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지도앱 정복이 김기사의 목표!" 록앤올 박종환 대표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폰의 등장은 자동차 시장에도 엄청난 영향을 줬다. 가장 먼저 바뀐 것은 목적지를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었다. 굳이 거치/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목적지를 향해 이동 가능하기 때문이다. 크기만 조금 작을 뿐이지 길안내 실력이나 활용성은 애프터마켓 제품들과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뛰어나 많은 운전자들이 쓰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장에 SKT나 KT, U+ 등 통신사를 비롯, 기존 내비게이션 업체들까지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말 그대로 확실히 눈에 띄지 않으면, 흥행이 어려운 구조가 됐다.

김기사 내비게이션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손꼽힌다.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인기 상위를 놓치지 않는 김기사는 최근 다음카카오와 함께 카카오택시 기사용 앱과 연계하며 주목 받기도 했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록앤올(LOC & ALL) 박종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록앤올 박종환 대표
록앤올 박종환 대표

카카오택시와의 제휴, 운이 좋았다

대화는 카카오택시와의 제휴 관련 내용으로 시작됐다. 수많은 내비게이션 앱이 있는데, 그 중 김기사를 선택한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서다. 박종환 대표는 "운이 좋았다"며 수줍게 말했지만, 사실 다음카카오와의 제휴 관련 기회는 여럿 있었다고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김기사가 실력으로 다시 인정 받았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택시 기사들의 요구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되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김기사 내비게이션이 다른 내비게이션 앱들과의 차별점이 있는지 물었다. 박 대표는 통신사 내비게이션 앱은 그들의 주력 사업이 아니라는 부분을 설명했다. 수 많은 서비스 중, 길 안내가 있을 뿐이라는 것. 반면, 김기사는 주력 사업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필요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고 대응 또한 빠르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통신사 내비게이션 앱은 수 많은 서비스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마치 식당에서 여러 메뉴 중 하나에 불과해요. 반면, 김기사는 전문점에서 파는 요리라고 설명하고 싶어요. 하나만 진득하게 해와서 그만큼 깊은 맛이 있습니다. 길 안내 하나는 자신 있다는 말입니다."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자 요구에 맞는 좋은 서비스가 가능했고 그것이 지금의 김기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김기사는 가입자 850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길 찾기는 지난달 기준 1억 건 이상으로 매월 1,000만 건 이상 증가 추세라고 한다. 덕분에 꾸준히 서버를 늘려 사용자들이 불편 없이 쓸 수 있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단다.

김기사 내비게이션을 설명 중인 박
대표
김기사 내비게이션을 설명 중인 박 대표

내비게이션의 발전 ‘크라우드 소싱’에 있다

빠르고 정확하게 길을 안내하기 위해 모든 내비게이션이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다. 위치정보(GPS)에 기반한 것도 있고 와이파이(Wi-Fi) 같은 무선통신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내비게이션마다 안내하는 길과 도착 시간은 제각각이다. 이는 정보를 어떻게 분석하고 최종 사용자에게 전달하는지에 대한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기사가 최적의 길안내가 가능한 것은 자체 개발한 분석 알고리즘의 힘이 컸다. 사용자들이 직접 실시간 교통정보를 만들기 때문에 더 정확한 정보 전달이 가능하다고. 사람들이 길을 찾아 이동할 때, 해당 위치의 이동속도와 시간 등을 모아 활용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모인 빅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들은 더 정확하고 빠른 길 안내를 받게 된다. 명절이나 휴가철에 차량이 몰릴 때, 김기사를 쓰면 시원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박종환 대표는 향후 내비게이션의 발전은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에 있다고 말한다. 대중과 외부발주의 합성어인 이 단어는 말 그대로 상품을 쓰는 소비자들이 모여 제품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원하는 목적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안내하는 것에 있다.

"향후 내비게이션은 예측 정보가 중요한 변수가 될 거라고 봅니다. 이를 고도화 하는 것이 김기사의 숙제에요. 이번 설날 명절에 맞춰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했는데 많은 분들께서 호평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실제로 그 이후로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기도 합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정보 제공을 위해 록앤올 개발자들은 1년 이상 시간을 들여 연구개발에 몰두했다고 한다. 투자 비용 또한 많았다고. 하지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벤처의 사명 하나로 개발에 성공해 서비스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방법이라도 향후 사용자가 줄어들면 그만큼 정확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겼다. 박 대표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간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신뢰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김기사 가입자의 60%는 수도권, 그 외 지역은 40%를 점유하고 있다고. 박 대표는 울릉도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교통정보가 수집된다고 보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내비게이션의 본질, 결국 ‘빠르고 정확한 길안내’

박종환 대표는 대화 내내 빠르고 정확한 길 안내가 내비게이션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길을 안내하는 기기 또는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한다면 그에 대한 기본기가 착실하게 갖춰져야 사랑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김기사는 본질을 해치는 부가 기능을 최대한 배제하고 오로지 한 우물만 파헤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록앤올은 위성지도나 그래픽을 도입하면 길을 식별하기 어려운데다 필요 사양이 높아지고, 음성 인식은 정확도가 낮아 이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까 넣지 않았다. 지도를 미리 받아 쓰는 비통신형 지도 도입은 통신형으로 가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할 이유가 없었다는 이유로 적용하지 않는 등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김기사를 개발하고 있었다.

김기사의 향후 방향을 설명 중인 박종환
대표
김기사의 향후 방향을 설명 중인 박종환 대표

이런 기교들은 결국 잠깐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성 기능에 불과하다는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스마트 내비게이션은 신속정확을 바탕으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녹여야 수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기사는 현재 국내 길 안내 서비스 외에도 조만간 일본 내 지도 서비스를 통해 명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향후 도보나 대중교통 정보도 추가할 예정이며, 안드로이드 웨어(스마트 시계) 및 애플 워치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시작했다.

"김기사 만으로 다른 지도 앱이 필요 없게끔 하는게 목표입니다."

거침 없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김기사. 그의 바람대로 김기사 애플리케이션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및 지도 판을 평정할 수 있을까? 그들의 목적지를 향한 질주는 이미 시작됐다.

글 / IT동아 강형석(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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