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인재의 '재도전'을 응원한다, 2014 컴백 캠프 성료
'실패'를 부끄럽고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는 문화를 개선하고, '재도전'하는 용기있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나섰다. 미래부는 올해 총 8회에 걸쳐 '2014 재도전 컴백 캠프/우수 창업 경진대회(이하 재도전 컴백 캠프)'를 진행했다. ICT 분야의 재기 기업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11월 21~22일 열린 재도전 컴백 캠프는 하반기 마지막 행사로 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그간의 성과를 발표하고 창업 아이템을 전문가들로부터 평가받았다.
재도전 컴백 캠프는 단발적인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운영으로 실질적인 결과물을 창출하고자 상반기 4회, 하반기 4회 총 8회에 걸쳐 시행됐다. 이번 행사는 '재도전의 장'으로 1차 '만남의 장', 2차 '소통의 장', 3차 '협력의 장'에 이은 것이었다. 미래부는 단계별 정기 행사뿐 아니라 참가자들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네이버 카페, 페이스북, 트위터 등)도 개설해 보다 원활하고 적극적인 의사 소통을 장려했다.
21일, 경기도 양평 블룸비스타에 모의 창업 15개팀, 총 70여 명의 참가자가 모였다. 이 15개팀은 지난 14일 있었던 우수 창업 아이템 경진대회를 통과한 팀들이다. 21일 1차 심사를 거쳐 6개팀이 선발됐고, 이 중 최종 심사에서 대상 1개팀, 우수상 2개 팀 등 총 3개팀이 뽑혔다. 미래부는 대상 1팀에게 1,000만 원을, 우수상 2팀에게는 각각 500만 원을 전달했다. 수상 팀들은 내년 ICT 재도전 단계별 지원사업 신청 시 가산점 등의 혜택도 받는다.
1차 심사에는 바이오피드백, 베로, 소리노리닷컴, 신사공, 아트뷰, 야호벤처스, 엠글리쉬, 캔디모바일, 포머스팜, 포스티노, 해피아이, 홀로테크, foodgood, IT-FIDES, LIMA 등 15개팀이 경쟁했다. 아이템은 보청기부터 음식 배달 솔루션까지 무척 다양했다.
심사는 심사위원단과 참가팀 전원이 모두 참여했다. 한국기업가정신투자파트너스 강나루 대표이사, KTDS 강석모 상무, 엠앤씨파트너 윤준수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글로벌기업가센터 이종훈 팀장, 동양인베스트먼트 정영관 부장, ETRI 조권도 박사 등이 이날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참가 팀과 심사위원의 점수는 1:1로 반영됐으며, 참가 팀은 자신의 팀을 제외하고 세 팀에게 표를 던졌다. 평가 기준은 제품/기술 우수성과 사업 타당성이었다. 발표 시간이 5분간이었기에 아이템의 사업성뿐 아니라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6개팀은 소리노리닷컴, 포머스팜, 홀로테크, foodgood, IT-FIDES, LIMA 등이었다. 이 6개팀은 10분간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더 세세하게 창업 아이템을 설명했고, 심사위원들은 이에 대해 10분간 현실 가능성, 사업성, 독창성 등을 묻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평가 기준은 제품/기술 우수성, 사업 타당성에 팀 구성 적정성까지 더해졌다.
이날 대상을 거머쥔 팀은 보청기 관련 아이템을 제출한 소리노리닷컴이었다. 우수상은 홀로테크와 LIMA 팀이 수상했다. 아쉽게 떨어진 다른 팀들도 이들에게 아낌 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대상을 수상한 소리노리닷컴 팀은 "앞으로 열심히 하고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강원래, "재도전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시상식 후 방송인 강원래 씨가 이끄는 꿍따리 유랑단의 강연으로 21일 행사는 마무리됐다. 그는 '실패'와 '재도전'의 의미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어 참가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이왕 이렇게 벌어진 거 이 상태에서 어떻게 헤쳐나가는지가 중요하다"며,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면 좋겠다"고 재기 기업인들을 응원했다.
이날 꿍따리 유랑단 소속인 김민지 양과 오세준 씨도 자신들이 실패를 극복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민지 양은 시각 장애인이다. 김 양이 5세 때 부모님이 이혼해 할머니 아래에서 자랐다. 장애인들이 다니는 특수 학교의 기숙사에서 지냈으며, 이 때문에 과자를 서랍에 숨기고 먹는 버릇이 생겼다.
