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장실험] 'WD vs 씨게이트' 무선 외장하드 양대 산맥 전격비교!
[IT동아 강형석 기자] 2030 세대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휴대기기가 없으면 안될 정도로 IT기기 의존도가 제법 높다. 이들이 기기를 활용하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다. 네트워크 전송 속도가 빨라지면서 작은 기기를 가지고 정보의 바다를 떠다니거나, 어떤 사람은 메일을 활용해 업무를 보기도 한다.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문서나 편집 작업을 하는 것은 이제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이렇게 콘텐츠를 생산 및 소비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콘텐츠의 양적, 질적 향상은 또 다른 고민을 가져왔다. 바로 '용량'이다. 더 선명한 영상, 더 화려한 3D 그래픽을 선호하니 자연스럽게 용량이 커진다. 최근 스마트폰이 기본 풀HD(1,920 x 1,080) 해상도가 제공되고 일부는 쿼드-HD(QHD, 2,560 x 1,440) 해상도를 갖는다. 해상도가 커지는 만큼, 용량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콘텐츠 용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스마트 기기의 용량은 기본 32~64GB 가량이 제공되고 필요한 경우 추가할 수 있게 만들었다. HD(1,280 x 720) 해상도 영상이라도 1GB를 상회하고, 고해상도 사진 및 촬영한 동영상까지 담아 두려면 빠듯할 수 밖에 없다. 일부 안드로이드 폰은 용량 확장이 비교적 자유롭지만, 그렇지 않은 일부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 같은 경우는 클라우드(Cloud)까지 동원해도 용량이 부족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외부 저장장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외장 하드디스크'다. 그런데 USB로 연결하는 하드디스크를 어떻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연결하고 자료를 읽고 쓴단 말인가. 정답은 당신이 손에 쥔 스마트폰의 '무선' 연결에 있다.
이제는 외장 하드디스크도 '무선'이라고!
그 동안 알고 있던 유선 외장 하드디스크가 무선이 된다니 놀라지 말자. 하드디스크 제조사들도 결국 수익을 내는 기업, 스마트 기기와 무선 네트워크가 활개치는 이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그리고 하드디스크 제조사 양대 산맥인 웨스턴디지털(이하 WD)과 씨게이트는 나란히 무선 네트워크 지원 외장 하드디스크를 선보인 바 있다.
WD의 무선 외장 하드디스크는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My Passport Wireless)'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용량은 1TB와 2TB 두 가지. USB 3.0 연결 지원으로 노트북이나 PC에서 자료를 빠르게 읽고 쓰는게 가능하다. 가격은 용량에 따라 22~28만 원 가량이다.
무선 연결은 와이파이를 통해 이뤄진다. 케이블 없이 최대 8개 장치를 동시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 강점으로 꼽힌다. 노트북이나 PC도 와이파이로 연결하면 무선 네트워크 외장 하드디스크가 되는 셈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도 연결 가능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씨게이트는 '와이어리스 플러스(Wireless Plus)'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WD와 마찬가지로 1TB와 2TB 두 가지 제품으로 나눠 판매된다. USB 3.0 연결을 지원하고 있으며, 가격은 제품에 따라 18~23만 원 가량이다.
이 제품도 무선 연결은 와이파이를 쓴다. 최대 8대의 기기 연결을 지원하지만 HD 파일은 3대까지 공유 가능하게 제한된다. 와이파이 연결만 가능하면 PC나 노트북, 스마트 기기 가리지 않는다는 점은 동일하다. 스마트 기기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어되는 부분도 다르지 않다.
두 제품의 외형은 각자 뚜렷한 개성을 지녔다. WD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는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반면, 씨게이트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직선이 강조됐다. 색상도 그렇다. WD는 블랙과 실버 색상을 조합해 일반 외장 하드디스크의 느낌을 주고, 씨게이트는 짙은 회색 계열로 강한 느낌을 살렸다.
크기는 약간 차이가 존재한다. 면적은 씨게이트, 두께는 WD가 조금씩 불리하지만 동일한 1TB 제품에서의 무게는 두 제품이 2g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2TB 용량급으로 붙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지지만, 지금은 1TB 제품을 비교하고 있으니 이 둘을 놓고 얘기하자.
