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앱] 도시건설 게임의 전설 '심시티'의 모바일 버전, '심시티 빌드잇'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가상의 도시를 만들고 경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시티(SimCity)'는 1989년에 처음 출시된 이후 전세계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역사적이고 전설적인 도시건설 게임이다. PC는 물론 비디오게임기,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용 버전까지 다양한 시리즈가 선보였다. 이제는 다른 게임(특히 스타크래프트 등)에서 차곡차곡 건물을 건설하는 행동을 일컬어 '심시티-한다'고도 말할 정도로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의 표준이 됐다.

모바일 기기용 '심시티 빌드잇(Build It)'은 지난 2014년 12월 출시되어 현재까지 약 3,500만 건에 달하는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안드로이드, iOS), 모바일 게임임에도 PC용 못지 않은 섬세한 그래픽 품질과 완성도가 탄성을 자아낸다. 본 리뷰어가 게임에 관심을 갖지 않는 사이 모바일 게임도 이렇게 훌륭히 발전했다.

심시티 모바일 버전 '심시티 빌드잇'
심시티 모바일 버전 '심시티 빌드잇'

심시티 빌드잇은 기본적으로 무료 게임이다. 무료 게임이 거의 다 그렇듯이, 심시티 빌드잇 역시 게임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아이템 등을 비용 결제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인앱결제). 건물을 짓고 도시를 경영하는 데에 '시몰레온'과 '심캐시'가 필요하다. 시몰레온은 도시 내 생산 활동이나 도시 세금 등으로 충당되며, 심캐시는 도시가 발전하며 특정 미션을 완료한 경우 '조금씩' 얻게 된다. 사용자는 심캐시 만을 인앱결제를 통해 보충할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는데 사전 연습이 필요하진 않다. 이런 부류의 게임을 경험해 본 적 없더라도 건물 몇 동 지어 보면 어렵지 않게 익숙해진다(본 리뷰어도 그랬다). 사용자는 가상 도시의 시장이 되어 건설, 행정, 보건, 치안, 교육 등 도시 경영 전반에 걸쳐 시민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시민을 '심'이라 표기한다). 그러기 위해 어느 건물과 시설을 지어야 하는지 화면 오른쪽 건물 아이콘을 통해 알려준다.

심시티 빌드잇 시작 설명
심시티 빌드잇 시작 설명

시민 만족도는 화면 왼쪽 '스마일' 아이콘으로 실시간 표시되는데, 시민의 요청사항(각 건물 위 붉은 아이콘으로 표시)을 잘 수용하면 만족도가 높아져 웃는 아이콘이 된다. 만족도가 높아지면 세금(시몰레온)을 많이 낸다. 문제는 시민 만족도를 높이려면 돈(인앱결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돈, 가상이든 현실이든 변함 없는 진실이다.

심시티는 역시 단순한 건물짓기 게임이 아니다. 도시 구획과 건물 건설을 생각 없이 하면 안 되고, 구획에 따른 건물/시설별 용도, 위치 등을 면밀히 고려해 진행해야 한다. 게임 초기에는 눈에 보이는 대로 건물 올리고 개발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레벨이 오를수록 도시 구획과 건설 기획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곧 깨닫게 된다. 게임 내 가상의 도시라고 막연하게 대응했다가는 시민 만족도 아이콘이 붉으락 달아오른다.

초기에는 시민 만족도가 높다
초기에는 시민 만족도가 높다

가상의 도시지만 실제와 마찬가지로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 지역 이기주의) 현상이 만연하다. 도시 육성에 반드시 필요한 기간시설, 이를 테면 오수/하수 처리장이나 쓰레기 처리장, 공장 등을 주택가 주변에 설치하면 주변 시민들의 반발이 빗발친다. '형편 없고 끔직한 시장'이라 말하기도 한다.

