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워치 에디션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명품시계는?
[IT동아 이상우 기자] 애플이 지난 3월 9일(현지시간) 공개한 '애플 워치 에디션(APPLE WATCH EDITION)'이 화제다. 18K 옐로 골드와 로즈 골드로 본체를 구성해 한층 럭셔리해 보이는 애플 워치 에디션의 가격은 38mm 모델이 1만 달러(약 1,125만 원), 42mm 모델이 1만 2,000 달러(약 1,350만 원)다. 여기에 시계줄을 가죽이나 금속으로 교체하면 49 ~ 449달러(5만 ~ 5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화제성, 재질, 브랜드 가치 등을 감안하면 애플 워치 에디션을 '명품 시계'라고 불러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애플 워치 에디션과 경쟁할 명품 시계는 어떤 것이 있을까?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제품을 통해 애플 워치 에디션의 가치를 파악해보자.
바쉐론 콘스탄틴 패트리모니
바쉐론 콘스탄틴 패트리모니는 누구나 인정하는 스위스의 최정상 시계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의 주력 모델이다(VACHERON CONSTANTIN PATRIMONY). 1755년 장 마크 바쉐론이 설립한 바쉐론 콘스탄틴은 26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시계 제작에 매진해왔다. 스위스 고급 시계를 상징하는 명가 중의 명가다.
패트리모니는 애플 워치 에디션과 마찬가지로 18K 골드, 로즈 골드, 백금 등 귀금속을 활용해 제작된 케이스 속에 1955년 개발된 이래 기계식 무브먼트의 최정점으로 군림해온 칼리버 무브먼트가 숨어 있다. 200개에 달하는 부속품과 20개가 넘는 보석이 정교하게 맞물려 외부의 전원 공급이 없어도 착용자에게 시간을 알려준다.
가격은 약 1만 335 달러(우리돈 약 1,200만 원, CLASSIQUE 81160/000G-9062 모델 기준). 다만 현재 이 제품은 단종된 상태로, 중고 제품이 아니면 구매하기 어렵다.
피아제 폴로 포티파이브
피아제의 유일한 스포츠 워치 라인업 '피아제 폴로 포티파이브(PIAGET POLO FORTYFIVE)'는 마찬가지로 스포티한 디자인의 애플 워치와 좋은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포티파이브는 5등급 티타늄으로 본체를 제작해 가벼우면서 내구성이 매우 뛰어나다. 디자인에 굴곡을 더해 손목에 밀착되어 편안하고, 100m 방수 기능과 러버(합성 고무) 소재 스트랩 교체 기능을 활용해 여름철에 착용하기 좋다.
가격은 약 9,755 달러(우리돈 약 1,104만 원, G0A34010 모델 기준).
IWC 파일럿 워치 더블 크로노그래프
IWC 파일럿 워치는 조종사를 모티브로한 시계가 아니라, 실제 파일럿들이 조종석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을 담은 시계다. 자기장으로부터 시계의 기능을 보호하는 연철 내부 케이스와 급격한 기압 강하에도 안전한 사파이어 글래스를 탑재해 비행에 가장 적합한 시계임을 증명했다. 스트랩은 블랙 엘리게이터 레더(악어 가죽)에 폴딩 버클을 부착했다.
가격은 약 일만 1,706 달러(우리돈 약 1,340만 원, IW377801 모델 기준).
롤렉스 데이트저스트
세월은 흘러도 롤렉스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롤렉스의 스테디셀러 데이트저스트(ROLEX DATEJUST)도 마찬가지다. 혹자는 데이트저스트의 디자인이 낡은 것이라 혹평하지만, 세월의 흐름에도 변함 없는 그 디자인이야 말로 데이트저스트의 진정한 가치다. 애플 워치 골드에디션이 데이트저스트의 환금성을 따라잡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듯하다.
가격은 모델 별로 500만~1200만 원.
오메가 시마스터 아쿠아테라
클래식한 디자인의 데이트저스트와 대비되는 스포티한 디자인이 눈에 띄는 시계가 바로 오메가 시마스터 아쿠아테라(OMEGA SEAMASTER AQUATERRA)다. 정장과 캐주얼 그 어떤 패션에도 무난하게 어울리는 것이 특징. 모델 별로 150m, 300m, 600m, 1200m 방수 기능을 제공하고 헬륨 방출 밸브를 탑재해 잠수부들에게 널리 애용되고 있다. 파일럿을 타깃으로 한 더블 크로노그래프와 대조적인 모습니다.
가격은 모델 별로 800만~1500만 원.
*시계의 가격은 공정한 비교를 위해 해외의 시계 가격 비교 사이트 '더워치쿼트'를 기준으로 삼았다.
사실 기계식인 그래서 전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스위스 명품 시계와 철저한 전자 제품인 애플 워치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하지만 애플이 애플 워치 골드에디션의 가격을 명품 시계와 동일한 선상에 놓은 만큼 둘을 대놓고 비교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애플 워치 골드에디션이 수백 년의 전통과 수작업으로 만든어진 예술품(일부 제외)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명품 시계와 동일하게 취급받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구매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제일의 회사이자 브랜드로 우뚝 선 애플이 스위스 시계 브랜드와 어떻게 경쟁할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