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색'다른 블루투스 스피커, 링클볼 WB60
고만고만한 경쟁 제품 사이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확실히 튀는 강점이 있어야 한다. 가격이 무척 저렴하다든가, 성능이 뛰어나게 좋다든가, 디자인이 훌륭하다든가... 무언가 하나는 지갑을 여는 이의 마음을 잡아끌어야만 한다. 이는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도 마찬가지다.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제품군은 어느 정도 성능, 휴대성, 가격 등이 평준화되어 있어 경쟁이 치열한 IT제품군 중 하나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모델들이 시장에 쏟아진다.
우영커뮤니케이션이 출시한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링클볼(WRINKLE Ball) WB60(이하 WB60)'은 색상에 한껏 힘을 준 제품이다. 한 손에 잡히는 원통형 디자인에 노랑, 분홍, 파랑 등 상큼한 색깔을 입었다. 보급형 블루투스 스피커의 '뻔한' 무채색과 메탈 느낌 디자인에 흥미를 잃은 소비자라면 호기심이 생길 만하다. 가격도 1만 9,000원대로 비교적 부담 없는 수준이다.
톡톡 튀는 색깔
WB60의 색상은 앞서 말했듯이 노랑, 분홍, 파랑 3종이다. 이 중 기자가 리뷰한 제품은 노랑이다.
제품은 그야말로 '노랗다'. 제품명 등을 표시한 글자와 충전 표시 아이콘의 주황색을 제외하고,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부터 전원 버튼 하나까지 모두 노란빛으로 색깔을 맞췄다. 색깔 하나로 이렇게 상큼할 수 있다니. 같은 디자인에 밋밋한 은회색을 입혔다면 눈길조차 머무르지 않았을 것이다.
노란 스피커는 책상 위에 올려두니 꽤 포인트가 된다. 주변 환경이 칙칙할수록 시선을 잡아끄는 '신 스틸러(Scene stealer)'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WB60은 성인 여성의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이고, 무게는 140g으로 적당한 편이다. 몸통 가운데가 허리처럼 살짝 들어갔다. 그래서인지 코카콜라 병을 손에 쥐었을 때처럼 그립감이 좋다. 촉감이 부드러운 무광 소재도 그 느낌에 한몫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무광 소재는 유광 소재보다 흠집에 강한 편이다. 야외에서 사용할 때 조금은 흠집 걱정을 덜 수 있겠다. 다만, 소재와 색깔 특성상 얼룩이 생겼을 때 티가 날 확률이 높으니 애초에 조심하자.
블루투스로, AUX로
블루투스 및 AUX 연결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연결 기기와 스피커의 거리가 조금 멀거나, 간편하게 쓰고 싶다면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무선으로 연결하자.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PC, 노트북 등과 연결할 때는 AUX 케이블을 활용하면 된다.
스피커는 블루투스3.0을 지원하며, 한 번 연결했던 기기는 자동으로 페어링한다. 기자는 애플 아이폰5,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LG전자 G3 등과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손쉽게 스피커를 연결했다.
따로 블루투스 페어링 버튼은 없다. 스위치 형태의 전원 버튼을 켜면 ‘띵띵’ 소리와 함께 자동으로 페어링할 기기를 찾는다. 전원 버튼 옆의 LED 램프는 빠르게 깜빡인다. 성공적으로 페어링을 완료하면 ‘띵’ 소리와 함께 램프가 느리게 깜빡이기 시작한다. 참고로 AUX 케이블을 꽂아둔 상태일 때는 램프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충전할 때는 함께 들어있는 충전-AUX 케이블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마이크로USB 충전 케이블을 사용한다. 구매 시 충전 어댑터는 들어있지 않다. 스마트폰 충전용 어댑터를 활용하거나 따로 사야 한다. 우영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제품의 배터리 용량은 400mAh이고 2시간 30분~3시간 정도 충전해 약 5시간 동안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써보니 기본 케이블이 꽤 유용했다. 충전-AUX 케이블은 일반 마이크로USB 케이블에 AUX 케이블이 함께 달린 형태다. 이 케이블 하나만 챙기면 제품을 충전하거나 AUX 단자에 연결할 때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두 개가 따로 있을 때는 종종 케이블 하나를 잃어버리거나 챙겨오지 못해 난감한 경우가 있었기에 마음에 들었다.
