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보면 렌즈가 보인다(2) - 서드파티
렌즈 모델명에는 각 렌즈의 속성과 기능이 숨어있다. 여기에는 렌즈의 초점거리, 조리개 개방 값, 대응하는 이미지 센서, 손떨림 방지 기능 유무, 사용한 렌즈의 종류 등 다양한 정보가 있다. 즉 렌즈 이름을 읽는 법을 안다면, 렌즈 구매 시 각 모델의 특징과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 지난 1부에서는 캐논, 니콘, 소니 등 대표적인 카메라 제조사의 렌즈 읽는 방법을 알아봤다(http://it.donga.com/20013/). 이번에는 대표적인 서드파티 렌즈 제조사 탐론, 시그마, 토키나 등의 렌즈 제품명에 관해 알아보자.
서드파티란?
우선 서드파티라는 용어에 관해 알아보자. 서드파티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공식 제조사 외에 공식 규격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규모 외부 개발사를 일컫는다. 앞서 말한 캐논, 니콘, 소니 등은 각각의 렌즈 규격(마운트)를 사용하는데, 서드파티 렌즈는 독자적으로 각 제조사의 바디에 맞는 렌즈를 생산해 공급한다. 성능과 비교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일부 카메라 애호가는 이를 애용하기도 한다.
초점거리와 조리개
렌즈의 초점거리와 조리개를 확인하는 방법은 대표 제조사의 렌즈와 서드파티 렌즈가 동일하다. 렌즈는 크게 초점거리가 고정된 단초점 렌즈(단렌즈)와 광각에서 망원까지 다양한 초점거리를 표현할 수 있는 다초점 렌즈(줌렌즈)로 나뉜다. 전자는 24mm, 50mm 등 하나의 초점 거리만 표시돼 있으며, 후자는 18-105mm, 18-135mm 등 광각과 망원 두 가지 초점 거리를 표시한다.
조리개 역시 초점거리에 붙여서 F1.8, F3.5-5.6 등으로 표시하는데, 이는 조리개를 열 수 있는 최대 개방값을 뜻한다.
포맷
포맷은 DSLR 카메라 바디에 사용한 이미지 센서 크기와 해당 이미지 센서에 맞는 렌즈 규격을 말한다. 시그마는 풀 프레임용 렌즈에 DG, 크롭바디에는 DC라고 표시한다. 탐론은 풀 프레임에 Di, 크롭바디에 Di II라고 표시하며(Di III는 미러리스용), 토키나는 각각 FX와 DX로 표시한다. 즉 시그마의 DG 렌즈는 캐논의 EF 바디나 니콘의 FX 바디에, DC 렌즈는 EF-S 바디나 니콘의 DX 바디에 대응한다는 의미다(물론 풀 프레임용 렌즈를 크롭바디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 http://it.donga.com/19747/).
*참고: 캐논은 풀 프레임과 크롭바디를 각각 EF와 EF-S로 부르며, 니콘은 FX와 DX로 부른다. 소니는 풀 프레임용 렌즈에는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으며, 크롭바디 렌즈에만 DT라고 표시한다.
덧붙여 설명하면 시그마 DG 렌즈나 탐론 Di 렌즈 등은 풀 프레임 규격에 대응한다는 의미다. 각 서드파티 렌즈는 동일한 사양이라도 캐논이나 니콘 등 카메라 바디 전용으로 출시되며, 이런 전용 렌즈는 서로 호환하지 않는다. 따라서 서드파티 렌즈 구매 시 어떤 제조사 전용 바디인지 확인해야 한다.
손떨림 방지
손떨림 방지 기능은 렌즈에 광학정 보정 기능을 탑재해 사진이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이다. 이런 기능을 통해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도 비교적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특히 작은 흔들림도 크게 나타나는 초망원 촬영이나 충분한 밝기를 얻기 어려운 접사 촬영 시 손떨림 방지 기능의 필요성이 커진다. 시그마는 손떨림 방지 기능을 OS(Optical Stabilization), 탐론은 VC(Vibration Control)라고 부른다.
자동초점 모터
자동초점 기능을 지원하는 렌즈 대부분은 랜주 내부에 초점 조절을 위한 모터를 내장한다. 수동초점 렌즈에서 초점 링을 손으로 돌리는 동작을 자동초점 모터가 대신해주는 셈이다. 덧붙여 모터를 내장하지 않은 자동초점 렌즈도 있는데, 이 경우 바디에 있는 자동초점 모터를 이용해 초점을 맞춘다. 렌즈 이름에는 자동초점 모터의 종류를 표시한다. 보통 아무런 표시가 없으면 일반 모터를 사용한 모델이다.
이와 달리 초음파 모터를 사용한 모델도 있다. 초음파 모터는 일반 모터보다 소음이 적으며 자동초점 속도와 정확도도 비교적 빠르다. 시그마는 초음파 모터를 장착한 모델에 HSM(Hyper Sonic Morter)이라는 단어를, 탐론은 USD(Ultrasonic Silent Drive)나 PZD(Piezo Drive)라는 단어를 붙인다.
렌즈 소재와 종류
렌즈 중에는 특수 저분산 유리를 사용해 색수차를 줄여주는 모델도 있다. 색수차란 빛의 굴절도 차이 때문에 색상 왜곡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빛은 원래 파장에 따라 휘어지는 정도가 다른데, 무지개가 다양한 색상으로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무지개의 안쪽이 보라색에 가깝게, 바깥쪽이 빨간색에 가깝게 보이는 이유는 보라색 빛과 빨간색 빛의 굴절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렌즈의 경우 망원 렌즈일수록 색수차가 크게 나타난다.
때문에 각 제조사는 초저분산 렌즈를 적용해 이런 현상을 줄인다. 시그마와 탐론은 모두 이런 렌즈를 사용한 모델에 LD(Low Dispersion)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렌즈의 특성을 표시하는 단어도 있다. 이는 메이저 제조사와 서드파티가 대부분 비슷한 용어를 쓴다. 우선 접사 렌즈다. 접사 렌즈란 피사체와 카메라 사이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도 초점을 잡을 수 있는 렌즈를 말하는데, 곤충이나 꽃잎 등 아주 작은 물체를 가까이서 촬영할 때 쓴다. 대부분의 제조사가 이런 접사 렌즈에 MACRO(Macro)라는 단어를 붙이며, 니콘은 Micro라고 표시한다.
렌즈 종류 중에는 어안렌즈라는 것도 있다. 이는 일반 렌즈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볼 수 있는 렌즈를 말한다. 보통 사람의 눈은 정면을 바라볼 때 약 120도의 각도를 볼 수 있으며, 고개를 돌리거나 안구를 움직이지 않는 이상 이 밖에 있는 물체는 인지할 수 없다. 이와 달리 물고기는 한쪽 눈만으로 이보다 넓은 범위를 볼 수 있다. 어안렌즈의 이름은 이런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며, 렌즈 이름에는 'Fish-Eye' 등으로 표시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