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전 속 보드게임,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세요"
최근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화두가 떠오르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시간 보내기'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미 TV에서 육아 예능 프로그램들이 방영되고 있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중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부모의 역할은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만이 아닌, 자녀들의 정서 발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포함한다.
다만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주어야 하고, 교육적 효과까지 주기란 초보 부모에게 큰 고민거리다. 만약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라면 '보드게임'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보드게임은 교육적, 유희적 요소를 두루 갖추었다. 세대를 아우르는 소재인 만큼,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재미를 느끼고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올해 열린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서도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들이 다양하게 전시됐다. 이번 행사에는 코리아보드게임즈, 행복한바오밥, 라벤스부르거 등 보드게임 전문 업체들이 참여해, 자녀들과 함께할 수 있는 보드게임들을 선보였다.
서울국제유아교육전은 수학이나 과학 교구, 동화책, 학습지, 영어 교육 프로그램 등 유아교육과 관련된 콘텐츠와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행사다. 다만, 본 기사에서는 부모들이 자녀와 보다 적극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보드게임 분야에 대해 논하도록 한다.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 보드게임으로 더 즐겁게
이번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서 코리아보드게임즈는 '아이들에게 함께하는 시간을 선물하세요'라는 콘셉트로 행사를 진행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보드게임을 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는 취지다.
부스 앞에는 러시아워, 코코너츠, 할리갈리 컵스 등 어린이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들이 전시됐으며,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었다.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동반해 참석했는데, 자녀들이 먼저 부모의 손을 이끌고 게임을 체험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이 부스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엄마/아빠와 함께하는 보드게임 1시간 이용권'이었다. 이는 자녀들이 부모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박람회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에게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보드게임 1시간 이용권 쿠폰을 제공한 것이다. 어린이들은 이 쿠폰을 가지고 집에 간 뒤 부모님에게 보여주며 놀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쿠폰 뒷장에는 '쿠폰 사용에 대한 거절은 거절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어, 부모들이 자녀들의 요청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아빠와 함께하는 보드게임 이용권이 많이 소진됐다. 오랜 시간 회사에 근무하는 탓에 아빠와 함께 보낼 시간이 적어 아쉬웠던 어린이들, 또는 육아 부담을 덜고 싶은 엄마들의 바람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관심 있는 보드게임의 플레이 방법을 직접 듣고, 행사 보드게임을 최대 55%까지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도 있었다. 특히 오전에는 길게 줄을 서서 보드게임에 관심을 보였고, 오후가 되자 인기 보드게임은 상당수 소진됐다. '러시아워 주니어', '꼬마돼지 서커스', '흔들흔들 해적선' 등 미취학 아동들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게임들이 인기를 끌었다.
현장에 있던 코리아보드게임즈 관계자는 "자녀들과 보드게임을 좀 더 재미있게 즐기고 싶다면, '코코너츠'처럼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는 보드게임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어린 자녀들도 게임을 금세 이해하고 즐거워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코코너츠는 원숭이 모양 발사대에 코코넛을 올린 뒤, 코코넛을 튕겨 바구니에 넣는 게임이다.
한편, 행복한바오밥 부스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행복한바오밥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게임은 '스티키 스틱스'였다. 스티키 스틱스는 주사위 3개를 굴려 주사위에 표시된 내용에 맞는 그림 카드를 빠르게 가져가는 게임이다. 예를 들어 숫자 3, 스마일, 초록색이 나왔다면, '웃고 있는 초록색 이모티콘 3개'가 그려진 카드를 가져가면 된다. 게임 규칙이 간단해 어린 자녀들도 금세 익힐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같은 그림을 찾아 맞추는 게임 '도블'도 인기를 끌었다. 현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상당히 복잡했지만, 게임을 문의하고 체험에 몰입하는 이들이 많았다. 주로 미취학 아동을 동반한 부모들이 많았지만, 초등학생 이상 자녀들에게 적합한 보드게임을 문의하는 관람객 및 임산부도 있었다.
한편, 라벤스부르거는 4~7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들을 주로 선보였다. 예를 들어 '키키리키'라는 게임은 주사위를 굴려 나온 표시에 맞는 게임말을 골라 1칸식 계단을 오르는 게임이다. 계단을 올라 정상에 도착하면 게임에서 승리한다. 다만, 주사위를 굴렸을 때 붉은색 닭 표시가 나오면 꼭대기에 있는 닭이 큰 달걀을 아래쪽으로 떨어뜨린다. 계란에 명중하면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니, 정상을 오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주사위를 굴려 치즈를 획득하는 보드게임 '고양이와 쥐'도 4세 가량의 자녀를 둔 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수만큼 쥐를 이동하고, 해당 칸에 그려진 그림만큼 치즈를 얻는 게임이다. 사다리 그림이 있는 칸에 걸리면 사다리를 올라가 치즈 위에 뚫린 구멍으로 쥐를 쏙 넣는다. 쥐가 어느 칸에 도착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치즈가 2개 그려진 그림에 도달하면 치즈를 2개 획득할 수 있다. 반면, 고양이가 있는 칸에 도착하면 치즈를 1개 빼앗기게 된다. 치즈를 총 5개 얻으면 승리한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부모들과 자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보드게임들이 많았다. 보드게임은 교육적 효과뿐만 아니라 세대를 막론하고 즐길 수 있어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기 적합하다. 이미 독일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3대가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주면서도 교육적 효과를 고민하게 되기 마련인데, 그럴 때 보드게임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2015년 서울국제유아교육전은 학여울역 1번 출구에 위치한 세텍(SETEC)에서 열렸다. 행사는 이번 주 주말까지 열리니,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녀들과 함께 다양한 유아교육 상품을 살펴보고 게임도 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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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