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0만원대 윈도8 태블릿PC는 어때? 에이서 아이코니아 W1-810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원 덕분에 뛰어난 가격 대 성능비를 자랑하던 제품이 있다. 윈도8 태블릿PC의 얘기다. 20만~30만 원대라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생산성(문서 작업)과 소비성(게임, 엔터테인먼트)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 그러한 윈도8 태블릿PC의 가격이 최근 10만 원대까지 내려갔다. 보급형 안드로이드 태블릿PC 못지 않은 가격이다.
대표적인 게 에이서의 초저가 윈도8 태블릿PC '아이코니아 W1-810'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출시된 초저가 태블릿PC '아이코니아 탭8'을 윈도 운영체제에 맞게 살짝 바꾼 제품이다. 가격이 저렴하다니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 싼 게 비지떡 아닐까. 아이코니아 W1-810의 완성도를 자세히 살펴보자.
성능은 다른 윈도 태블릿과 동일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 아이코니아 탭8과 아이코니아 W1-810의 성능은 동일하다. 크기 8인치 해상도 1,280x800(16:10 화면비, 189ppi)의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 4세대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 프로세서, 1GB 메모리, 32GB 저장공간,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 등을 갖췄다. 프로세서만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 Z3735E에서 Z3735G로 교체했다. Z3735E는 베이트레일 가운데 가장 하위 모델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실행하기 위한 명령어셋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Z3735G도 토대는 같다. 단지 윈도 운영체제를 실행하기 위한 명령어셋을 품고 있을 뿐이다.
베이트레일 모델끼리 성능차가 있다곤 하지만, 결국 프로세서 클록 속도가 조금 차이나는 수준에 불과하다. 토대는 동일하다. '어떤 윈도8 태블릿PC는 되고, 어떤 윈도8 태블릿PC는 안되고' 같은 일은 없다. 사이좋게 '되는 건 되고, 안 되는 건 안 되고'다. 다른 윈도8 태블릿PC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아이코니아 W1-810으로 할 수 있다.
고사양 3D 게임이나 고해상도 동영상 인코딩 같이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작업은 무리다. 하지만 노트북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은 대부분 아이코니아 W1-810로도 할 수 있다. 인터넷에 접속해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고, MS 오피스로 문서를 작성할 수 있으며, 어도비 포토샵을 실행할 수 있다. (쾌적하게 실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동영상 실행 능력은 안드로이드 태블릿PC나 아이패드보다 뛰어나다. 곰플레이어나 다음팟플레이어 등 동영상 재생기를 활용해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도 실행할 수 있다. 2만~3만 원 정도하는 블루투스 키보드를 따로 구매해서 연결하면 노트북 대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활용도가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완성도는 기대 이상
가격이 저렴하다고 하니 제품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걱정이다.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제품은 얇고(새끼 손톱의 2/3 수준), 가볍다(400g). 화면 테두리에 명함이 들어갈 것 같은 유격도 없다. 두껍고 무거웠던 상위모델(아이코니아W4)보다 오히려 완성도가 뛰어나다.
뒷면도 손가락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오돌토돌하게 마무리했다. 스피커는 제품을 세워서 사용하는 것을 가정하고 제품 하단 양쪽에 배치했다. 마이크/이어폰 겸용 단자,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 마이크로 USB 단자 등 모든 확장 슬롯은 일관성있게 제품 상단에 배치돼 있다.
배터리 사용시간과 실제 저장공간은?
이제 사용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아이코니아 W1-810의 배터리 사용시간을 확인해볼 차례다. 화면 밝기를 50%로 맞추고 MP4 동영상(HD해상도 H264 코덱)을 곰플레이어를 활용해 반복 재생했다. 그 결과 4시간 20분 동안 사용할 수 있었다. 웹 서핑만 할 경우 사용 시간은 조금 더 늘어난다. 5시간 10분 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나름 긴편이지만, 하루 종일 배터리만으로 사용하기는 힘들다. 충전용 어댑터를 항상 함께 들고다니는 편이 좋겠다.
아이코니아 W1-810의 저장공간은 32GB다. 다만 복구용 파티션이 내장돼 있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이보다 적다. 저장공간은 21.8GB로 표시되고, 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14.7GB다. 불필요한 초기 프로그램을 제거하면 15.5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저장공간이 더 필요하면 32~64GB 용량의 마이크로 SD 카드를 넣으면 된다.
저렴한 가격의 비밀은 인텔과 MS
앞에서 밝혔 듯이 아이코니아 W1-810의 가장 큰 특징은 놀랍도록 저렴한 가격이다. 19만 9,000원, 솔직히 조금 속보이는 가격이긴 하다. 고작 1.000원 빼놓고 10만 원대 제품이라고 홍보할 게 눈에 선하다. 그렇다 해도 가격 대 성능비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애플 아이패드는 50만~60만 원이고 경쟁 윈도8 태블릿PC조차 30만 원대에 판매 중인데, 아이코니아 W1-810는 어떻게 이렇게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일까.
비결은 인텔과 MS의 지원이다. 베이트레일을 탑재한 태블릿PC는 인텔에게 약간의 보조금을 지급받는다. 그만큼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다.
MS는 '윈도8.1 with Bing'이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기본 검색 엔진으로 MS의 검색 서비스 Bing(빙)을 채택하면 윈도8.1을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운영체제 가격을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MS는 8인치 이하 태블릿PC에 원래는 10만 원 내외인 'MS 오피스 2013 홈&스튜던트 버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윈도8.1과 MS 오피스가 무료라는 이점으로 사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다. 아이코니아 W1-810을 사용하는 동안 어떻게든 원가를 절감해 가격을 낮추려는 에이서의 눈물겨운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카메라 화소수가 매우 낮다. 후면 카메라조차 200만 화소에 불과하다. 물론 화질도 딱 그만큼이다. 8인치 IPS 패널도 그리 고품질이라고 할 수 없다. 화면은 밝고, 상하좌우 어디서 쳐다봐도 색상왜곡도 없다. 전면에서 바라보면 다른 태블릿PC와 대등한 품질을 보여준다. 하지만 측면에서 바라보면 너무 어둡다. 친구와 함께 동영상을 감상하길 원하는 사용자에겐 마이너스 요소다.
아쉬운 소식이지만, MHL을 활용한 외부 디스플레이 출력도 지원하지 않는다. 프레젠테이션이 잦거나, 태블릿PC와 스마트TV를 연결해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하길 원하는 사용자라면 다른 윈도8 태블릿PC를 알아보는 편이 좋겠다.
동봉된 MS 오피스도 좀 저렴하다. 원래 다른 윈도8 태블릿PC엔 'MS 오피스 2013 홈&스튜던트 버전'이 제공된다. 윈도8 태블릿PC가 고장나기 전까지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영구 라이선스다. 반면 아이코니아 W1-810에는 '오피스365 퍼스널 1년 라이선스'가 동봉돼 있다.
제품을 구매하고 6개월 내에 반드시 오피스 앱을 1번 이상 실행해야 오피스365가 활성화되는 점도 주의할 것. 활성화를 선택하면 오피스365 1년 구독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오피스365인 만큼 아이코니아 W1-810말고 다른 PC에서도 MS 오피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0만 원에 카메라와 디스플레이가 좀 더 쓸만하고, MS 오피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윈도8 태블릿PC를 구매하느냐, 19만 원에 가격 대 성능비가 매우 뛰어난 아이코니아 W1-810을 구매하느냐. 선택은 결국 사용자의 몫이다. 주머니가 빠듯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노트북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저렴한 태블릿PC를 찾는 직장인이라면 아무래도 아이코니아 W1-810쪽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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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