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구형TV에 '소리 날개'를 날자 - LG전자 와이파이 사운드바 'LAS750M'
[IT동아 이문규 기자] 대학 후배의 집들이에 다녀온 아내가 신혼살림, 특히 크고 매끈한 디자인의 대형 TV가 몹시도 부러운 모양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후배 내외는 홈시어터까지 완비한 터라, 아내가 늘 보던 드라마를 큰 화면으로, 게다가 거실을 꽉 채우는 풍성한 사운드로 보고 듣게 됐다. 집에 돌아온 아내는 초라하기까지 보이는 우리집 TV를 켜면서, '아까 그 집 TV 정말 좋던데'라고 쓸쓸한 한 마디를 던진다. 평소에 TV에 관심이 없는 듯했는데, 아무래도 TV 자체보다는 홈시어터까지 풀세트로 배치된 구성을 보고 말하는 것 같다.
몇 년 전 모델이긴 하지만, 우리집 TV도 40인지 화면에 풀HD를 지원하기에 드라마나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을 보는 데는 아무 지장 없다. 관건은 '소리'다. 그저 단편적하고 건조한 소리만 듣던 아내가 풍부한 입체적 소리를 들으니 곧바로 반응할 수 밖에 없다. 홈시어터 시스템은 소리가 무작정 크게 울리는 게 아니라, 영상의 내용에 맞춰 필요한 소리를 멀고 가까움에 따라 정확히 분리해서 출력한다.
홈시어터 시스템은 대개 4개 이상의 스피커와 1개 이상의 서브 우퍼 스피커 등으로 구성되며, AV(Audio&Visual) 분야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이들 기기를 적절히 배치할 충분한 공간도 필요하다(그러니 집 크기가 적어도 130제곱미터(40평) 이상은 되어야 한다). 가격 또한 쓸만한 제품의 경우 100만 원이 넘기에, 신혼살림으로 싸잡아 마련하지 않는 이상 따로 구매하기에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이와 같은 활용의 어려움, 공간의 제한, 가격의 부담을 부분적으로 해소하여 홈시어터에 근접한 '소리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음향기기가 바로, 요즘 잘 나간다는 '사운드바(Sound Bar)'다. 대부분의 TV는 선명한 HD화질에 비해 소리는 부족하기 마련인데(TV를 얇게 만드니 좋은 스피커를 넣을 공간이 없다), 사운드바는 이를 충분히 만족스러울 만큼 보완한다. LG전자의 사운드바 신제품, 와이파이 사운드바 LAS750M(이하 750M)도 물론 그러하다.
와이파이 사운드바, 설치/설정은 어렵지 않을까? 물론 TV처럼 전원 플러그 꽂고 전원 버튼만 누른다고 작동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설명서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하면 중학생 정도라면 무난히 설치, 설정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 750M은 길쭉한 작대기(바) 형태의 스피커와 스탠드형 우퍼로 구성된다. 스피커 바의 길이는 약 1미터 정도로 40인치 TV 가로 길이와 비슷하다. 스피커는 TV 앞쪽에(벽걸이TV라면 아래쪽 벽면에 부착), 우퍼는 TV 왼쪽 혹은 오른쪽에 두면 된다.
스피커 바와 우퍼에 전원 케이블을 각각 꽂은 다음, TV와 스피커 바 사이에 음성 출력을 연결하면 되는데, 일반적으로 광출력(광 디지털 음성) 케이블을 이용하면 된다. IPTV 셋탑박스에 광출력 단자가 있다면 이 셋탑박스와 750M을 연결해도 된다. 우퍼는 스피커와 무선으로 연결되며, 우퍼에 전원을 넣으면 스피커와 자동으로 연결된다. 만약 연결되지 않는다면, 우퍼 뒷면에 있는 '페어링' 버튼을 누르면 수초 이내에 연결된다.
기본 연결은 이게 끝이다. 이제 TV에서 음성/사운드 출력을 'TV'가 아닌 '광 출력'으로 변경 설정해야 750M을 통해 소리가 들린다. 볼륨은 TV 리모컨이나 750M 리모컨으로 조절하면 된다. 참고로 LG TV를 사용하는 경우 '사운드 싱크' 기능으로 보다 간편하게 750M과 무선으로 연결, 제어할 수 있다(단 LG TV라도 무선 사운드 싱크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만 해당된다).
