셔터 버튼부터 시작해 기능 다이얼, 모드 다이얼 등이 있으며, 초점방식과 감도, 후면 액정화면을 켜고 끄는 버튼이 각각 배치됐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쉽게 다룰 수 있도록 버튼과 다이얼 배치가 잘 되어 있다.

캐논 EOS 750D

후면 구성은 무난하다. 대부분 주요 기능을 쓰기 위한 버튼들로 구성됐다. 주 설정 화면을 불러오는 메뉴 버튼, 설정 상태를 화면에 보여주는 정보 버튼이 좌측 상단에 위치해 있다. 우측에는 녹화 버튼을 시작으로 조리개와 노출 조정 버튼, 노출 설정을 화면으로 세밀하게 조정하는 큐(Q) 버튼 외에도 화이트 밸런스, 연사 조절, 자동초점, 픽처스타일 선택, 재생, 삭제 버튼 등이 있다.

엄지 손가락이 닿는 부분에는 초점 영역 선택 버튼(이미지 확대축소 겸)도 두 개 자리했다. 좌측 버튼을 제외하면 대부분 엄지 손가락으로 쉽게 누를 수 있다.

캐논 EOS 750D

액정 화면은 3인치로 104만 화소 사양을 가지고 있다. 화면이 후면 90도, 전면 180도, 수평 175도 회전한다. 상하로만 이동하는 틸트(Tilt) 방식과 달리 자유롭게 회전해서 원하는 각도 촬영이 수월하다. 여성들이 많이 하는 셀프 촬영도 어렵지 않다. 위로 보던 것이 우측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뛰어난 화질, 초보 위한 기능도 충실해

캐논 EOS 750D를 들고 촬영을 시작했다. 렌즈는 구매 시에 늘 함께하는 '번들렌즈'인 EF-S 18-55mm f/3.5-5.6 IS STM이다. 35mm 필름 기준으로 28.8-88mm의 초점거리에 해당한다. 아무런 설정을 하지 않은 표준 상태에서의 실력을 가늠해 봤다.

이 카메라의 센서는 2,420만 화소로 APS-C 규격이다. 하지만 초점거리 환산 1.5배인 다른 APS-C와 달리 캐논은 1.6배 환산 초점거리를 갖는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규격이니 큰 불만은 없다. 중요한 부분은 캐논도 보급기에서 2,000만 화소를 돌파했다는 점이다. 기존 EOS 700D는 1,800만 화소였다. 이미지 센서 화소가 높아지며 해상도 역시 5,184 x 3,456에서 6,000 x 4,000으로 높아졌다.

고화소가 곧 화질을 의미하지 않지만 그만큼 여유는 준다. 이미지 편집 애플리케이션으로 임의로 비율을 조절하거나 잘라 쓸 때, 고해상도 이미지가 유리한 유리하다.

EOS 750D 촬영 결과물

< EOS 750D와 기본 렌즈로 촬영한 결과물. >

촬영한 이미지 결과물은 만족스럽다. 높은 감도를 끌어내는 과정에서도 어느 정도 화질을 유지하는 점이 과거 보급형 DSLR 카메라와는 다른 모습이다. 고감도 촬영이라면 해상도를 50% 정도 줄여, 웹에서 활용하기에 충분한 화질이 나온다.

감도는 ISO 100부터 확장하면 최대 2만 5,600까지 쓸 수 있다. 조절은 1스톱 단위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ISO 100이면 그 다음에는 200, 400, 800 순으로 두 배씩 올라간다.

EOS 750D의 ISO 6,400 이미지

< ISO 6,400의 감도로 촬영한 이미지 >

100% 확대한 이미지

< 100% 확대한 모습, 고감도 촬영으로 세밀함은 떨어져도 컬러 노이즈는 눈에 띄지 않는다. >

감도를 높이니 ISO 3,200까지는 비교적 무난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ISO 6,400도 수긍할 정도. 100% 확대한 이미지 일부를 잘라낸 것만 봐도 약간의 세밀함 저하는 있으나, 거친 입자나 불필요한 색입자가 결과물에 개입하는 컬러 노이즈 눈에 띄지 않는다. ISO 1만 2,800 이상은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쓰지 않기를 권장한다.

초보자를 위한 기능도 잘 들어가 있다. 어린이, 음식, 촛불, 야경인물, 삼각대 없는 야경촬영, HDR 등 7가지 장면모드가 있어 초보자도 쉽게 깔끔한 사진 촬영이 가능해졌다. 이 외에 포토샵 없이도 다양한 효과를 내는 후보정 기능도 충실히 준비되어 있다.

무엇보다 EOS 750D의 장점은 초점 성능이다. 총 19개의 측거점이 제공되는데, 모두 정확도가 높은 교차(크로스) 방식 측거점이다. 일부 제한은 있지만 19개 측거점 중앙은 2중 교차 측거점(f/2.8 대응)으로 정확도가 더 뛰어나다. 라이브 뷰를 통해 초점을 잡으면 하이브리드 CMOS AF III가 작동해 피사체를 추적한다. DSLR 카메라의 약점을 최대한 극복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스마트시대에 맞는 기능을 품은 점도 EOS 750D의 특징 중 하나다. 최근 카메라들이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기본 채택하고 있는데, EOS 750D도 흐름을 잘 따라가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와이파이(Wi-Fi) 연동을 통해 스마트기기로 촬영이 가능하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도 있어 빠른 원격촬영 준비도 할 수 있다.

보급기이기에 아쉬운 부분도 보인다. 저장속도에 대한 부분. 평범한 JPG 촬영에서는 다른 카메라와 다를 것이 없는데, RAW+JPG 촬영에서는 방대한 용량 때문인지 저장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저장 중에는 촬영한 이미지를 다시 볼 수도 없기 때문에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고속 메모리를 쓰면 조금 나아지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촬영 비중과 상황에 따라 이미지 저장방식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부담 없이 쓰기 좋은 DSLR 카메라

DSLR이냐 미러리스냐는 어디까지나 취향 문제다. 물론, 미러리스 카메라의 발전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제 사양 자체도 큰 차이가 없는데다, 약점도 어느 정도는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EOS 750D의 자리는 조금 위태로워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 DSLR 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은 EOS 750D 같은 보급기 라인업이다.

캐논 EOS 750D

솔직히 가격으로 따진다면 비슷한 가격대의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나 다른 하이엔드 카메라를 찾아보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18-55mm 렌즈를 포함한 EOS 750D 기본 패키지가 99만 8,000원이고 이 가격이면 제법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EOS 750D는 편의성은 어쩔 수 없어도 사진 초보자가 천천히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알맞은 성능과 화질, 기능을 제공한다. 손에 쥐었을 때의 안도감은 미러리스 카메라가 흉내내기 어려운 절대 영역 중 하나다. 크고 무겁고 귀찮다는 편견을 가지고 DSLR을 포기하지 말자. 미러리스 카메라도 고성능, 고화질을 쫓으면 크고 무거워질 수 밖에 없으니까.

글 / IT동아 강형석(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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