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업용 NAS의 필승조합? 큐냅 TS-853 Pro + WD Red pro

NAS(Network Attached Storage)는 요즘 확실히 뜨고 있는 IT기기다. NAS는 원하는 용량의 HDD를 꽂아 인터넷에 연결하면 곧장 자신만의 고용량 클라우드 공간을 손에 놓을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특히 최근의 NAS는 인터넷이 연결 가능한 기기라면 대부분 호환이 가능하므로 잘 활용하면 TB(테라바이트)급의 저장소를 가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NAS 열풍은 관련 업계의 움직임만 봐도 알 수 있다. NAS업체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능과 편의성이 향상된 NAS를 내놓고 있는 것과 동시에, HDD 업계에선 NAS에 최적화된 NAS 전용 HDD를 다수 출시하고 있다.

큐냅(QNAP)이 최근에 중소기업(SMB)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TS-853 Pro,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WD(웨스턴디지털)에서 내놓은 고급형 NAS 전용 HDD인 WD Red Pro(레드 프로)가 바로 그것이다. 두 제품 모두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한층 발전했으며, 무엇보다도 최근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는 NAS 시장을 대하는 그들의 진지한 자세 역시 엿볼 수 있다.

쿼드코어 CPU와 8GB 메모리, 그리고 8베이의 위용

큐냅 TS-853 Pro는 전문가 및 중소기업용을 표방하는 제품인 만큼 제품 사양이 만만치 않다. CPU는 인텔의 쿼드코어 셀러론(2GHz)을 탑재하고 있고 메모리는 모델에 따라 2~8GB를 탑재하고 있다. 2GB 모델을 사서 나중에 메모리만 8GB로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외에 기가비트 랜 포트가 4개나 탑재되어 안정적으로 고속 통신이 가능한 점도 눈에 띈다.

제조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최대 415MB/s의 전송 속도를 발휘하며, AES 비트 암호화 파일을 전송할 때도 70MB/s의 최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이는 HDD 대신 SSD를 탑재하거나 안정성 보다는 성능 위주로 RAID(복수의 저장장치를 조합해 성능이나 안정성을 높임)를 잡을 때와 같이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을 때의 경우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참고 정도만 하자. 물론 최적의 조건을 갖추더라도 이 정도의 성능을 낼 수 있는 NAS는 흔치 않다.

그리고 큐냅 TS-853 Pro의 사양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바로 드라이브 베이(SATA3)를 8개나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대 8대의 HDD나 SSD를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용량 확장이 자유로운데다 RAID 구성 면에서도 융통성이 많다. 용량은 물론, 성능이나 안정성 면에서도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의미다.

드라이브 베이를 빼서 살펴보니 구조나 재질 면에서 상당히 견고한데다 2.5인치 드라이브도 문제 없이 호환되는 등, 전반적인 완성도가 수준급이다. 제품의 등급이나 주 소비자층을 생각해 보면 납득할 만하다.

의외로 활용도 높은 전면 LCD와 버튼

그 밖에도 TS-853 Pro의 하드웨어는 눈에 띄는 점이 많다. 전면 상단 우측에 위치한 LCD와 조작 버튼도 특색이 있다. 이를 통해 NAS의 상태(포트 별 IP, 펌웨어 버전, 온도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초기 설치 시에 RAID의 구성과 같은 제법 중요한 설정도 외부의 단말기 연결 없이 단독으로 제어할 수 있다. 화면이 작고 버튼이 2개뿐이지만 활용도는 의외로 높다.

PC처럼 HDMI로 TV와 직접 연결해 영화 감상도 가능하지만

그리고 제품 후면에 시스템의 영상과 음성을 TV나 모니터로 직접 출력할 수 있는 HDMI 포트가 달린 것도 TS-853 Pro의 독특한 점이라 할 수 있다. USB 포트도 5개(전면 1개, 후면 4개, 이 중 3개는 USB 3.0 규격)나 달려있기 때문에 TV나 모니터와 같은 디스플레이 장치, 그리고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입력기기를 달 수 있다.

특히 TS-853 Pro는 전면에 멀티미디어용 리모컨(별매)의 신호를 받을 수 있는 IR 수신부까지 갖추고 있다, 아예 TV나 모니터와 연결해 PC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네트워크 상의 저장소 기능에만 충실했던 기존 NAS의 본질과 다소 어긋나는 감이 있긴 하지만 일단 제품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제품의 가격대를 생각해 본다면 단순히 이를 가정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로 쓸 사용자는 거의 없을 것 같다.

