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와이파이 지원 20만원대 컬러레이저, 후지제록스 프린터스 CM115 w
[IT동아 김영우 기자] 사무용 프린터나 복합기의 선택 기준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했다. 1990년대 즈음엔 무조건 잘 뽑고 고장 안 나는 제품이 최고였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자 다수의 PC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얼마나 공유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지가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이런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은 거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성능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현재, 2010년대 사무용 프린터나 복합기의 선택기준은 누가 뭐래도 모바일 환경과 연동성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비롯한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해 사무를 보는 기업이 늘어난 탓이다. 네트워크 접속 기능은 기본이고, 여기에 이른바 ‘플러스 알파’도 필요하다. 그런 상황에서 값은 저렴해야 한다. 이번에 소개할 후지제록스 프린터스의 컬러레이저 복합기인 도큐프린트(DocuPrint) CM115 w(이하 CM115 w) 역시 이를 강조한 제품이다. 2015년 4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는 20만원대 초반으로, 컬러레이저 복합기 치고는 제법 싸다.
디자인 평범하지만 공간활용성 높은 컴팩트한 크기엔 호감
CM115 w의 외형을 처음 접했을 때 이 제품을 흑백 레이저 복합기라고 생각했다. 컬러 레이저 복합기 치고는 크기가 작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본체의 폭과 깊이가 40cm 남짓이고 높이는 30cm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레이저 제품, 특히 컬러 레이저 제품의 본체 크기를 줄이기란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편이며, 프린터뿐 아니라, 복사와 스캔기능까지 갖춘 복합기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공간 활용성이 높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기본적인 디자인 자체는 아주 평범하다. 주로 사무실에서 쓰는 제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세련미는 떨어지지만 편의성 높은 인터페이스
제품 전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살펴보면 제법 많은 버튼이 붙어있다. 최근 나오는 복합기 중에는 최대한 버튼을 간소화해서 심플함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CM115 w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최대한 많은 기능을 단축키로 만들어 원터치로 쓸 수 있게 했다. 이를테면 복사나 스캔, 시작 및 정지와 같은 기본 기능 외에도 와이파이를 간단히 연결하는 WPS 실행이나 토너 잔량 확인, 신분증 복사, 스캔한 이미지를 곧장 이메일로 보낼 때 쓰는 주소록 기능과 같은 다소 특별한 기능까지 별도의 버튼으로 있다.
버튼 수가 많은 편이라 세련미는 떨어지지만 직관적으로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쓸 수 있어 편의성은 좋다. 설정 메뉴로 들어가 따로 기능을 불러오는 등의 번거로움이 없어서 좋다. 우측에 숫자패드가 있어 마치 팩스와 같은데, CM115 w에 팩스 기능은 없다. 그래도 출력 매수를 정하는 등의 설정을 할 때 편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은 좋다.
상황에 따라 골라 쓰는 2 종류의 용지 급지대 갖춰
전면 중간에는 용지 출력대, 그리고 하단에는 2종류의 용지 급지대가 있다. 최하단의 기본 급지대는 A4용지와 같이 주로 쓰는 용지를 넣는다. 최대 150매를 넣을 수 있는데, 쓸만한 용량이긴 하지만 사무실에서 주로 쓰는 제품의 성격을 고려, 좀 더 용량이 컸으면 한층 좋았을 것 같다.
기본 급지대 위에는 봉투와 같이 가끔 쓰는 용지를 넣는 우선 급지대가 있다. 별도의 트레이로 구성되었으며 쓰지 않는다면 뺄 수도 있다. 최대 10장을 급지할 수 있으며, 여기에 삽입된 용지는 기본 급지대에 용지가 있더라도 우선적으로 출력된다.
