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니의 더 작은 Z3, '엑스페리아Z3 컴팩트'
갤럭시노트3에겐 갤럭시노트3네오가, G3에겐 G3비트가 있다면, 엑스페리아Z3(이하 Z3)에겐 '엑스페리아Z3 컴팩트(이하 Z3 컴팩트)'가 있다.
소니 Z3 컴팩트는 프리미엄 모델인 Z3와 맥을 같이하는 보급형 모델이다. Z3의 주요 특징 및 사용자 경험은 대부분 갖고 오면서 크기와 사양은 조금 덜어냈다. Z3는 5.2인치, Z3 컴팩트는 4.6인치다.
Z3 컴팩트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역시 가격이다. Z3 컴팩트의 출고가는 59만 9,000원이다. 11월 5일 기준 KT에서 5만 원대 LTE 요금제를 썼을 때 47만 9,400원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최대 지원금 11만 9,600원 적용).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대에 꽤 경쟁력있는 가격이다.
사실 무턱대고 보급형이라 하기에는 Z3 컴팩트는 사양이 꽤 준수하다. 해상도가 풀HD에서 HD로, 램(RAM)이 3GB에서 2GB로, 테두리 소재가 알루미늄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뀐 것 빼고는 Z3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냅드래곤801 프로세서를 내장했고 운영체제도 구글 안드로이드 4.4 킷캣으로 같다. 유심도 마찬가지로 나노 유심을 채택했다. 카메라 사양도 떨어지지 않았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
애플마저 5인치대 스마트폰을 내놓는 '패블릿(Phablet) 전성시대'. 그렇기에 작은 화면을 고수하는 사용자의 선택권은 오히려 좁아졌다. '자고로 전화기는 한 손에 들어와야지'라고 생각했다면 Z3 컴팩트를 주목할 것. 4.6인치 화면을 탑재해 아담하다. 아이폰5 크기 정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찾는다면 꽤 괜찮은 선택안이다.
같은 화이트 색상인 것이 크게 작용했을까? Z3 컴팩트는 기자가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5와 꽤 비슷한 인상을 줬다.
물론 이 둘은 색상 빼고는 별로 닮은 구석이 없다. 홈버튼 유무, 각진 정도, 스피커 위치 등 많은 부분에서 각자의 개성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Z3 컴팩트를 손에 쥐고 다니다 아이폰5로 착각해 홈버튼을 누르려고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아무래도 매끈한 직육면체 디자인이 손에 쥐었을 때 비슷한 감촉으로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Z3 컴팩트의 크기는 아이폰5보다 살짝 큰 정도다.
Z3 컴팩트는 Z3의 축소판이다. Z3를 '미니미'로 만들면 이런 모습이구나 싶다. 물론 찬찬히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몇 군데 보인다.
먼저 전체적인 크기를 줄이기 위해 윗부분의 간격이 조금 좁아졌다. 스피커와 'SONY' 로고 사이가 압축한 듯 가깝다.
4.6인치 화면은 해상도가 낮아졌다. 풀HD가 아닌 HD(1,280 x 720) 해상도다. 풀HD가 기본이고 QHD(2,560 x 1,440)를 채용한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속속 출시되고 있는 최근 경향을 생각하면 조금 아쉽기도 하다.
LG전자 G3,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등의 QHD 화면에 나도 모르게 익숙해졌던 걸까? Z3 컴팩트를 사용하며 알게 모르게 답답함을 느꼈다. 화면을 들여다보며 Z3만큼 '쨍하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았기 때문. 물론 예민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거다. 갤럭시S3도 G3비트도 HD 해상도의 제품들이다.
앞면에 스피커를 스테레오로 배치한 것은 Z3와 같다. 동영상 감상 시 이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뒷면에 스피커가 있는 제품보다 소리가 조금 더 생생하고 입체감있다.
Z3 컴팩트의 옆면 재질은 플라스틱이다. 반투명한 플라스틱이 테두리를 감싸고 있다. 무광이라 흠집이 나도 별로 티가 나지 않을 듯싶다. 참고로 Z3는 옆면을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 알루미늄 재질로 구성했다.
뒷면은 Z3와 마찬가지로 강화 유리 패널을 채용했다. 전체적인 크기가 줄어 동그란 카메라 렌즈가 상대적으로 더 커 보인다. 은색 SONY 로고가 가운데에서 포인트가 된다.
