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팝콘 홍콩 출사] 정신 없던 그들과의 여정, 3일차
1부: [니콘 팝콘 홍콩 출사] 정신 없던 그들과의 여정, 1일차 - http://it.donga.com/19102/
2부: [니콘 팝콘 홍콩 출사] 정신 없던 그들과의 여정, 2일차 - http://it.donga.com/19179/
8월 23일, 니콘이 후원하는 연예인 사진 동호회 '팝콘(pop-kon)'과 함께하는 홍콩 출사 셋째 날이 밝았다. 24일은 오전 일찍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라야 하니, 사실상 마지막 날이다. 8시 50분. 예정보다 빨리 호텔 로비에 모였다. 아침 일찍 홍콩의 60년대 분위기로 꾸며놓은 스타벅스 콘셉트 스토어를 들리기 위해서다. 바쁜 아침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들고 길을 걷는, 이른바 좀 있어(?) 보이는 스타일을 연출해보자며 일행은 한껏 들떴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셋째 날 홍콩 날씨>
스타벅스 콘셉트 스토어는 숙소인 하버그랜트 홍콩 호텔에서 차로 15분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에 있다. 다만, 가이드 미쉘은 "생각보다 꽤 멀다"라고 강조했다. 홍콩의 길은 지난 기사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좁고 구불구불하다. 그리고 서울의 강남이나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처럼 일방통행인 도로가 많다. 자칫 잘못하면 목적지 주변만 빙글빙글 돌다가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고. 홍콩으로 여행을 떠나 차를 렌탈할 생각이라면 꼭 한번 체크할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대중교통을 추천한다.
Tip. 홍콩은 양문삼어(兩文三語) 정책을 편다. 영어와 한자의 양문, 중국 표준어(베이징어)와 광동어, 영어의 3가지 언어를 쓴다는 뜻. 영어도 공용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중국어를 몰라도 딱히 의사소통에 어려운 곳이 아니다. 다만, 같은 영어라도 한국에서 배우는 미국식 발음과 조금 다르다. 영국식 발음에 가깝다. Water는 '워러'가 아닌 '워터(터를 길게)'를 말하는 식이다. 괜히 혀를 굴리지 말자. 영어 스펠링대로 또박또박 읽는 것을 추천한다. 코카콜라도 '코크'가 아닌 '코.카.콜.카'라고, '환타'도 '퐌타'라고 정확히 말해야 잘 알아 듣는다.
홍콩의 60년대를 엿보다, 스타벅스 컨셉스토어
9시 10분. 센트럴 퀸즈 로드 부근의 더들 스트리트에 위치한 스타벅스 컨셉스토어에 도착했다. 여전히 더운 날씨. 그냥 더운 것이 아니라 상당히 습한 날씨다(홍콩의 8월~9월 날씨는 대부분 이렇다). 버스에서 내려 D810을 꺼냈더니 렌즈 앞에 뿌옇게 김이 서릴 정도. 기자의 카메라뿐만 아니라 팝콘 멤버 모두의 카메라도 마찬가지였다. 스타벅스 컨셉스토어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 상태 그대로 사진을 한 장 찍어봤다. 딱히 어떤 효과를 주지도 않았지만, 안개 낀 듯한, 나름 만족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Tip. 스타벅스 컨셉스토어는 과거 60년대 홍콩의 빙셧(Bing Sutt, 전토다방) 모습을 본뜬 매장으로, 이전부터 운영하던 곳이 아니라 최근에 꾸민 매장이다. 에그 타르트와 두꺼운 버터 조각을 끼운 파인애플번, 단팥 푸딩과 커피 페이퍼 케이크 등 메뉴도 60년대처럼 꾸몄다. 참고로 더들 스트리트는 100년 넘게 오래된 화강암 계단과 가스등으로 유명한 거리다. 1862년 동아시아 최초로 가스등을 설치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 홍콩의 모든 등이 전기등으로 바뀐 뒤에도 유일하게 가스등을 간직한 곳이다. 참고로 컨셉스토어는 최근 구룡반도 몽콕 점도 개점했다.
가이드 미쉘이 카운터에서 주문한 뒤 이것저것 음식을 가져왔다. 비 내리는 아침,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시간여행을 온듯한 인테리어… 따위. 배고프면 먹어야 한다. "다 똑 같은 빵"이라며 남기던 이장우씨의 음식까지 먹던 와중에, 정종철씨가 니콘 형 대리에게 볼멘 목소리로 말하더라. "나 좀 찍어줘~. 어째 매니저는 찍고 나는 왜 안찍어준디야? 오늘은 D810 들고 나왔으니 좀 많이 찍어달라고~" 전날 DSLR을 깜빡 숙소에 두고 온 정종철씨. 형 대리는 작은 복수(?)로 정종철씨가 아닌 박장군 매니저를 더 많이 찍었다. 실없는 농담이지만, 당시에는 그 말 한마디가 왜 그리 웃기던지. 작은 대화, 소소한 웃음. 출사 아침은 이렇게 시작됐다.
