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윈도 서버 관리자의 필독서, 'Hyper-V를 다루는 기술'

이문규 munch@itdonga.com

"한글로 된 번듯한 Hyper-V 책을 쓰고 싶었다."

전직 서버 관리자였던 본 기자의 눈에 띈 이 책의 한 문구다. 이 땅의 IT엔지니어라면 한 번쯤은 겪었을 그 좌절. 바로 우리 관리자/개발자가 쉽고 편하게 참고할 수 있도록 한국 저자가 쓴 한글 기술서적이 그리 많지 않다는 현실이다(요즘은 그나마 양호하다). 영문원서를 막힘 없이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우리 관리자/개발자들에게 부자연스러운 번역티가 난무하는 번역서를 대하기란 사실상 여간 고역스러운 게 아니다.

그런 한국 윈도 서버 관리자/개발자를 어엿비 여겨 한국인 저자가 '순수 한글'로 집필한 기술서적이 출간됐다. 더구나 요즘 IT 트렌드의 화두인 '클라우드'와 '가상화'에 중점을 둔 것이라 눈길이 간다. 엔지니어 활동을 접은 지 수 년이 지났음에도 양질의 기술서적에 반응하는 걸 보면, 아직 본 기자에게도 엔지니어의 피가 남아 흐르고 있는 듯하다.

백승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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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Hyper-V'를 다루는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서버(Windows Server) 2008부터 적용된 '서버 가상화 기술'인 Hyper-V에 대해 실무적 내용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서버 가상화(Server Virtualization)는 물리적 서버 장비가 아닌 가상의 서버 머신을 필요에 따라 생성하여 비즈니스 환경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근간이 된다. 즉 (사양이 높은) 서버 장비 한 대에 여러 개의 가상 서버 머신을 생성해 각각의 IT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구성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백승주는 윈도 서버 제품군을 한번이라도 다뤄 본 관리자/개발자라면 모를 리 없는 인물이다. 그만큼 그는 윈도 서버 분야에서는 알려질 만큼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 기술전도사(Evangelist)로, 아마도 '꼬알라'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할 테다. 그는 15년 이상 이 분야에 종사하며 IT현장에서 치이고 깨지고 부딪히면서 배우고 익히고 터득한 경험을 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책이란 건 이래서 좋은 거다. 그들이 그렇게 고생고생하며 쌓은 경험과 지식을 이렇게 편안히 앉아서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12개 장으로 구성된 약 900쪽 분량의 윈도 서버 밀착입문서다. 최근의 서버 기술과 IT 트렌드의 이론을 바탕으로 시작된다. 전문기술서지만 초보 관리자가 읽고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 없을 정도로 쉽게 풀어가고 있다. 이후로 윈도 서버 설치부터 가상 하드디스크(VHD) 생성, 가상 네트워크 설정, 가상 서버 머신 생성 및 구성, 가상 서버 운영, 장애대비 및 복구(클러스터링)까지 다룬다.

백승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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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엔지니어로서 이 책에 감사하는 건 모든 설명과 전개가 화면 캡처 이미지를 통해 '따라하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화면 캡처, 정리하느라 고생깨나 했으리라). 내용을 보고 있자니 본 기자도 직접 한번 따라 해보고 싶을 정도로 상세하고 치밀하다. 또한 설치/설정 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에러 등에 대해서도 'Q&A' 형식으로 미리 짚어주고 있어 유용하다. 아마도 저자가 강의나 현업에서 숱하게 경험한 사례일 것이다. 윈도 서버 관련 내용 외에 IT 엔지니어라면 꼭 알아야 할 정보와 지식도 'NOTE'로 정리해 보여준다.

백승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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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장애대비/조치를 위한 윈도 서버 클러스터링(서버 이중화) 설정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그동안 윈도 서버 클러스터링에 대한 한국 저자의 책은 거의 없었다(윈도 서버 2003을 기준으로 한 클러스터링 서적이 2005년에 한 권 출간된 바있다). Hyper-V는 여러 대의 가상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이라 클러스터링 구현이 용이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서버 클러스터링은 고급 관리자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우리 관리자가 제대로 참고할 만한 윈도 서버 클러스터링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 적절한 대안이다.

이처럼 이 책은 윈도 서버를 토대로 한 서버 가상화 기술, 그리고 Hyper-V에 대한 사실상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때문에 윈도 엔지니어라면, 아니 윈도 서버를 한 대라도 보유하고 있다면, 철야 서버작업하며 베고 잘지언정, 뜨거운 물 부은 컵라면 위에 올려 놓을지언정 반드시 곁에 둬야 할 책이라 평가한다.

여담으로, 본 기자가 서버 엔지니어로 활동하던 10여 년 전에는 '윈도 2000 서버'가 대세였고, 당시 윈도 서버 관리자의 필독서는 세계적인 윈도 서버 전문가인 '마크 미나시(Mark Minasi)'의 'Mastering Windows 2000 Server'였다. 윈도 2000 서버와 관련해서 당시로서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기술참고서였는데(본 기자는 아직 그 책을 소장하고 있다), 'Hyper-V를 다루는 기술', 이 책을 당시의 'Mastering Windows 2000 Server'에 능히 견줄 만하다고 생각한다.

백승주4
백승주4

출판사: 길벗 (www.gilbut.co.kr)
분량: 902쪽
발행일: 2014년 10월 20일
가격: 48,000원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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