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색다른 사진을 위한 아웃도어 카메라, 스타일러스 TG-3
콤팩트 카메라, 일명 똑딱이 카메라 시장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눈에띄게 좋아지면서 콤팩트 카메라 시장을 위협함은 물론, 비싸게만 보이던 DSLR 카메라도 보급형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하지만 콤팩트 카메라 제품군 중에는 스마트폰이나 DLSR 카메라가 따라잡을 수 없는 분야도 있다. 이른바 아웃도어 카메라(터프 카메라)다. 아웃도어 카메라는 방진/방수/방한 등의 기능을 갖춰 수중, 사막, 혹한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충격방지 기능도 있어, 암벽 등반, 수상 스키, 래프팅 등 익스트림 스포츠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콤팩트 카메라는 DSLR 카메라보다 구조가 단순하고, 렌즈 결합부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견고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특히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아웃도어 카메라를 만들기 적절하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올림푸스가 출시한 아웃도어 카메라 스타일러스 TG-3다. 방진/방수/방한 기능은 물론, 충격방지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다.
'터프'한 카메라
앞서 말한 것처럼 TG-3의 가장 큰 특징은 어떤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터프'함이다. 수심 15m 방수 기능을 갖췄으며, 미세먼지 방지 기능도 있다. 2.1m 높이에서 떨어져도 고장이 나지 않으며(물론 흡집이나 찍힌 자국 등은 남는다), 영하 10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강력 보호 기능 덕분에 환경을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방수 기능을 통해 스노클링(간단한 장비만으로 하는 잠수)을 할 때 사용할 수 있으며, 방진 기능으로 백사장에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충격방지 기능으로 거친 활동(익스트림 스포츠) 시에도 주변 모습을 담을 수 있고, 방한 기능으로 스노보드, 스키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 쓸 수 있다. 특히 전용 방수 케이스(PT-056, 별매)를 장착하면 최대 수심 45m까지 잠수할 수 있어, 활동 범위가 더 늘어난다.
제품 외형을 살펴보면 입출력 단자 덮개 역시 2중 잠금 처리로 안정성을 높였다. 열고 닫는 버튼 말고도 이 버튼 자체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버튼이 따로 있어, 실수로 덮개를 여는 일을 막았다. 덮개 안쪽은 실리콘 재질로 마감했다.
F2.0 조리개로 어두운 곳에서도 밝은 사진을
조리개는 최대 F2.0까지 개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심이 깊은 곳이나 깊은 산속에서 촬영할 때, 셔터속도를 낮추지 않아도 충분히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셔터속도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사진을 흔들리지 않고 또렷하게 촬영할 수 있다. 여기에 F2.0 조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웃 포커싱(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촬영 기법) 효과도 비교적 크다.
내장 플래시도 갖췄다. 이 내장 플래시 역시 광량이 적은 곳에서 촬영할 때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일반적인 순간 발광(촬영 시 '번쩍'하고 빛나는 방식) 외에, LED 조명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반셔터(셔터를 반만 눌러 자동초점/노출을 맞추는 동작) 시 조명이 지속적으로 켜진다. 이 때 초점을 잡기기 쉬우며, 발광과 비교해 화이트 밸런스나 노출을 맞추기도 유리하다.
슈퍼매크로 기능으로 색다른 촬영을
사실 필자가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슈퍼매크로(초접사) 촬영이다. 접사 촬영이란 피사체와 카메라를 아주 가깝게 해서 촬영하는 방법으로, 일반적인 촬영과 달리 평소 보지 못했던 피사체의 독특한 모습까지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사실 접사 촬영은 어려운 기법 중 하나다.
하지만 TG-3는 모드 선택 다이얼 중 현미경 모양(슈퍼매크로 모드)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누구나 쉽게 접사 촬영을 할 수 있다. 이 방식을 선택하면 카메라를 피사체 앞 1cm까지 가져가도 초점을 잡을 수 있다. 이 방식으로 꽃술이나 나뭇잎 그리고 곤충 등 작은 피사체를 아주 가까이서 촬영할 수 있다.
또한, 이 상태에서 광학 4배 줌을 사용하면 마치 현미경으로 촬영한 듯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인쇄물의 경우 잉크 입자가 보이며, 피부를 촬영하면 모공까지 확대해서 찍을 수 있다.
접사 촬영 시 가장 곤란한 부분은 사진 밝기 조절과 아웃 포커싱이다. 피사체와 렌즈를 가까이하면 주변이 어두워진다. 이때 충분한 셔터속도를 얻기 위해 조리개를 많이 개방한다면, 아웃 포커싱이 심해져 무엇을 확대해 촬영했는지 알기 어려운 사진이 된다. 반대로 아웃 포커싱을 줄이려고 조리개를 닫는다면, 셔터 속도가 느려져 흔들린 사진이 된다(앞서 접사 촬영이 어렵다고 말한 이유 중 하나다).
TG-3는 이를 보정해주는 기능도 갖췄다. 우선 심도 합성(Depth Compositing) 기능이다. 이 기능은 피사체의 여러 부분에 초점을 맞춰 촬영한 뒤, 결과물을 하나로 합쳐 전체적으로 심도가 깊은(아웃 포커싱이 적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기능이다.
<심도 합성 전(좌)과 심도 합성 후(우). 초점 범위가 넓어진 것을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포커스 브라케팅이다. 접사 촬영 시 사진을 한 장만 찍어도, 다양한 위치에 초점을 맞춘 사진을 최대 30장 까지 촬영하는 기능이다. 이 방식으로 촬영한 후 여러 장의 사진 중 자신이 원하는 부분에 초점이 맞은 사진을 선택하기면 하면 된다.
