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슈(10월첫째주) - 단통법으로 '전국민 호갱화'
1. 단통법, 그 부작용은 컸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행되기 시작한 지난주, 업계는 단통법 소식으로 시끌시끌했다. '전국민 호갱화', '동일 모델의 국내외 가격 격차 확대', '산업 침체'와 같은 부정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시장은 단통법 여파로 냉랭했다. 시행 첫날 번호이동 규모가 전주 대비 1/3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1만 6,178건 -> 4,542건). 지원금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
이동통신(이하 이통) 3사가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한 지원금은 삼성전자 갤럭시S5 등이 14만 원도 되지 않았다. 이는 법정 최대 보조금 30만 원의 절반 수준이다. 그나마 14만 원도 고가 요금제를 썼을 때로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하면 지원금은 이보다 더 내려간다. 결국 소비자는 단말기 대금만 70만 원 정도를 주고 갤럭시S5를 구매해야 한다.
최신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쪽은 사정이 더 안 좋다. 갤럭시노트4의 최대 보조금은 11만 1,000원이다. 제일 저렴한 3만 원대 요금제를 쓰면 지원금도 3만 원대로 떨어진다. 거의 출고가에 사는 거나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방송통신위원회 최성준 위원장도 7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통사 지원금이 낮고 스마트폰 출고가격이 높다"며, "시간이 지나면 이통사가 지원금을 조정하든지 제조사가 출고가를 조정하든지 (12%의 요금 할인을 받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차별 받지 않고 동일한 가격에 휴대폰을 사야 한다'는 단통법의 첫 취지 자체는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가격이 예전보다 훨씬 비싸졌다는 데에 있다.
법정 보조금 한도가 기존 27만 원에서 최대 35만 원으로 높아졌으나 이는 현실의 휴대폰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 출고가 80~100만 원대의 휴대폰은 최대 보조금을 받아봤자 할부금이 50만 원을 넘긴다. 거기다 앞서 말했듯이 최대 보조금은 주어지지도 않았다.
단통법은 3년의 시간이 지나면 그 효력이 사라지는 일몰법이고, 방통위는 3년이 지난 후 미국처럼 보조금 제한을 철폐할 것이라 밝혔지만 그때까지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3년간은 국내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출고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지 않는 이상 지금과 비슷한 비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사야 할 것으로 보인다.
2. 화웨이 국내 시장 진출
화웨이가 단통법이라는 좋은 때를 맞춰 국내 시장을 찾았다. 지난 9월 30일부터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사업자 미디어로그를 통해 'X3'를 출시했다. X3는 준수한 사양임에도 출고가가 52만 8,000원으로 비교적 낮다.
X3는 해외판 '아너6'를 개량해 내놓은 제품. '3배 빠른 스마트폰'이란 의미다.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에 화웨이의 기린920 옥타코어 프로세서, 2GB 메모리(RAM)를 탑재했다. 광대역 LTE-A를 지원하며 저장 공간은 16GB이고 운영 체제는 안드로이드 4.4 킷캣이다. 지원금은 요금제에 따라 15만 8,100원부터 18만 3,100원으로 실제 부담하는 단말기 대금은 약 35~37만 원 수준이다.
화웨이 X3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미디어로그 홈페이지(https://www.umobi.co.kr/cc/evntDetail.mhp?selectedSn=11)에서 볼 수 있다.
3. 팬택의 운명은?
법정관리 중인 팬택의 새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팬택 인수의향서 접수가 7일 오후 3시에 끝난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해외 기업 1~2곳이 응찰했다. 하지만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해외기업들이 본 입찰까지 참여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팬택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내고도 실제 본 입찰에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기업 계속 가치가 높다면 단독 생존하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신규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어려운 상황으로 회생에도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팬택은 지난 9월 24일 공식 홈페이지에 인수합병(M&A) 공고를 냈다. 이번 매각 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은 10월 안에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을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팬택의 기술력을 보고 관심을 갖는 업체들이 많다"며,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을 대상으로 예비 실사를 한 후 입찰을 진행할 것이며 이달 안으로 이를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아마 내년 2월 전에는 최종 계약 성사까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