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러닝화, 더도 덜도 말고 '젤-님버스'만 같아라, 아식스 젤-님버스17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본 리뷰어는 어렸을 적에 TV에서 봤던 스포츠용품 광고 문구가 기억에 남아 있다. 광고 맨 끝에 나오던 중독성 강한 홍보 문구, '아식스맨이 스포츠맨~' 때문이다. 아식스(ASICS)는 1949년 설립된 유서 깊은 스포츠용품 제조 브랜드로, 65년 이상 '스포츠' 한 우물만 집중해서 파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마라톤, 육상, 배구, 농구, 축구,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레슬링 등 거의 모든 실내외 스포츠 선수들이 애용하고 있어 이제는 '경기용/선수용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참고로 아식스는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anima sana in corpore sano)'이라는 라틴어 문장의 앞 글자만 따서 지은 이름이다.

65년 전통의 스포츠 전문 브랜드 아식스가 내놓은 러닝화 '젤-님버스 17(Gel-Nimbus, 이하 젤-님버스)'은 홍보 문구 그대로, 아식스 운동화를 신으면 스포츠맨이 된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신고 있으면 어떻게든 걷거나 뛸 수 밖에 없는 느낌이 발바닥을 거쳐 머리까지 전달된다.

아식스 러닝화 '젤-님버스
17'
아식스 러닝화 '젤-님버스 17'

젤-님버스는 일단 러닝화면서 디자인과 색상이 그리 요란하지 않아 운동 외에 일상에도 자연스럽게 신을 수 있다. 트레이닝복은 물론 청바지, 면바지 등에도 무난히 어울린다. 정장 수트를 입지 않는 직장인이라면 얼마든지 신고 출근할 수 있다(그럼 출퇴근, 외근이 바로 운동이다). 설사 정장 수트에 신었더라도 주변인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은 받지 않을 게다. 러닝화다 보니 무게도 가벼워(265mm 양쪽이 640g) 오래 걸어도 발은 정말 편안하다. 남녀 모델 별로 그리 튀지 않은 색상(남성용: 그린/블루, 여성용: 블루/핑크)을 적용해 부담 없이 선택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여성용 블루+주황 모델이 마음에 든다.

젤-님버스의 모델별 컬러
젤-님버스의 모델별 컬러

젤-님버스를 신어본 후 가장 언급하고 싶었던 부분이 착용감, 쿠션감이다. 출근 후 사무실 내에서도 슬리퍼로 갈아 신지 않아도 될 만큼 슬리퍼보다 편안하고 아늑하고 푹신하다. 젤-님버스를 신고 일어서면 마치 풍선 매트(에어 매트)를 밟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티-젤 쿠셔닝 시스템
티-젤 쿠셔닝 시스템

신발의 중창(미드솔)에 쿠션감을 전달하는 '티-젤(T-GEL)'이 적용되어 뒤꿈치는 물론 발가락 끝까지 쿠션의 탄력을 느낄 수 있다(젤 쿠셔닝 시스템). 신고 있으면 마냥 걷고 뛰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들 정도다. 특히 걸을 때 발바닥 전체로 전해지는 쿠션감은 '오~'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훌륭하다.

인상적인 쿠션감을 제공하는 깔창/중창/밑창
인상적인 쿠션감을 제공하는 깔창/중창/밑창

티-젤을 비롯해 발음하기도 힘든 '플루이드라이드' 중창 구조를 적용해 반발력을 높였기에, 쿠셔닝에 관해서는 전세계 남녀노소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을 만하다. 인근에 아식스 매장이 있다면 꼭 한번 신어 보길 적극 권장한다.

플루이드라이드 중창
플루이드라이드 중창

또한 밑창(아웃솔)의 경우 신발의 뒤틀림을 방지하고, 체중이 발바닥 전체에 분산되도록 하는 '가이던스 라인'과 '가이던스 트러스틱' 구조 등이 적용됐다. 마치 사람의 등 척추처럼 밑창 가운데에 골을 내어, 젤-님버스를 신고 서 있으면 발바닥 가장자리가 깔창과 완전히 밀착된 듯한 느낌이다(착용감을 글로 표현하자니 참 애매하다).

가이던스 라인 등의 밑창
가이던스 라인 등의 밑창

구두 신고 돌아다니다가 젤-님버스를 신으면 정말 무작정 걷게 된다. 이래서 사람들이 '워킹화', '러닝화'하며 이런 운동화를 선호하는가 싶다. 젤-님버스를 신고 까치발로 서 보면 티-젤의 쿠션감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당연하겠지만, 젤-님버스는 어디까지나 러닝화/워킹화이기 때문에 갑피는 방수가 되지 않으니 걷거나 뛸 때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해야 하고 장마철에는 가급적 신지 않는 게 좋다. 갑피가 메시(그물망) 처리돼 방수는 안 되지만 반대로 통풍에는 효과가 좋다. 걷거나 뛸 때 전방에서 바람이 불면 그 바람이 발가락까지 스며들어 신통할 만큼 발가락과 발등이 시원하다. 양말 없이 맨발로 신어도 갑피가 부담스럽지 않으며, 메시 소재라 발가락 부위의 접힘 주름도 없다. 접힘 주름이 없으니 갑피가 망가지지 않을 테고 그러니 더 오래 신을 수 있다(갑피에는 일반 고무에 비해 내마모성이 3배 이상 강한 AHAR+(아하 플러스) 소재가 적용됐다).

메시 처리된 갑피
메시 처리된 갑피

본 리뷰어는 젤-님버스를 운동할 때는 물론 일과 시간, 일상 생활에서 체험했다. 출근하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회사에 도착해 내근 업무를 처리할 때, 외근으로 수도권 내를 빨빨거리고 돌아다닐 때 젤-님버스는 편안하고 든든한 '밑받침'이 됐다. 특히 10kg 내외의 백팩을 짊어진 상황이라 더욱 그러했다.

젤-님버스를 두어 주간 신어 보니, 그동안 딱딱한 구두로 인해 얼마나 소중한 발과 발목, 다리가 혹사 당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앞서 비유한 대로, 마치 에어매트 위를 걷는 것처럼 걸음걸음마다 발바닥 전체를 감싸주는 쿠션감이 대단히 매력적인 러닝화다. 러닝화지만 뛸 때보다 걸을 때 티-젤의 쿠션닝의 제대로 체감할 수 있다.

젤-님버스 깔창
젤-님버스 깔창

신고 있으면 걷거나 뛰게 만들어 일상의 스포츠맨이 되게 하는 아식스 젤-님버스는, 인터넷 쇼핑몰 등지에서 11만~12만 원선에 구매할 수 있다. 일반 운동화와 워킹화/러닝화가 뭐가 얼만큼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다면, 인근 아식스 매장을 방문해 젤-님버스를 신어보길 권장한다.

청바지와의 조화
청바지와의 조화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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