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에 이어 어도비에게 도전장 던진 한글과컴퓨터
한컴오피스로 유명한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어도비 포토샵 대체를 목표로 개발한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 '이지포토3 VP'를 30일 출시했다. 이지포토3 VP는 포토샵처럼 이미지를 잘라내고, 효과를 추가하고, 색감을 변경할 수 있는 비트맵 그래픽 편집용 SW다.
이미지 편집 SW 업계는 포토샵 천하다. 기능이나 점유율면에서 경쟁 SW는 포토샵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나마 GIMP(포토샵 대체용으로 유명한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만이 유의미한 점유율을 보여주며 간신히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미지 편집으로 먹고사는 전문가말고 일반 사용자 가운데 포토샵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지포토3 VP는 바로 이 틈을 파고 든 SW다. 포토샵의 기능 가운데 자주 쓰이는 것만 추려내서 구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한컴 김기홍 책임연구원은 "시중에는 600여개의 이미지 편집 SW가 존재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은 이 가운데 무엇이 자신에게 필요한 SW인지 파악하기 힘들었다"며, "이지포토3 VP는 이미지를 편집할 때 자주 사용되는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 SW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자신했다. '다양한 기능'과 '뛰어난 접근성' 그리고 '낮은 가격'을 장점으로 꼽은 것이다.
이지포토3 VP의 7가지 특징
한컴이 밝힌 이미포토3 VP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그림판과 포토샵을 적당히 섞어 놓은 느낌의 UI를 채택했고, 모든 메뉴를 한글로 제공한다. 여기에 한컴만의 독창적인 UI를 추가했다. 하단 썸네일 이미지를 통해 편집 중인 이미지를 쉽게 전환할 수 있다.
2. 디지털 카메라 자동 인식보정 기능을 탑재했다. 200여개가 넘는 색상 프로파일을 제공해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색감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어도비 포토샵 라이트룸에 들어 있는 기능과 같다. 카메라 제조사 별로 이미지의 색감이 달라 고민했던 사용자에게 희소식이다.
3. 6단계 이미지 보정 기능을 제공해 누구나 쉽게 이미지에 효과를 추가하고 색감을 보정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 픽셀 유동화와 스팟 힐링 브러시 기능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 피부의 잡티를 지우고, 얼굴이나 허리의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얼짱'용 사진을 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픽셀 유동화와
힐링 브러시를 이용해 얼굴을 밝고 화사하게 바꿀 수 있다>
4. PSD(포토샵) 파일을 읽고, 편집하고, 저장할 수 있다. 색상 정보나 레이아웃 등이 모두 정상 호환된다.
5. 가우시안 흐림, 언샵 마스크, 비네트 등 54종의 필터 효과를 추가할 수 있다. 한컴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사용자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필터 54종을 선별했다. 김 연구원은 "포토샵과 비교하면 필터의 개수 자체는 적지만, 널리 사용되는 필터만 남긴 알짜배기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6. 클리핑 마스크(종이 두 장을 겹쳐 붙이듯이 특정 이미지 밑에 또 다른 이미지를 깔아주는 기능) 등 GIMP에는 없는 여러가지 기능을 지원한다.
7. 전문가 수준의 컬러보정 기능을 지원한다. 이지포토3 VP는 이미지의 색감, 밝기, 감마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또한 sRGB, 어도비RGB 등 다양한 색공간을 지원하고, 채널당 8비트(약 1,600만 색상)의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하다. 개인 사용자는 2만 5,000원에 ESD(다운로드) 버전 영구 라이선스를 구매할 수 있고, 기업 및 관공서는 19만 9,000원에 영구 라이선스를 구매할 수 있다(둘 다 VAT 별도). 월 2만~5만 원, 연 25만~60만 원을 지불해야 하고 영구 라이선스도 없는 포토샵CC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게 한컴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지포토는 19곳의 중앙정부, 31곳의 지방자치단체, 916곳 이상의 교육기관, 269곳 이상의 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한 한컴은 '이지포토 꿈나무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교에 이지포토3 VP를 무료로 제공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몇 가지 단점이 눈에 띈다. 일단 이지포토3 VP는 RAW 파일을 지원하지 않는다. JPG, PNG, BMP, PSD 등 일반 비트맵 이미지 파일만 읽고 편집할 수 있다. 또, OS X과 리눅스 버전을 제공하지 않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오직 윈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포토샵, GIMP 등을 상대로 이지포토3 VP가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성패는 한컴의 개발 능력과 지속적인 업데이트 지원 여부에 달렸다. 한컴오피스처럼 MS 워드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대표 국산 SW로 우뚝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지포토3
VP를 소개하고 있는 한컴 이홍구 부회장>
*IT동아는 리뷰를 통해 이지포토3 VP의 자세한 성능을 알려드릴 계획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