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G3인듯 G3아닌 G3같은 'G3비트'
G3를 똑 닮은 '미니미'. 보급형 G3인 'G3비트'가 출시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가격. 크기가 작아지고 사양이 떨어진 만큼 출고가도 49만 9,400원으로 G3의 55% 수준이다. 여기에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 약정을 더하고 보조금도 조금 얹으면 가격은 거의 '공짜폰' 수준으로 떨어진다. 실제 기자가 지난 7월 29일 주변 대리점을 찾았을 때 직원이 가장 먼저 권한 '공짜폰'이 G3비트였다.
기자는 현재 G3를 사용 중이다. 그렇기에 G3를 살짝 작게 만들어놓은 듯한 G3비트에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G3가 형이라면 G3비트는 형을 빼다 박은 동생이다. 직접 써보니 그 특징은 여실히 드러났다. 형과 동생이 닮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듯이 G3와 G3비트도 그러했다.
G3의 축소판
닮아도 이렇게나 닮다니! 우연히 색상까지 똑같은 제품을 받아드니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신기했다. 평소 들고 다니던 G3가 작아진 모습이 귀여웠다.
괜한 호기심도 생겼다. 주변 사람들은 G3와 G3비트를 구별할까? G3대신 G3비트를 손에 쥐고 주변 사람들을 만났다. 참고로 그들은 매서운 눈썰미를 가졌다. 기자가 휴대폰 케이스만 바꿔도 단번에 알아채는 사람들이다.
시험대에 오른 기분이었다. 능청스럽게 G3비트가 잘 보이도록 만지작거리기도 하고 탁자 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그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G3비트를 G3 바로 옆에 두고 비교한다면야 크기 차이로 알아챌 수는 있어도 일단 전체적인 디자인 부분에서는 축소판이라 해도 무방하다.
G3비트는 5인치 HD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최근 풀HD를 넘어서 QHD 스마트폰까지 출시되는 상황에서는 아쉬울 수 있는 HD 해상도다. 하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그저 무난하다. 분명 QHD에 비해 선명한 느낌은 덜했지만 웹 서핑이나 동영상 감상 등을 할 때 몰입도가 떨어지지는 않았다. 참고로 곡면 스마트폰으로 화제를 모았던 LG전자 G플렉스도 HD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휴대폰의 전체적인 크기는 G3보다 작고 아이폰보다는 크다. 크기는 137.7 x 69.6 x 10.3mm에 무게는 134g이다. G3보다 약 20g 가벼운데 양손에 들어보니 비슷하다.
G3비트는 모양새뿐 아니라 G3의 주요 기능도 담았다. 이는 사용자경험이 중요시되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강점이다. 사양이 비슷한 외산 보급형 스마트폰은 이런 부분에서 밋밋한 경우가 많기 때문. 화면을 두드려 잠금을 해제하는 '노크코드', '셀카'를 찍을 때 손바닥을 쫙 폈다가 오므려 사진을 찍는 '제스처샷', 레이저를 쏘아 피사체와의 거리를 측정해 초점을 마주는 '레이저오토포커스', 사용자의 입력 패턴을 분석해 추천 단어를 제시하는 '스마트키보드' 등이 G3 시리즈의 개성을 나타낸다.
그래도 G3와는 달라
아무리 닮았다고 해도 다른 건 다른 거다. 일단 이 둘은 크기부터 차이가 난다. G3비트는 G3보다 0.5인치 작은 5인치 화면이다. 화면이 점점 커지는 최근의 스마트폰 출시 경향에서 조금 벗어난다. 널찍널찍한 '갤럭시노트'나 'G프로' 시리즈를 선호하는 중장년층 소비자라면 살짝 아쉬울 만하다. 기자는 G3 이전에 아이폰5를 썼기에 딱히 답답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얼핏 보면 뒷면 커버의 재질도 같은 듯 보인다. 하지만 만져보니 G3쪽이 코팅된 듯 더 매끈하고 G3비트는 무늬의 결이 더 살아있다.
