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꼭 전문가용 SW가 필요한가? 이지포토3 VP

이상우 lswoo@itdonga.com

포토샵은 가장 널리 알려진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다. 다년간 쌓아온 명성에 걸맞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능으로 많은 전문가(디자이너, 포토그래퍼 등)가 애용한다. 게다가 포토샵의 보정 기능이나 레이어를 통한 합성 기능 등은 일반인도 사용할 만큼 유용하다.

하지만 포토샵은 그만큼 비싼 소프트웨어다. 기간제 라이선스인 포토샵 CC는 월 1만 1,000원(포토샵 CC와 라이트룸을 포함한 포토그래피 플랜)의 비용을 지불해야 사용할 수 있으며, 마지막 영구 라이선스 버전인 포토샵 CS6는 100만 원을 넘는다. 포토샵의 기능 중 아주 일부분만을 사용하는 일반인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이 때문인지 이를 무단으로 설치해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한글과컴퓨터가 지난해 내놓은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 '이지포토3 VP'는 이런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소프트웨어다. 사진 자르기나 크기조절 등의 기본 기능은 물론, 전문 색상조정 기능이나 레이어를 통한 사진 합성 기능 등을 제공한다. 또한 포토샵의 올가미 도구(Lasso tool), 다각형 올가미 도구(Polygonal Lasso tool), 자동 선택 도구(Magic Wand tool, 일명 '마술봉') 등에 해당하는 선택 도구도 갖췄다. 지금부터 이지포토3 VP에는 어떤 기능이 있는지 살펴보자.

이지포토3 VP 오중석
에디션
이지포토3 VP 오중석 에디션

편리함을 강조한 인터페이스

이지포토3 VP의 인터페이스는 포토샵과 비슷하다. 좌측에는 자주 쓰는 도구를 모아놓은 도구 막대가 있고, 우측에는 사진 색상 정보나 작업 중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창이 있다. 각 창은 사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옮겨놓고 사용할 수 있다.

포토샵과 이지포토
포토샵과 이지포토

<포토샵 CC(좌)와 이지포토3 VP(우)>

인터페이스에서 특징적인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하단에 있는 파일 목록 창이다. 여기에는 사용자가 불러온 사진 목록이 나타나는데, 각 사진의 썸네일이 표시되기 때문에 어떤 사진인지 쉽게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포토샵에서는 파일 이름만 나타난다.

이지포토3 VP
이지포토3 VP

또 다른 특징은 각종 도구의 세부 설정을 창 하나에서 조절할 수 있는 점이다. 포토샵의 경우 도구 막대에서는 도구의 종류와 형태만 선택할 수 있으며, 각 도구의 세부 설정은 상단에 있는 도구모음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와 달리 이지포토3 VP에서는 옵션창(단축키 F8)을 열어서 도구 형태, 사용 방식, 세부 설정 등을 변경할 수 있다.

포토샵의 유용한 기능을 그대로

좌측 도구 막대에는 포토샵과 유사한 형태의 도구들이 있다. 포토샵만큼 다양하지는 않지만, 필수적인 도구는 대부분 갖추고 있다. 선택 도구, 자르기 도구, 패턴 복제 도구, 그리기 도구, 텍스트 입력 도구 등이 있으며, 포토샵의 대표 기능이라 할 수 있는 마술봉도 있다. 마술봉의 자동 선택 성능은 생각보다 뛰어나다. 마우스로 클릭한 곳 주변의 비슷한 색상을 자동으로 선택하는데, 포토샵만큼 정교하게 선택한다.

이지포토3 VP
이지포토3 VP

자르기 도구는 자를 영역을 선택한 뒤 이를 회전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 기능은 포토샵 구형 버전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자르기 도구로 선택한 영역을 일정 비율로 확대하거나 줄일 수 없는 점이다. 예를 들어 포토샵은 자르기 도구로 영역을 선택할 때 Shift 키를 누른 상태로 마우스를 움직이면 처음 지정한 영역의 비율을 유지하면서 선택 영역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이지포토3 VP
이지포토3 VP

간편한 보정부터 고급 색상조정까지

이지포토3VP는 크게 두 가지 색 보정 방식을 지원한다. 우선 간편보정 방식이다. 간편보정은 명도, 채도, 외곽선 처리, 플래시 색 보정 등 자주 사용하는 보정 기능을 모아놓고, 각 작업을 클릭 몇 번만으로 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보정 전과 보정 후를 모두 보여주기 때문에 결과물을 미리 보면서 작업할 수 있다. 특히 각 기능의 이름을 밝게, 선명하게, 색상을 풍부하게 등으로 쉽게 풀어 써놓았기 때문에 각 기능이 사진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지포토3 VP
이지포토3 VP