<스타벅스 컨셉스토어 전통 음식 가격>
홍콩 속의 유럽, 디스커버리 베이 '8월은 덥습니다'
9시 40분쯤. 스타벅스 컨셉스토어에서 다음 장소인 디스커버리 베이로 가기 위해 나왔다. 수많은 관광객들에 지쳤다면, 디스커버리 베이를 추천한다. 그야말로 한적하다. 홍콩의 첵랍콕 국제공항과 디즈니랜드가 있는 란타우 섬 한쪽에 자리한 디스커버리 베이는 홍콩 가이드북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보기 드물게 무공해 청정지역에 해당할 정도. 승용차 출입도 제한해 골프카트로 드나들 정도로 철저하게 보호되는 곳이다.
디스커버리 베이로 가기 위해서는 센트럴 피어 3번 선착장에서 주말기준 30분에 한대씩 운행하는 페리를 타야 한다. 둘째 날 탔던 스타페리는 7번 선착장. 디스커버리 베이를 오가는 페리 종류는 여러 가지로, 2층 천장이 있는 페리와 없는 페리 등으로 나눌 수 있다(600명 이상 탑승하는 페리에 천장이 있다). 페리가 무섭다면, MTR 통청 역에서 택시를 타거나 MTR 써니 베이 역에서 DB03R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다만, 페리는 25분 정도 걸리지만, 택시나 버스는 6시간이 걸리니 잘 선택하도록 하자. 우리는 당연히 센트럴 피어 3번 선착장으로 향했다.
타고 내리는 과정은 금방이다. 한국의 지하철 개찰구처럼 생긴 곳을 지난 뒤, 선착장 안에서 잠시 기다리자. 페리가 선착장에 도착하면 아래 사진처럼 커다란 문이 스르륵 밀리며 열린다(탑승하는 곳을 잘 모르겠다면, 사람들을 따라가자. 특히, 짐을 많이 들고 있는 분을 따라가면 빠르게 페리에 탑승할 수 있다).
선착장에 페리가 정박하는 시간도 길지 않다. 빠르게 내리고 타는 만큼, 출발도 빠른 모양. 센트럴 선착장과 디스커버리 베이를 다니는 페리는 대부분 2층 구조다. 1층에는 에어컨이 나오고, 2층에는 에어컨이 없다. 보다 편안하게 가고 싶다면, 1층에서 가만히 앉아 가길. 2층에 올라가면 바닷바람과 함께 출렁이는 배를 경험할 수 있다.
팝콘 멤버들은 대부분 2층으로 올라갔다. 워… 생각보다 배가 많이 흔들린다. 선착장에서 페리가 나와 제 속도를 낼 때까지 기왕이면 1층에 앉아서 기다리기를 권장한다(제자리에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흔들리더라). 흔들리는 배 위에서 팝콘 멤버들은 떠들썩하니 한판 장을 벌였다. 옥동자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던 정종철씨는 멤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연사로 수십 장의 사진을 찍기도. 여러 사람과 함께 떠나온 여행, 그리고 출사는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한참을 2층에서 떠들썩하게 보내는 와중에, 유태웅씨가 사라졌다. 분명, 그도 페리 2층 난간을 붙잡고 화보를 찍는 남성을 연출하고 있었는데…. 1층에 내려와보니 객석 한 가운데 가만히 앉아 있다. 기자도 내려오니 알겠더라. 2층이 아닌 1층을 적극 추천한다. 2층이 재미는 있지만, 한 10분 정도만 있으면 피곤하더라. 불어오는 바람과 흔들리는 배, 그대로 내리쬐는 햇빛. 만약 당신이 30대 이상이라면, 1층으로 피신하시길. 앉아서 유태웅씨처럼 스마트폰이라도 만지작거리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Tip. 디스커버리 베이는 란차우 섬의 부촌이다. 배를 타고 출퇴근하는 하는 은행 임원이나 비행기 기장 등이 주로 살고 있는 곳. 애완용 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많아, 주변에 개를 묶어 놓는 기둥이 군데군데 있을 정도다. 한적한 휴양지라고 생각하면 좋다. 해변 옆에 호텔도 단 1개뿐. 골프를 즐기러 오는 관광객들도 있지만, 캐디가 없다. 골프카트도 혼자 몰아야 한다. 한가지 더. 홍콩 내에서 디스커버리 베이는 쌍둥이로 유명하다. 이곳에 쌍둥이가 많이 산다는 뜻이 아니라, 쌍둥이를 낳은 가정이 많다는 뜻. 쌍둥이를 원하는 부부가 일부러 디스커베리 베이로 이사올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10시 35분, 디스커버리 베이에 도착했다. '혹시나 해변이 넓어 길을 잃으면 어쩌나'라는 생각은 버리자.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연결되는 D-Deck 광장 너머 바로 해변이 보인다. 선착장이 위치한 해변 끝에서 반대편 끝으로 걸어가면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 정도. 작은 해변이다. 가족 또는 연인끼리 한적하게 휴가 보낼 곳을 원한다면, 디스커버리 베리로 오도록. 단, 8~9월은 피하길 부탁한다. 덥다. 정말… 상당히 덥다.
