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S 7D 마크2 활용하기(1), 플래그십 카메라는 무엇이 다른가?

이상우 lswoo@itdonga.com

함대의 사령관이 타고 있는 배에는 지휘관을 상징하는 깃발이 달린다. 이를 기함(旗艦) 혹은 플래그십(Flagship)이라고 부른다. 플래그십이라는 단어가 제품에 붙으면 해당 제조사의 주력상품, 혹은 대표 제품 이라는 의미로도 쓸 수 있다. 카메라 역시 마찬가지다. 플래그십 카메라는 제조사의 모든 광학 기술과 이미지 처리 기술을 집약한 제품이다.

이런 이유에서 플래그십 카메라는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비싼 만큼 결과물의 화질이나 선명함이 뛰어나고, 사진의 심도 표현이 자유롭다.

캐논이 얼마 전 내놓은 카메라 EOS 7D 마크2는 조금 독특한 플래그십 카메라다. 플래그십 DSLR 카메라에는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다는 통념을 깨고, 크롭바디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이미지 센서를 제외한 카메라의 기계적/기능적 성능은 캐논의 풀프레임 플래그십 카메라인 5D 시리즈나 1D 시리즈와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캐논 EOS 7D Mark
II
캐논 EOS 7D Mark II

이런 기능과 성능을 갖췄지만, 가격은 5D 마크3보다 100만 원 정도 저렴하다. 이미지 센서의 물리적인 크기 때문에 사진의 질은 조금 떨어지지만, 전문 사진작가가 아닌 아마추어나 일반인도 플래그십 카메라를 맛볼 수 있는 셈이다. 덧붙이자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크롭바디 전용 렌즈도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플래그십 크롭바디 카메라는 무엇이 다를까?

1. 연사속도

7D 마크2의 가장 큰 특징은 빠른 연사속도다. 전문가급 카메라 수준인 초당 10매 정도로 캐논의 최고급 카메라 1Dx(초당 11~12매)와 비슷하며, 고급 카메라 5D 마크3(초당 5~6매)보다 빠르다. 참고로 보급형 DSLR 카메라는 초당 3~5매 정도다.

<동영상 링크: http://youtu.be/gNgZeQmyufI>

이렇게 빠른 셔터 속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기기의 성능이 중요하다. 매 초마다 고화질 사진 십여 장을 빠르게 저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7D 마크2는 이를 위해 캐논의 최신 이미지 처리 엔진 디직6(DIGIC 6) 2개를 탑재했다. 일명 '듀얼 디직6'로, 이 역시 1Dx에 탑재한 기술이다.

캐논 EOS 7D Mark
II
캐논 EOS 7D Mark II

SD카드를 저장 매체로 사용하는 보급형 DSLR카메라와 달리, 7D 마크2는 SD카드와 CF카드 모두 지원한다. 보급형 DSLR 카메라는 SD카드를 사용해 제품의 부피를 줄인다. 하지만 고급 DSLR 카메라는 안정성이 높고 읽기/쓰기 속도가 빠른 CF카드를 사용한다.

캐논 EOS 7D Mark
II
캐논 EOS 7D Mark II

7D 마크2는 두 매체를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저장 매체 자동 전환, 분할 저장, 다중 저장 등 고급 기록 방식을 갖춰, 사진이나 동영상을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다.

2. 자동초점 속도

7D 마크2의 또 다른 특징은 빠른 자동초점 속도다. 캐논 DSLR 카메라 중 가장 많은 65개의 자동초점 포인트를 갖췄다. 61개를 갖춘 1Dx보다 많다. 참고로 보급형 DSLR 카메라는 10~20개 정도다. 이 65개의 자동 초점 포인트를 통해 정확한 위치에 세밀하게 초점을 잡을 수 있고, 다양한 구도에서 원하는 위치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캐논 EOS 7D Mark
II
캐논 EOS 7D Mark II

여기에 캐논이 지난해 선보였던 듀얼픽셀 CMOS AF 기술도 적용했다. 이미지 센서 모든 영역을 자동초점 센서로 사용하는 기술이다(참고: http://it.donga.com/15336/). 이미지 센서의 화소 하나하나가 초점이 맞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센서로 쓰이기 때문에 라이브 뷰(뷰파인더가 아닌 후면 액정화면을 보며 촬영하는 방식) 촬영 시 자동초점 속도가 아주 빠르다.

뿐만 아니라 이동하는 피사체를 따라 초점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AF 트래킹 성능도 강력하다. 이런 점은 사진촬영뿐만 아니라 동영상 촬영 시 특히 유용하다.

3. 방진/방습 성능과 내구성

보급형 DSLR 카메라와 고급 DSLR 카메라를 구분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내구성과 방진/방습이다. 보급형 제품은 제품의 무게를 줄이고, 단가를 낮추기 위해 뼈대를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이 때문에 충격에 비교적 약하다.

반면 고급 제품은 뼈대를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든다. 이를 통해 외부 충격에 강하며, 자기로부터 제품을 보호할 수 있고, 방열 성능도 뛰어나다. 7D 마크2는 뼈대를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어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강하다.

캐논 EOS 7D Mark
II
캐논 EOS 7D Mark II

방진/방습 성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고급 제품은 설원, 사막, 습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 기기를 보호하기 위해 방진/방습 기능을 갖춰야 한다. 7D 마크 2는 외부 커버와 이음새를 고무로 절연처리 했으며, 제품 결합 부위를 밀봉했다. 캐논 관계자에 따르면 기본적인 방진/방습 외에도 이물질이 특히 들어가기 쉬운 외부 조작 다이얼의 구조를 개선해 이물질이 끼지 않도록 조치했다.

4. 손쉽게 사용하는 고급 기능

7D 마크2는 전문가를 위한 고급 기능도 다수 갖췄다. 대표적인 것이 장노출(벌브) 촬영이다. 장노출이란 일정 시간 셔터를 열어놓고 피사체의 궤적을 그대로 담는 촬영 기법이다. 주로 별의 일주운동을 촬영할 때 쓴다. 7D 마크2에는 '벌브 타이머'라는 기능이 있다. 이를 활성화하면 사용자가 지정한 시간만큼만 셔터가 열리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장노출 촬영에 도전할 수 있다(다만 조리개, ISO 등 노출 조정을 위해서는 약간의 사전 학습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인터벌 촬영 기능이다. 인터벌 촬영이란 사용자가 지정한 간격으로 장시간, 계속해서 사진을 자동 촬영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해가 떠오르는 모습, 꽃이 서서히 피어나는 모습, 새가 집을 짓는 모습, 유성우가 내리는 모습 등 오랜 시간을 두고 일어나는 일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연결해 동영상으로 만들면 시간의 흐름을 빠르게 볼 수 있는 타임랩스 동영상이 된다.

<동영상 링크: http://youtu.be/99W_gz172IY>

이 밖에도 GPS와 디지털 나침반 기능을 갖춰, 여행 사진이나 자연 경관 촬영 시 유용하다.

지금까지 7D 마크2의 특징과 장점을 살펴봤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미지 센서만 빼면 최고급 카메라'다. 이어지는 기사에서는 7D 마크2의 고급 기능 사용 방법에 관해 소개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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