상단 메뉴에 있는 색상조정 항목을 누르면, 밝기, 색 균형, 색조 등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각 항목을 선택하면 포토샵과 비슷한(하지만 조금 더 단순한) 형태의 창이 나타난다. 포토샵에서 해당 기능을 사용해봤다면 익숙할 인터페이스다. 이와는 별도로 '카메라 간편 보정' 기능이 있다. 사진에 들어있는 태그 정보를 바탕으로 사진을 촬영한 기종을 알아낸 뒤, 각 기종의 색상 특성에 맞게 자동 보정해주는 기능이다.

포토샵과 높은 호환성

이지포토3 VP의 또 다른 특징은 포토샵과의 높은 호환성이다. 포토샵 파일 유형 중 하나인 PSD(PhotoShop Document)를 읽을 수 있으며, 작업한 사진을 PSD 형식으로 저장할 수도 있다. PSD 형식의 파일에는 레이어, 색 공간, 각 레이어의 투명도, 텍스트 레이어 등 작업 중인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jpg같은 일반 이미지 파일 형식과 비교해 편집이나 수정이 더 용이하다.

편의성 높은 일괄 작업 기능

필자가 이지포토3 VP를 사용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일괄 작업이다. 단순히 크기만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파일 형식이나 색 공간 등을 모두 한 번에 변환할 수 있다. 특히 사진 파일을 불러오지 않고, 사진이 들어있는 폴더만 지정하면 폴더에 있는 모든 사진에 작업 내용을 적용할 수 있다.

이 기능은 무엇보다 촬영한 사진 수십 장을 블로그나 SNS 등에 게시하기 위해 용량이나 해상도를 줄이는 데 유용하다.

이지포토3 VP
이지포토3 VP

전문가에게는 조금 부족해

이지포토3 VP는 4만 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과 일반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갖춰 유용하다. 하지만 전문가가 사용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부분도 있다.

우선 이미지 파일 형식 중 하나인 Raw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다. Raw 파일은 디지털카메라가 촬영한 파일에 최소한의 작업만 적용한 파일로, 촬영 당시 빛의 정보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 파일을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등의 전문 소프트웨어로 수정하면 밝기, 색 공간, 색 균형, 채도 등을 거의 왜곡 없이 바꿀 수 있다(http://it.donga.com/19238/).

이지포토3 VP
이지포토3 VP

하지만 이지포토3 VP에는 이를 위한 기능이 없다. 때문에 사진을 Raw 형식으로 촬영하는 전문가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각종 처리 작업에 시간이 걸리는 점도 아쉽다. 예를 들어 자동 선택 도구로 사진 이곳 저곳을 연속으로 클릭하면, 작업에 부하가 걸려 오류가 발생한다. 또한 해상도가 높은 사진에 보정 작업을 하면 이 것이 실제 반영되는 시간도 제법 걸린다.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사진 용량 최적화가 포토샵과 비교해 부족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포토샵의 가장 큰 장점은 파일 용량 최적화다. 해상도를 낮추거나 사진 크기를 줄여도 사진 품질이 많이 저하되지 않는다. 즉 용량이 작아도 사진 품질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반면 이지포토3 VP는 사진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용량이 큰 편이다.

다음 두 사진을 보면 차이가 확연하게 보인다. 위 사진은 포토샵으로 크기를 줄였으며, 아래 사진은 이지포토3 VP로 크기를 줄였다.

포토샵
포토샵

<포토샵, 800x531, 52.7KB, http://goo.gl/HFc4wP>

이지포토3 VP
이지포토3 VP

<이지포토3 V, 800x531, 59.9KB, http://goo.gl/pi50mA>

용량은 아래 사진이 더 크지만, 사진 품질은 위 사진이 더 뛰어나다. 위 사진은 꽃잎의 잎맥 같은 세부적인 모습이 잘 묘사돼 있지만, 아래 사진은 이런 부분이 덜하다. 이 차이는 용량을 줄일수록 더 커진다.

일반 사용자에게 최적

이지포토3 VP는 포토샵 기능 중 일부만 사용하는 사람, 특히 취미로 사진을 찍거나 사진에 간단한 보정 작업 정도만 하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무엇보다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으며, 각종 기능 사용 방법이 비교적 쉬운 편이라 일반인에게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가격은 2만 7,500원이며, 사진작가 오중석의 동영상 강의가 포함된 '오중석 에디션'은 3만 9,600원이다. 기업용 제품은 19만 9,000원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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