기업 시장 겨냥한 고성능 NAS용 HDD, WD 레드 프로

TS-853 Pro에 이어 살펴볼 제품은 이와 짝을 맞출 NAS 전용 HDD인 WD의 레드 프로다. WD는 2012년에 NAS 전용 HDD를 표방하는 Red(레드) 시리즈를 출시, 시장에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컬러로 제품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WD 특유의 컬러마케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올해 출시된 레드 프로는 기존 레드의 상위 제품이다. 사실 레드 시리즈는 안정성이나 내구성, 혹은 호환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라 성능 면에서는 일반 HDD보다 나을 것이 그다지 없었다. 디스크 화전수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는데, 시장에서는 대략 5,400RPM 정도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레드 프로의 경우, 디스크의 회전 속도가 7,200RPM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인터페이스는 일반적인 HDD와 같은 SATA3(6Gbps)이며 제품 크기는 3.5인치 규격이라 시중에 팔리는 대부분의 NAS에 문제 없이 호환되며, 굳이 쓰겠다면 일반 PC에 달아 쓰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가격이 일반 HDD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일반 PC에 레드 프로를 달고 쓸 사용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또한 기존 레드 시리즈는 1~8베이 수준의 NAS를 이용하는 가정용, 혹은 SOHO용 NAS에 최적화되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레드 프로는 최대 16베이 수준의 기업용 NAS에서 주로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NAS용 HDD라는 점은 같지만 주요 타겟은 다르다.

내구성과 안정성, 긴 보증기간 강조

그 외에 눈에 띄는 점은 NAS 전용 신형 펌웨어인 나스웨어(NASware) 3.0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디스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회전 진동을 방지,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는 기능을 지원하며 각종 오류를 방지 및 복구하는 기능도 함께 갖추고 있다. 다만, 이는 레드 프로뿐 아니라 2014년형 일반 레드 시리즈도 동일하니 참고하자.

이 밖에도 진동 및 열 관련 테스트를 거쳐 생산되는 점도 레드 프로의 장점이다. 그리고 5년의 보증기간을 제공(일반 레드 제품은3년)하는 점도 차별점이라고 WD는 강조하고 있다. 다만, 그만큼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2014년 9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일반 레드 4TB 제품은 24만원 정도지만, 레드 프로 4TB는 30만원을 넘는다.

참고로 큐냅 TS-853 Pro는 아직 국내에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았는데, 해외 판매 가격은 1,340 달러(약 14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WD 레드 프로까지 여러 개 단다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다만, 데이터 보호와 고성능을 중시하는 기업용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이런 사례가 적지는 않다.

NAS 초기 설정 어려움 덜기 위한 제품별 고유 코드 제공

큐냅 TS-853 Pro에 WD 레드 프로를 조합, 실제로 이용해봤다. 설치는 간단하다. NAS 전면의 베이를 열어 HDD를 장착한 후 본체 후면에 네트워크 케이블과 전원을 연결한 뒤 전원 스위치를 누르면 일단 일차적인 준비는 끝난 것이다.

이후, 일반적인 NAS라면 공유기의 설정메뉴를 보거나 NAS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해당 NAS의 IP를 알아낸 후,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PC를 이용해 초기 설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TS-853 Pro의 경우, 전면 LCD에 각 포트 별 IP가 표시되며, RAID 조합과 같은 초기 설정도 자체 버튼을 눌러 할 수 있다. 물론 이후에 본격적으로 쓰려면 당연히 PC가 있어야 하겠지만 이런 부가기능이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것은 사실이다.

큐냅 TS-853 Pro는 이마저도 어려워하는 사용자를 위해 아예 각 제품마다 고유의 접속코드를 부여하고 있다. 큐냅의 시작 페이지(start.qnap.com)에 접속해 제품 모델을 고른 후 제품 설명서나 본체에 붙어있는 스티커에 적힌 코유의 코드를 입력하면 복잡한 과정 없이 곧장 NAS 내부에 접속해 초기 설정 및 이용이 가능하다. 코드와 함께 제공되는 QR코드를 통한 모바일 기기 접속도 가능하다.

