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우스에 버튼이 14개? 어로스 썬더 M7
게임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기본적으로 레벨과 능력치를 높여야 한다. 체력, 공격력, 민첩성, 지력 등은 캐릭터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로, 이 수치가 높아야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훌륭한 장비다. 장비를 통해 현재 수준(레벨)보다 높은 능력치를 얻을 수 있으며, 장비 강화를 통해 부가적인 기능(속성 공격 등)까지 얻을 수 있다.
이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게이머에게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컨트롤 실력이나 상황 대처 능력이 우선 필요하며, 다음으로 게이머의 능력을 한층 더 빛낼 수 있는 장비(키보드, 마우스 등)가 필요하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기가바이트의 게이밍 기어 브랜드, 어로스가 출시한 'AORUS 썬더 M7(이하 M7)'이다. 제품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숫자 패드를 담은 MMORPG 최적화 마우스'다.
만족스런 제품 구성
우선 제품 패키지 구성을 보면, 마우스뿐만 아니라 전용 케이스가 있다. 집에서 자신이 쓰던 장비를 어디서든 쓸 수 있게 휴대하라는 듯하다. 실제 마우스를 넣는 부분과 비교하면 케이스가 지나치게 큰데, 이 덕에 내부 완충 공간을 확보해 충격 방지에 탁월하다.
테프론 테이프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마우스 교체 이유 중 하나는 바닥에 있는 테프론 테이프의 수명이다. 먼지가 끼고, 접착력이 약해져 마우스에서 떨어진다. 테프론 테이프가 없는 마우스를 패드나 책상 표면에서 움직이면 이전처럼 부드러운 느낌이 줄어들며, 스르륵 하는 소리가 거슬리기도 한다. M7은 전용 테프론 테이프를 추가로 제공하기 때문에 더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다.
내부 디자인이 매력
다음으로 제품 디자인을 살펴보자. 표면을 보면 내부가 살짝 보이도록 곳곳에 투명 소재를 적용했다. 사실 일반적인 마우스는 내부라고 해봐야 회로 기판과 스위치(클릭 버튼) 등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제품은 제품 내부 디자인도 제법 신경 쓴 모양새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투명 창을 통해서 'THUNDER'라는 제품 이름과 자동차 엔진 모양의 제품 내부가 보인다. 또한, 상단에서 바라보면 LED 조명으로 장식한 브랜드 이름 'AROUS'가 보인다. 이를 통해 제품의 보는 맛을 더해준다. 전면에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모양의 LED 조명 두 개가 있으며, 이 밖에도 휠 스크롤 조명과 DPI(Dot Per Inch, 마우스 감도) 표시 조명 등이 있다.
이 LED는 단순한 장식용이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현재 DPI를 표시해주며, 현재 마우스 버튼 프로필(각 버튼의 기능을 미리 등록한 설정 내용)도 색깔로 표시해준다. 프로필은 최대 5개까지 설정할 수 있으며, 각 설정마다 마우스 휠 조명과 내부 조명의 색상이 변한다(프로필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 뒤 소개한다).
14개의 마우스 버튼으로 다양한 동작을
외부에는 총 14개의 버튼(클릭 버튼, 휠 포함)이 있으며, 이를 통해 16가지의 동작을 할 수 있다. 또한, 모든 버튼에 각각의 기능을 할당할 수 있기 때문에 단축키, 버튼 조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각 버튼에는 숫자가 메겨져 있어서 설정 작업이 편리하다. 어떤 버튼에 어떤 기능을 넣을지 확인하며 작업할 수 있다. 외부 버튼 중 하나는 키보드처럼 볼록하게 표시됐는데, 이를 통해서 버튼을 보지 않고도 몇 번 버튼인지 가늠할 수 있음. 참고로 키보드에서 이 버튼은 자판 입력 시 키보드의 중앙을 보지 않고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제품 오른쪽에 있는 버튼은 프로필 변경 버튼이다. 이를 통해 설정한 프로필을 빠르게 불러올 수 있다. 참고로 기본설정 시 첫 번째 프로필(파란색 조명)에는 각 버튼은 키보드 숫자 자판으로 할당돼 있다. 또한, 두 번째 프로필(빨간색 조명)에는 숫자 패드 자판 1~8이 할당돼 있다. 숫자 자판이나 숫자 패드는 보통 MMORPG 등의 게임에서 아이템이나 기술을 사용하는 단축키로 쓰인다. 이런 부분을 보면, MMORPG 최적화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듯하다.