< SD 카드 슬롯이 있는 WD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 사진을 많이 찍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
WD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의 특징이라면 본체에 SD 카드 슬롯이 있다는 점이다. 만약 SD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외장 하드디스크에 연결하는 것으로 알아서 사진 및 자료를 저장하게 된다. 저장된 데이터는 연결된 기기에 공유도 가능하다. DSLR 카메라 또는 고성능 카메라를 휴대하고 여행 및 출사를 떠났을 때 필요한 기능이다.
최근 DSLR 카메라는 2,000만 화소 이상을 웃돌고, 그 용량만 10MB 가량에 달한다. 일부 고화소 카메라는 사진 파일 하나에 30MB 이상인 경우도 있어 저용량 SD 카드로는 감당이 어렵다. 대용량 사진들을 야외에서 즉시 저장하며 쓴다고 했을 때, 촬영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스마트 기기와의 연동은 앱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두 무선 외장 하드디스크에 연결하려면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야 한다. WD와 씨게이트 모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여러 앱스토어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WD는 마이 클라우드(My Cloud), 씨게이트는 미디어 앱(Media app)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
재미 있는 부분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의 다운로스 수. WD 마이 클라우드는 100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고, 씨게이트 미디어 앱은 그의 10분의 1 수준인 10만 이상을 기록 중이다.
앱을 설치한 다음, 실행하기 전에 기기간 와이파이 연결이 잘 되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두 기기 모두 앱 실행 전, 와이파이 연결이 필요하다. 각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설정을 실행해 연결 여부를 확인하자.
WD 마이 패스포트는 와이파이를 위한 버튼이 따로 있으므로 미리 눌러서 활성화 하자. 실행하면 와이파이 모양의 아이콘 옆에 LED가 점등된다. 씨게이트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전원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와이파이가 활성화된다. 역시 아이콘에 LED가 점등되는지 확인하면 된다.
LED가 점등되는지 확인되면 스마트 기기 내 설정(와이파이)에 해당 기기가 등장할 것이다. WD는 MyPassport, 씨게이트는 Seagate Wireless라는 이름이다.
앱을 실행하면 간단한 절차를 거쳐, 주 화면으로 이동하게 된다. 두 기기의 애플리케이션 모두 한국어화가 잘 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 메뉴 구성이나 디자인 모두 깔끔하다. WD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사용 가능하고, 씨게이트는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견본 이미지와 영상이 설치된 상태로 제공된다는 점이 다르다(화질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두 앱 모두 기본적으로 스마트 기기에서 하드디스크의 자료 저장(업로드)과 사진, 영상 감상을 지원한다. PC에서 복사한 자료를 스마트 기기로 내려 받는 기능도 갖췄다.
'WD vs 씨게이트' 무선 데이터 전송 실력은?
USB 3.0 지원에 1TB 용량 등 두 외장 하드디스크 본연의 하드웨어적 성능은 잠시 접어두자. 유선 상에서의 속도 측정은 무의미하다는 이유에서다. 무선에 특화된 제품에 굳이 유선을 쓸 필요가 있을까? 유선으로만 쓸 생각이라면 차라리 더 저렴한 외장 하드디스크를 알아보는 것이 더 빠르다. 때문에 무선 환경에 초점을 두고 테스트를 진행해 봤다.
먼저 두 외장 하드디스크에 고화질 영상을 저장하는 것으로 테스트를 시작했다. 풀HD(1,920 x 1,080)해상도의 영상으로 파일 용량은 1.6GB다. 연결된 무선기기는 삼성 갤럭시 노트 10.1 2014 에디션이다.
WD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로 1.6GB의 영상을 전송했을 때, 약 12분 10초 가량이 소요됐다. 물론 현재 테스트한 곳의 네트워크 상태에 따른 것으로 실제 사용 환경에 따라 전송속도는 다를 수 있다는 점 참고하길 바란다. 비록 태블릿과 무선 외장 하드디스크간 전송이지만 외부 신호 간섭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씨게이트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무선으로 동일한 파일을 전송했을 때, 약 12분 37초가 필요했다. 27초 가량 늦은 수치다. 이어 사진을 여러 장 복사하거나 불러올 때의 성능 차이는 크지 않았다. 실외에서 대용량 파일을 주고 받을 때, WD 제품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부하가 제법 걸릴 영상 실시간 재생으로 두 제품이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배터리를 완충한 상태로 앞서 복사해 넣은 풀HD 영상을 계속 재생하면서 지속 시간을 측정했다. 외장 하드디스크가 종료되는 시간이 아닌, 배터리 충전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알리는 시점을 기준으로 했음을 알린다. 두 제품 모두 배터리 잔량이 부족(약 10%)하면 붉은색 LED가 점등된다.