와이파이 사운드바, 얼마나 효과가 좋을까? LG전자 LAS750M은 스피커 바 하나+우퍼 하나로 4.1채널(스피커 4개 + 우퍼 1개) 사운드 효과를 낸다(LAS550H 모델은 2.1채널 구성이다. 출력도 750M보다 약간 낮다: 360W > 320W). '4.1채널'이고 '360W 출력'이고를 떠나서, 750M은 음향기기로서의 기본 목적, 즉 풍부하고 섬세한 소리를 출력하는 데는 모자람이 없다. 일단 TV 자체 출력보다는 확실히 부드러우면서도 울림이 강하다. 전자기기에 전혀 관심도 정보도 없는 아내도 짧은 탄성을 토해낸다.
뉴스에서는 앵커나 기자의 목소리는 전면으로 선명하게 나오고, 배경음이나 외부음(취재 현장 등)은 그보다 반 발짝 뒤에서 공간적으로 퍼진다. 뉴스 소리도 이렇게 달라진 수 있구나, 들으면서도 신기하다. 드라마나 영화는 약간의 과장을 보태 극장을 연상케 한다. 어릴 적 인기였던 비디오/DVD방의 느낌이다.
LG전자의 설명에 따르면 750M에는 '오토 사운드 엔진(Auto Sound Engine)'이라는 기술이 적용됐다. 낮은 불륨에서도 저역대와 고역대 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주는데, 무엇보다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를 유발하지 않을 수준에서도 안심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인지 볼륨 수치 10~15를 유지하며 사용했지만 작은 거실을 꽉 채우기엔 충분했다. 며칠 사용하면서 아랫집, 윗집, 옆집에서 별 말 없는 거 보면 층간 소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영화의 경우 리모컨의 '사운드 효과' 버튼을 눌러 'CINEMA' 모드로 설정하면 절묘한 음 균형이 후배 집의 홈시어터가 부럽지 않다(물론 그보다 월등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볼륨 10~15 정도에서도(최대 100) 음역 분리(저역, 고역)가 분명했다.
750M 출력의 압권은 음악이다. 요즘 인기 있는 오디션 방송을 보고 듣고 있노라면 (역시 약간의 과장을 보태) 공연 현장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음악은 볼륨 수치를 25~30 정도로 들었는데, 행여 옆집, 윗집, 아랫집으로부터 소음 신고가 들어오지는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음량이 빵빵하다. 그냥 막연하게 빵빵한 게 아니라 라이브 음악에 맞게 생동감 있게 빵빵하다. 참고로 750M은 '나이트 모드(Night mode)'를 적용할 수 있는데, 이는 야간에 사용해도 좋도록 소리 강도는 낮추고 섬세함은 높이는 역할을 한다.
750M의 사운드 효과는 총 6가지로, 기본으로 사용하는 '기본(Standard)', 음악 듣기 좋도록 사운드 균형을 조정하는 '음악(Music)', 극장 같은 울림을 출력하는 '영화(Cinema)', 모든 음역대를 고르게 출력하는 '플랫(Flat)', 중간 음역대를 강조하는 '부스트(Boost)', 고음/저음(베이스)을 강조하는 '트레블/베이스(Treble/Bass)' 등이다. 이중 음악과 영화 모드는 적용/미적용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효과다. 그러니 다른 때는 몰라도, 영화 볼 때, 음악 들을 때는 두 모드를 적극 사용하길 권장한다.
이 정도의 음질과 음량이라면 와이파이 사운드 바의 존재 의미를 누구라도 깨달을 수 있으리라 판단한다. 평소에 (뉴스 외) TV를 잘 보지 않는 본 리뷰어도 750M 덕분에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보게 됐다(더불어 드라마를 아내와 함께 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부부관계를 돈독히 하는 방법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와이파이 사운드바, 다른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을까? 본 리뷰어가 750M을 가장 많이 활용한 건 TV 시청보다 음악 감상이다. 별도의 오디오 기기가 없기에 750M은,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나 와이파이로 연결해 음악 듣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전에 리뷰했던 LG전자의 '스마트 오디오'나 '포터블 스피커'처럼, 스마트폰의 음악(주로 스트리밍)을 750M으로 출력하는 것이다(이 경우는 블루투스 출력만 가능).
