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주머니 속의 100인치, 에이수스 S1 프로젝터
한때 전문가용이라고 생각되던 제품이 일반 가정 시장에 진출, 의외의 선전을 하는 경우가 있다. 광원을 이용해 대화면을 구현하는 프로젝터도 그 중의 하나다. 기존의 프로젝터는 워낙 덩치도 크고 가격도 비싸서 사무실이나 강당의 전유물이나 다름 없었지만, 최근에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초소형 프로젝터가 제법 나온다. 가격도 수십만 원대라 가정에서 쓰기에도 큰 부담이 없다.
특히 이런 초소형 프로젝터는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기기와의 연동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나오는 모바일 기기는 DVD플레이어나 PC에 비해 다루기가 편한데다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 재생기능도 충실하기에 초소형 프로젝터와 조합하면 간단히 거실 영화관을 차릴 수 있다.
에이수스(ASUS)의 'S1' 모바일 프로젝터 역시 이런 제품 중 하나다. 에이수스는 본래 노트북 및 메인보드를 비롯한 PC 관련 제품 기업으로 유명했으나 최근 들어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장치, 모니터와 같은 AV 기기 시장에서도 제법 괜찮은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런 에이수스에서 야심 차게 발표한 LED 기반 초소형 DLP 프로젝터, S1에 대해 살펴보자.
휴대성은 만족, 밝기도 200안시 수준
에이수스 S1의 크기는 어른 주먹만하다. 무게도 342g 정도라 스마트폰 두어 개 정도의 묵직함만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싼 티가 나진 않는다. 외부에 메탈 재질을 도입해 질감을 살렸고, 상단의 에이수스 로고 주변에 동심원 느낌의 헤어라인 무늬를 넣어 제법 고급스럽다.
조작 버튼 역시 상단에 달려있는데, 좌우 이동 겸 음량 조절 버튼 2개, 결정 겸 메뉴 버튼 1개, 그리고 스플렌디드 영상 전환 겸 취소 버튼 1개를 비롯한 총 4개의 버튼으로 구성되었다. 버튼의 배치와 기능, 누르는 느낌은 무난하다. 그 외에 제품 측면에서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초점을 조절하는 포커스링도 달려있다.
전면에는 영상을 투사하는 렌즈가 달려있으며 이는 하단 스위치를 옆으로 움직여 커버를 열거나 닫을 수 있다. 화면 밝기는 200안시루멘이다. 본격적인 업무용 프로젝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유사한 크기의 초소형 프로젝터의 태반이 수십 안시루멘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주기적으로 램프 교환을 할 필요가 없는 LED 기반 제품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모바일 기기 연결에 최적화된 MHL 규격 HDMI 탑재
후면의 각종 연결 인터페이스 역시 상당히 간결하다. 음성 출력포트 및 HDMI 포트, 그리고 USB 포트 및 전원 어댑터 연결 포트가 1개씩 달려있으면 가장 오른쪽에는 전원 버튼이 있다. HDMI 포트는 모바일 기기 연결에 적합하도록 MHL(Mobile High-definition Link) 규격에 대응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일반 HDMI에 연결하려면 별도 전원 연결이 필요한 Y자형 케이블을 이용해야 하지만, MHL 대응 HDMI 포트라면 그럴 필요 없이 1자형 케이블을 쓰면 된다. 물론 해당 모바일 기기가 MHL 규격을 지원하는지도 제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일부 스마트폰은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으니 구매 전에 꼭 확인하자. 그리고 삼성과 LG의 일부 기종은 커넥터 변환 젠더가 필요할 수도 있다.
USB 포트는 데이터 교환 기능은 없고 외부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로만 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외부 기기를 연결, 외장형 배터리를 쓰는 것처럼 충전할 수 있다.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연결해 저장된 콘텐츠를 구동하는 기능까지 갖췄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능은 없다.
제법 풍성한 구성품 및 6,000mAh 내장 배터리 눈에 띄어
참고로, 에이수스 S1은 본체 외에도 MHL 지원 HDMI 케이블, 일반 HDMI 케이블, 마이크로 USB 케이블 등 다양한 케이블을 제공하며, 본체 크기에 맞는 파우치 및 여러 가지 액세서리를 함께 넣고 이동할 수 있는 가방도 제공하는 등 상당히 풍성한 구성품을 자랑한다.