그는 매일 기숙사에 갇혀지내는 것이 제일 싫었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김 양이 밖으로 나가려 하면 "안돼!", "밖에 나갔다가는 다칠거야"라며 말렸다. 그것이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김 양이 꿈꾸는 재도전은 혼자 외출하는 것이었다. 용기를 낸 그는 선생님으로부터 보행 훈련을 받은 후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혼자 바깥으로 나갔다. 김 양은 '이 때 정말 좋았다'며 그 당시를 추억했다.
두 번째 재도전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었다. 장애인 학교 안에서는 정보 습득이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시각 장애인은 안마사가 됐다. 학교에서나 사회에서 그 이외의 것을 별로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양은 '장애인이 할 수 있는 건 안마밖에 없구나', '대학을 나와도 안마밖에 못 하겠구나'며 허탈감을 느꼈다. 하지만 종일 시술소에 갇혀있는 것이 싫었던 김 양은 다른 꿈을 꾸었다. 바로 노래를 하는 일이었다.
그는 재도전을 위해 힘차게 나아갔다. '장애인도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결국 일반 전형으로 장로회신학대학교의 교회음악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또한, 지난 2011년 오디션 프로그램인 tvN '코리아갓탤런트'에서는 결승까지 오르며 그의 재능을 세상에 알리기도 했다.
21일 재도전 컴백 캠프 행사에서 김 양이 열창한 '거위의 꿈'은 많은 참가자의 마음을 울렸다. 강원래 씨는 "처음 민지 양에게 거위의 꿈을 불러보자고 했을 때, '너무 뻔한 것 아니냐'며 반문했었다. 그런데 정작 연습을 하며 계속 울더라. 엄청난 양의 눈물을 흘리고 나서야 마음이 진정됐고 공연에서 이를 부르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오늘 여기 오기 전 서울 남부 구치소에 다녀왔다. 그분들도 재도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구치소 앞에 '꿈이 있는 한 여러분은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라고 쓰여있다. 그런데 수감자분들은 민지 양의 노래를 듣고 99%가 눈물을 흘렸다. 여러분은 눈물이 없다. 아직 많은 것을 가지신 분들이다"고 말했다.
김 양의 뒤를 이어 마이크를 잡은 오세준 씨는 발성 장애를 갖고 있다. 그는 1집 앨범 발매 이후 갑자기 '연축성 발성 장애'가 생겼다. 성대 근육을 조절하지 못해 가수 생활을 이어가기에는 치명적인 장애다.
강원래 씨는 그에게 KBS 오디션 프로그램인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에 참가하길 권했다. 하지만 오 씨는 머뭇거렸다. 그는 "분명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내게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었다"며 "괜히 나 같은 사람이 나갔다가 망신만 당하면 그게 더 힘들 것 같았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전을 미뤘으나 결국 강 씨의 강력한 권유로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에 대해 그는 "노래를 기교적으로 잘해서 올라갔기 보다는 꿍따리 유랑단에서 배운... 진심으로 노래하는 것이 통한 듯싶다"고 전했다.
도전은 그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후회없이 프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그는 노래하는 게 아니라 음악을 만드는 일로 자신의 길을 틀었다. 프로듀서로 전향한 지 1년 반 정도 되었다고. "눈에 띄게 결과가 드러난 것은 없지만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하며 그는 희망차게 웃었다.
강연 후 그는 '넌 할 수 있어'를 부르며 진심을 전달했다. 강원래 씨가 친구들이 불러줄 때마다 많은 눈물을 흘렸던 노래라고 한다. 노래가 끝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강 씨는 강연 말미에 "상황은 나의 마음 상태에 따라 바뀌는 것 같다. 기적은 내 안에 있다. 내가 바뀌면 세상에 바뀔 수 있다"며, "열심히 재미있게 행복하게 사는 여러분이 됐으면 좋겠다. 이번 기회로 재도전, 다시 시작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생각해보고 새롭게 출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2014 하반기 마지막 재도전 컴백 캠프는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미래부는 2015년에도 ICT 분야 재기 기업인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진행할 계획이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