웹브라우저를 이용해 큐냅 TS-853 Pro 내부로 접속하면 큐냅 NAS 전용 펌웨어인 QTS4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사실 QTS4는 단순한 펌웨어라기보단 PC용 운영체제에 가까운 그래픽기반 운영체제를 갖췄다. 윈도나 맥OS 쓰듯 마우스와 키보드로 조작하면 된다는 의미다. 공유폴더만 설정하면 일단 저장소로서 쓸 준비는 된 것이다.

PC에선 네트워크 드라이브, 모바일에선 전용앱 이용하면 편리해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있는 PC라면 QTS4에 접속할 필요 없이 윈도의 네트워크 드라이브 기능을 이용하자. NAS의 IP 주소를 직접 입력해서 너트워크드라이브를 잡는 것이 귀찮다면 큐냅에서 제공하는 NAS용 관리 소프트웨어인 Qfinder를 PC에 설치, 상단의 '네트워크 드라이브' 항목만 클릭하면 자동으로 NAS 내부의 공유폴더를 검색, PC의 탐색기나 내 컴퓨터에 네트워크드라이브를 생성해준다. 이렇게 생성된 네트워크드라이브는 PC 내부의 HDD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만약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가지고 있다면 NAS의 활용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큐냅은 iOS 및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를 위한 다양한 앱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에서 파일을 탐색하고 주고받을 수 있는 Qfile, 동영상 감상에 최적화된 Qvideo, 음악감상을 위한 Qmusic, 그리고 NAS의 상태를 살피고 간단한 관리도 할 수 있는 Qmanager가 대표적이다. 이를 이용한다면 언제나 테라바이트(TB)급의 저장소를 담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쓴다는 느낌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QTS4는 리눅스에 기반하고 있어서 각종 범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기능 확장도 가능하다. 동영상, 사진, 음악 등의 멀티미디어 관련 소프트웨어나 가상 머신 서버용 소프트웨어, 노트 소프트웨어와 같은 업무용 소프트웨어는 큐냅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며, 그 외에도 드롭박스나 구글 드라이브. 감시 카메라, 비트토렌트, 워드프레스, 메일 등의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외부 개발사의 소프트웨어도 다수 있다. 단순한 클라우드 저장소 외에 메일 서버나 웹 서버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의 중심으로 쓸 수 있다는 의미다.

WD 레드 프로, 성능과 안정성 면에서 주목할 만

참고로 이번 리뷰에선 WD 레드 프로 4TB 모델 4대를 장착, 안정성과 성능을 모두 챙길 수 있는 RAID5 모드로 묶어 초기 설정을 했다. 이렇게 하면 이용할 수 있는 총 공간은 12GB가 되지만, HDD 4대 중 1대가 고장 나더라도 모든 데이터를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다. 실제로 RAID5로 구성된 TS-853 Pro에서 레드 프로 HDD 1대를 일부러 분리해 봤는데 내부 데이터는 온전했고, 분리한 레드 프로 HDD 역시 고장 없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성능 면에서도 큐냅 TS-853 Pro와 WD 레드 프로의 조합은 안정감이 느껴진다. 동시에 4~5명의 사용자가 접속해 고용량 파일을 다운로드 하거나 풀HD급 동영상을 구동하더라도 CPU 점유율은 30~40%를 유지했으며 다운/업로드 속도 역시 80Mbps 내외로 안정적이었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규모의 기업에서도 무리 없이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기업용 NAS 시장을 겨냥한 안정적인 조합

큐냅의 신형 NAS인 TS-853 Pro와 WD의 NAS 전용 HDD인 레드 프로는 최근 NAS 시장, 더 크게는 IT시장 전반의 흐름을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하드웨어적인 기능과 성능 면에서는 기업용 제품이라는 위치답게 상당히 높은 수준을 갖추고 있는 한편, 호환성이나 편의성은 일반 소비자용 제품의 그것을 많이 따르고 있다.

물론 신제품 리뷰라는 기사의 특성상, 기업용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내구성과 수명을 검증할 수 없는 점은 아쉽다. 그리고 제품의 가격만 보더라도 일반 소비자에게 추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IT 환경에 부합하는 성능과 기능을 갖춘 기업용 NAS의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큐냅 TS-853 Pro와 WD 레드 프로의 조합은 확실히 안전한 선택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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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