그 외에 눈에 띄는 점이라면 배터리를 내장, 외부 전원 연결 없이도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내장 배터리의 용량은 6,000mAh이며 최대 3시간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이는 최대 밝기의 1/4 수준인 50안시루멘의 밝기로 구동되는 배터리 절약 모드로 이용할 경우의 기준이므로 이용 환경에 따라 이보다 배터리 구동 시간이 짧아 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실제로 써보니 초점거리, 밝기는 기대 이상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다음은 직접 써볼 차례다. MHL 출력 기능을 갖춘 삼성의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4를 이용, 동영상 콘텐츠를 구동해봤다. 이런 가정용 프로젝터를 이용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점이라면 역시 초점거리다. 프로젝터와 벽 사이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으면 화면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에이수스 S1은 다행히도 이런 점에서 충분히 합격점이다. 1.5 미티 남짓의 거리에서 약 60인치, 2.5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100인치의 화면을 구현하는 것을 확인했다.
만약 5미터 이상 떨어진다면 200인치에 달하는 화면을 볼 수도 있지만, 밝기 및 해상도의 한계 때문에 화질이 크게 저하된다. 최대한의 화면에서 그럭저럭 볼만한 화질을 유지하려면 3미터 정도가 딱 좋은 것 같다.
밝기도 제품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무난하다. 사실 이런 초소형 프로젝터 중에는 방 안을 완전히 깜깜하게 하지 않으면 영상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에이수스 S1은 형광등 1개 정도의 밝기에서도 나름 화면이 볼 만 했다. 물론 형광등 2개 이상, 혹은 태양광 밑에선 화면이 잘 보이지 않으니 참고하자.
부가 기능으로 색감 개선 가능하나 배터리 모드에선 선택 제한 있어
에이수스 S1는 최대 1,920 x 1,080해상도의 풀HD급 영상을 입력 받을 수 있으나 출력 해상도는 854 x 480 해상도의 WVGA 수준이다. 그래도 본격적인 홈씨어터용 프로젝터 수준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봐줄만한 수준의 선명도다. 프레젠테이션 위주로 이용하는 직장인도 이 정도면 만족할 것이다.
색감의 경우, DLP 프로젝터의 한계인지 초기 상태에선 전반적으로 다소 물이 빠진 느낌의 색상을 보여준다. 그래도 제조사에서도 이 점을 파악했는지 화면의 색감을 조절할 수 있는 스플렌디드(Splendid) 이미지 보정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은 다행이다. 표준(STANDARD) 모드의 색감은 다소 불만족스럽지만 상단의 스플렌디드 전환 버튼을 눌러 씨어터(THEATER) 모드로 전환하면 제법 진한(VIVID) 색감을 볼 수 있다. 필자 역시 이 모드를 애용했다.
다만, 씨어터 모드는 외부 전원을 접속한 상태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배터리 구동 상태에서 스플렌디드 버튼을 누르면 전력을 아끼는 배터리(BATTERY) 모드, 발표에 최적화된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 모드만 쓸 수 있다. 물론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화질 면에서의 손해를 감수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지만, 그래도 사용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본체에 2W 출력의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다는 것 자체는 좋지만, 볼륨을 최대로 높여도 음량이 좀 부족한 느낌이다. 제대로 영화를 즐기고자 한다면 별도의 외부 스피커를 달아서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장점 많은 제품이나 가격 설정이 관건
에이수스의 초소형 프로젝터인 S1은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제품이다. 휴대용이라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밝기나 화질 면에서 그 동안 나온 초소형 프로젝터 중에서도 상위급이라 할 수 있으며, 디자인이나 인터페이스도 무난하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USB 저장장치를 꽂아 저장된 콘텐츠를 구동하는 기능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고 배터리 구동 상태에서도 씨어터 모드를 쓸 수 있었으면 좀 더 만족도가 높았겠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이 정도면 합격점을 줄만 하다.
남은 과제라면 역시 가격이다. 아직 한국 내 출시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2014년 12월 현재 미국에선 319달러(약 36만 원)에 팔리고 있다. 한국 출시 가격은 이보다는 조금 더 올라갈 것 같은데, 그게 어느 수준이 될 지가 관건이다. 제품 자체는 제법 쓸 만하니 아무쪼록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가격표를 달고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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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