해변 주변에도 그늘이 별로 없다. 그늘이 있는 나무까지 걸어오려면 백사장을 꽤 걸어야 한다. 중간에 쉽게 치고 거둘 수 있는 그늘막 하나 정도를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팝콘 멤버들은 도착하자마자 바다로 달렸다. '누구 1명은 빠트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정종철씨와 유태웅씨의 계략은 갈아입을 옷을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다는 여성 멤버들의 성화에 아쉽게(?) 성사되지 못했다.
바다에는 안전망이 쳐있다. 가이드에게 깊은 곳으로 못 들어가게 쳐놓은 안전망이냐고 물으니, 대답이 걸작이다. 깊은 곳을 표시하는 역할도 있지만, 상어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쳐 놓은 그물이란다. 상어가 있다는 소리에 물 속에서 뛰놀던 멤버들이 화들짝 밖으로 나오기도. 물론, 안전망 안에서만 물놀이를 즐기면 아무 문제 없다. "상어는 역시 지느러미…"라고 중얼거리던 이장우씨는 조용히 잊혀진 존재가 되기도.
디스커버리 베이에 도착한 뒤, 약 40분 정도 지났을까. 20분 정도는 쌩쌩하게 사진도 촬영하고,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팝콘 멤버 모두 지쳤다.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덥다. 상당히 덥더라. 디스커버리 베이와 D-Deck 광장을 배경으로 동영상 촬영까지 마친 멤버들은 모두 근처 펍으로 피신했다(D-Deck 광장 주변에는 간단한 식사와 음료, 술을 즐길 수 있는 펍이 나란히 있다).
무더운 날씨에 연예인 마인드는 없어졌다. 시원하게 목을 축일 수 있는 맥주와 레모네이드를 주문하고, 삼삼오오 테이블로 흩어졌다. 기자도 근무 중(?)이지만, 염치 불구하고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흐르는 땀 앞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더라. 팝콘 멤버들의 인터뷰를 촬영하고 펍으로 들어선 니콘 형 대리는 그 자리에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시기도.
더위에 지친 팝콘 멤버는 12시 센트럴 선착장으로 출발하는 페리를 타고 디스커버리 베이를 나왔다. 디스커버리 베이를 나오는 페리 안에서 멤버 모두 에어컨이 나오는 1층에 흩어져 앉아 시간을 보냈다. 뱃멀미가 조금 심할 경우에는 배 뒤편에 화장실이 있으니 이용하시길. 홍콩관광청의 유 과장도 한마디 보탰다. "8~9월은 많이 덥네요." 네. 덥습디다.
인터컨티넨탈 홍콩 호텔에서 럭셔리한 점심을
12시 25분. 센트럴 선차장에 돌아왔다. 다음 일정은 홍콩 내 3손가락 안에 든다는 인터컨티넨탈 홍콩 호텔. 1980년 10월 개관한 인터컨티넨탈 홍콩 호텔은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 '스푼 바이 알랭 뒤카스(Spoon by Alain Ducasse)'와 '노부(Nobu)'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홍콩의 하버 뷰를 즐기며 광둥요리를 즐길 수 있는 '얀토힌(Yan Toh Heen)', 소고기를 차콜 그릴(Chaecoal Grill)에서 요리하는 '스테이크하우스_그릴' 등이 있다. 특히, '2013 미슐랭 가이드 홍콩-마카오(요리 평가)'로부터 스푼은 별 2개를, 얀토힌과 스테이크하우스는 별 1개를 받은 바 있다(적을수록 좋다). 아, 인터컨티넨탈 홍콩 호텔은 구룡반도 침사추이에 있다.