WD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는 영상을 계속 실시간 재생했을 경우, 붉은색 LED가 점등되기까지 약 6시간 24분 정도가 소요됐다. 이 제품의 경우, 배터리 잔량이 부족하면 LED가 점멸된다. 이를 지나 제품의 전원이 차단되니 약 7시간이 흐른 것으로 나타났다.
씨게이트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약 8시간 가까운 재생 시간을 보여줬다. 이어 20분 가량 시간이 흐르니 제품 전원이 완전 차단됐다. 완전 충전에서 약 8시간 20분 정도 쓸 수 있었다는 얘기. 두 제품 모두 무선 연결 상태나 거리, 주변 간섭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배터리 사용 시간에도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부분 참고하길 바란다.
HD급 해상도 이상의 고화질 영상을 여러 스마트기기와 연결해 실시간 감상하는 실력은 차이가 있을까? WD와 씨게이트 모두 최대 8대의 기기를 무선 연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실력을 직접 확인하니 두 제품간 차이가 뚜렷했다.
WD는 약간의 제약은 있어도 최대 8대의 장치를 동시에 연결하고 스트리밍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씨게이트는 8대의 장비 연결을 지원해도 HD 스트리밍은 최대 3대까지 공유하다는 부분을 얘기하고 있다. 이에 LG G3와 G프로2, 삼성 갤럭시 노트 10.1과 10.1 2014 에디션, 갤럭시 S6 등 5대의 스마트 기기를 연결해 풀HD 해상도의 영상을 재생해 봤다.
저장장치에 5대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무선(와이파이) 연결해 동일한 풀HD 영상을 감상했더니 WD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는 모든 제품에서 영상을 원활히 감상할 수 있었던 반면, 씨게이트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3번째 기기부터 수시로 연결이 끊기며 재생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씨게이트 와이어리스 플러스가 WD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 대비 더 오래 재생 가능했으나, 두 외장 하드디스크 모두 평균 6시간 이상의 실시간 영상 재생 실력을 보여줘 야외에서의 활용성은 문제될 부분이 없어 보인다. 씨게이트 와이어리스 플러스가 WD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 대비 더 오래 재생 가능했으니 무선 환경에서의 활동 영역은 씨게이트가 유리한 모습이다.
배터리 지속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WD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가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전송 속도도 우위에 있고 고화질 영상을 여러 명이 스트리밍 하는 것도 WD가 더 쾌적했으며, SD 카드 백업 기능을 제공해 카메라 사용자 등 더 많은 소비자를 품고자 노력했다.
앱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불러올 때의 반응 속도도 WD가 더 민첩한 편이었다. 처음 동영상 파일을 불러올 때,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는 3~5초 사이에서 재생을 시작하지만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5~8초 사이에서 재생됐기 때문이다. 재생 시간을 무작위로 이동했을 때의 반응 속도도 씨게이트보다 WD가 더 자연스러웠다.
<여러 무선 장치에서 씨게이트 와이어리스 플러스의 영상을 불러올 때, 이 모습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두 제품 모두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접근 방식의 차이가 두 제품의 운명을 갈랐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자칫 평범할 수 있을 외장 하드디스크를 WD는 'SD 카드 백업'이라는 부분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으며, 무선 전송속도 등 무선 외장하드로서의 목적에 충실하고자 했다. 씨게이트는 외장 하드디스크의 특징을 유지하는 것에 머물렀다.
비슷한 범주의 제품이라면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선택하게 될까? 단순히 유선의 답답함을 벗어나는 정도만을 원한다면 씨게이트 제품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하지만, 무선 외장 하드디스크의 무선활용성이라는 장점을 포함하면서 디지털 카메라 활용 빈도가 높거나 소형 저장매체를 통한 확장까지 꿈꾼다면 WD 마이 패스포트 와이어리스를 선택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