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S 7D 마크2 활용하기 (4), '순간포착'의 재미를 느껴보자
캐논이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EOS 7D 마크2는 '크롭바디 플래그십 카메라'다. 최고급 카메라와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내면서, 크롭바디 이미지 센서를 채택해 전체적인 가격 부담을 줄인 제품이다. 지난 1부에서는 플래그십 카메라는 무엇이 다른지 살펴봤고(http://it.donga.com/19990/), 2부에서는 7D 마크2의 고급 기능 사용방법을 알아봤다(http://it.donga.com/20047/). 그리고 3부에서는 65개의 올 크로스 타입 AF 포인트를 통한 자동초점 속도와 피사체 추적 기능 등을 소개했다(http://it.donga.com/20129/).
마지막으로 이번 4부에서는 7D 마크2의 빠른 셔터속도와 연사속도 활용 방법에 관해 알아보자. 7D 마크2는 최대 1/8000의 셔터속도를 지원하며 연사속도는 초당 10매에 이른다.
우선 셔터속도와 연사속도에 관한 개념을 확실히 정의하고 가자. 셔터속도란 렌즈와 이미지 센서 사이를 막고 있는 서터막이 열려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미지 센서를 통해 화상을 기록하려면 여기에 빛이 전달돼야 하는데, 평소에는 셔터 막이 이를 가리고 있다. 셔터 막은 셔터 버튼을 눌렀을 때 설정한 시간만큼 열렸다 닫힌다. 예를 들어 셔터속도 '200' 혹은 '1/200'은 1/200초만큼 셔터 막을 열어 이미지 센서에 빛을 노출한다는 의미이며, 셔터속도 설정 값이 커질수록 더 짧은 시간만큼만 셔터 막이 열린다.
셔터를 여는 시간이 짧을수록 사진은 어두워진다. 빛 받은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또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의 모습을 정확하게 담을 수 있다. 가령 셔터속도를 200으로 맞췄다면 피사체의 움직임 중 1/200초만을 포착해 사진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셔터속도를 낮추면 사진이 밝아지지만, 움직이는 피사체의 잔상이 남는다. 예를 들어 1/10으로 맞춘다면 1/10초 동안 피사체의 움직임을 모두 기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절한 밝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리개나 ISO 감도를 조절해야 한다.
<셔터속도를 조금씩 낮춰가며 흐르는 물을 촬영한 사진>
이와 달리 연사속도는 카메라가 일정 시간 안에 셔터 막을 얼마나 많이 움직일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보급형 제품인 경우 1초에 셔터 막을 세 번 정도 여닫을 수 있으며(3fps), 7D 마크2 같은 고급 카메라는 초당 10번 정도 가능하다(10fps).
연사속도는 사진의 밝기나 피사체의 잔상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연사속도가 빠르면 피사체의 연속 동작을 매끄럽게 사진으로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수가 공을 던지는 모습을 촬영한다고 하자. 공이 투수 손끝을 떠나 포수의 글러브에 닿는 시간은 1초 내외다. 연사속도가 빠른 카메라는 이 짧은 순간에 일어난 동작을 여러 장면으로 쪼개서 사진으로 저장할 수 있다.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던 '초고속 카메라'는 이런 연사속도가 아주 빠른 비디오 카메라다. 일반적인 비디오 카메라는 초당 24~30장, 혹은 60장 정도의 장면을 녹화하는데, 초고속 카메라는 초당 수천에서 수만 장의 장면을 녹화해 찰나의 시간에 일어난 모습을 세부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
참고로 고급 DSLR 카메라라는 연사속도를 중시한 모델과 해상도(화소)를 중시한 모델로 나뉘는 경우가 있다. 해상도가 높으면 사진 대형 인쇄 등 스튜디오 작업에 유리하지만, 카메라가 사진을 처리하는 작업에 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연사속도를 높이기 어렵다. 이와 달리 연사속도가 높은 모델은 사진의 해상도가 낮은 대신 사진기자처럼 '순간포착'이 필요한 작업에 어울린다.
이제 7D 마크2를 사용해 본격적인 순간포착 촬영을 해보자. 우선 셔터속도 중심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모드 다이얼을 Tv나 M에 맞춰야 한다. Tv는 Time value의 약자로, 사용자가 설정한 셔터속도에 따라 조리개, ISO(감도 자동 설정 시) 등을 조절해 적정 노출을 만드는 방식이다. 조리개 기준인 Av로 맞춘다면, 주변이 어두울 때 셔터속도를 강제로 낮춰 밝기를 조절하기 때문에 고속 촬영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촬영 모드를 선택했으면 이제 셔터속도를 바꿔보자. Tv 모드와 에서 7D 마크2의 셔터 버튼 뒤에 있는 조작 다이얼을 움직여 조절할 수 있다. 일반적인 촬영에서 1/200 정도의 셔터속도면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지만, 스포츠 사진은 조금 다르다. 1/650에서도 피사체의 잔상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1/800보다 빠른 셔터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모드를 바꾸고 셔터속도를 조절했다면 이제 고속 연사 모드로 바꿔보자. 상단 LCD창 앞에 있는 'DRIVE-AF' 버튼을 한 번 누르고, 후면에 있는 원형 다이얼을 돌리면 연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기본 설정 시에는 셔터를 아무리 길게 눌러도 사진 한 장만 촬영하며, 고속 연사(H) 모드에서는 셔터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버튼에서 손을 뗄 때까지 연속으로 촬영한다.
순간포착 사진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피사체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부터 움직임을 멈출 때까지 셔터 버튼 꾹 누르다가, 촬영이 끝나면 사진을 확인하면서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선택하면 된다.
연속 촬영 중에는 한 가지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있다. 바로 초점이다.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피사체라면 상관없지만, 갑자기 속도를 늦추거나 혹은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지 알기 어려운 피사체를 연속으로 촬영하면 초점이 빗나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7D 마크2의 피사체 추적하며 초점을 맞추는 iTR AF기능과 촬영 상황에 맞춰 추적 감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AI Servo 기능은 이런 상황에서 비교적 쉽게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음은 7D 마크2로 촬영한 사진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