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for Business! 레노버 씽크패드 X200 (1부)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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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용 노트북이라서 그런가? 씽크패드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10년 전 모델과 비교해도 별로 차이가 없는 디자인, 우악스럽게도 커다란 키보드, 그 사이에 불쑥 돋아있는 트랙포인트도 그대로다. 하지만 그러한 점이야말로 이 시리즈의 매력이라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다.

Thinkpad라는 이름에 대해

PC를 제법 오랫동안 다뤘고, 특히 업무용으로 노트북을 주로 사용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Thinkpad(이하 씽크패드)라는 이름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씽크패드는 PC(Personal Computer)라는 개념을 최초로 확립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IBM사의 노트북 브랜드로서 처음 출발했으며, 2005년에 IBM이 자사의 PC 사업 부문 전체를 중국 레노버(Lenovo)사에 매각하면서 지금은 레노버의 노트북 브랜드로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IBM 시절의 씽크패드 로고

씽크패드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PC의 원조인 IBM의 혈통이 이어진 제품답게 탁월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사의 노트북 제품들이 화려한 디자인이나 다채로운 부가기능을 내세우는 것과 달리, 씽크패드 시리즈는 견고한 내구성과 든든한 안정성, 그리고 탁월한 타이핑 감각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디자인이 너무 투박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씽크패드 시리즈는 겉치레보다는 실용성이 중요한 업무용 노트북 시장에서 꾸준한 선호를 이어오고 있다.

씽크패드는 미군의 공식 노트북으로 쓰인다

씽크패드 브랜드의 주인이 IBM에서 레노버로 바뀔 당시, 혹시나 제품의 품질이 저하되거나 고유의 특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다행히도 레노버는 씽크패드의 정체성을 손색 없이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미 국방부나 인텔과 같은 유수의 조직에서는 아직도 씽크패드 시리즈를 공식 노트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씽크패드 X200은 12.1인치의 LCD를 가진 소형 노트북이다

이번에 소개할 씽크패드 X200은 인텔의 고성능 노트북 플랫폼인 센트리노2 규격을 준수하면서도 12.1 인치의 소형 LCD를 갖춘 모델로서, 대형 노트북에 뒤지지 않는 성능 및 넷북 못지 않은 휴대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제품이다. 이동이 잦은 비즈니스맨을 위해 태어난 이 제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얼마나 작고 가볍다는 거야?

넷북은 휴대성이 우수하지만 성능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요즘 넷북이 잘 팔리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휴대성 덕분이다. 가방에 넣고 다니며 수시로 인터넷을 하기에는 10~12인치 급의 작은 크기에 1kg 남짓의 무게를 가진 넷북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다만, 넷북은 딱 거기까지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넣고 다니거나 각종 동영상으로 장식된 프리젠테이션을 하기엔 저장 공간도 작고 연산 성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는 한동안 넷북을 업무용으로 사용해봤지만 곧 처분해버렸다. 특히 플래시 동영상이 담긴 인터넷 페이지를 열면 거의 PC가 멈춘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시스템이 느려졌고 파워포인트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페이지가 넘어가는 속도도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씽크패드 X200은 넷북과 같은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플래시 동영상을 전체화면으로 구동해도 느려짐이 없었고, 각종 오피스 프로그램들 역시 매우 빠르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씽크패드 X200은 데스크탑용이나 15인치 급 이상의 대형 노트북용 못지 않은 사양을 가진 CPU인 코어2듀오 P시리즈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1 인치의 작은 크기에 무게도 1.5Kg 정도로 가볍다. 이 정도면 12인치 급 넷북과 거의 같은 수준의 휴대성으로써, 이동이 잦은 비즈니스맨이 쓰기에 제격이다.

