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10 개봉박두] 하나의 운영체제, 하나의 윈도10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운영체제 윈도10(Windows 10, 코드네임 스레시홀드)이 오는 21일 오전 9시(현지 시각, 국내 시각 22일 오전 2시)에 정식 공개된다. 윈도10은 윈도8.1과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을까. 윈도10의 가장 큰 변화 '통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특명, 모든 플랫폼을 하나로 합쳐라

MS는 플랫폼 회사다. 윈도뿐만 아니라 윈도RT(윈도 태블릿용 운영체제), 윈도폰(스마트폰용 운영체제), 엑스박스 원(비디오게임기) 등 다양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모두 따로 노는 것이 현실이다. 윈도용으로 개발한 앱을 윈도RT에서 실행할 수 없고, 윈도폰에서도 실행할 수 없다. 플랫폼의 기반부터 운영체제까지 제 각각이기 때문.

윈도10은 MS의 모든 플랫폼을 하나로 합치기 위한 문턱(Threshold)이다. MS는 윈도10을 자사 모든 플랫폼의 기본 운영체제로 탑재할 계획이다. 이제 윈도폰8.1, 윈도RT, 엑스박스 원 운영체제 같은 것은 없어진다. 모두 윈도10으로 통합된다.

스레시홀드
스레시홀드

이렇게 운영체제를 통합함으로써 사용자와 개발자 그리고 MS는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일단 사용자는 쓸만한 앱이 늘어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윈도폰이나 윈도RT는 경쟁자 안드로이드와 iOS에 비해 앱이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번 통합을 통해 기존 윈도8용 앱의 상당수를 실행할 수 있게 된다. MS의 모바일 기기가 일반 사용자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개발자 입장에선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윈도용으로만 앱을 개발하던 회사가 (몇 가지 간단한 변환 작업을 거쳐) 윈도폰과 윈도RT 그리고 엑스박스 원으로도 앱을 출시할 수 있게 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커진 시장만큼 이익은 늘어날 것이고, 그만큼 많은 개발자가 윈도10 플랫폼용 앱 개발에 뛰어들 것이라는 계산이다.

MS는 모바일 시장에서 뒤처진 입장을 만회할 수 있다. 사용자와 개발자를 윈도10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구글과 애플에 밀려 3위에 머무르고 있는 시장 상황을 뒤집을 기회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통합의 비밀은 닷넷프레임워크

그렇다면 대체 어떤 방식으로 기반이 전혀 다른 기기들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걸까. 윈도 운영체제로 실행되는 PC와 엑스박스 원은 인텔 프로세서(X86) 기반이다. 반면 윈도폰과 윈도RT는 ARM 프로세서(ARM) 기반이다. 기반이 다른 만큼 운영체제 실행방식부터 명령어까지 일치하는 것이 거의 없다. 당연히 앱 호환성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통합을 가로막았던 벽이다.

통합의 비결은 '닷넷프레임워크'와 '윈도 스토어'다. 닷넷프레임워크는 하나의 앱을 여러 플랫폼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MS가 고안해낸 앱 개발환경이다(성격이 많이 다르지만, 굳이 예시를 들자면 안드로이드의 ART 가상머신에 대응된다).

사실 PC, 윈도폰, 윈도 태블릿, 엑스박스 원에 탑재되는 윈도10은 같은 운영체제가 아니다. 운영체제의 내부 구조가 전혀 다르다. 이름만 같은 윈도10이지 서로 다른 기반에서 실행되는 만큼 차이점이 상당히 존재한다.

하지만 동일한 사용자환경(모던UI)과 닷넷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용자환경이 같으니 사용자는 같은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닷넷프레임워크를 통해 앱 실행 호환성이 보장되니 개발자 역시 하나의 운영체제에서 개발을 진행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윈도10용 앱은 윈도10에 기본 탑재된 앱 장터 윈도 스토어를 통해 사용자에게 공급된다. 공급을 윈도 스토어로 일원화한 것이다. 윈도스토어에서 앱을 구매한 사용자는 PC, 윈도폰, 윈도 태블릿, 엑스박스 원 등 MS의 모든 기기에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하나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주의할 것이 하나 있다. 윈도10 기기간의 앱 호환성은 윈도10용으로 개발된 앱에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윈도10의 윈도 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앱, 다시 말해 모던 UI용 앱만 윈도10 기기에서 실행할 수 있다. 기존 윈도용 앱(레거시 앱), 다시 말해 EXE 파일은 윈도폰, 윈도 태블릿, 엑스박스 원에서 실행되지 않는다.

사용자 환경도 조금 다르게 적용된다. PC와 윈도 태블릿용 윈도10은 모던UI와 데스크톱UI를 함께 제공하지만, 윈도폰과 엑스박스 원용 윈도10은 오직 모던UI만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스마트폰의 자그마한 화면이나 비디오 게임기에서 데스크톱UI를 사용할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윈도10을 활용한 MS의 플랫폼 통합은 이제 막 시작됐다. 조금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MS의 플랫폼 통합 전략이 사용자와 개발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 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윈도10의 구체적인 형태와 출시일 그리고 가격 정책 등은 오는 22일 오전 2시에 공개된다. 출시 행사는 MS 윈도10 출시 브리핑 홈페이지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윈도10
윈도10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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