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1) 핀테크, 나도 알아야 해?
[IT동아]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세상의 변화를 표현하는 언어도 새롭게 탄생하거나 사라지곤 한다. IT 트렌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 아니 최근에는 관심이 없더라도 많은 이들이 접하게 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핀테크(Fin-Tech)'다.
핀테크가 도대체 뭐길래 산업계에서는 해당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핀테크 육성과 제도 개혁에 관해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까. IT 관련업 종사자들도 온라인 전업 은행을 비롯해, 이젠 웬만한 이들에게도 익숙할 결제수단, 즉 페이팔이나 알리페이, 카카오페이, 카카오월렛 등을 언급하고 있다. 과연 핀테크는 무엇일까? 금융종사자, IT관계자 이외에 우리같은 일반인도 반드시 알아야 하는 건가?
필자는 산업계에서 10여 년 전부터 IT 기술을 통해 혁신돼야 할 아이템 중 하나가 금융이라고 확신하고, 해당 내용을 실질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경험했다. 당시 몸담고 있었던 대기업에서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신규 금융 사업을 이끌어 내 팀을 만들어 직접 사업화했다. 당시에는 기업이 금융과의 인터넷 가교점을 만들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내부 상황으로 인해 찻잔 속의 폭풍에 그치고 말았다.
그로 인해 필자는 대기업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모색했다. 그러면서 핀테크가 세상에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고대하며, 격동의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우리나라 핀테크 기술이 경쟁력을 갖추기를 희망하며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IT동아 연재 코너를 통해 누구라도 핀테크의 개념과 의미를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총 7편의 연재 강의에서 하나하나 풀어보고자 한다. 전문가, 관계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이제는 핀테크가 무엇이고, 왜 알아야 하며, 실제로 우리 삶에 어떻게 녹아 들고 있는지 이해해야 하겠다. 나아가 앞으로 핀테크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지를 본 연재를 통해 논의하고자 한다.
본 1부에서는 핀테크의 정의와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2부에서는 핀테크에 관한 국내외 사례를 하나하나 살펴본다. 3부에서는 핀테크의 사업적/사회적 측면의 양면성을, 4부에서는 우리가 알아야 하는 국내외 핀테크 서비스에 대해서 소개한다. 5부에서는 우리 삶 속에서 핀테크가 어떤 의미로 얼마나 중요해지는 지를 설명하고, 6부에서는 핀테크에 대한 미래 전망과 그로 인해 바뀔 우리의 일상을 예상해 본다. 마지막 7부에서는 6부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며 마무리한다.
자, 그럼 핀테크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 정의와 개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포털사이트에서 '핀테크'를 검색하면 수 없이 많은 정보와 그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볼 수 있지만 일관적으로 나오는 것이 하나 있다. 핀테크라는 단어 자체가 새로 생긴 합성어라는 사실이다. 금융을 의미하는 '파이낸스(Finance)'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가 하나로 합쳐진 단어다. 여기서 금융이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의 일련의 경제 행동과 산업을 통칭하며, 기술은 급격히 발전한 최근의 정보통신기술(ICT)을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의아한 게 하나 있다.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은행이나 증권 객장에서 수행하던 여러 금융 활동을 IT 기술을 통해서 PC와 스마트폰으로도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이를 위해 금융사, 증권사 등도 많은 투자를 했고, 또 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핀테크는 이미 국내에서 완성된 분야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의 금융과 IT의 접목과 최근의 핀테크는 근본적으로 다른 내용이며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기존의 금융+IT 기술은 돈의 흐름과 그 흐름을 통한 소비자 행동을 토대로 하여, 금융 산업에 IT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좀더 간편한 금융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예를 들면 은행에 가서 누군가에게 돈을 보내는 작업을 인터넷 뱅킹이나 모바일 뱅킹을 통해 간편히 처리한다거나, 증권사 객장을 직접 방문해 매매 주문해야 했던 어느 회사의 주식을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간단하게 거래하는 활동이 그러하다. 신용카드를 가맹점에서 사용하거나 현금입출금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활동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이들은 금융 산업에 IT 기술을 보조재로 적용하여 금융 거래를 좀더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 IT의 발전 단계 중 하나에 불과하다. 즉 '금융'이 갖는 본질적 기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물론 핀테크의 의미를 넓혀 보면 이러한 발전도 핀테크에 포함된다고 말할 수 있다).
필자가 말하려는 핀테크는 이와 다르다. 금융에 IT를 단순 접목하는 거라면 '금융기술' 혹은 '금융IT' 등으로 표현하면 된다. 진정한 의미의 핀테크는 금융과 IT가 상하 구조가 아닌 수평 구조로 동등한 수준에서 '결합' 혹은 '융합' 되는 것을 뜻한다. 기존 금융이 전통적인 금융 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었다면, 핀테크는 금융 기업 영역을 벗어나 모든 비금융 기업들도 자유롭게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핀테크는 기존 금융 기업과의 제휴는 물론 독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며, 나아가 기존 금융 기업 영역을 파괴할 수도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핀테크 관련 주요 회사. 출처- Venture Scanner
결국 핀테크는 금융과 IT의 융합을 통한 금융 서비스 및 유관 사업과 기업,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산업의 변화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금융 서비스와 맥을 함께 하면서도 기존 금융의 변형 및 파괴가 전제되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따라서 금융 전문가 혹은 IT 기술자 등 한쪽 분야의 시선만으로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핀테크 관련 단체가 속속 결성되고 핀테크 전문가라는 이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기존 정보를 단순하게 나열하거나 과거 내용들을 반복적으로 답보하는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연재를 진행하며 금융 혹은 IT,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종합적 시선으로 핀테크에 관한 정확한 중심을 잡아 줄 것이다. 물론 핀테크가 없어도 아무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이 역시 부담이자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시대의 핀테크는 금융과 IT산업의 융합으로 인한, 거부할 수 없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이를 통해 금융, 즉 돈이라는 자본주의 핵심을 우리 삶 속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핀테크는 또한 기존에는 체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혜택을 파생시킬 수 있다. 앞으로 진행할 핀테크 연재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그 벅찬 가슴을 다지며 첫 번째 연재를 마친다.
글 / 목승환 (mlsh8318@naver.com)
현 티에이네트웍스(TA Networks, http://tanetworks.com) 총괄 임원 및 나무앤 대표이사.
티 에이네트웍스는 10년 이상 금융 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하고 있는 핀테크 관련 전문 기업이며, 최근 비대면 인증 서비스와 약정 할인 서비스 등을 제공. 필자는 신사업 부분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2000년 초반부터 핀테크 관련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