씽크패드 X200(좌측)과 TG삼보의 15인치 급 노트북(우측)의 크기를 비교했다

비슷한 CPU 사양의 12인치 급 센트리노2 노트북인 MSI의 PR201과 무게를 비교해보면 씽크패드 X200이 동급 제품 중에서 확실히 가볍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씽크패드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마그네슘 합금 재질로 상판 및 하판을 제조한다. 마그네슘 합금은 같은 부피의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씽크패드 X200(좌측)은 비슷한 사양과 크기의 MSI PR201에 비해 0.5kg 이상 가벼웠다

얼마나 뜨거워? 소리는 조용해?

온도가 높아지면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진다

12인치 급 이하의 소형 노트북은 내부의 부품들이 조밀하게 배치되므로 열을 배출하기가 쉽지 않으며, 특히 씽크패드 X200과 같이 고성능 CPU를 장착했다면 발열량은 한층 높아진다. 노트북의 온도가 높아지면 제품의 수명에 악영향을 미칠뿐더러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각종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도 커진다.

온도를 낮추기 위해 회전수가 높은 냉각팬을 달면 소음도 커진다

특히, 중요한 데이터를 담고 있거나 회의나 프레젠테이션 중 사용하는 노트북이 자주 다운된다면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대다수의 제품들은 시스템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회전수가 높은 냉각팬을 장착하는데, 고속의 냉각팬일 수록 소음이 커지므로 사용자의 스트레스 또한 높아지기 마련이다.

씽크패드 시리즈의 마그네슘 합금 재질은 열 전도율이 높아 효과적으로 내부의 열을 배출한다

씽크패드 시리즈의 마그네슘 합금 재질은 발열량을 낮추는데도 한 몫을 한다. 마그네슘 은 열전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즉 냉각팬을 더 빠르게 돌리는 대신, 본체 자체의 열 배출량을 높임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이다. 실제로 테스트 중에 여러 가지 작업을 해봤지만 본체에서 열이 많이 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노트북에서 열이 가장 많이 나는 곳은 주요 부품들이 모여있는 팜레스트(키보드 하단) 부분이다.씽크패드 X200으로 CPU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동영상 인코딩 작업을 하여 의도적으로 내부 온도를 높인 후, 팜레스트 부분의 온도와 쿨러의 소음을 측정해 보니 온도는 섭씨 31℃, 소음은 50데시벨 정도였다. 50데시벨은 정부에서 정한 소음 환경 기준에서 ‘전용 주거지역’ 정도의 낮은 수준이다.

팜레스트 부분의 온도는 31℃ 정도로 안정적 이었다 쿨러에서 나는 소음은 50데시벨 근처로 낮은 수준이었다

‘쾌적의 키감’이라는 씽크패드 키보드, 과연?

문서 작업을 많이 하는 비즈니스맨에게 키보드의 품질(키감)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트북 키보드는 키의 넓이가 좁고, 눌리는 깊이도 얕아서 오랫동안 타이핑을 하면 손이 쉽게 피곤해진다. 때문에 상당수의 비즈니스맨들은 데스크탑용 키보드를 따로 연결해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다.

키보드의 형태는 전통적인 씽크패드 시리즈의 그것과 완전히 같다

하지만 씽크패드 X200의 키보드는 사뭇 다르다. 12인치 급 소형 노트북답지 않게 각 문자 키의 너비가 2cm에 달해 어지간한 데스크탑용 키보드보다 넓고, 키의 깊이도 매우 깊은 편이다. 씽크패드 X200의 키보드 양쪽 측면을 보면 남은 공간은 불과 2mm 정도로서, 작은 본체 안에서 최대한의 키보드 크기를 확보하도록 설계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키보드 양쪽에 남은 공간이 없는 관계로, 키보드 양쪽 상단에 손을 올려놓고 타이핑을 하는 습관이 있는 사용자라면 다소 어색함을 느낄 듯하다.

