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음질과 착용감 모두 만점, LG 톤플러스 'HBS-900'
요즘에는 블루투스 기능을 갖춘 이어폰과 헤드셋이 참 다양하다. 아무래도 유선보다는 무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좀 더 편리하고 자유롭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시중에 워낙 많은 블루투스 음향 제품이 나오다 보니, 어떤 제품을 고를지 선택하기가 어렵다. 음질은 기본이요, 휴대성, 착용감, 디자인 등의 요소도 고루 만족해야 한다. 디자인은 예쁘지만 음질이 아쉽거나, 음질은 좋지만 휴대하기 불편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요소를 균형있게 조화한 제품도 있다. LG전자가 출시한 프리미엄 블루투스 헤드셋 '톤플러스 HBS-900'이다. 오디오 명품 브랜드 '하만 카돈'과 공동 개발해 음질을 높였으며, 인체공학적 설계로 착용감이 좋다. 매끄럽고 날씬한 디자인도 특징이다.
세련된 디자인, 간편한 선 관리
HBS-900은 목에 거는 넥밴드 타입 제품이다. 그런 만큼 목선을 타고 내려오는 곡선으로 디자인됐다. 미끈하고 날렵한 모양으로 세련됐다. 다만, 접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쉽다. 또한 어느 정도 옆으로 벌어지지만, 아주 탄력적인 재질은 아니다. 혹시 어린 자녀가 있다면 집에서 보관할 때 신경 써야 하겠다.
본 리뷰에서 사용한 제품은 실버 색상이며, 골드 색상도 출시될 예정이다. 제품 출시 전에는 빨강, 노랑, 파란색 제품도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이런 색상이 국내에도 출시되길 바란다. 한편, 제품 뒷면은 검정색으로 구성됐다. 덕분에 제품의 좌우가 헷갈리지 않았다.
조작 버튼은 깔끔하게 배치됐다. 자주 사용하는 음악 재생/정지, 전화 통화 버튼은 눈에 띄는 곳에 조그 타입으로 자리했으며, 전원 버튼은 안쪽에 작게 배치됐다. 어떤 블루투스 헤드셋은 조작 버튼이 한 군데에 몰려 있어서 손으로 조작하기 불편한데, HBS-900은 목에 건 상태에서 버튼을 헷갈리지 않고 누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품은 어떻게 사용할까. 하단에서 이어폰 줄을 쭉 잡아당기기만 하면 된다. 원하는 길이만큼 빼서 착용하면 되니 편리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안쪽에 배치된 버튼만 누르면 이어폰 줄이 들어간다. 마치 유선청소기를 쓰고 나서 버튼만 누르면 줄이 돌돌 말려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자동으로 선 정리가 되니 별도로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다. 전작이었던 HBS-800은 이어셋 홈 부분에 자석이 있고, 여기에 이어폰을 붙이는 구조였다. 이와 비교하면 디자인이 더욱 깔끔해진데다 관리도 간편해졌다.
이어폰 줄은 얇지만 재질은 제법 튼튼하다. 자동으로 선 정리가 되고 부드럽게 말려 들어가는 구조로, 줄이 꼬이거나 고장날 염려는 덜어도 되겠다. 귀에 착용하는 이어폰 캡은 소/중/대 3가지 크기로 제공되니, 사용자에 맞춰 끼우면 된다.
'하만 카돈'의 사운드 기술이 여기에
HBS-900은 명품 오디오 브랜드 '하만 카돈'의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한 제품이다. 하만 카돈은 벤츠, BMW 등 각 산업 분야의 명품 제품에만 사운드 시스템을 공급하는 브랜드다. 과연 소리는 어떨까. HBS-900은 음질이 깨끗하고 고음, 중음, 저음의 균형이 잘 맞아 편안했다. 인기 가요, 팝, 뉴에이지 등 다양한 음악을 감상해 보았는데, 특정 음색이 과장되었거나 섬세한 음이 묻히는 경우는 없었다. 흔히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높다고 하는 것처럼, 사운드를 재생하는 해상력이 높다. 음색이 또렷하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고음을 섬세하게 재생하거나, 묵직한 저음을 강렬하게 재생하는 데 특화된 제품들도 많다. 이런 점은 분명한 개성이지만 사용자의 취향이나 장르의 제약을 탈 수 있다. HBS-900은 개성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골고루 균형을 맞추어 편안함과 안정감을 강조했다. 사용자의 취향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어떤 장르의 음악을 듣던지 무리가 없다.
소음 차단 여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외부 소음 차단 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음색을 또렷하게 재생하는 편이라 어느 정도 상쇄되나, 헤드셋과 같이 외부 소음을 진공처럼 차단하는 것은 아니니 참고하자.
착용한 것 맞아? 불편함이 '제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착용감이었다. 신기하게도 이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편안했다. 물론 제품의 무게가 새끼손가락 하나로 들어도 될 만큼 가볍기도 하지만, 유려하게 설계돼 목에 오랫동안 걸치고 있더라도 불편하거나 거슬리지가 않았다.