하수처리장을 집근처에 지었다고 시민이
불평한다
하수처리장을 집근처에 지었다고 시민이 불평한다

이외에 도시가 커감에 따라 경찰서, 소방서, 교육시설, 발전소, 급수탑/양수장, 병원, 공원 등을 도시 적재적소에 세워야 한다. 모든 건물은 도로를 끼고 있어야 하니 도시 구획 시 도로 건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여기에 도시 전체에 대한 땅값과 소득 계층 분포도 표기되니 지역 격차가 나지 않도록 형평성 있게 도시 개발을 해야 하겠다.

땅값을 고려해 도시를 건설해야 한다
땅값을 고려해 도시를 건설해야 한다

레벨이 올라가면서 역시 심캐시 구매 결제가 불가피하다. 250 캐시가 약 5,000원(4.99달러, 애플 앱스토어 기준)이니 1캐시가 약 20원 꼴이다. 250 캐시로는 소형 공공건물 하나 짓기도 버겁다. 심시티 빌드잇은 처음 실행하는 이들에게도 적잖은 중독성을 발휘하는 만큼 '현질(현금 결제)'의 유혹도 강하다. 본 리뷰어도 몇 번이나 망설이고 고민한 끝에 소액 결제를 단행했지만, 시민 만족도를 높이기에는 정말 턱 없이 부족하다. 지금 전국의 시장들의 마음이 이와 같을까.

심캐시 구매가 시급하다
심캐시 구매가 시급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심시티 빌드잇은 스마트폰 게임인데도 그래픽이 정말 섬세하고 깔끔하다. 화면을 확대하면 교통신호에 따라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와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 어두워지면 점등되는 가로등 등 아기자기한 표현이 구석구석 숨어있다. 역시 세계적인 게임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세계적이다.

모바일 게임이지만 디테일이 좋다
모바일 게임이지만 디테일이 좋다

본 리뷰어는 아이폰6 플러스로 심시티 빌드잇을 실행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는 아이폰6가 게임 실행 품질이 좀더 나은 듯하다. 아이패드로 실행한다면 게임 몰입도가 더욱 높아진다. 참고로, 심시티 빌드잇은 페이스북 계정을 등록하면 안드로이드든 iOS든 게임 상태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

페이스북 계정이 등록되면 페이스북 지인 중 심시티 빌드잇을 즐기는 이들의 도시를 방문할 수 있다(왼쪽 사람 모양 아이콘). IT동아 모 기자의 도시가 눈에 띄는데, 인구 33만의 대도시로 육성한 모습에서 시장으로서 부러움이 드는 동시에, 이렇게 만들기 위해 도대체 얼마를 썼는지 궁금해졌다(이 정도 도시라면 상당한 현질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

IT동아 모 기자의 심시티 빌드잇 도시
IT동아 모 기자의 심시티 빌드잇 도시

게임 한달 째. 본 리뷰어의 도시는 더 이상 확장하지 못하고 개발 한계에 다다르며 시민 만족도가 30%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시 구석구석에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고, 부족한 치안 시설, 소방 시설, 쓰레기 처리 시설 등으로 인해 도시는 아수라장이 되고 있는 듯하다. 대대적인 도시 개혁이 필요하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지 막막하다. 지금도 인앱결제 창을 띄워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술 한잔 안 마시면 도시 이곳저곳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가 슬램화되고 있다
도시가 슬램화되고 있다

여담으로, 스마트폰 게임에 매달리는 자녀가 있다면, 심시티 빌드잇으로 자녀와 함께 도시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어릴 때부터 경영, 경제, 무역(수출), 부동산 관련 지식을 쌓게 하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 다만 심시티 빌드잇은 완성도 높은 우수한 모바일 게임임이 분명하지만, 도시가 커질수록, 건물이 고도화될수록, 도시에 애착을 가질수록 꽤 많은 비용 결제가 필요하기에, 게임 수명을 위해서라도 이후 개발사(일렉트로닉 아츠)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리라 본다.

'현질'은 모바일 게임의 함정
'현질'은 모바일 게임의 함정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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