소형 노트북 키보드 답지 않게 키가 넓고 눌리는 깊이도 상당하다 양쪽 측면의 남은 공간을 2mm 정도로 최소화해 최대한의 키보드 크기를 확보했다

그리고 외국산 노트북들은 오른쪽 Shift키가 작은 경우가 많아 이 키를 자주 사용하는 국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는데, 씽크패드 X200은 오히려 오른쪽 Shift키가 왼쪽보다 더 크다. 대신 방향키를 약간 아래쪽으로 배치했고, 이렇게 해서 생긴 빈 공간에 웹브라우저를 전후로 이동시키는 단축키를 집어넣어 활용성을 높였다. 다만 이런 구조는 방향키 주변에 빈 공간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방향키를 누르다가 실수로 웹브라우저 이동 버튼을 누를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방향키 각각의 아래쪽에 손가락을 거치시킬 수 있는 홈을 파놓은 것은 이런 오작동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

큰 사이즈의 오른쪽 Shift키, 웹브라우저를 전후로 이동시키는 단축키, 그리고 손가락을 거치할 수 있는 홈을 갖췄다

씽크패드 만의 전매특허 ? 일명 ‘빨콩’ 트랙포인트

타사 노트북들은 터치패드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인다

타사의 노트북들은 대부분 키보드 하단에 있는 터치패드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인다. 터치패드도 잘 다루면 마우스 못지 않게 편리하지만, 아무래도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 터치패드의 경우, 커서의 이동거리가 길어지면 한 번에 이동하지 못하고 여러 번 터치패드를 문질러줘야 하는 불편이 있다. 때문에 비즈니스맨들은 마우스를 함께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씽크패드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터치패드 대신 키보드 중앙에 있는 빨간 색의 트랙포인트(Track Point)를 갖췄다. 트랙포인트를 원하는 방향으로 기울여 마우스 커서를 옮길 수 있으며, 기울인 정도에 따라 커서의 이동 속도를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참고로 씽크패드 트랙포인트는 전통적으로 빨간색을 고수하고 있어 애호가들에게는 일명 ‘빨콩’으로 통한다.

씽크패드 시리즈는 터치패드 대신 트랙 포인트를 사용한다 각기 다른 모양의 트랙포인트 캡을 3개 제공한다

트랙포인트는 터치패드에 비해 조작이 직관적이라 익숙해지기 쉬운 편이다. 특히 터치패드와 달리 화면 끝까지 커서를 옮길 때도 여러 번 조작할 필요 없이 그냥 포인트를 기울이고 있기만 하면 되는 점은 참 편리하다. 또한 가운데 클릭 버튼을 누르고 트랙포인트를 위 아래로 움직이면 화면이 스크롤되므로 휠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 다만, 트랙포인트의 위치가 키보드 정가운데이고 약간의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타이핑 중에 G, H, B, N키를 누를 때는 약간의 주의를 해야 할 듯하다.

가운데 클릭 버튼을 누르고 트랙포인트를 위 아래로 움직이면 휠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

씽크패드 시리즈의 키보드와 트랙포인트를 유난히 좋아하는 매니아들도 상당수다. 레노버에서 씽크패드의 키보드와 트랙포인트가 조합된 ‘울트라 나브(Ultranav)’라는 제품을 10만원 이상의 고가로 판매하기도 할 정도다.

씽크패드의 키보드와 트랙포인트가 조합된 ‘울트라 나브(Ultranav)’의 모습

어두운 장소에서도 환~하게 작업한다

비즈니스맨들은 어두운 곳에서 업무를 보는 경우도 많다. 특히 불을 꺼놓고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럴 때는 키보드의 키나 각종 단자들의 위치가 잘 보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씽크패드 X200은 LCD 상단 중앙에 씽크라이트(Think Light)라는 이름의 조명을 갖추고 있어 어두운 장소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작지만 세심한 배려다. 다만 씽크라이트를 켜면 그만큼 배터리도 더 소모된다.