팝콘 멤버들과 찾은 곳은 얀토힌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동안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1개를 받은 얀토힌은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 드레스코드(발가락을 가리는 신발, 긴 바지 등, 여성은 상관없다)를 지켜야 하는 고급 레스토랑이다. 문제는 일행들 모두 드레스코드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 원래 없다고 했었지만, 입구에서 레스토랑 매니저에게 몇 가지 드레스코드를 지켜달라는 얘기를 들었다. 멤버들은 잠시 당황했지만, 레스토랑 측에서 바지와 구두를 준비해줘 별 문제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정종철씨는 "창피할 것 없다"라며 레스토랑 앞에서 편하게 포즈를 취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팝콘 멤버는 레스토랑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으로 안내 받았다. 창 밖에는 구룡반도 침사추이의 스타의거리. 특히, 내부 인테리어에 눈길이 갔다. 모두가 둘러 앉는 테이블과 개인이 사용하는 앞 접시, 그리고 젓가락과 숟가락 등이 모두 옥이다. 레스토랑 내 화분이나 장식 등도 마찬가지. 그야말로 휘황찬란했다. '내가 여기 앉아 있어도 되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
음식은 계속해서 나오는 코스였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요리는 광둥식 오리. 팝콘 멤버들과 나오는 요리를 감상하며 하나씩 먹기 바빴지만, 광동식 오리는 테이블 바로 옆에서 조심스레 1인분씩 나눠 주는 모습에 놀랐다. 맛?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연예인임을 잊고 (배 터지도록) 먹는 여성 멤버들이 있었다는 걸로 대신하자. 한수린씨는 입고 온 하이-웨스트 치마가 점점 배 위로 말려서 올라갈 정도로 먹었다고. 참고로 홍콩의 정통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코스 요리는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셰프가 조금씩 요리해서 계속 내놓는 방식으로 그만큼 손님에게 최고의 요리를 대접한다는 정신이다.
홍콩섬 젊음의 상징, 소호거리로
얀토힌에서 점심 식사를 끝내고 찾은 곳은 소호 거리다. 둘째 날 찾은 란 콰이 퐁이 있는 소호 거리는 밤뿐만 아니라 낮에도 묘한 매력을 뿜어내는 곳. 홍콩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곳으로 전문 아티스트들의 샵과 홍콩 전통의 물건들을 판매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전통 시장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긴 800m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가 유명하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오전 6시 30분부터 10시까지는 위에서 아래로, 오전 10시 30분부터 밤 12시까지는 아래에서 위로 운영한다. 끝에서 끝까지 탑승 시간은 약 20분. 원래 이 에스컬레이터는 출퇴근용으로 만들어졌다. 언덕 위쪽에서 언덕 아래(센트럴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은행원들을 위해 건설한 것. 그래서 하행/상행 운영시간이 오전/오후인 것이다. 홍콩의 오래된 뒷골목과 고층건물이 한눈에 보이는 이색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영화 '중경삼림'에서 왕정문이 양조위를 훔쳐볼 때 등장한 곳이기도 하며, '다크나이트'에서 크리스찬 베일과 모건 프리먼이 대화를 나눈 곳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이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타면 센트럴의 번화가 퀸드 로드에서 소호의 카페와 레스토랑 거리, 미드레벨의 주택가까지 총 12번의 에스컬레이터가 연결되어 있다.
소호 거리에서 다양한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홍콩 전통의 장(우리나라의 된장이나 간장 같은)을 판매하는 작은 가게와 골목 끝에 고층 빌딩이 보이는 전통 시장 골목, 어딘가 화폭에 담겨 있는 듯한 묘한 분위기의 건물 등 발걸음 닿는 곳 모두 나름의 매력이 있더라. 영화배우 주윤발도 단골로 이용하는 50년 된 밀크티 전문점 '란퐁유엔(Lan Fong Yuen)'도 소호 거리에 있다.
소호 거리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로 쉽게 다닐 수 있는, 홍콩에서 가장 크고 트렌디한 거리다. 최근에는 갤러리들도 속속 들어서면서 점점 뉴욕의 소호를 닮아가는 추세. 감각적인 레스토랑과 가게, 홍콩 전통의 매력을 물씬 풍기는 샵 등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마치, 한국의 홍대와 가로수길을 더한 느낌이랄까. 다른 길거리들과 다르게 홍콩의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거리로, 시간이 허락한다면 1~2시간 골목들을 천천히 둘러보길 권한다.
<배우 공리도 즐겨 온다는 소호 거리의 전통 사탕수수 집>
니콘 팝콘과 함께한 홍콩 출사 셋째 날의 공식적인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했다. 다소 일찍 마무리한 셋째 날, 이유가 있다. 저녁에 팝콘 멤버들이 모두 모여 작은 세미나를 연 것. 각자 촬영한 사진 중 5장을 선정해 제출하고, 김홍희 사진작가와 함께 '왜 이 사진을 찍었는지', '어떻게 촬영하면 더 좋은지' 등에 대해 토론하는 세미나 자리를 가졌다. 다음 4부 기사에서 김홍희 사진작가가 팝콘 멤버의 사진을 보고 어떤 독설과 칭찬을 전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