PC 없이 단독 사용시 유용한 USB 포트 탑재
급지대 좌측에는 USB 포트가 달려있다. 여기에 USB 메모리와 같은 휴대용 저장장치를 꽂으면 PC 연결 없이도 몇 가지 작업이 가능하다. 스캔한 이미지를 곧장 저장할 수 있으며, USB 메모리에 담긴 문서나 이미지 파일의 출력도 가능하다. 다만 출력 기능의 경우, 지원하는 파일 형식이 PDF와 TIFF, JPEG로 제한적인 것이 아쉽다. DOC(MS워드)나 HWP(아래아한글) 등의 파일도 지원했으면 한층 활용도가 높았을 것이다.
제품 후면에는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는 전원 포트 및 PC와 연결하는 USB-B 포트가 눈에 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와이파이 무선 네트워크는 지원하지만 유선랜 포트는 달려 있지 않다. 그리고 후면 커버를 열 수 있기 때문에 용지 걸림에 대비할 수 있다. 커버를 열면 나타나는 2개의 손잡이를 당기면 쉽게 걸린 용지의 제거가 가능하다.
우측면의 커버를 열면 토너 카트리지의 교체가 가능하다. 총 4개(블랙 + 3원색)의 카트리지를 삽입하는데, 블랙 토너의 경우 최대 2000매를 출력 가능한 대용량 카트리지를 쓴다. 나머지 3원색 토너는 대용량은 1,400매, 표준 용량은 700매까지 출력 가능하다. 다만, 본체와 함께 제공되는 번들 카트리지는 무게가 아주 가벼운데다 시중에서 파는 카트리지와 모델명이 다른 것으로 보아 토너 함량이 적은 샘플 제품으로 추정된다.
무난한 성능의 스캔 및 복사 기능
제품 상단의 평판 스캐너는 최대 215.9 x 297mm의 원고를 지원하며, A4 정도 크기의 원고를 스캔하거나 복사하는데 적합하다. 최대 스캔 해상도는 600 x 600 dpi로, 요즘 대중적으로 흔히 쓰는 보급형 제품 수준의 사양이다.
ADF(자동급지장치)와 같은 고급 부가 기능은 없기 때문에 수십여 장 이상을 연속으로 스캔하거나 복사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도 제품의 가격대를 생각해 본다면 이해 할만 하다. 참고로, 표준 품질(200 dpi)로 A4 크기의 컬러 원고 1장을 스캔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3초, 복사 버튼을 통해 스캔과 동시에 출력까지 하는 데는 약 30초의 시간이 걸렸다. 스트레스를 느낄 만한 속도는 아니다.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CM115 w에 접속하는 세가지 방법
후지제록스 CM115 w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면 바로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기기로도 접속해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바일 기기로 후지제록스 CM115 w를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일단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갤럭시 시리즈와 같은 안드로이드 기기의 경우는 구글 플레이, 아이폰 시리즈와 같은 iOS 기기의 경우는 애플 앱 스토어에 접속, 전용앱(Fuji Xerox Print & Scan)을 설치해 이용하는 것이다. 모바일 기기에 담긴 문서 및 사진, 웹 페이지, 카메라 영상 등을 PC 없이 곧장 출력 가능하며, 후지제록스 CM115 w의 스캐너에 올려진 원고를 스캔해 모바일기기로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기능을 쓰려면 복합기와 모바일 기기가 동일한 와이파이 네트워크(공유기)에 접속해 있을 때만 쓸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애플에서 제공하는 iOS 기기용 인쇄 기능인 에어프린트(AirPrint)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복합기 내부의 설정에서 에어프린트 기능을 활성화 한 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이용하다가 인쇄를 원하는 이메일이나 사진, 웹 페이지 등이 있으면 액션아이콘을 터치하고 인쇄를 선택하면 된다. 다만, 이 역시 복합기와 모바일 기기가 동일한 네트워크에 접속한 상태여야 하며,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쓸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세 번째 방법은 원격 인쇄 기능인 구글의 ‘클라우드 프린트’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기능을 쓰려면 일단 CM115 w와 연결된 PC에 크롬 웹 브라우저를 설치한 후, 크롬의 설정 메뉴의 ‘고급 설정 표시’에서 클라우드 프린트 기능을 활성화 해야 한다. 그리고 모바일기기에서는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클라우드 프린트 앱을 설치한다. 최신 안드로이드폰은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해당 기능이 기본 탑재되어 있다.