LCD 상단 중앙에 ‘씽크라이트’라는 조명을 갖추고 있어 어두운 곳에서 업무를 볼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전문 프리젠터를 위한 작은 배려, 돋보기 단축키

그 외에도 씽크패드 X200에는 비즈니스맨에게 유용한 부가기능을 다수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기능키(Fn)와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화면의 해상도가 낮아지며(768 x 480) 화면을 보다 크게 볼 수 있는 돋보기 기능이다. 물론, 해상도 조절 기능이 없는 PC는 없지만 이렇게 단축키를 이용해 그 기능이 간단히 구현되도록 하는 제품은 흔치 않다. 이 기능은 프레젠테이션 중 전체 페이지를 확대해야 할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기능키(Fn)과 스페이스바를 함께 누르면 화면 전체가 확대되는 돋보기 기능이 발휘된다(그림 사이에 ->화살표 넣어 주세요)

그 외에 요즘 노트북에서는 삭제되는 경우가 많은 모뎀 포트를 갖춘 것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모뎀접속은 전송 속도가 매우 느리지만 고속 인터넷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곳이라도 전화선만 있으면 어디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아직도 해외에서는 전화 접속으로 인터넷을 하는 경우가 제법 있는데, 해외 출장이 잦은 글로벌 비즈니스맨에게 모뎀이 있는 노트북은 생각 이상으로 유용하다.

업무용으로는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는 기본 성능

씽크패드 X200 7454-R39 모델에 탑재된 CPU는 인텔의 코어2듀오 P8700으로, 펜린(penryn)이라는 코드명의 45nm 공정 고성능 CPU다. 2개의 코어 및 2.53Ghz의 클럭(Clock : 동작속도), 그리고 3MB의 L2캐시(자주 쓰는 데이터를 임시 보관하는 CPU 내부의 고속 메모리)를 가지고 있어 어지간한 데스크탑용 CPU와 대등한 사양이다.

메모리 역시 눈에 띈다. 2009년 현재, 대부분의 PC에서 사용하는 DDR2 방식(최대 속도 800MHz)보다 성능이 향상된 DDR3 방식(1066MHz)의 메모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802.11n 규격(최대속도 300Mbps)의 무선랜까지 갖추고 있어 인터넷 및 문서작성, 프레젠테이션, 동영상 재생과 같은 기본적인 업무를 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의 성능을 발휘한다.

컴퓨터의 성능을 계산해 수치로 보여주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Sandra’의 2009 SP4 버전을 이용해 CPU의 연산 성능을 측정해 본 결과, X200 7454-R39의 코어2듀오 P8700은 상위급의 데스크탑용 CPU인 코어2듀오 E8300과 대등한 성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넷북에 주로 쓰이는 아톰 CPU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성능이었다.

씽크패드 X200의 코어2듀오 P8700은 상위급의 데스크탑용 CPU와 대등한 성능을 발휘했다

업무에는 ‘맥시멈’, 멀티미디어에는 ‘미니멈’

일반 소비자들이 고성능 PC를 산 후에 가장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이나 영화감상과 같은 멀티미디어 기능이다. 씽크패드 X200을 멀티미디어용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할까?