보급형이기에 사양도 덜어냈다. G3는 어두울 때 플래시를 터트려도 피사체의 피부톤을 자연스럽게 맞춰주는 '투톤 플래시'를 채용했지만, G3비트는 일반 플래시다. 후면 키 아래의 글자를 보고 눈치 챘겠지만, G3비트는 LTE-A를 지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통사의 광대역 LTE 서비스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프로세서는 주로 보급형 스마트폰에 쓰이는 1.2GHz 쿼드코어의 스냅드래곤400 프로세서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4 킷캣이고 배터리 용량은 2,610mAh다. 카메라는 후면 800만 화소, 전면 130만 화소다. 조금 아쉬운 것은 메모리(RAM)와 저장 공간의 용량. 메모리는 1GB이고 기본 저장 공간은 8GB다.
어떤 앱을 실행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직접 게임, 웹서핑, 음악 감상, SNS 등 다중 작업을 해보았는데 메모리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저장 공간은 확실히 부족했다. 사실 기본 용량과 여유 용량은 다르다. 기본 용량에서 운영체제 및 이미 설치된 기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용량을 모두 빼야 여유 용량이 나온다.
초기 상태 G3비트의 여유 공간은 3.3GB였다. 추가로 앱도 설치하고, 노래와 동영상도 넣고, 사진과 동영상도 촬영하려면 역시 3.3GB는 빠듯하다. 제조사 및 이통사 기본 앱을 13개나 지웠지만 저장 공간은 겨우 3.4GB로 늘었다. 결국 동영상을 보기 위해 마이크로SD 메모리를 장착해야 했다.
보급형과 고급형은 제품 상자 및 기본 구성품에서도 차이가 난다. 핵심은 두고 '+a'를 제해서 가격을 낮춰야 하기 때문.
보급형의 분위기는 제품 상자에서도 풍긴다. 스마트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G3와 G3비트 상자만 보여준 후 어떤 게 고급형인지 맞춰보라해도 맞출 정도다.
이어폰, 추가 배터리, USB케이블, 어댑터 등의 액세서리 구성은 G3와 G3비트가 같다. 가장 큰 차이는 이어폰의 종류다. G3는 나름 마니아층을 거느린 '쿼드비트2' 이어폰을 구성품으로 갖췄다. 그런데 G3비트는 기본 커널형 이어폰이다. 줄이 잘 안 꼬인다는 플랫 케이블도 아니고 이어캡도 1종만 있으며 마이크만 있고 음량 조절 버튼은 없다. 이어폰에 큰 가치를 두는 사용자라면 따로 다른 이어폰을 구매하는 편이 좋겠다.
'라이트 유저'에게 제격
G3비트는 스마트폰 본연의 기능을 부족함 없이 구현한다. 고사양 게임을 제외하고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정도.
카메라부터 살펴보자. 레이저오토포커스 기능 때문인지 초점을 꽤 빠르게 맞췄다. 갤럭시S5, 아이폰5s, G3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초점 잡는 속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과물도 여타 스마트폰에 떨어지지 않는다. 참고로 G3비트의 전면 카메라는 화소 수가 G3보다 낮은데 그 덕에 '뽀샤시'한 느낌이 강해 '셀카' 사진은 G3비트가 더 마음에 들었다.
동영상 재생도 역시 수월하다. 2.4GB 크기의 HD화질 MP4 동영상을 마이크로SD 메모리에 넣은 후 감상해봤다. 영상도 끊김 없을뿐더러 스피커로 나오는 소리도 만족스러웠다. 참고로 G3비트로 음소거 상태의 동영상을 보니 최대 5시간 28분까지 배터리가 버텼다. 거기다 G3보다 발열 부분에서도 오히려 자유로웠다. 후면 키 부분에 살짝 열이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괜찮은 수준이었다. 또한, 유튜브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무척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터넷 검색도 수월하다. 게임은 '젤리킹', '2048' 등 캐주얼 퍼즐 게임은 전혀 끊기지 않았으나 '이터니티 워리어3' 등 그래픽이 화려한 게임은 조금 버벅였다. 그래도 게임을 아예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평소 고사양 게임을 잘 하지 않고 MP3 재생, SNS, 인터넷 검색, 메일 확인 정도가 스마트폰을 쓰는 거의 대부분인 사용자라면 낮은 출고가에 G3의 주요 기능을 경험할 수 있는 G3비트를 눈여겨 볼만하다. G3비트에 대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http://www.lgmobile.co.kr/microsite/LGG3beat/index.jsp)를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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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