귀에 꽂는 이어폰 부분도 마찬가지다. 커널형 이어폰은 장시간 착용 시 귀가 아프거나 귀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HBS-900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귀에서 흘러내리지도 않으니 운동할 때 사용해도 좋다. 귀를 꽉 조이는 헤드셋, 줄이 거슬리는 일반 이어폰 등 착용하기 불편했던 여느 제품들과는 달랐다. 착용에 민감하거나 몸을 자주 움직이는 사람, 음악을 오랫동안 듣는 사람에게 제격이겠다.
더 스마트한 사용, 'BT Reader Plus'
음악 감상이 전부는 아니다. 요즘 출시되는 블루투스 음향기기는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나 SNS 내용을 읽어주는 기능도 갖췄다. HBS-900 역시 문자메시지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갖췄는데, 보다 세부적인 설정이 가능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BT Reader Plus(한국어)' 앱을 설치하면 된다. 다만, 안드로이드 버전만 있다. iOS 버전 앱도 어서 나오길 바란다.
스마트폰과 HBS-900을 블루투스 연결하면, BT Reader Plus 앱에서 다양한 설정을 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는 물론, SNS와 메신저도 읽어준다. SNS는 페이스북, 트위터, 비트윈,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밴드 등이며, 메신저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위챗, 마이피플, 라인, 행아웃 등으로 다양하다.
참고로 메신저 음성 안내를 받으려면 메시지 알림 기능을 켜야 한다. 카카오톡은 PC 버전에 로그인했을 때 HBS-900으로 음성을 전달받을 수 없었으니 참고하자.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지 않더라도 문자메시지 내용을 들을 수 있으니 간편했다. 문자메시지가 도착하자, HBS-900에 진동이 울린 뒤 음성이 들렸다. "문자가 왔습니다. (문자 내용)"이라고 말해준다. 카카오톡은 "OOO님의 카카오톡 메시지. (메시지 내용)"이라고 읽어준다. 스마트폰을 확인하기 귀찮거나, 급한 용무가 있을 때 적합한 기능이다.
다만, 약 110 글자가 넘는 장문의 문자메시지는 도중에 읽어주기를 중단했다. 모든 MMS가 그런 것은 아니었고, 글자수 110개가 넘는 문자메시지를 수신할 때만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 글자수가 더 길어도 MMS 내용을 끝까지 읽어줬으면 한다.
메시지가 오면 HBS-900에 진동이 오는데, 만약 진동이 울리는 것이 싫다면 BT Reader Plus 앱에서 설정하면 된다. 문자메시지, 메신저, SNS별로 진동 알림 횟수를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었다.
BT Reader Plus 앱에서 '헤드셋으로 전화걸기' 설정을 해두면 HBS-900으로 간편하게 전화를 걸 수 있다. 지정해 둔 연락처, 즐겨찾기 연락처에 전화를 걸거나, 통화 기록별로 전화를 걸 수 있다. 통화 버튼을 빠르게 두 번 누르자 즉시 전화가 걸렸다. 통화 버튼을 꾹 누르니 최근에 건 번호로 전화를 할 수 있었다.
한편, HBS-900에서 |<< 버튼을 길게 누르자 문자메시지 내용을 다시 읽어주었고, >>| 버튼을 길게 누르면 현재 시간을 음성으로 안내했다. 볼륨 줄이기(-) 버튼을 길게 누르자 제품의 배터리 정보를 알 수 있었고, 볼륨 높이기(+) 버튼을 길게 누르자 HBS-900의 진동 설정을 켜고 끌 수 있었다.
배터리와 음성 안내 등 편의 기능, 가격이 관건
전원을 켜면 "전원이 켜졌습니다. 배터리가 충분합니다. 연결되었습니다(연결 준비가 되었습니다)"처럼 음성 안내가 흘러나와 제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배터리 잔량이나 블루투스 연결 상태를 알 수 있었다. 전원을 끌 때도 "전원이 꺼집니다"라고 확실하게 알려준다.
음악을 듣다가 전화가 오면 기기에 진동이 울린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지 않더라도 전화가 온지 확인할 수 있다. 통화 버튼만 누르면 즉시 통화할 수 있다. 통화를 종료하면 다시 음악에 연결했다는 음성 안내와 함께 음악이 이어서 재생된다. 다만, 사용자에 따라 전화가 왔을 때 진동이 약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진동이 좀 더 강했어도 좋았을 것이다.
사용하면서 배터리 때문에 불편을 겪었던 적은 없었다. 제조사에 따르면 14시간(음악 최대 기준) 롱 배터리를 적용했다. 흔히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한 제품은 배터리가 오래 가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이러한 불편함을 없앤 것이다.
HBS-900의 가격은 16만 원이다. 비슷한 품질의 음향기기나 다양한 부가 기능을 고려하면 크게 높은 가격은 아니지만, 가격 자체로 보면 부담을 느낄 수 있겠다.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이다. 음질과 착용감 모두 편안하고, 디자인도 세련되었다는 점은 고려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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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