이밖에 접사촬영을 위한 보조 액세서리도 있다. 여기에 관해서는 잠시 뒤 소개한다.
다양한 액세서리로 폭넓은 촬영 환경
콤팩트 카메라가 DSLR 카메라와 비교해 부족한 점 중에는 액세서리 호환성도 있다. 콤팩트 카메라는 액세서리 슈가 없는 제품이 많으며, 특히 렌즈를 교환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TG-3는 보조 액세서리를 통해 렌즈를 교환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렌즈 테두리 덮개를 열면 DSLR 카메라의 트위스트 바요넷 마운트(돌려서 삽입/고정하는 형태의 장치)와 비슷한 장치가 보인다. 여기에 각종 렌즈 컨버터를 장착하면 렌즈를 교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예를 들어 TCON-T01(별매) 텔레컨버터를 장착하면 망원렌즈를 장착한 것과 비슷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으며, FCON-T01(별매) 어안컨버터를 장착하면 광각렌즈를 장착한 것과 비슷한 결과물을 만든다.
라이트 가이드 LG-1(별매)을 장착하면 렌즈 주변에 LED 조명이 설치된다. 이 액세서리는 접사 촬영 시 아주 유용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접사 촬영 시에는 충분한 밝기를 확보하기 어렵다. 특히 손이나 카메라 그림자가 피사체 일부를 가리기도 한다. LG-1을 장착하면 렌즈 주변에서 빛이 나기 때문에, 접사 촬영 시 생기는 그림자를 지울 수 있으며, 심도와 밝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도 있다.
<출처: 올림푸스 공식 홈페이지>
인터벌 촬영과 타입랩스로 색다른 연출을
해가 떠오르는 모습, 꽃이 서서히 피어나는 모습, 새가 집을 짓는 모습, 유성우가 내리는 모습 등을 여행지에서 만난다면, 그리고 이를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면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TG-3는 이런 장면을 일정 간격으로 촬영하고, 동영상으로 합쳐 연속된 장면으로 보여주는 인터벌 촬영과 타입랩스 기능을 갖췄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일출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장면을 짧은 시간에 모두 볼 수 있다.
모드 다이얼을 장면(SCN)에 놓고 인터벌 촬영을 선택한 뒤, 카메라를 삼각대 등에 연결해 한 자리에 놔두면 앞서 말한 모습들을 일정 간격으로 연속 촬영(최대 99장)하고, 동영상처럼 하나로 합쳐준다(설정 필요). 다음 동영상은 10분에 걸쳐 6초 간격으로 촬영한 99장의 사진을 동영상처럼 이은 모습이다.
<링크: http://youtu.be/99W_gz172IY>
TG-3는 이 밖에도 팝 아트, 소프트 포커스, 가벼운 톤, 디오라마, 세피아, 흑백 필름 등 11종의 아트필터를 제공해 색다른 사진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이 아트필터 중 일부는 동영상 촬영 시에도 사용할 수 있으니, 색다른 동영상을 원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리라.
와이파이 내장으로 손쉬운 사진 공유
사실 요즘 등장하는 디지털카메라는 상당수가 와이파이 기능을 내장했다. 촬영한 사진을 손쉽게 스마트폰 등의 기기로 옮기는 것은 기본이고, 제품에 따라서 스마트폰 화면으로 카메라 렌즈(정확히는 이미지 센서)와 동일한 장면을 보면서 카메라를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셀카나 단체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고, 촬영한 사진을 SNS나 메신저로 간편하게 전송할 수 있다.
TG-3 역시 이런 와이파이 기능을 갖췄다. 전용 앱으로 조리개, 셔터 속도, ISO감도, 줌인/아웃, 화이트밸런스, 촬영 등 카메라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사진도 간편하게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TG-3를 포함해 올림푸스 카메라 대부분은 다른 제조사와 차별화한 부분이 있다. 바로 QR코드를 통한 연결이다.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연결하려 할 때 카메라 액정 화면에 QR코드가 나타난다. 전용 앱(Olympus Image Share)으로 이 QR코드를 촬영하기만 하면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바로 연결된다. 스마트폰에서 와이파이를 검색하고 연결하고 인증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니 간편하다.
스마트폰의 GPS 기능을 활성화하면, TG-3로 촬영한 사진에 위치정보를 기록할 수도 있다. 제품 본체에 GPS를 내장하지는 않았지만, 스마트폰과 연결했을 때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것이다. 참고로 TG-3는 고도계, 기압계, 지자기계 등의 센서도 갖추고 있다.
기술사양
마지막으로 제품의 사양을 간단히 살펴보자. 이미지 센서는 크기는 1/2.3인치 며 화소 수는 약 1,600만 화소다. 초점거리는 25~100mm(35mm 환산, 약 4배 줌)이며 조리개는 F2.0~F4.9다. 최대 ISO 6400, 셔터속도 1/2000초며, 연사속도는 최대 초당 5장이다. 풀HD급 동영상을 지원하며, 스테레오 마이크를 갖췄다.
재미있는 사진을 원한다면
사실 TG-3는 방진/방수/방한, 충격 방지 등 아웃도어 시장을 노린 카메라지만, 필자는 이 제품을 재미있고 독특한 사진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초접사 기능, 일부 고급 카메라에서만 제공하는 인터벌 촬영, 방수 기능을 통한 수중 촬영 등 일반적인 카메라로는 만들 수 없는 사진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 가격은 2014년 9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37만 8,000원이다. 이미 고급 카메라를 가진 사람에게는 색다른 촬영을 위한 도구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비로 충분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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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