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 "거실엔 80인치 화면, 주머니 속엔 포켓형 PC가 제격"
[IT동아 김영우 기자] 2013년 말, TG삼보는 70인치 화면을 갖춘 풀HD 제품인 'Big Display 70(이하 빅디스플레이70)'을 출시해 상당한 주목을 받은 바 있다(2015년 현재 제품 유통은 관계사인 TG&co에서 담당). 기껏해야 40~50인치 수준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던 당시, 깜짝 등장한 빅디스플레이70은 거대한 화면 및 200만원 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 덕분에 제법 인기를 끌었고, 한동안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빅디스플레이70은 3,000대 정도가 팔렸다고 한다. 이 회사의 TV 시장 경력울 생각해 본다면 상당한 성과다(엄밀히 따지면 빅디스플레이70은 지상파 수신 튜너가 없으니 TV가 아닌 모니터에 해당한다). 여세를 몰아 이듬해엔 TG&co(TG앤컴퍼니, 이하 TG)는 200만원대의 65인치 UHD TV(튜너 내장)인 'TG 빅디스플레이65 UHD'를 출시하기도 했다.
빅디스플레이70 출시 발표회 당시, TG의 이홍선 대표는 "70인치는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매년 10인치씩 더 커진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그로부터 1년 반 정도 후에 진짜로 이 발언을 실현했다. 오늘, 기자 간담회를 열고 80인치 화면을 갖춘 'TG Big Display 80(이하 빅디스플레이80)'의 출시를 발표했으니 말이다.
"핵심기능만 갖춘 400만원대 80인치 화면을 소비자들이 원해"
이날 제품 소개된 TG 빅디스플레이80은 80인치(대각선 길이 203cm)의 큰 화면을 갖춘 풀HD급 제품이다. 화면은 1,920 x 1,080의 풀HD 해상도 및 120Hz의 주사율(초당 재생빈도)을 지원하며 176도의 광 시야각을 제공한다. 제품 가격은 449만원이라고 한다. 빅디스플레이80은 빅디스플레이70과 마찬가지로 지상파 튜너는 갖추고 있지 않다.
최근에는 케이블TV나 IPTV용 셋톱박스를 통해 TV를 시청하는 소비자가 많아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TG측의 설명이다. 튜너가 없는 대신 HDMI 포트(3개), AV/컴포넌트(1개), 그리고 USB 포트(2개)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셋톱박스, 게임기, PC, 스마트폰 등의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가정의 멀티미디어 허브로 이용할 수 있다고 TG측은 강조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3D나 스마트 기능과 같은 부가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도 빅디스플레이80의 특징이다. 이에 대해 TG측은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3D나 스마트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드문데다 셋톱박스나 스마트폰, PC 등을 연결하면 충분히 스마트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니 굳이 그런 기능을 탑재해 제품 가격을 올릴 필요가 없다고 답변했다.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는 초소형 PC, '루나 미니'
한편, 이날 제품을 소개한 TG의 이홍선 대표는 빅디스플레이80 외에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는 초소형 PC인 '루나 미니(LUNA Mini)'의 시제품 소개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루나 미니는 빅디스플레이80를 비롯한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기와 연동이 가능한 윈도 8.1 기반 PC로, 외장하드 수준으로 크기가 작고 알루미늄 본체로 질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루나 미니는 내부에 인텔 베이트레일T(Bay Trail-T) 프로세서와 2GB 메모리(RAM), 그리고 32GB SSD 및 충전용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이는 최근 시중에 팔리는 보급형 노트북과 유사한 사양으로, 풀HD급 동영상을 원활하게 구동 가능하다. 자체적으로 화면이나 조작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본체와 함께 제공되는 탈착식 모듈을 통해 HDMI와 USB 포트를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TV나 모니터, 그리고 키보드나 마우스 등과 연결해 이용이 가능하다.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데스크탑PC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HDMI와 USB가 달린 탈착식 모듈은 루나 미니의 전용 24핀 커넥터와 결합된다. 루나 미니에 기본적으로 1개의 탈착식 모듈이 포함되는데, 별도로 여러 대의 모듈을 추가로 구매해 집안 곳곳에 있는 TV나 모니터 등에 연결해둔다면 N스크린처럼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옮겨 다니며 편하게 콘텐츠를 연속 감상할 수 있다고 이홍선 대표는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도 PC 모니터로 동영상을 구동하던 루나 미니를 분리해 빅디스플레이80에 연결하자, 전에 보던 풀HD급 동영상이 80인치 화면에 곧장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 루나 미니는 6월 말에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실험적 콘셉트의 '루나' 브랜드 제품군 다수 개발중
이와 함께, 이홍선 대표는 루나 미니 외에도 다양한 ‘루나’ 브랜드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며 출시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다수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루나 미니를 접속할 수 있는 전용 독을 갖춘 모니터, 다양한 기기와 무선 접속이 가능한 초소형 블루투스 스피커 및 위 스피커와 같은 알루미늄 본체를 가지면서 작은 화면까지 갖춘 초소형 휴대용 컴퓨터, 그리고 안드로이드 태블릿인 '루나 태블릿(가칭)' 등이다.
그 외에도 취재진의 눈길을 끈 것은 디스플레이와 키보드가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휴대용 액세서리인 '루나 에코쉘(가칭)'이다. 이 제품은 얼핏 보기엔 소형 노트북이나 키보드가 달린 태블릿PC를 연상시키지만, 자체적인 콘텐츠 구동능력은 없으며, 루나 미니와 같은 별도의 단말기를 연결, 해당 단말기에 화면과 키보드를 제공하는 용도로 쓴다. 과연 이런 제품이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를 충분히 분석한 후에 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이 대표는 밝혔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2013년 말에 출시된 TG 빅디스플레이70은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이런 호응이 신제품인 빅디스플레이80에도 그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을 TG측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의 상황이 빅디스플레이70 출시 당시와 다소 달라지긴 했다. 요즘은 다른 중소기업에서도 저렴한 60인치급 이상의 대형 TV를 다수 출시한 상태이며,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의 대형 TV도 가격이 다소 내려갔다.
하지만 70인치를 넘은 80인치급 시장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를 수도 있다. 80인치급 제품의 종류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삼성이나 LG의 80인치급 제품은 최소 800만원에서 1,000만원은 줘야 살 수 있는 UHD급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400만원대 풀HD급 80인치 제품인 빅디스플레이80의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그다지 없다는 의미다. UHD나 3D, 스마트 등의 고급 기능에 관심이 없으면서 최소한의 투자로 80인치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TG 빅디스플레이80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 이날 TG의 이홍선 대표는 "1차적인 판매 목표는 1,000대 정도이며, 향후 마음만 먹으면 100인치대의 제품도 출시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담이지만, 이날 행사는 빅디스플레이80 발표회라는 이름을 걸긴 했지만, 사실 이보다는 초소형 PC인 루나 미니를 위시한 루나 브랜드 제품군에 대한 소개에 더 많은 비중이 실렸다. 이들 루나 제품군이 향후 TG의 대표 제품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으면 한다는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다만, 루나 미니를 제외한 다른 제품들의 출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루나 미니 역시 6월 말에 출시되기는 하지만 아직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실험적인 콘셉트를 갖춘 제품인 만큼, 일단 많이 팔기보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파악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이홍선 대표는 언급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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