이렇게 하면 모바일기기에서 복합기로 원격 인쇄가 가능하다. 다른 원격 프린트 솔루션과 달리, 복합기와 모바일기기가 동일한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공유할 필요가 없이 인터넷이 접속이 가능한 상태(3G나 LTE 등도 포함)라면 언제나 원격 인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복합기와 연결된 PC가 전원이 꼭 켜진 상태여야 한다는 제약은 있다. 만약 PC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모바일 기기로 클라우드 프린트 기능을 실행했다면 나중에 돌아와서 PC 전원을 켜면 곧장 인쇄 작업을 시작한다. 아무튼 약간의 제약이 있긴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모바일 기기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 CM115 w의 장점이다.
무난한 수준의 출력 속도 및 컬러인쇄 품질
그렇다면 복합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인쇄 속도와 품질은 어떨까? 제조사에서 밝힌 출력 속도는 흑백 12ppm, 컬러 10ppm으로, 흑백 출력 속도가 약간 느린 편이지만, 컬러 출력 속도는 동급 제품 대비 상당히 빠르다. 표준 품질 기준으로 A4 일반 흑백 문서를 출력해보니 가장 첫 번째 1매를 출력하는데 약 20초의 시간이 걸렸으며, 다음 페이지부터는 약 5초에 1장씩 꾸준하게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다. A4크기의 고해상도 컬러 사진 이미지의 경우, 첫 번째 1페이지를 출력하는데 약 30초, 다음 페이지부터는 약 10~15초 사이로 1장씩 출력된다. 컬러 레이저 제품 중에는 컬러 출력이 흑백 출력에 비해 유난히 느린 제품이 많은데, CM115 w는 상대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다.
< 원본 파일 이미지>
인쇄 품질은 제품 가격을 생각해 본다면 제법 좋은 편이다. 최대 출력 해상도는 1,200 x 2,400 dpi까지 지원한다. 일반 흑백 문서 출력 품질이야 요즘 제품답게 나무랄 데가 없고,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고해상도 컬러 이미지 출력물의 품질도 쓸만하다.
< 후지제록스 CM115 w에서 출력한 결과물>
특히, 표준 품질 모드의 상태에서 전용지가 아닌 일반 용지에 출력할 때도 제법 괜찮은 컬러 출력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물론 요즘 나오는 신형 잉크젯 프린터에 전용 인화지로 출력하는 수준의 품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대량 배포할 목적으로 출력한 이미지, 혹은 디자이너의 시안을 보기 위한 용도로는 부족함이 없다.
컬러 + 레이저 + 와이파이 복합기를 20만원에 살 수 있는 시대
후지제록스 프린터스의 컬러레이저 복합기인 도큐프린트 CM115 w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가격 경쟁력이다. 컬러 출력이 가능한 레이저 복합기가, 그것도 와이파이 접속 및 모바일 연동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 20만원 대 초반이라면 사실상 동급 최저가 수준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정도의 제품이라면 2배는 줘야 살 수 있었다.
그리고 컬러 레이저 제품 치고는 크기가 작은 편이라 공간 활용성도 좋으며 출력 품질이나 속도와 같은 기본기도 무난하다. 물론 ADF 같은 고급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거나 실외에서 모바일 프린팅을 하는데 다소의 제약이 있다는 점 등은 약간 신경 쓰이지만 저렴한 가격이 이런 점들을 충분히 상쇄한다. 중소기업 사무실 정도에서 쓰기에 딱 좋다. 경제성이나 내구성은 시간관계상 확인할 수 없었지만 최소한 사서 '본전' 생각은 들지 않을 듯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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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