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중국 스마트폰이 급성장하는 이유는?
경쟁력 있는 기술력과 간결한 디자인 갖춘 스마트폰 라인업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편견을 깨는 제품으로 전세계 사용자로부터 호평
[IT동아 권명관 기자]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하며 꾸준히 양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이 같은 양강 체제에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의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는 것.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가장 큰 장점은 약 13억 명에 달하는 세계 1위의 인구 즉, 거대한 내수 시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중국 스마트폰의 품질과 성능도 이제는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 향상됐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성능의 핵심인 프로세서(Application Processor, AP)를 자체 개발한다. 또한, 각자의 특성을 살린 기능과 편의성을 접목함으로써 나름의 다양성도 확보했다. 저가 스마트폰 위주의 판매 전략에서도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 2015'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기업들도 바로 중국 제조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제조사는 단연 화웨이(사진 참조)다. 화웨이는 'Make it Possible(불가능은 없다)'라는 슬로건으로 최대 규모의 부스를 마련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렸다.
당시 화웨이는 주요 기업들이 위치한 3번홀에서 스마트폰과 스마트시계를 포함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토크밴드)와 태블릿PC, 그리고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을 선보였다. MWC 2015 행사장 내 화웨이 부스도 위치상 가장 목이 좋은 3번홀 정중앙에 배치해 관람객들이 많이 몰렸다. 화웨이는 이 행사에서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전문 통신 장비를 소개하는 부스를 1번홀에 따로 배치했다. 부스 규모로 3번홀 부스의 10배에 달했으며, 다양한 네트워크 장비와 기술, 서비스 등을 선보여 네트워크 업체로서의 입지도 굳혔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4년 3분기(2014년 12월 기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24.4%), 애플(12.7%), 화웨이(5.3%), 샤오미(5.2%), 레노버(5.0%)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3억 100대에 달했으며, 삼성 7,321만 2,400대, 애플 3,818만 6,600대, 화웨이 1,593만 4,900대, 샤오미 1,577만 2,500대, 레노버 1,501만 1,900대를 판매했다. 화웨이를 필두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성장이 가장 눈에 띄는 부분. 특히 화웨이는 자체 칩 생산 및 통신 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화웨이의 주목할 만한 성과 중 하나는 저가폰이 아닌 '중고가 스마트폰' 출하 비중이 18%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 '화웨이 P7'은 지난 2014년 5월 파리에서 선보인 후 6개월 만에 출하량 약 400만 대를 달성했다. 또한 지난 2014년 9월 선보인 '화웨이 메이트7' 역시 출시 후 단 3개월 만에 200만 대 이상 팔렸다. 지난해 '아너' 브랜드 또한 눈에 띄는 성과를 달성했다. 아너 3 시리즈는 800만 대, 아너 3X 시리즈는 400만 대, 그리고 아너 6 시리즈는 300만 대 이상 출하량을 각각 기록했다.
< 화웨이 P7 >
- 참고기사: [리뷰] 중국산 아이폰, 화훼이 ‘P7’ - http://it.donga.com/19404/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화웨이의 지난해 총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122억 달러를 기록했다. 화웨이 역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 같은 기간 휴대폰 등 총 출하량은 7.8% 증가한 1억 3,400만 대였으며, 스마트폰은 45% 증가한 7,500만 대였다.
화웨이는 중국 기업의 약점으로 인식되던 브랜딩에 있어서도, 2014년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94위를 기록하며 중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100위 안에 진입했다. 'Best Global Brands'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며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65%의 수익을 창출했으며,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올려 주요 통신기기 생산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 투자로 세계 최다 특허 출원
이 같은 화웨이의 빠른 성장의 원인으로 연구 개발(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꼽을 수 있다. 화웨이의 지난 10년 간 R&D 총 투자액은 약 32조 8,304억 원(약 1,880억 위안)이며, 2014년에는 전년 대비 28% 증가한 약 6조 8,978억 원 ~ 7조 725억 원(약 395억 위안~405억 위안)을 R&D에 투자했다. 현재 전세계에 걸쳐 R&D 센터 16개, 공동혁신센터 28개, 교육센터 45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 직원의 46%인 7만여 명의 직원이 연구개발에 종사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를 통해 다양한 칩셋 기술(기린 AP 시리즈 등), 4G 기술 등 자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자신한다. 스마트폰 제조사 중 칩셋을 자체 생산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또 다른 강점은 품질이다. 화웨이는 글로벌 ICT 솔루션 제공업체로서 통신 영역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 네트워크 장비부터 단말기에 이르는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신 시장 경험과 자체적으로 보유한 기술 역량을 통해 높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화웨이의 이같은 연구개발 투자는 특허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2013년 말 기준 중국에서 4만 4,168개의 특허를, 해외에서 1만 8,791개의 특허협력조약(PCT) 특허를 출원하였으며, 이 중 3만 6,511개의 특허를 획득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화웨이는 2014년 말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2014년 100대 혁신기업'에 중국 기업 중 최초로 선정된 바 있다. 더불어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발표한 '2014년 잠정 출원통계' 자료에 의하면, 특허협력조약을 통한 국제특허 출원건 수에서 3,442건의 특허를 출원해 세계 최다 특허 출원 기업으로 등록됐다.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화웨이
화웨이는 2007년 한국 법인 설립 이래 한국 주요 통신사와 협력, 캐리어 네트워크 사업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사업분야의 성과를 바탕으로 2012년 엔터프라이즈 사업분야에도 진출해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지난 2014년 9월부터 스마트폰 '화웨이 X3'를 출시하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X3는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극복하며,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가격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화웨이가 내세우고 있는 '고객중심'도 눈에 띈다. 전국에 45개의 A/S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A/S 센터는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최초로 '찾아가는 AS 서비스'를 실시하고, A/S 센터가 멀거나 평일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사용자를 위해 지난 1월부터 택배 및 서울 내 퀵 서비스를 통해 무상 스마트폰 A/S도 지원하는 등 혁신적인 고객중심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참고로 택배 및 퀵 서비스 무상 서비스는 보증 기간 내에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사용자가 궁금한 것을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해 1:1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같은 과감한 연구 개발 투자와 다양한 제품 확보, 공격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화웨이는 전세계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보이며 급성장 중이다. 중국 기업, 중국 제품이라는 선입견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함으로써, 사용자를 위한 제품,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통해 기업 브랜딩 및 인식 변화도 이끌어냈다. 화웨이가 전세계를 상대로 펼치고 있는 거침없는 행보가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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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