당연히 사운드 효과를 '음악'으로 설정하고,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재생하면 어지간한 오디오 이상의 역할을 한다. 블루투스 연결은 750M 리모컨의 '기능 선택'을 눌러 'BT Ready' 모드로 맞춘 다음 스마트폰 블루투스를 켜고 연결하면 된다. 블루투스가 없는 기기(MP3 플레이어 등)라면 스테레오 케이블로 750M과 직접 연결해도 된다.
당연하겠지만, 음질이나 음량은 이전에 리뷰했던 LG 스피커 시리즈의 스마트 오디오나 포터블 스피커보다 훨씬 좋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태블릿PC, 노트북, 데스크탑으로도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활용도는 넓어진다.
음질에 있어서 750M은 와이파이 연결을 지원해 블루투스보다 고음질 출력이 가능하다. 아무래도 블루투스보다 대역폭이 넓고 데이터 손실이 적은 와이파이가 고음질 출력이 유리하다. 특히 FLAC(무손실음원) 음악을 주로 듣는 본 리뷰어에게는 와이파이 출력이 확실한 선택이다. 물론 실제로 들어보면 일반 사용자로서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간의 음질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긴 쉽지 않지만, 고음질 출력이 가능하다는데 와이파이 연결을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다.
LG전자는 무선 연결을 위해 스마트폰 전용 앱(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 오디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안드로이드폰, 아이폰). 다만 이 앱은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 재생/출력(750M과 와이파이 연결) 시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멜론'이나 '네이버 뮤직', '지니 뮤직'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할 시에는 블루투스 연결을 이용해야 한다.
참고로,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스피커 제품군(스마트 오디오, 포터블 스피커 등)을 750M과 병행 연결해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750M을 TV 쪽에 배치하고, 스마트 오디오 2대를 마치 홈시어터의 후방 좌우 스피커처럼 활용할 수 있다(LG전자는 이는 '홈 시네마 모드'로 칭하고 있다). 이 밖에 750M을 비롯해 LG 스피커 시리즈 제품을 와이파이로 연결해 동일한 음악을 재생하거나 각각 다른 곡을 재생케 하는 그루핑(Grouping) 기능도 지원한다(물론 실제로 사용해 보진 못했다). '홈챗'이라는 스마트홈 기능도 추가됐다. 이는 전원 켜기/끄기, 알람 기능 등을 마치 메신저와 대화하듯 설정하는 기능이다(네이버 라인과 카카오톡이 활용된다). 이를 테면, '아침 7시 알람'이라 입력하면, 그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음악이 재생된다. 사운드바가 참 별 게 다 된다.
LG전자는 최근 들어 사운드와 음질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음향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일반 사용자도 얼마든지 사운드의 매력에 빠져 볼 수 있을 사용자 친화적인 음향기기다. 보는 것에만 치중하지 말고 듣는 것도 챙겨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는 것보다 듣는 것이 온몸에 휘감기는 전율을 체감하기 좋기 때문이다.
LG전자 와이파이 사운드바, LAS750M, LAS550H는 누구라도 손 쉽게 TV 사운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홈시어터 대용 스피커다.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면 고민할 거 없이 당장 구매해도 좋다고 단언한다. 단조롭고 건조한 TV에 생동감 있는 소리를 불어 넣어 그 결과를 일단 체감하면 구매하길 잘했다고 생각될 것이다. 홈시어터를 능가하는 최고의 스피커라 말할 순 없어도, 홈시어터가 부럽지 않은 '가격대비 최적'의 스피커라고 평가하고 싶다.
LAS750M은 현재 50만 원대 후반~60만 원대 초반에, LAS550H는 30만 원대 후반~40만 원대 초반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10평 내외의 공간이라면 LAS550H가, 20~40평 공간이라면 LAS750M이 적합하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