씽크패드 X200의 인텔 GMA4500HD 내장형 그래픽의 게임 성능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이 점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일단 게임 성능부터 한 수 접고 들어간다. 씽크패드 X200이 고성능 CPU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 게임들은 CPU보다는 그래픽칩셋의 성능에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씽크패드 X200에 내장된 그래픽칩셋은 인텔의 메인보드 통합형 모델인 GMA4500M HD로서, ‘지포스’나 ‘라데온’ 과 같이 3D그래픽에 최적화된 그래픽 칩셋에 비하면 게임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실제로 씽크패드 X200 7454-R39을 이용하여 몇 가지 게임을 구동해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 본 결과 ‘카트라이더’나 ‘서든어택’과 같은 캐주얼 게임의 경우에는 무리 없이 구동이 가능했지만, ‘아바’나 ‘C9’과 같은 신작 게임들의 경우 원활한 플레이가 힘들 정도로 낮은 프레임을 기록했다. 아무래도 게임용으로 씽크패드 X200은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씽크패드 X200이 멀티미디어에 적합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ODD(광 디스크 드라이브)와 HDMI 포트가 없다는 점이다. ODD를 제거하면서 본체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영화 DVD나 음악 CD를 감상할 수 없게 되었고, 외부의 HD TV로 영상 및 음성을 출력할 때 요긴하게 쓰이는 HDMI 포트가 없으므로 큰 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하기에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D-Sub 포트는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컴퓨터 모니터나 빔 프로젝터 연결에 적합한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자체 LCD의 품질이 눈에 띄게 뛰어난 것도 아니다. 씽크패드 X200의 LCD는 예전부터 많이 쓰던 CCFL(Cold Cathode Fluorescent Lamp : 냉음극형광램프) 방식의 백라이트를 갖추고 있어 요즘 유행하는 LED(light- emitting diode : 발광 다이오드) 방식 백라이트의 LCD에 비해 휘도나 색 재현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와 함께, 본체에 내장된 스피커가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 방식이라는 것도 멀티미디어용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구성이다.

요즘 유행하는 LED 백라이트가 아닌 일반 CCFL 백라이트의 LCD를 갖췄다 노트북 바닥 쪽에 있는 스피커는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 방식이다

울트라베이스를 구입해 하단에 장착하면 멀티미디어 기능이 보완되지만 무게와 두께가 늘어난다

레노버에서는 씽크패드 X200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포트 및 스테레오 스피커, 그리고 ODD(옵션), 추가 배터리(옵션)등을 갖춘 도킹 장치인 울트라베이스(Ultrabase)를 판매하고 있다. 다만, 울트라베이스의 가격은 268,100원(레노버 사이트 판매가)으로 제법 부담이 되는 수준이며, 울트라베이스를 구입하더라도 ODD와 추가 배터리는 따로 비용을 내고 장착해야 한다. 더욱이, 울트라베이스를 장착하면 무게와 두께가 크게 늘어나므로 씽크패드 X200의 장점이 크게 퇴색된다.

위와 같이 X200은 비즈니스맨을 위한 노트북이므로 그들에게 불필요한 3D 그래픽 성능이나 멀티미디어 기능을 과감히 제거한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한 엔터테인먼트용 노트북을 찾는 일반 사용자라면 다른 제품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동성과 성능, 양립하기 힘든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하다

최근 넷북의 인기로 인해 최근 시장에서 12인치 이하의 작은 크기의 일반 노트북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간혹 눈에 띄는 제품이라고 해봐야 연산 성능이 떨어지는 코어2듀오 SU 계열, 혹은 펜티엄 급의 CPU를 갖춘 제품이 대부분이라 성능과 이동성을 동시에 원하는 비즈니스맨들에겐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다.

하지만 씽크패드 X200은 넷북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의 부담 없는 무게 및 크기를 가짐과 동시에 대형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PC 수준에 근접하는 컴퓨팅 성능을 갖추고 있는 신통한 제품이다. 물론 얻은 것이 큰 만큼 포기한 점도 제법 있다. 특히 HDMI나 ODD, 게임과 같은 멀티미디어 쪽의 기능이 부실한 점은 아쉽다.

멀티미디어 기능은 다소 아쉽지만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그리고 높은 기본 성능은 아주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비즈니스맨을 위한 업무용 노트북으로서의 본질에 너무나도 충실하기에, 이런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이는 씽크패드 X200이 역대 씽크패드 시리즈의 전통을 잘 지키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씽크패드 X200의 이동성 및 기본 성능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다음 리뷰에서는 본 제품의 내구성 및 보안성, 그리고 업그레이드 편의성 등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글/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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