PC에 WB60을 연결할 때는 동시에 USB포트에 꽂아 충전까지 하려는 생각은 접는 게 좋다. 그렇게 하면 PC 속의 ‘지잉’하는 잡음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 거슬린다.
보컬과 비트감에 특색
제품의 출력은 3W로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제품과 유사한 수준이다. 무척 시끄러운 야외나 강당 수준으로 넓은 실내가 아니라면 음악을 들을 때 소리가 작아 불편하지는 않을 듯싶다. 실제 약 30평 정도의 사무실에서 음악을 틀어보니 70% 정도의 음량으로도 ‘소리가 너무 크다’고 느꼈다. 사무실에는 네다섯 명의 사람이 대화를 나누거나 PC 작업을 하고 있었고, 주변 소음은 일반 사무실 수준으로 적당한 편이었다.
WB60은 보컬이 강화된 음악이나 비트감에 무게를 둔 음악을 재생했을 때 특히 만족스러웠다. 작은 크기에 비해 소리가 꽤 큰 편이고, 일반 스마트폰 스피커보다 울림도 있어 곡의 호소력도 함께 짙어졌다. 제품이 맞닿은 바닥에서 약하게나마 ‘쿵쿵’하는 진동도 느껴져서 몰입감이 더해지기도 했다. 직접 WB60으로 노래 몇 곡을 들어봤다. 음악 재생에는 아이폰5와 멜론 애플리케이션(음질 설정 320K)을 활용했다.
Layla – Eric Clapton
패티 보이드를 향한 에릭 클랩턴의 절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노래다. 음악을 들어보니 드럼 비트의 ‘착착’하고 울리는 진동이 바닥을 타고 느껴진다. 아무래도 일반 스마트폰 스피커로 들을 때보다 소리가 훨씬 입체적이다. 보컬이 베이스에서 분리되어 들린다. 다만, 울리는 느낌 때문에 날카로운 맛은 조금 떨어진다.
Kiss me – Sixpence None The Richer
리 내쉬의 상큼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곡이다. 앞서 말했듯 보컬 부분에서 WB60의 확실한 강점이 드러난다. 작은 스피커지만 목소리 자체에 에코가 많이 들어간 느낌을 준다. 스마트폰 스피커로 들은 것이 CD에 수록된 정규곡 같다면, WB60으로 들은 것은 라이브 버전의 분위기를 풍긴다.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The Reason – Hoobastank
WB60으로 들으니 음역대가 높아지는 곡 뒷부분의 감동이 다르게 전달됐다. 보컬의 호소력이 더 절절했다. 간혹 스마트폰 스피커로 노래를 들을 때 음의 끝이 찢어지듯이 들려서 귀에 거슬리곤 했는데 스피커로 듣는 음은 끝이 뭉툭해 거부감이 덜했다.
Rivers – 이루마
스마트폰 스피커는 소리를 키웠을 때 들리는 잡음을 더 선명하게 낸다. 앞서 말했듯이 WB60은 울리는 소리라 상대적으로 잡음이 덜 부각되는 편이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부드럽게 표현했다.
기자는 주로 스마트폰과 스피커를 블루투스로 연결한 후 라디오나 음악을 들으며 집 청소를 할 때 애용했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스피커 최대 음량은 한계가 있다. 스마트폰을 올려 둔 책상 주변을 청소할 때는 괜찮아도, 설거지 등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에서 거리가 멀어지면 DJ의 목소리나 노래 가사가 잘 들리지 않아 아쉬울 때가 많았다. 그렇다고 여기저기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청소하자니 불편하기도 하고, 물청소 등을 할 때는 스마트폰에 물이 닿을까 봐 걱정됐다. 그럴 때마다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의 음량과 음질이 빛을 발했다.
WB60은 집, 회사 등 실내나 캠핑장 등 실외에서 가벼운 음악 감상 용도로 쓰기에 충분한 제품이다. 제품 가격은 1만 9,900원이며 자세한 정보는 애니클리어 홈페이지(http://www.anyclear.co.kr/simple_product/product/view/83)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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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