마우스 클릭 버튼은 마우스 버튼은 양쪽이 완전히 분리된 디자인이다. 보통 마우스는 상판 하나의 끝을 잘라, 왼쪽 버튼과 오른쪽 버튼을 만든다. 하지만 이 제품은 상판의 좌우가 완전히 분리돼 있다. 이를 통해 클릭 안정성과 제품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
상단에 있는 DPI 조절 버튼으로 DPI도 빠르게 바꿀 수 있다. DPI는 총 4단계까지 미리 등록해놓을 수 있으며, +/- 버튼을 눌러 원하는 DPI를 빠르게 선택할 수 있다. 현재 DPI가 몇 단계인지는 보튼 옆에 있는 LED 조명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DPI 버튼이 너무 안쪽에 있어서, 이 버튼을 누르려면 손을 제법 많이 오므려야 한다. FPS 게임처럼 DPI를 빠르게 변경해야 하는 게임에서는 조금 무리가 있다(돌격 소총과 저격 소총을 번갈아서 사용하는 경우 빠른 DPI 전환이 필요하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한 설정 변경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다양한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앞서 말한 프로필 설정과 버튼 기능 할당은 물론, 마우스 휠 스크롤 속도 조절, 폴링 빈도(마우스가 PC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비율) 등을 변경할 수 있다.
PROFILES 항목에서는 각 프로필별 마우스 버튼의 기능을 지정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최대 5개의 프로필을 구성할 수 있으며, 각 버튼에는 35개의 기능, 키보드 입력, 단축키 조합, 매크로 등을 지정할 수 있다.
MACRO 항목에서는 70개의 매크로(마우스 작동 반복) 사전에 등록해놓을 수 있다. PROFILES 항목에서 매크로 중 하나를 버튼에 할당하면, 이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지정한 동작을 실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속 클릭, 마우스 이동 등 단순 노동이 필요한 작업을 간편하게 할 수 있으며, 버튼 하나만 눌러 각종 스킬을 연속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어떤 동작을 할지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지만, 마우스 녹화 기능을 사용하면 더 간편하게 매크로를 등록할 수 있다. 좌측 상단의 Record 버튼을 누르고, 마우스 이동, 클릭, 버튼 사용 등의 동작을 한 뒤 키보드의 Pause 버튼을 누르면 동작을 녹화할 수 있다.
SETTINGS 항목에서는 마우스의 전반적인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우선 프로필 관리 항목에서는 각 프로필별 조명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최대 9가지 색상으로 변경할 수 있으며, 이밖에 점멸 효과를 켜거나 끌 수 있다. 민감도 항목에서는 각 단계별 DPI를 등록할 수 있다. 최소 50부터 최대 8,200까지 변경할 수 있으니 필요에 따라 미리 구성해놓으면 된다.
휠 설정에서는 휠 스크롤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기본 설정 시 스크롤 한 번에 텍스트 3줄을 이동하며, 최소 1줄에서 최대 99줄까지 변경할 수 있다. 폴링 빈도 설정에서는 마우스와 PC 사이의 정보를 주고받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최소 125Hz에서 최대 1,000Hz 까지 변경할 수 있다(1,000Hz라는 수치는 1초당 1,000번의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의미다. 고사양 PC라면 이 수치가 높을 수록 좋다).
이밖에 메모리 설정에서는 마우스 내장 메모리(매크로 정보 등을 저장하는 데 쓰인다) 청소, 메모리 백업, 백업한 데이터 복구 등을 할 수 있으며, 전방 조명 항목에서는 조명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 유용할까?
M7은 어떤 상황에서 유용할까? 가장 적절한 곳은 MMORPG다. MMORPG는 여러 게임과 달리, 다양한 기술과 이를 사용하기 위한 단축키가 필요하다. 때문에 마우스 하나만으로 이를 사용할 수 있다면 조작이 한결 간편해진다(물론 새로운 마우스 버튼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AOS 장르에서도 비교적 유용하다. 각 버튼에 스킬(Q, W, E, R), 소환사 주문(D, F) 귀환(B) 등을 등록해 빠르게 사용할 수 있으며, 매크로를 통해 연속 기술(예를 들면 피들스틱의 공포, 어둠의 바람, 흡수 등)을 실수 없이 사용할 수 있다.
FPS 게임에서도 비교적 유용하다. 각 버튼에 소총, 권총, 근접 무기 등을 할당해놓으면 움직이는 중에도 원하는 무기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월드 오브 탱크 등의 독특한 슈팅 게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월드 오브 탱크의 경우 수리 도구나 응급 치료 도구를 숫자 버튼으로 선택한 뒤 수리할 부품이나 치료할 승무원을 한 번 더 선택해야 한다. 이때도 마우스 버튼을 활용할 수 있으니 버튼을 실수로 누르는 일을 줄일 수 있다.
M7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제품이다. 제품의 디자인은 물론, 각종 기능이나, 성능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 다만 가격이 일반 사용자에게는 조금 부담스럽다. 2014년 9월 말 인터넷 최저가 기준 9만 9,000원으로, 일반적인 게이밍 마우스보다 2만 원 정도 비싼 편이다. 하지만 게임에서 장비를 강화할 때 강화 단계가 높아질수록 강화 비용이 많이 드는 것처럼, 성능과 기능이 다양해질수록 가격도 어느 정도 비싸진다. 그러니 이 제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만족할 만한 가격이겠다.
- 해당 기사에 대한 의견은 IT동아 페이스북(www.facebook.com/itdonga)으로도 받고 있습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