기자가 리뷰한 제품은 무난한 화이트 색상이지만 블랙, 오렌지, 그린 색상도 있다. 이 중 특히 그린 색상은 국내 제조사의 스마트폰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다. 개성있는 스마트폰을 원한다면 이 색상을 택해도 좋겠다.
Z3의 UX를 가져오다
Z3 컴팩트로도 Z3의 사용자 경험(UX)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사용자의 일상을 기록해주는 디지털 다이어리인 '라이프로그(Lifelog)', 음악을 들을 때 주변 소음을 잡아주는 노이즈캔슬링 기능, MP3 및 AAC 같은 포맷의 음원을 하이레졸루션(고해상도)에 가깝게 업스캐일링해주는 DSEE HX 기능, 플레이스테이션4와 연동 가능한 PS4 리모트 플레이 기능 등을 지원한다.
배터리도 Z3처럼 꽤 오래가는 편이다. 화면을 최대 밝기로 설정해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했을 때 하루 하고도 다음날 오전 정도까지 배터리가 버텼다. 아침에 완전히 충전해 집을 나서도 저녁 쯤이면 10% 이하로 남았던 여타 스마트폰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IP68등급의 방진/방수 기능도 갖췄다. 1.5m 수심에서 30분간 버티며 먼지로부터 제품을 완벽하게 보호한다. 카메라 물리 키 덕에 수중 사진 촬영도 가능하며 제품을 씻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동일한 방진/방수 성능을 갖춘 Z3 리뷰를 참고하자.
*참고 기사
[리뷰] 엑스페리아Z3, 단통법 덕에 매력 상승(http://it.donga.com/19642/)
Z3 컴팩트는 보급형임에도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다. 그동안 기자가 무거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잘 쓰지 않아도 보급형 스마트폰 앞에서 망설였던 이유는 바로 카메라였다. 평소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자주 찍기에 그들의 낮은 카메라 사양은 구매를 다시 생각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만약 기자처럼 카메라 성능 때문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택해야 했던 라이트 유저라면 Z3 컴팩트의 성능에 마음이 흔들릴 듯싶다.
Z3와 Z3 컴팩트의 카메라 사양은 같다. 2,070만 화소 후면 카메라와 22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후면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 크기는 1/2.3인치로 일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수준이다. 이미지 센서가 클수록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많아져 좋은 화질의 사진을 기대할 수 있다. 렌즈 화각도 Z3와 동일한 25mm이며, ISO감도도 12800까지 지원한다.
사진을 찍어보니 물리 카메라 키의 유용성을 또 한번 느꼈다. 왼손에 짐을 들고 있어도 오른손만으로 Z3 컴팩트를 손에 쥐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엄지와 중지, 약지, 소지로 Z3 컴팩트의 아랫부분을 지지하고 검지로 카메라 키를 반쯤 눌러 초점을 맞춘 후 마저 눌러 촬영했다. 빠르고 쉽다.
아래에 직접 촬영한 사진을 몇 장 게재한다. 원본은 이곳에서 볼 수 있다.
FLAC, 고화질 동영상 재생 가능
보급형임에도 무손실압축음원(FLAC)과 고화질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영화 그래비티의 2K 해상도 예고편을 재생해보니 소리와 영상이 어긋나는 것 없이 잘 나왔다.
<위: 엑스페리아Z3 컴팩트, 아래: 갤럭시노트4>
다만, 높은 그래픽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에서는 조금 부족함이 느껴졌다. GAMELOFT의 '아이언맨3'를 실행해보니 살짝 버벅대기도 하고 아이언맨의 수트가 매끄럽지 않아 보였다. 갤럭시노트4와 비교하니 성능 차이를 체감했다. 물론 게임 진행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
애니팡, 모두의 마블 등 2D 캐주얼 게임은 무리 없이 실행할 수 있다. 기자가 최근 재미있게 하고 있는 숲 속의 앨리스도 게임을 하며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다.
Z3와 마찬가지로 LTE만 지원한다. 광대역LTE는 적용되지만 LTE-A나 광대역 LTE-A는 이용할 수 없다.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소니코라이 공식 홈페이지(http://store.sony.co.kr/handler/ViewProduct- Start?productId=43013692)에서 확인 가능하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